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문외한이 되어버린지 어언 20여 년! 공연장을 찾는 것은 일년에 한두번이나 될까?

어제는 여동생과 함께 음악회에 갔다. 연주회를 하는 심포니의 단원 중에 여동생이 아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프로그램을 보니, 심포니 단원이 아닌, 협연하는 연주자 중에 내 친구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이경선이라고, 바이올린을 한 친구이다.

전공을 계속하는 친구들의 공통점은.... 몸매 관리를 잘 한다는 거다. -,.-

이 친구 학생때부터도 깡말랐는데, 여전히 날씬한 몸매이다! (부러워~)

음악계 내에서는 많이 알려진 (정말이다!) 이경선에 대해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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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이는 고2 때 동아콩쿠르 1등을 했었는데, 당시 외국의 국제 콩쿨에 입상했던 남자선배들이 군대 면제를 받기 위해 동아콩쿨에 참가했었는데(음악 특기생으로 군 면제를 받으려면 '쎈' 콩쿨에 1등 혹은 대상을 받아야 했다), 이 선배들을 물리치고 이 친구가 1등을 해서 주위를 놀라게 했었다.

당시 경선이의 렛슨을 하시던 교수님이 콩쿨이 다가오자 자신의 악기(아주 고가의!)를 빌려주었다는 일화도 있었다. 현악기를 전공하는 사람이 자신의 악기를 얼마나 애지중지 하는지는 아는 사람만 알 것이다. (우리 여동생은 아이들 곁에는 현악기를 절대 두지 않을거라고 한다. 취미로도 안시킬 거라고 한다. 왜냐면, 만에 하나라도 소질이 있을 경우에 그 악기 값을 비롯해서 뒷바라지 할 자신이 없어서.)

경선이는 집이 마산이었고, 고등학교를 서울로 '유학'왔었는데, 보통 실기가 뛰어나면 중고생 때부터 해외로 조기유학을 가던 것과 달리 (당시가 80년대였는데, 그때부터도 그랬었다), 대학까지 국내에서 졸업했다. 대학 진학해서는 아르바이트(학생 렛슨)를 맹~렬히 한다는 소문이 음대로 진학하지 않은 내 귀에도 들어올 정도였고, 그건 그만큼 잘 가르치고 부지런하다는 뜻일 수 있겠다.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을 가서 - 늦은 시작이었는데도 불구하고 - 국제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무슨 무슨 콩쿨(난 이름도 잘 모르지만)에서 상을 탔고, 무슨 심포니와 협연을 하고....

그러던 중, 작년인가? 재작년인가는 테레비젼에서도 보았다.

경선이의 음색은 내가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다. 고전보다는 현대음악에 더 어울리는 음색이고, 실제로 현대 음악에 더 강하다.

하지만, 순수하고 열심히 음악을 대하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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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4-06-09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엔 문외한이라서..그래도 그렇게 성공하신 친구가 있으니..좋으시겠어요..
음악 전공한사람들은 아줌마되면 집에서 피아노 과외로 끝나는것 같아서 조금 그렇더라구요..

가을산 2004-06-09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그렇게 될 것이 암담해서 진로를 바꾸었어요.
죽으라고 노력하는 게 도대체 남아있지를 않아요. 음악은.

비로그인 2004-06-09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그분이 친구분이셨군요...그리고, 물건은 잘 받았습니다. 가격은 둘째치고 정성이 가득하더군요.... 나중에 더 주문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