더 맞춤법 - 맞춤법 절대강자 김남미 교수의 말글의 달인
김남미 지음 / 태학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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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맞춤법

김남미 지음

 

일목요연하게 표현했으면 좋았겠다. 이 말이 맞고 틀리고를 논하는 것도 중요한데,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과 동시에 답을 제시하면 좋았겠다. 싶다. 끝까지 읽어도 애매모호한 느낌이 드는 일부가 목에 걸렸다. 그게 무엇이엇냐고 물어보면 나도 모른다. ? 모른채로 넘어갔으니까.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그런 게 한 둘이 아니엇......

 

몇 월은 맞고 몇 일은 틀린 이유: 몇일은 며칠이 맞음을 정리해서 보여주면 좋은데 글로만 쭉 써놓으면 요즘 독자들이 접하기에는 불편함이 있을 듯하다. 이런 식의 글들이 많다.

 

뵈요에는 무엇일 빠졌을까?: 봬요가 맞다. 뵈어요의 줄임말이니까. 두어 장 정도 되는 거 읽으면서 터득하라는 마음 알겠다만 왠지 답답하다. 콕 집어서 이야기해주고 싶다. 내 성질이 급한걸까?

 

그럼에도 좋았던 점은 몰랐던 옛말이 남아 현재 우리의 삶에 녹아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한글의 변천사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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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 자폐인의 내면 세계에 관한 모든 것
템플 그랜딘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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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템플 그랜딘 지음

홍한별 옮김

 

자폐 아이들을 많이, 여럿 보게 되면서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한 전문지식을 넘어 자폐가 무엇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궁금증이 일었다. 나와 같은 상태에서 조금더 그들에게 다가가고, 그들의 내면을 바라보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진단자폐가 아닌 사람자폐를 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권유하는 바이지만, 자폐가족을 둔 이들, 부모들에게도 더 없이 좋은 책인건 말해 무엇하랴. 

 

자폐증이 무엇인지, 직업 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약물 치료를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상세하게 쓰고 있다. 이렇게 상세하게 써도 되나 싶지만, 이것이 자폐의 특성이다. 그래서 더 봄직하다. 자폐인이 쓴 자폐에 대한 이야기.

 

[신경계 이상은 태아 발달기에 일어나는 것이지 심리적 요인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사소한 동요가 강렬한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자폐증의 가장 신비한 점 중 하나는 대부분의 자폐인들이 언어 능력은 떨어지는 반면 공간 지각 능력은 아주 뛰어나다는 것이다. 말을 잘 구사하고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성인 자폐인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이들 대부분이 시각적 이미지로 사고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와 같은 사람들은 선명하고 구체적인 그림으로 사고하는 데 반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어와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이미지를 조합해 사고하는 것이다. 자폐아는 단어 중에서 명사를 가장 쉽게 익히는데, 이미지와 일대일로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첨탑이라는 단어를 읽거나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반적인 교회를 떠올리지 구체적인 교회와 첨탑을 떠올리지는 않는다. 사고 패턴이 일반 개념에서 구체적 실례로 이동하는 것이다. 나는 언어로 사고하는 사람들이 내가 표현하려는 바를 이해하지 못해 낙담한 적이많았다. 나한테는 너무나 뚜렷하고 명료한 그림을 상대방은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폐증이 심한 테드 하트는 일반화 능력이 거의 없고 행동에 융통성이 전혀 없다. 하루는 건조기가 고장 났는데 테드가 젖은 빨래를 그냥 옷장에 넣었다고 한다. 익히 알고 있는 빨래 순서에 따라 그냥 다음 단계로 넘어간 것이다. 테드한테는 상식이라는 게 없다. 이런 경직된 행동이나 일반화 능력의 결여는 시각적 기억을 바꾸거나 수정할 능력이 부족한 탁이다.

 

자폐인들 대부분은 아주 제한된 삶을 산다. 그것은 그들이 정해진 일과에서 벗어나는 것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기가 자폐증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 수 있는 징후는 아기를 잡거나 안았을 때 아기의 몸이 뻣뻣해지고 저항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만지는 데 아주 예민하게 반응을 해서 몸을 빼거나 소리를 지른다. 말을 하지 않고, 눈을 맞추지 않고, 짜증을 부리고, 귀가 들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사람에 관심을 갖지 않고, 텅 빈 공간을 끝없이 응시했다. 아무도 어디에도의 저자 도나 윌리엄스는 한 번에 한 가지 감각 채널밖에는 사용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선생님이 자기 턱을 잡고 눈마주기를 강요하면 대신 귀를 닫아 버렸다는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한 나는 언제나 안기기를 싫어했다. 그 느낌이 나한테는 너무 압도적이었다. 접촉을 당하면 바로 도망갔다. 과부하가 일어나 차단기가 내려져, 달아나고 도망갈 수밖에 없었다. 접촉을 자기가 먼저 시작했을 때에는 참기가 훨씬 쉽지만, 다른 사람이 갑자기 건드리면 신경계에서 그 감각을 처리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보통 몸을 빼게 되는 것이다.

보통 사람은 그냥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소음에도 나는 미칠 것 같았다. 대학교 다닐 때 룸메이트가 쓰던 헤어드라이어 소리는 제트기가 이륙하는 소리처럼 들렸다. 자폐인에게 가장 거슬리는 소리는 전기드릴, 믹서기, 전기톱, 진공청소기 등이 내는 높고 날카로운 소리다.

자폐아는 귀가 들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 아이들은 어떤 소리에는 반응을 보이고 어떤 소리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정상적인 접촉이나 포옹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신경계 이상 때문에 자폐증이 발생한다. 비정상적 신경계 때문에 아이가 엄마를 거부하고 만지면 몸을 빼는 것이다.

 

두 번째 타입의 아이들은 한 살 반이나 두 살 정도까지는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것처럼 보이다가 그 후에 언어를 잃는다. 자폐증이 진행되면서 말을 알아듣는 능력이 퇴화되고 자폐 증상이 심해진다. 감각 체계가 점점 더 혼란스럽게 뒤얽히면서, 다정했던 아이가 스스로를 딛고 자기 안으로 쏙 들어가 버리고 마는 것이다.

 

자폐증 연소체의 한 쪽 끝은 주로 인지적 장애고, 다른 쪽 끝은 주로 감각 처리 장애라고 볼 수 있다. 눈 앞에서 손가락을 튕기는 아이는 시각 처리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어떤 자폐아는 다른 사람 말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반향언어증이 있는 자폐아는 다른 사람이 한 말을 반복함으로써 그 말을 이해한다. 자폐인들이 눈 맞추기를 잘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의외로 단순하게도 다른 사람의 눈동자가 움직이는 것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부 자폐아는 곁눈질로 보는 것을 선호하는데, 시각적 이미지 왜곡 현상이다. 눈 가장자리로 보았을 때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옆으로 볼 때 사물이 더 잘보이고 똑바로 보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냄새 맡는 것을 좋아하는 자폐아들이 많다. 후각이 시각이나 청각보다 주위 환경에 대한 더 정확한 정보를 주기 때문이다.

 

자폐증과 동물의 행동: 주디스 라포포트는 씻기를 멈추지 못하는 아이에서 손을 몇 시간 동안이나 씻고 렌지가 꺼져 있는 계속해서 확인하는 강박 신경증은 안전과 청결을 추구하는 원시적 동물적 본능이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나는 사람이 아니라 내 일과 어떤 장소들에 대해 깊은 애착을 갖는다. 자폐인은 집에 있는 물건이나 집에서 하던 일상적 절차에 대해 정서적 유대를 느낀다. 그것은 사람에 대해 강한 정서적 애착을 느끼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동물이 죽는 곳은 신성한 장소가 되어야 한다. 일반 도축 공장에서도 의식을 실시해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몸가짐을 다잡는 수단으로 이용해야 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무감하고 무신경하고 잔인해지지 않도록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잠시 묵념을 하는 등의 아주 단순한 의식이어도 상관없다. 동물을 인도적으로 다룰 수 있게 설계를 개선하고 더 나은 설비를 하는 것과 더불어 나는 이 일도 해내고 싶다. 아무런 말도 필요없다. 그저 잠시 동안 침묵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그 광경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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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만 바라보면 눈이 젊어진다 - 노벨상으로 증명된 ‘가보르 아이’ 업그레이드 완전판
히라마쓰 루이 지음, 김윤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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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만 바라보면 눈이 젊어진다

히라마쓰 루이 지음

김윤희 옮김

 

정말이야? 정말 3분만 이 책에서 보라는 것을 보면 눈이 젋어져?

나는 스무 살에 난시가 오면서 눈이 많이 안 좋아졌다. 1.5의 시력이던 내가 지금은 0.5로 살고 있다. 시력이 안 좋아지니 후각이 상대적으로 발달하여 나는 조금의 냄새도 잘 맡는다. 시력을 잃고 후각을 얻은 것은 상대적으로 지는 게임에 들어선 것도 같다.

 

그런 내게 3분만 바라보면 눈이 젊어진다고 이야기하는데 어찌 안 살 수 있겠는가? 과장되 광고는 어디에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먹힌다. 누군가 과장 광고라고 하면 아니! 그러면 내가 사기라도 치는 거라는 거예요?”라며 좋아진 사람이 있어요!”라고 항변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는 이야기는 좋아진 사람이 있기는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의 비율은 얼마겠는가. 라는 의심의 의심이 계속 피어난다.

일단, 꾸준히 해봤다. 하루에 딱 3분만. ‘가보르 아이라고 해서 양쪽에서 다른 점을 찾아내는 것을 하는 건데, 이렇게 해서 눈이 오히려 피로해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럼데도 미끼를 잘 무는 나는 피로해지기까지는 하지 않겠지라는 의심을 거두라는 말로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리고 숨은그림찾기같은 이러한 행동이 눈에 좋은 역할을 한다는 것에 집에서도 이러한 방식을 활용하면 좋겠다 싶기까지 했다. 아이들과 종종 하는 숨은그림찾기를 하며 내 눈은 좋아질 것이라는 기분 좋은 상상.

 

지금 내 눈의 시력은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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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문학과지성 시인선 438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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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강 지음

 

오래 전 알라딘에서 책을 구매할 때 포인트로 함께 온 달력에 있던 한강의 시. 그 시를 읽으며 나는 무엇이 그리 내려앉았는지, 삶의 현실을 글자로 맞이했는지, 한동안 책상에 멍하니 앉아 시를 보고 또 보았다. 그러다 소리내어 읽었고, 눈앞에 걸어두고서도 현실을 믿지 못하는 것마냥 한동안 있었다.

 

그 시가 바로 이 시집 첫 머리에 있다.

 

[어느 늦은 저녁 나는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 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 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 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

 

눈물상자를 비롯한 한강의 글들을 찾아보고 있다. 순수함이 세상을 만나 슬픔이 되어도 좋으리.

 

[회복기의 노래

 

이제

살아가는 일은 무엇일까

 

물으며 누워 있을 때

얼굴에

햇빛이 내렸다

 

빛이 지나갈 때까지

눈을 감고 있었다

가만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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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삶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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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의 삶

김영하

 

4월에는 알라딘에서 책을 많이 구매했다. 어디 책 뿐이랴. 소비를 많이 한 달로 단연코 으뜸인데, , 신발을 비롯해 나를 채우는 것들을 많이도 구입했다. 얼마나 구매했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아들이 책을 구매해달라고 해서 보다가 보니 어느새 50 만원을 훌쩍 넘어서 있었다. 그렇다고 안 사줄수도 없고, 또 사주기도 애매하다가, 내 것 사는데 아끼지 않고, 가족 것을 사는데 아끼는 내 모습에 질리고 말았다. 그렇게 책을 무분별하게 사들이는 달에 만난 책이 김영하의 에세이다. 나는 김영하의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 읽어보지도 않고 좋아하지 않는다고 선언하는 것은 나의 주특기이다. 그러고 나서 세월이 흘러 어느 대목에서 펑펑 울고 있는 나를 만날지도 모르겠다만, 초창기 그의 단편소설 여러 편을 읽어본 뒤로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가 여행의 이유를 통해 글을 잘 쓰는, 말하듯이 쓰는 사람 특유의 문장력에 놀랐다.

 

단 한번의 삶은 에세이를 구상하여 소설처럼 이야기 방식으로 이어나가서 자서전이 소설 같으면서 에세이 같다. 단 한번의 삶을 일회용 삶이라고 말한 그의 글답게 이어진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어서 환대보다 적대를, 다정함보다 공격성을 더 오래 마음에 두고 기억한다. 어떤 환대는 무뚝뚝하고, 어떤 적대는 상냥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게 환대였는지 적대였는지 누구나 알게 된다. 모두가 말한다고 진실은 아니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기대와 실망이 뱅글뱅글 돌며 함께 추는 왈츠와 닮았다. 기대가 한 발 앞으로 나오면 실망이 한 발 뒤로 물러나고 실망이 오른쪽으로 돌면 기대로 함께 돈다. 기대의 동작이 크면 실망의 동작도 커지고 기대의 스텝이 작으면 실망의 스텝도 작다. 큰 실망을 피하기 위해 조금만 기대하는 것이 안전하겠지만 과연 그 춤이 보기에도 좋을까?

 

내가 기꺼이 견디고자 할 의미 있는 고통은 어떤 것일까? 낮고 단단해 보이는. 행동도, 마음도, 습관도, 조금씩 달라지다가 그 변화가 누적되면 전혀 다른 사람처럼 되어버린다. 도시에는 밤새 많은 사람이 쓰러지고, 다치고, 죽는 것 같았다. 그 밤에 꿈을 꾸었다. 내가 어딘가 잘못된 곳에 와 있고, 여기가 아닌 다른 어딘가로 다시 이탈해야만 할 것 같은 이 익숙한 충동은 여전히 내 안에 있다. 모두들 다시 생각해보라고 했다. 나가면 후회할 거라고 했다.떠난 사람은 루저가 아니라 그냥 떠난 사람일 뿐이다. 남아 있는 사람도 위너가 아니라 그냥 남아 있는 사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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