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에의 강요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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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깊이에의 강요, 승부, 장인 뮈사르의 유언, 문학적 건망증. 크게 4개의 글이 있다.

 

나는 특히 깊이에의 강요와 문학적 건망증에 공감하며 읽었다.

 

깊이에의 강요는 스스로를 믿지 못해 벌어진 비극이다. 누군가를 평가하는데 몰두하는 사회로 인한 예술가의 몰락을 다루고 있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누군가는 나를 욕한다. 비하한다. 폄훼한다. 평생을 쫓아다니며 지랄할지도 모른다. 그러려니 하는 마음 안 생기는 거 안다. 그래도 몰락하지는 말자.

 

문학적 건망증은 나도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아니지만, 40년을 살아오면서 읽은 책이 한두권은 아닐 게다. 그리고 그것은 올해 다 읽지도 않았을 게다. 그리고 내 기억이 컴퓨터에 정보를 저장해두는 형태가 아닐 것이므로 느낌도 남지 않고 날아가버린 책의 내용이 한 둘이 아닐게다. 내가 쓴 글도 난 기억하지 못하니 말 다했지. 쓰면서 날려버리는 일을 매번 하면서도 나는 책읽기를 하고 있다.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하면, 정보와 각인은 다른 형태의 작동장치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수많은 정보들은 날아갔지만, 내 안에 각인되어 나를 성장시키고 변화시킨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다고 말할 수 있다.

 

너는 내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내 삶을 변화시켰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책들은 어떠한가? 책을 찾아 정신없이 읽는다. 흥미있게 읽었는데, 생각나지 않는다. 책을 읽다가 감탄을 한다. 밑줄을 긋고, 훌륭하다는 느낌표를 쓴다. 그런데 거기에 누군가 내 생각을 기록해두었다. 자신이었다. 오래전에 읽고 기록해둔것까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무엇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하지만, 너는 네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 이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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