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내담자, 네 명의 상담자 - 다른 접근의 상담 사례 연구
김정규 외 지음 / 학지사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명의 내담자, 네 명의 상담자

 


몇년 전 이야기다. 오래 전에 써놓은 글들이 한켠을 차지하고 먼지를 먹고 있는지 오래라, 떨궈버릴 겸 열었다. 


책 선정이 왜 이렇게 후진지.

 

매주 30쪽씩 읽어오고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였다.

 

보통 오후 1시에 시작하면 40분은 그동안 못한 이야기를 하다가 20분 정도 본론으로 들어갔는데, 이 책은 중반까지는 내용에 집중했다. 그러나 이 책도 후반부에 갈수록 그동안 못나눈 이야기를 하는데 많은 시간을 주어야 했다.

 

한명의 내담자가 정해진 시간에 4명의 상담자와 단회기 상담을 한다. 심지어 같은 기간에 서로 다른 상담자를 만나기도 한다. 내담자의 보통 인지기능 가지고는 될 일이 아니다. 정말 상담을 받고는 있는건지 알 수가 없다. 게스탈트 상담자는 이전 자신의 연구논문을 발췌한 것 같은 복사본 같다는 생각도 지울 수가 없다.

 

치료스터디가 아니었다면 읽히지 않았을 책이 읽혀 졌다는데 의미가 있다.

 

전공도서 같은 느낌에 압도되고 겁을 내서 그렇지, 들어가서 읽어보면 별거 아니다. 생각보다 경험이 풍부하고, 많은 것을 품고 있는 사람이다. 발을 들여놓고 보면 수용하고 보다 풍부해질 수 있는데, 안하고 있어서 겁만 먹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조금만 더 생산적인 취미를 가져보자는 교훈을 얻고 마무리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인의 심리상담 이야기 - 현실역동상담의 이론과 실제
장성숙.노기현 지음 / 학지사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한국인의 심리상담 이야기/장성숙, 노기현 공저


오래 전 이야기다. 오래 전에 써놓은 글들이 한켠을 차지하고 먼지를 먹고 있는지 오래라, 떨궈버릴 겸 열었다. 

 

intro: 동료(H)가 심리치료 스터디를 하는 것을 권했다. 이전에 내가 스터디를 하자고 한 것은 들은 적이 없다고 하며, 하자고 했다. 사실, 권했다기 보다는 혼자서 머릿속에 정하고 말한 것이다. 의논하기보다는 독단적인 치료 스터디가 시작됐다.

 

교재와 처음 읽어올 부분은 정해졌으나, 언제, 어느 주기, 얼만큼씩 읽어와야 하는지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동료의 머릿속에는 있겠지. 스스로 말해 줄 생각도 물어봐도 물어보는 것에 대해 미비한 부분만을 스치듯이 말할 뿐. 그렇게 스터디를 하기로 한 지 2주 뒤, 첫 스터디(모임)을 가졌다.

 

오전 10시 반. 카페에서 따뜻한 우유 한잔을 주문하고, 스터디실로 가서 앉았다.

 

매주 수요일, 1시간.

오늘은 시간이 안 맞아 오전에 했으나, 평소에는 점심시간에 하기로 했다.

진행은 돌아가면서 맡기로 했다.

 

우선 책을 55쪽 까지 읽어오기로 했는데, 처음 읽어본 인상은 어땠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 논문을 읽는 것 같았어요.

h: 논문이요? 왜 그렇게 생각했나요.

: 논문은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 기존의 이론에 대해 쓰고, 그것보다 자신의 이론이 더 좋다는 이야기를 하잖아요. 정신분석, 인지, 행동, 인간중심 치료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엔 한국의 정신역동치료의 필요성,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위해 기존의 심리치료 이론을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네요. 기존의 조심스럽고, 사실적으로 다루는 이론서와는 확연히 달랐어요.

h: 저는 이 책을 석사를 할 때(5년 전쯤) 처음 접했어요. 그때는 정말 참신하고 획기적으로 다가왔어요. 그래서 상담을 하시는 선생님과 여러 번 이 책을 가지고 논하기도 했었지요. “그래. 치료를 하려면 이렇게 해야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다시 이 책을 접한 건 3년 전 수련을 받으면서였어요. 개인치료 시간에 고부간의 갈등을 주요한 문제로 가지고 온 환자로 인해서였어요. 저는 미혼이었고, 그러한 상황에 대해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이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어느 정도는 적절하게 적용됐다고 생각해요. 치료가 지속되지는 못했지만요. 그런데 이번에 치료스터디를 하기 위해서 다시 집어드니, 거리를 두게 되고, 제가 이전에 느꼈던 매력이 좋지 않은 부분으로 다가오기도 했어요. 하지만 기존의 서양 중심의 심리치료의 한계점이 분명히 있기에 한국의 심리치료에 대해서 익혀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와 같은 첫인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H는 이미 기존에 여러번 이 책을 읽었고, 읽은 책을 1년간 하게 될 치료 스터디의 책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나는 짧게 읽으며, 1년간 매주 심도있게 다룰만한 책으로 선정하기에는 편향되어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아직 이 책을 55쪽까지밖에 읽지 않았고, 이러한 나의 생각 또한 편향되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한국인의 현실역동 상담에 대한 책을 모두 읽고 나서 이러한 나의 생각을 다시 바라보기로 했다.

 

첫 시간 진행을 맡기로 했던 H는 사례를 소리내어 읽어보겠다고 했다. 첫 모임에서는 사례가 하나이기에 읽는 것에 무리는 없어 보였다. 3장 반 정도의 분량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첫 사례는 아내의 자리에 집착하는 임신부였다. 정신역동치료는 1회기, 늦어도 2회기 안에는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설정하고 문제의 발생 계기를 찾아내고 내담자의 발달과정을 살펴보며, 내담자의 역동을 근거로 이해가 되게끔 이야기를 형성하는 것을 마쳐야 한다. 본 사례는 현실역동상담의 도식 중 첫 번째인 문제의 실체 파악에 초점을 두고 있어, 위에서 말한 1회기에 마쳐야 할 것들이 제대로 들어 있지는 않았다. 문제의 실체가 무엇인지 철쭉님(슈퍼바이저 정도의 역할이라고 해야 하나)의 조언을 삼아 파악하고 현재의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거기에는 발생 계기, 내담자의 발달과정, 역동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단초들은 찾을 수 없었다. 아직 현실역동상담의 도식 중 첫 번째니까.. 완독하고 나서 나누는 치료 스터디가 아니라 조금씩 읽어가면서 나누는 스터디를 통해 나의 발달도 볼 수 있을 것 같아,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렇듯 나를 다독이고 설득하면서 마주하는 단계에서 다음은 어디까지 읽어오고 이야기를 나눌지 정하고 한 시간의 치료 스터디를 마무리했다.

 

매주 50쪽씩 읽어오고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였다. 갈수록 책의 진행자는 없어지고 책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

현실역동상담, 일침, 철쭉.

매도하고 매도하다가 끝이 나는 이야기.

임성한의 막장드라마를 상담에서 만나는 듯한.

 

책의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점에 이르자 끝까지 마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의미없는 움직임이었다. 이런 치료는 하면 안되고, 이 책을 통해 무언가 깨달음을 얻는다면 단연 이런 치료는 없다이다.

 

내 예견과 불안은 생각보다 더 큰 현실로 다가왔고, H의 세계가 꺼름칙하고 그가 만나는 환자들에게 동정을 느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통

 

머리가 아프다. 하는 일을 방해한다.

이참에 쉬어볼까. 오늘도 쉬어볼까.

굴하지 말고 대항할까.

그러다 이내 쓰러지듯 눈을 부릅뜬다.

어깨를 쥐어뜯어 보지만 한번 아픈 머리는 쉬이 낫지를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백

미나코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일단 므레모사를 필두로 손에 닿지 않았던 소설에 생기를 머금을 수 있다는 희박한 희망을 가지고 다시 손을 대고는 있다.

 

일본 추리 소설하면 단연 히가시노 게이고인데, 십여 년 전 쯤이었던가? 이십여 년 전 쯤이었던가? 한참 일본 소설만 보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그런 시절이었던가? 그때는 책 읽는 폭도 넓지 않고 어떤 것을 읽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고 그저 그냥 손에 잡혀서 흥미로울 것 같은 책에 많은 시간을 주고 천천히 읽었다. 지금은 그러라고 하면 차라리 유튜브를 보는 쪽을 스스로 택한다. 뭐가 더 내 시간에 나은지는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지경이군.

 

고백은 중학교 여교사의 딸이 자신이 가르치는 학교의 수영장에서 주검으로 발견되면서 고백하듯이 독백하듯이 이야기를 하는 형식으로 쓴 소설이다. 처음에는 여교사가, 그다음에는 여교사의 교실에 있던 제자 두 명인 범인이, 반의 반장이, 진짜 범인이었던 이의 엄마가, 누나 ...의 고백이 이어진다. ... 내가 이런 소설들에 눈을 반짝이며 읽었었다니. 책읽기로까지 시간 죽이기를 하고 싶지는 않은데(나는 나름 에너지를 들이는 거거든).

 

요즘은 삼십 분 정도는 나이듦에 관하여를 읽고 있는데, 너무 재미없어. 저녁에는 잠깐 에이미와 이저벨을 읽어. 아직은 더운 공기가 몰아치지는 않았는데, 곧 몰아치려나. 더운 공기 속에서 이 소설의 갑갑함을 지켜보고 있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직 하나뿐 - 할아버지 농부 웬델 베리가 들려주는 열 편의 에세이
웬델 베리 지음, 배미영 옮김 / 이후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직 하나뿐

Our only world

웬델 베리 지음

배미영 옮김

 

D시의 책방 모임 공지에서 보았다. 오래 전에 펼쳤고, 오랜 시간이 흘러 마무리를 했다. 여러 책을 동시에 읽는 편이라 끝을 언제 맺을지 알 수 없다. 혹자는 책을 꼭 끝까지 읽을 필요가 없다고도 하고, 어느 서점에 가서 책방지기에게 책에 대해 물어 봤더니, 책을 읽지 않은 채 서평을 쓰고 있다는 황당한 이야기도 들었지만 나는 책을 끝까지 읽는 편이다. 분량을 위해 불필요한 부분이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나는 끝맺음이라는 걸 하고 싶다. 이런 방식은 일상에서도 묻어난다. 가족이 다 쓴 샴푸라며 내놓은 것에도 물을 섞어 여러 번 더 사용한다거나, 다 쓴 치약을 가위로 잘라 나온 부분으로 청소를 한다거나, 나뒹굴고 있는 연습장을 모아 메모지로 쓴다거나 하는 식으로 나는 이 땅에 태어난 사물들의 마지막을 끝까지 보고야 만다.

 

책은 잘 쓴 책이고, 할아버지 농부 웬델 베리가 들려주는 열 편의 에세이라고 해서 편하게 다가갔다가는 뒷통수를 세게 맞는다. 보통 할아버지는 아니다. 친근하게 다가갔다가 전문성에 눌린다고 해야 하나.

 

-----------------------------------------------------------------------------

[타당하고 일반적인 비판을 해야 한다.

 

하나밖에 없는 이 지구에서 인류가 계속 번성하겠다는 희망을 가지려면, 우리는 이웃과 동료 시민들에게 선린 관계의 행동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과학과 산업과 기업에게도 똑같이 선린 관계의 행동을 기대해야만 할 것이다.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우리는 어제의 고생이 오늘을 더럽히지 않도록, 할 수 있는 한 막아 내기 위해 역사의 비평가로서 매일같이 행동해야 한다. 그날 자체를 감사하고 그날에 들어 있는 모든 것에 감사하는 일이다.

 

미래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가 놀라게 될 것은 너무나 예측 가능하다. 그래서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라는 말이 뛰어난 충고인 것이다. 내일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너무나 예측 가능하게도 시간 낭비다. 우리가 내일에 대해 제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건 오늘은 제대로 사는 거이다.

 

사랑하지 않는 것을 제대로 알거나 잘 알기는 불가능하고, 알지도 못하는 것을 사랑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