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먹는 요정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34
안네게르트 푹스후버 그림, 미하엘 엔데 글, 문성원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단잠나라'에 사는 '단꿈' 공주가 있어요. 이 나라에서는 '단잠'을 자는 일이 가장 중요해요.
그래서 나라 이름도 '단잠나라'지요. 잠을 많이 자거나 오래 자는 걸 중요하게 여기는 게
아니라 얼마나 잠을 편안하게 자느냐를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죠.

그런데 '단꿈' 공주가 악몽을 꾸기 시작했어요. 왕과 왕비도 덩달아 잠을 못자고 걱정했지요.
공주는 점점 얼굴빛이 창백해지고 몸도 야위어 갔어요. 그 나라에는 공주의 악몽을 고칠
방법이 없어요.

그래서 왕은 직접 방법 찾으러 나갔어요. 어느 누구도 아는 사람이 없었어요. 몹시 지친 왕은
용기마저 잃고 있을 때, 무작정 어디론가 걸어가다가 괴상하게 생긴 요정을 만나요. 바로바로
꿈을 먹는 요정이죠.

요정은 왕이 입었던 외투와 지팡이, 장화로 큼지막한 흰 종이와 기다란 펜대와 커다란
잉크병으로 둔갑을 시켜서 자기를 꿈으로 초대해 달라고 하면서 주문을 써 내려가요.


드디어 왕은 꿈을 먹는 요정 어깨에 함께 타고서 단꿈 공주가 꾸는 침실로 도착하게 됐어요.
요정은 공주의 악몽을 모조리 먹어 치웠어요. 그 후로 단꿈 공주는 편안히 단잠에 빠질 수
있었어요. 다른 아이들도 꿈을 먹는 요정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초대할 수 있도록.

그래서 이 책이 만들어졌대요.

미하엘 엔데의 깜찍한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꿈을 먹는 요정이 이야기가 깜찍 발랄해요.
요정은 사람을 귀찮아하고 조롱하는 듯 하지만 귀엽고 당당해요. 무서운 꿈을 잘 꾸는 어린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엄마와 함께 꿈을 먹는 요정이 적어준 주문을 함께
외워봐도 좋겠어요. 저에게도 필요한 주문이 될 것 같아요.

반복되는 불쾌한 꿈으로부터, 늘 아쉬움으로 끝나는 꿈으로부터, 나를 짓누르는 꿈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을 때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헨리에타의 첫 겨울 비룡소의 그림동화 32
롭 루이스 글.그림, 정해왕 옮김 / 비룡소 / 199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롭 루이스 작가는 '이고쳐 선생과 이빨투성이 괴물'을 지은 분이네요.
'이고쳐 선생...'을 워낙 재미나게 읽어서 이 작가한테 반했었는데,
작품들이 아주 많더라구요. 

'오른발, 왼발'을 옮긴 정해왕 님의 번역작품을 찾다가 발견한 책인데요.
이 걸 한 쪽에서 판타지 그림동화로도 많이 읽히고 있다는데...
저는 거기까지는 잘은 모르겠고요.

읽다보면, 읽고나서, 흐뭇한 미소가 떠오르게 하는 책이라 좋아요.
이번 달에 유치부 친구들과 책읽기 수업하기로 한 책이기도 하고요.

주인공 헨리에타는 이래요. 엄마가 없어요. 아빠도... 혼자 살아요.
처음 맞이하는 겨울이죠. 겨울 양식을 마련해 놓았는데 그만 큰비가 와서
쓸어가 버리고, 겨우 물에 젖은 걸 다시 창고에 채워 놓았지만
그만 벌레들이 다 갉아먹었지 뭐예요. 그래서 다시 먹이를 주우러 다니지만
이미 양식을 줍기는 힘들었어요.

그걸 본 동물친구들이 헨리에타를 위해 양식을 나눠줍니다.
너무 기쁜 헨리에타는 그 음식들로 잔치를 멀어요. 촛불도 켜고 식탁에
풍성한 음식을 차려 놓고 맛나게 먹지요.

그런데.... 그만 겨울 양식을 또 다 먹어 버린 거예요.
걱정을 하는 헨리에타는 깡통 침대에 누워 내일을 걱정하며 잠을 잡니다.
"아흠, 너무 졸려. 먼저 잠을 좀 자야겠어. 한숨 자고 일어나서 열매를 찾아봐야지."
하고요. 하지만 헨리에타가 깊은 잠에서 깼을 때는 어느새 봄이 온 거예요.

헨리에타가 참 귀여워요. 어린 헨리에타가 겪은 첫 겨울이야기가 재미있네요.
멍청하게 겨울 양식을 다 먹으면 어떻게 하니? 이렇게 생각하다가 자고 일어나니
봄이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아이들에게 물으면 당연히 "겨울잠을 자니까 괜찮아요."

이런 대답이 나올런지 궁금하기까지 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앤디와 사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1
제임스 도허티 글, 그림 | 이선아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칼데콧 아너 상을 받은 책이랍니다. 유쾌하고 발랄하답니다. 은은한 황토색과 검은색 톤의
그림도 멋지고요. 이야기그림책이라서 책 내용도 꽤 있고 그림과 그림이 한 컷씩 들어가
있어서 보기 좋아요. 1학년 또는 초2학년 아이들이 재미나게 읽지 않을까 싶어요. 왜냐구요?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책을 재미나게 읽힐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아요.

주인공 앤디는 도서관에서 '사자도감'을 빌려와 아주 흥미롭게 읽습니다. 그런데 그게 다
써먹을 데가 있었지 뭐예요. 학교 가는 길에 사자를 만나 발에 박힌 가시도 빼주고, 서커스
묘기중에 우리 밖으로 나온 흥분한 사자를 잘 구슬러서 용감한 소년으로 시장에게 상도
받으니까요.

그런데 그 사자가 모두 같은 사자예요. 앤디는 사자에게 가시 박힌 걸 빼주고, 사자는 서커스
도중 우리 밖으로 나왔다가 앤디를 알아보고 곧바로 순하게 변하죠. 둘은 친구가 됐던 거예요.

마지막 장면은 앤디가 개와 산책하듯 사자와 산책하며 도서관에 '사자도감'을 반납하러 갑니다.
왜 개와 같았냐면 개와 산책할 때처럼 사자 목에 줄을 묶고 갔기 때문이에요.

아이와 함께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한 봉숭아
박재철 글 그림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여름 방학 때, 1학년 아이와 함께 읽은 책입니다.

봉숭아 물들이기 하기 위해 시골 시댁에 내려 갈 때마다 봉숭아를 잔뜩 따 왔는데요.
냉장고에 잘 보관했는데 상한 게 많이 있더라구요. 아무래도 봉숭아가 여리고 약한가 봅니다.

어찌되었든 미안한 마음으로 따온 봉숭아 꽃과 이파리로 꼬맹이들과 잼나게 
물들였어요. 손가락에(딱 두 손가락만) 곱게 들여진 봉숭아 물이 참 예뻤어요.


그런데 이 책 읽으면서 좀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있더라구요. 문장을 읽다보면,

깜깜한 밤이었어요. 별들이 반짝이는 눈으로 세상을 내려바도보 있었어요.
큰길에서 조그만 싹이 돋았어요. 봉숭아 씨앗이 눈을 뜬 거예요.
봉숭아는 기쁨에 겨워 중얼거렸어요.
"세상은 참 아름답구나. 얼른 자라서 예쁜 꽃을 피워야지."
그런데 바로 옆에서 활짝 핀 꽃들이 퉁명스레 말했어요.
"쯧쯧, 그런 더러운 데서 어떻게 꽃을 피운다는 거야?"
봉숭아는 기분이 나빴지만 못 들은 체했어요.

바로 이 대목에서 왠지 '강아지똥' 냄새가 나서요. 
그  옆에 있다는 꽃은 바로 수선화와 민들레꽃이었더란 말이지요. 그래서 아이들과 책
읽음서 그랬지요. 만약 강아지똥에 나오는 민들레꽃이었다면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겠다,
라고요. 상황은 비슷하다는 것, 그리고 수선화와 민들레꽃의 말도 제 마음에 안 들었죠.

두 번째 걸리는 곳은,

물을 열심히 줘서 쑥쑥 자란 봉숭아를 큰 화분에 분갈이 하고서 갑자기 주인공 단이가
엄마 아빠를 따라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어요. 며칠동안요. 집에 뭔 일이 생겼다고 하네요.
봉숭아는 점점 시들었겠지요. 그 때, 무당벌레 한 마리가 날아들었어요.

"얘, 단이가 오는 게 보이니?"
"뭐? 꽃을 피워 봐. 그러면 친구가 많이 생길걸."
무당벌레는 붕붕거리며 날아갔어요.

이 대목이 좀 생뚱맞아 보였어요. 단이가 보이냐고 물었는데 웬 꽃을 피워보라고 할까?
물론 그 깊은 뜻은 알지만.. 서로 동문서답하는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책에서 왜 주인공
단이가 며칠동안 집을 비웠는지도 나오지 않았지만... 그건 그렇다치고.

사실 그림도 사실성이 떨어져 보였어요. 봉숭아를 자세히 보면 온전히 열매만 다 맺여있는
녀석은 보기 힘들던데요. 이파리도 많이 남아 있고, 꽃도 한 두 개는 달려 있던데.온전히
열매만 주렁주렁 달려있는 그림은 좀 아니다 싶은 생각을 했답니다. 마지막 장에 남은
꽃이파리 하나 남지 않은 앙상한 봉숭아 그림도 마음에 걸렸고요. 주인공 단이 얼굴 모습은
흑색으로 그려진 게 독특하면서 촌스러워 보였어요. 좀 낯선 여자아이의 모습. 낯설지
않게 그려주는 게 오히려 현실감이 있어 보였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런 저런 아쉬움이 있는 책이었지만, 그래도 아이들과 예쁜 봉숭아 물도 들여 봤네요. 
그 하나 만으로 만족해야겠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머니의 감자 밭 비룡소의 그림동화 91
애니타 로벨 글.그림,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200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쪽 나라와 서쪽 나라에서는 큰 전쟁이 일어났어요. 
두 나라 사람들은 싸우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두 나라 사이
작은 계곡에서 감자 밭을 일구며 두 아들과 살아가는 어머니가 있었답니다.

어머니는 두 아들과 감자 밭이 전쟁에 휩쓸리지 않도록 집 주변에 높다란
담장을 세웠지요. 두 아들은 어머니와 함께 감자 밭을 돌보는 일을 좋아했고,
어머니를 사랑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큰아들과 작은아들은 담장 너머로 군대가 지나는 것을
보고 따라가고 말았어요. 큰아들은 동쪽 나라 군대의 빨간 군복과 아름다운
칼에 넋을 잃었죠. 작은아들은 서쪽 나라 군대의 파란 군복과 빛나는 훈장에
넋을 잃은 거예요. 어머니는 하늘이 무너질 듯이 슬펐어요.

두 아들은 군인이 되어 새 군복과 칼과 훈장을 받았고, 장군과 사령관이 되었어요.
수 없는 싸움에 지친 두 아들은 어머니와 함께 했던 일들이 그리웠어요.
푹신한 침대에서 잠들 던 일, 맛있는 감자를 먹던 일, 아름다운 집과 따뜻한 난롯가가
그리웠어요. 

싸움은 더욱 심해졌고, 먹을 것이 하나도 남지 않았어요.
두 아들은 어머니의 감자 밭으로 향했어요.
"어머니, 우리는 배가 고파요. 싸워서 이기려면 먹을 것이 필요해요."
"어머니, 제 부하들에게 먹을 것 좀 주세요. 감자를 주시면 힘내서 승리할 거예요."
하지만 어머니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어요. 두 나라 군사들은 서로 감자를 차지
하기 위해 또 싸웠어요. 어머니의 집은 모두 무너졌고 감자 밭은 짓밟혔어요.
어머니는 무너진 집 더미 아래 누워 있었어요. 두 아들은 어머니가 죽은 줄 알고
"어머니, 어머니, 저희가 잘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어머니!" 큰아들과 작은아들은 울부짓었죠.

싸움이 끝나고 병사들은 조용히 서 있었어요. 병사들도 장군과 사령관을 보며
고향에 있는 자신의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흐느껴 울기 시작했어요. 어머니는
병사들이 울도록 가만 기다리고 있었던 거예요. 어머니가 일어나더니 말했어요.
"창고에는 먹을 감자가 아주 많아요. 먼저 약속을 하나 하세요.
더이상 싸우지 않고 이 쓰레들을 모두 치운 후에 고향에 계신 어머니 품으로 돌아가겠
다고 말이에요."

두 아들은 어머니가 살아 계신 게 너무 기뻤어요. 두 나라의 병사들은
"만세! 감자 만세! 어머니 만세!"를 외쳤어요. 어머니에게 배운 노래를 함께 불렀어요.
그 노래가 방방곡곡에 퍼졌고 어머니들이 찾아와 아들을 만났어요. 모두 고향으로
돌아갔지요. 이제 전쟁은 끝났어요. 두 아들은 칼과 훈장을 땅에 묻고
다시 어머니를 도와 밭을 일구고 집도 다시 지었어요. 더이상 높다란 담장을 세울
필요는 없었어요. 


........
 겉으로 나타낸 것은 전쟁에 대한 이야기다. 다툼과 전쟁을 통한 아픔을 보여주면서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 수 있게 해 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아빠 없이도 아들을
잘 키워낸 엄마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엄마 혼자서도 씩씩하고 지혜롭게 아들을 키우며
잘 살 수 있다는 숨은 메세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림책 속의 어머니는 참 씩씩하다!
그 어머니는 세상 곳곳에서 어디에든 존재하고 있을 테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