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점심때는 한밭레츠 회원들이 매월 주최하는 품앗이 만찬에 갔다. 이번달은 대청호 부근의 한 초등학교를 빌려서 행사를 했다.
회원들과 가족들이 먹을 것을 만들어 와서 부페 식으로 나누어 먹고, 더이상 쓰지 않는 옷이나 물건, 회원들이 직접 경작한 유기농 농산물들을 공동체의 가상의 화폐단위인 '두루'로 거래하는 '두루 장터'를 열고, 가족들이 함께 운동도 하고, 아이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을 한다.
아들 둘과 참가했는데, 먹을것은 하나도 안가져가고, 대신 두루장터에 내놓을 물건들 몇가지와 솜사탕 만드는 기계와 재료를 가져갔다.
지난 가을 운동회 때 처음 솜사탕 기계를 가져가서 두루 대박을 터뜨린 적이 있었는데, 그걸 여태 기억하는 아이들이 있었다고 한다. 나를 보더니 몇몇 회원들이 '솜사탕 아줌마 왔다'고 반가와 했다. 그런데, 운동장에 전기 시설이 없다고 해서 기대와는 달리 솜사탕을 만들지 못했다.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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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게 도착했더니, 벌써 품앗이 만찬이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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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파장에 가까운 만찬 모습.
아무리 늦어도 김밥과 떡은 넉넉하기 때문에 배 곯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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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편에서는 두루 장터를 준비하고 있다.
자기가 가져간 물건에다가 희망하는 두루 가격과 제공자의 이름을 적은 스티커를 붙여서 종류에 맞게 진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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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를 마친 상태.
재활용품들은 두루로 거래하지만, 농산물은 금액의 일부를 현금으로 거래한다.
두루가 쌓이면 왠지 부자가 된듯하다. 하지만 두루가 마이너스가 되어도 전혀 제재가 없으므로 괜찮다. 누군가가 마이너스가 아니라면 두루가 쌓이는 사람도 없을테니 마이너스인 사람도 고마운 역할을 하는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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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장터에 내놓은 소면과 꿀차, 민속주 세트.
소면 5000두루. 꿀차는 각 2000두루씩. 민속주 세트 10000두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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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서는 커피와 음료수, 얼린 생수를 팔았다.
무료로 나누어먹는 식사와 달리, 오늘은 금년에 레츠 회원들이 중심이 되어서 문을 연 대안 초등학교의 재정지원을 위한 먹거리 판매가 있었다.
커피 500원, 얼린 생수 한병에 1000원.
이 사진의 남자는 이곳에서 '수박'이라고 불리는데, (이곳은 오프가 잦아도 대부분 서로 닉네임을 부른다.) 대전지역의 의료생협 '민들레 의원'의 원장이다. 조합원들의 투자로 짓는 병원인 의료생협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몇 곳 되지 않지만, 차차 늘고 있는 추세이다. 수박은 오래 전부터 지역 공동체운동과 의료생협을 꿈꾸어왔었다. 생협에 조합원으로서 출자도 많이 했다. 제돈 써가면서 실험적인 의원의 봉급의가 되는 용기, 적극적으로 대안사회를 실천하는 참 괜찮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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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이벤트의 하나로, 악세사리 만들기 재료들이다.
구슬, 끈, 다슬기 껍질, 작은 조약돌 등에 칠하고 붙이고 해서 원하는 소품들을 만들 수 있다.
이날 이 외에도 얼굴에 그림그리기, 찰흑 주무르기 체험, 비누 만들기 체험 등이 준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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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 재정 지원을 위한 막걸리 판매를 홍보하고 있다.
막걸리 한사발에 1000원!
안주는 무료! ^^
홍보를 하고 계신 '권총'은 이 지역에서는 지역사회운동의 원로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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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이 '회오리'인 이 사람은 레츠와 의료생협의 활동가이다.
막걸리 판촉중.
표정과 귀에 꽂은 지폐가 익살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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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은 후에 간단한 가족 오락 프로그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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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일정 관계로 일찍 자리를 떠서 아쉬웠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보인 대청호의 물이 오랜 가뭄으로 인해 말라서 바닥이 거의 다 드러나 있다.
오늘 오는 비로 해갈이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