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평점 :
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2025년 7월
The April Bookclub
열흘 정도 병실의 간이 침대에서 잠을 청하던 날에 만났던 책들이 있다. 한참 드문드문 책읽기를 하다가 이날 동안 하루에 한권 정도는 매일 읽었던 것 같다. 잡다한 것들이 사라지고 의료에 필요한 용품과 책 몇권 그리고 연필이 내 곁에 남자, 책을 읽고 자고 영화를 보는 일들로 이어졌다. 시간은 오히려 더 없는데, 집중은 더 잘되는 시간이었다.
내가 궁지에 몰렸다고 여길 때 나는 결국 책을 집어드는 구나. 나는 그런 아이구나.
에브리맨은 한 남자의 장례식에 모인 사람들이 죽은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죽은 이 한남자, 평범한 이 남자의 삶이 어땠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금은방을 하는 아버지 밑에서 어린 시절부터 사업을 하며 컸고, 안정적인 가족으로부터 일탈을 한 결과 한 여자와의 새로운 삶으로 어떻게 삶이 흔들리고 만족스럽지 않아도, 잘못 선택했어도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는 우리내 인간의 내면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
[그는 어렸을 때 편도선을 제거한 뒤로는 병원에 다시 간 적이 없었다.] : 이러한 문장을 보면 밑줄을 긋는 이유가 있다. 딸아이가 피곤하거나 비염이 심해지면 이내 편도에 염증이 생기면서 고열에 시달리기를 년에도 몇 년 한지가 3년을 넘어간다. 진료의뢰서를 써서 대학병원에 가니, 의사의 얼굴에 짜증이 인다. 년에 6번 이상 고열이 나고, 수면무호흡이 있고, 편도가 비정상적으로 큰 것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니 지켜보자고 하는 이야기를 어째서 그리 짜증스럽고 큰 소리로 해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아이의 귀를 막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을 다시 만드는 건 불가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