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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넬로피 피츠제럴드 지음, 정회성 옮김 / 북포레스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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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넬로피 피츠제럴드 지음

정회성 옮김

 

책방하면 내가 생각난다고 한다. 그러면서 영화 북샵을 봤냐고 물었다. 안 봤다고 했고, 책으로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은 읽지는 않고, 영화는 봤다고 했다. 샀다. 읽었다. 재미없었다. 재미없어서 책방인 것 같다.

 

책방이 없는 곳에 책방을 들였고, 결국엔 책방의 쓸모를 다하지 못해 허물어지는 내용이, 지금의 내 책방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볼 수 없는.

그런데 그 사람은 왜 나에게 이 책을 보라고 했을까? 내 책방도 다름이 없다는 의미였을까? 영화와 책의 결말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돈을 많이 벌 생각으로 책방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도 굳이 책방 문을 열어두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는 건 아무런 의도가 없는 것이었을까? 재를 뿌리는 사람의 행위에 대해 생각해 본다. 만약 서점 주인인 당신에게 말이 많은 이가 말보다 웃음으로 이 책을 권한다면, 서로의 오해를 풀고 책을 펼치기를 바란다.

 

나는 묻어두었다. 꺼내지는 않을 생각이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만 기억하고 말 것이다. 요즘의 나는 그렇다. 세상 별 거 아니다. 그러니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고 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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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The Complete Maus 합본
아트 슈피겔만 지음, 권희종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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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트 슈피겔만 지음

귄희섭, 권희종 옮김

 

한 생존자의 이야기, 여기서 나의 고난은 시작됐다.

이 책의 표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리고 나도 항상 책이라는 고난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길 반복하고 있다. 이번 생은 아무래도 이렇게 살 것 같고, 이렇게 살지 못 할까봐 걱정이 되는 나이로 접어들기도 하는, 그러면서도 읽기 싫은 마음에 져서 폰 만 보기도 하는. 그런 시기를 지내고 있다.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유태인 이야기. 지겹다고? 다 아는 이야기라고? 더는 알고 싶지 않다고? 역사는 반복되고, 갈래를 뻗어 나간다. 그럴 때 반복해서 읽은 이러한 책들이 우리를 반복되는 역사의 중심에 서지 않게 할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시나브로 그렇게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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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싯다르타 - 1922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헤르만 헤세 지음, 박진권 옮김 / 더스토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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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지음

강영옥 옮김

 

그리스인 조르바, 싯다르타, 한 사람의 인생을 따라가면서 이야기하는, 그러면서 극찬을 마다하지 않는 이들이 발생하는 책. 그런데 정작 내가 읽으면서 극찬까지는 아니게 되는 책. 그런 책이 있다고 해서 주눅들지 말자. 사람은 다 자기의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태어난 유일무이한 존재이니까.

 

고귀한 집안의 태생 싯다르타가 부의 길, 빈의 길, 사랑의 길, 자식과 함께 하는 길을 만나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깨닫게 되는 것들. 그저 나는 아~ 이 사람은 무언가에 책임을 지지 않고 이번 생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살기로 했구나. 자신 하나만 깨우치면 되는 것이구나. 어쩌면 이것이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적인 대사를 인용하자면 저는 생각을 할 수 있고, 기다릴 수 있고, 단식을 할 수 있습니다

 

나도 오늘 한번 해볼까? 안 좋을 일이 생겼을 때 부정적 감정에 휩싸이지 않기. 처음부터 내것이 아니었던 냥 하기. 그런데 부적 감정이 드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연습으로 본능적인 감정을 바꾸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지? 부정을 부정하기. 그렇다고 근심하고 분노하고 인상을 쓰고 밤잠을 설쳐야만 하는 것도 아니니까.

 

 

[그를 지배할 수 없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손해를 걱정하지도 않아.

손실이 발생하면 그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를 어쩌나, 일이 잘 안되었군요!”

 

자신이 그들과 비슷해져 갈수록 그들을 더 많이 부러워했다. 그는 자신에게는 없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한 가지, 그들이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기쁨과 불안에 대한 열정, 한없이 사랑하는 것들이 주는 불안하고도 달콤한 행복을 부러워했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여자에게, 아이에게, 명예나 돈에, 계획이나 희망에 점점 빠져 갔다. 하지만 그는 이들에게서 이런 것들을 배우지 않았고, 이들의 어린아이 같은 기쁨과 어린아이 같은 어리석음도 배우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이들에게서 자신이 그토록 경멸했던 불쾌한 행실들을 배웠다. 밤새 사람들과 어울리다가 아침이 될 때까지 누워서 뒹굴다가 몽롱하고 피곤하다고 느끼는 날이 점점 많아졌다. 카마스바마가 자신의 걱정거리를 털어놓을 때면 지루하고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다. 주사위 놀이에 크게 졌을 때 지나치게 크게 웃는 일도 있었다. 여전히 그의 얼굴에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총명하고 지적인 분위기가 풍겼지만, 그가 웃는 일은 드물었고, 점점 다른 모습, 부유한 사람들의 얼굴에서 흔히 보이는 그런 모습으로 변해갔다. 그의 표정에는 불만족과 병약함과 언짢음과 나태함과 무정함이 담겨 있었다. 부자병이 서서히 그의 영혼을 덮치고 있었다.

 

구하는 자는 이미 구해진 것만 생각하기 때문에, 이미 목표가 있기 때문에, 목표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그의 눈에는 오로지 자신이 구하는 것만 보이고, 아무것도 찾을 수 없고, 자기 안에 그 무엇도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 십상입니다. 반면 찾기란 자유롭게 존재하고 열린 상태로 두고 어떠한 목표도 갖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귀하신 분이여, 실제로 당신은 구도자인지 모릅니다. 당신은 목표를 향해 정진하며 자신의 눈앞 가까이 있는 많은 것들을 보지 않았으니까요.

 

너는 내리막길을 향해 가는 거야. 그는 혼잣말을 하며 웃었다. 내 눈이 웃으면 옳은 거였어. 생각을 통해 생각되고 말을 통해 말해질 수 있는 모든 것은 일방적이지. 모든 것을 일방적이고 모든 것을 반쪽짜리고, 모든 것을 전체, 한 바퀴, 합일을 이루지 못해. 그런데 이 삶은 이제 옛것이 되었고 죽었어. 밤이 늦었소. 이제 잠자리에 듭시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것입니까?

다른 것이 무엇인지는 말해 줄 수 없소. 나는 말하는 법도 모르고 생각하는 법도 모르오.

 

아들 없이 행복과 기쁨을 누리는 것보다 아들과 함께 지내며 괴로움과 근심에 시달리는 게 더 좋았다. 이런 무의미한 일들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삶을 살면서 그는 지쳐 갔고, 나이 들었고, 병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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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빌리의 노래 - 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회고
J. D. 밴스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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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빌리의 노래

J D 밴스 지음

김보람 옮김

 

The April Bookclub

 

넷플릭스에 영화로도 있던데. 안 보게 되네.

힐빌리의 노래를 읽으면서 내 삶의 만만치 않음을 본다. 나도 나의 노래를 써야 겠다.

 

힐빌리의 백인 노동 계층의 삶을 마치 흑인과 같은 삶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들은 모른다. 흑인의 삶이 얼마나 비참한지. 일부러 거지같이 사는 것과 억지로 거지로 사는 건 다르다. 아주 많이.

물론 힐빌리의 문제는 환경보다 유전자의 힘이 클 것이다. 그런 인간들만 모여 사니까. 그게 화장실을 가려면 어딘지도 모르는 홀로 떨어진 흑인 화장실에 가야하는 삶과 같다고 할 수 있을까?

 

갈수록 합리화가 넘쳐서 되담기를 거부하기 시작해서 변명의 늪에 빠지는 기분이었다.

 

 

[복지여왕: 경제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정부의 복지 혜택을 이용해 사치스럽고 게으르게 사는 사람

 

내 정신 건강을 위해서 웬만하면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까지도.

 

장전된 총을 준비하고 다니는, 내면에 괴물을 숨겨놓고 사는 사람들.

별 것 아닌 논쟁을 지나치게 큰 싸움으로 몰고 갈 때가 많았다.

 

언제나 싸움으로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에 내겐 싸움을 피해 숨을 곳조차 없었다.

열한 살짜리 눈에 담기에는 주변에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울지도 않았다. 나는 그저 숨이 막힐 만큼 꼭 끌어안긴 채로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제야 모든 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할보에게서는 항상 곰팡내가 났다. 옷을 빨긴 했지만, 세탁한 옷가지를 세탁기 안에 그대로 방치해두고 세탁물이 알아서 마르도록 내버려둔 탓이었다.

 

저 빈대같은 놈들이 우리가 낸 세금으로 술 처마시고 휴대전화도 쓰는데, 왜 평생을 일한 사람들이 근근이 먹고 사는지 이해가 안 된단 말이야.

 

남들에게는 근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스스로는 부당한 대우 때문에 일을 못 해먹겠다고 합리화한다.

자녀에게 책임과 의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여 말하지만, 행동으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때 나는 누군가 지우개를 건넬 때 미소 짓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날의 경험이 없었더라면 노력조차 하지 않았을 테다.

 

노력 부족을 능력 부족으로 착각해서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며 살아왔다.

 

아주 화창한 날이었다.

두뇌 유출이란 떠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대개 죽어가는 도시를 벗어나 학교나 일자리가 있는 도시로 떠났다가 그곳에 정착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조깅을 했다.

 

처지를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도우려고 할 때가 있다.

 

그의 인생은 오롯이 본인의 선택으로 이뤄낸 것이었으므로. 더 나은 선택을 해야만 인생도 나아질 것이다.

 

내게 나답게 살아도 된다고 허락했던 것이다.

 

벽장 속 괴물

우샤와 싸운다는 생각을 하면 우리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기질의 늪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나는 물려받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종류의 스트레스, 슬픔, 두려움, 불안이 내 안에서 요동쳤다. 그것도 아주 극심하게

 

벽장 속에 가둬놓은 괴물로 변해가고 있다는 두려움은 무엇에 비할 수 없이 끔찍했다.

 

의견 충돌은 곧 전쟁이었고, 전쟁에서는 이겨야 했다.

 

어릴 때는 내 생존을 가능하게 했던 기질이, 커서는 성공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갈등을 마주할 때면 도망치거나 싸울 태세를 갖췄다.

사소한 모든 문제 때문에 피 터지게 싸울 필요는 없다고 지금까지도 내게 당부한다.

나는 바람직하게 행동하고도 몇 시간 동안이나 조용히 스스로를 비난했다.

 

참담한 현실을 숨기려는 힐빌리의 특성 탓에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없었는지도 모르고, 촌구석에서 답답하게 사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어차피 세상을 바꾸는 건 권력이나 지식, 돈을 많이 가진 자들의 목소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돌아보면 우리 주변에도 여전히 자신의 목소리를 어떻게 내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이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귀를 닫을 것인가? 무지한 사람들이라고 비난을 퍼부을 것인가? 정신 똑바로 차리라며 이들에게 돌을 던지기 전에, 이들이 처한 실상을 이해하고 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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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허먼 멜빌 지음, 공진호 옮김, 하비에르 사발라 그림 / 문학동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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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허먼 멜빌 지음

공진호 옮김

 

이 책을 사고, 또 샀다. 사고 나서 읽으려고 하는데, 못 찾는 경우가 있다. 비단 책 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에는 디폼블록 망치를 못 찾았다. 심지어 2개나 있는데도 못 찾았다. 제주도에 가려고 가방을 꺼내려는데 아무리 봐도 백팩이 없다. 있어야 할 곳은 정해져 있는데, 없다.

그래서 다시 샀다. 구상중인 것이 있어 보려고 했는데, 끝내 못 찾은 것이다. 예전에는 한 번 읽은 책을 왜 다시 읽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다시 읽으면 내가 나이가 들어 잊혀 진 것들이 많아지고, 그러는 와중 읽는 힘이 좋아진 면이 있어 안보이던 것들이 보이기도 한다. 왜 명작이라고 하는지 아주 잘 아는 현상을 겪는다.

 

이건 뭐, ,,, 말해 뭐해.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쓰인 곳이 없어 미치겠고, 손을 놓고 싶지만 들러붙어 안 떨어지는 것같은 글들이 이어진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 버금간다. 왜 이러는 거야. 왜 이러냐 당신들.

 

모비딕으로 알려진 허먼 멜빌.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쓴 쥘 베른이랑 헷갈려 하는 나같은 이가 읽어도 뭐, 내가 그거 다 알아야 되나. 느끼면서 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변호사 사무실에 들인 직원 필경사 바틀비는 어느 날부터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라며 점차 하던 일에서 손을 떼고 사무실의 한 자리에 있기로 결정한다. 그래서? 결국 강제로 떠나게 되는 이야기이다. 월급루팡들의 이야기인가. 자신이 선택하는 것의 의미를 말하는 것인가. 정신의 피폐함을 말하는 것인가. 나는 자신의 인생을 함부로 대하며 안하는 편을 택하면서, 신세한탄만 하고 있는 사람 여럿을 알고 있다. 젖지 말자. 젖은 부분을 얼른 말리고 나오자. 나는 계속 무언가를 찾으려고 하는 나를 발견하고 아! 했다. ! 하고 싶다면, 얼른 펼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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