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큰애가 사춘기입니다....
어제 저녁에 한판 했습니다. ㅡㅡ;;
'당장의 생각만 하지 말고 너의 미래를 위해 투자를 한다고 생각해라. 너 자신을 위해서다.' 라는 취지의 말을 했더니, 대답이....
'난 내 미래에 투자할 생각이 없거든~~~!!' ㅜㅡ
갈수록 말빨만 쎄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편지를 하나 적어봤어요.
( '땅에 넘어진 자... 부분은 바람구두님 서재서 부분인용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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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희야, 우리가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는 무척 많이 있어.
사람에 따라 어떤 이유로 열심히 사느냐 하는 것은 그 사람의 가치관이나 그릇 크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자신과 가족, 그리고 이웃과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 멋지게 보이거나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 더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 죽지 않고 먹고 살기 위해서...
엄마는 네가 첫 번째 이유로 성실하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그것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이유를 붙잡아도 좋아. 참고로, 엄마는 더 자유롭고 싶었던 생각이 많았단다.
어떤 이유로든, 엄마는 네가 너에게 주어진 귀한 삶과 시간을 소중하게 썼으면 좋겠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얼마 안되는 시간, 그중 네게 중고생으로 남아있는 5년여의 시간동안,
네가 네 일생의 설계를 하고 꿈을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으로, 지금부터 준비하고 노력하기를 바란다.
시간은 이 세상 모든사람에게 유일하게 공평하게 주어진 자원이야.
그 시간을 허비하고 나서 후회하지 않기를 바란다.
엄마가 중고등학교때 공부를 처음부터 아주 잘한 건 아니야.
처음엔 공부의 요령이나 습관들이는 과정에서는 노력한 만큼 성적이 안오르는 것 같아서 속상하기도 했어. 그래도 꾸준히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채워가다보면 그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보냈다는 것 자체가 보람으로 느껴지게 된단다.
엄마는 네가 꼭 1등을 하거나 100점 맞을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야.
네가 최선을 다하고, 네게 주어진 삶을 소중하게 하는 모습을 바라고 있어.
옛날에 어떤 스님이 ‘땅에 넘어진자,그 땅을 짚고 일어서야 한다’ 라고 말한 적이 있대.
넘어졌을 때, 우선 자기가 넘어진 것, 실수한 것, 어려움에 빠진 것을 인정하고,
자기 앞에 놓인 현실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노력을 해야만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이야.
땅에 넘어져 있는데도 ‘난 넘어진게 아니야!’라고 우기거나, ‘내가 넘어진 것은 누구누구 때문이야’라고 남의 탓을 하고 있으면 절대로 일어설 수 없어.
엄마는 네가 아직은 넘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네 눈앞에 놓인 세상을 제대로 보고, 네 주위의 사람들도 제대로 보았으면 한다.
네가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혹시 네 발을 걸게 될지도 모르는 사람은 없는지, 미리미리 잘 피하고 대처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