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한 두 소년의 대결

거미소년 우기부기 ㅣ 웅진책마을
김경민 지음, 박정섭 그림 / 웅진주니어 / 2012년 1월

귓속에 거미가 사는 소년, 그래서 거미소년이 된 진욱이.

동갑내기 동생 민기에게 엄마의 사랑을 빼앗기는 게 싫다.

악당 (검은 람보) 민기와 새 아빠가 밉다. 그래서 그들을

쫓아내려 애쓴다. 새 아빠의 성을 따라야 하는 진욱이.

재미있는 점은 글 속에 들어 있는 만화 읽는 재미가 있다는 것.

그 만화는 민기를 향한 진욱이의 마음이다.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진욱의 절실한 마음이 잘 녹아 있다. 그림도 재미나다.

이 책이 가진 매력이다.

새 엄마에게 잘 보이려 노력하는 민기의 모습도 절실하다.

그래서 민기의 얼굴엔 토끼 가면이 씌어져 있고, 진욱 앞에서는

그 가면을 벗는다. 그림 작가의 해석(혹은 표현)이 멋지다. 

귓속에 거미가 산다는 설정도 좋았다. 그 거미와 말을 할 수 있다니!

낯설었고 흥미로웠다. 과연 거미는 그들을 쫓아내는 일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그러나 거미라는 설정은 흥미로우면서도 한편으론 진욱의

감정을 넘치게 보여주는 점이라서 약간의 불편함도 있었다.

마지막에선 그 거미가 진욱의 귀에서 나와 민기에게로 찾아가는 데,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이다. 낯설어서 재미있던 귓속의 거미가 이야기 속에서

낯익은 장면으로 바뀌었다. 아쉬웠다. 좀.

티격태격 진욱이와 민기의 부딪침 속에서 가족이 될 수 없을 것 같지만

그들은 가족이 되었다. 공부에 방해된다고 싫어했던 진욱이의 만화

그리는 실력을 새 아빠가 알아주고 관심을 가져주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엄마는 자기 주장만 내세우지는 않는다. 그렇게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며 가족이 되어가는 중이다. 될 것이다.

새로운 가족이 탄생되는 걸 보았다. 새 가족으로 어우러지기까지 가장

고생하고 아파하는 건 역시나 아이들이다. 진욱이도 민기도 안쓰럽다.

그러나 아이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각자 열심히 노력한다. 애쓴다.

그 모습에 같이 아프고 때로는 웃기기도 하지만 절실한 그들 앞에서는

절대 웃을 수 없다. 응원 밖에는!  아니 살짝 웃어주고 싶다.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진욱이와 민기를 보며, 과연 내 절실함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졌다.

간만에 아이들이 더 좋아라 했던!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반양장) ㅣ 보름달문고 44
김려령 지음, 장경혜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4월

책을 읽으며 드는 생각 하나, 어째 이리 착한 사람들 뿐일까?

이야기가 싱겁지는 않을까? 살짝 걱정이 되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 사람.. 건널목 아저씨! 나도 그를 만나고 싶다. 눈물이 찔끔, 가슴이

쏴~ 해졌다.

약하고 여린 생존의 위협마저 느끼는 그 누군가를 위해서 고물을 주워

기름을 채워주고 반찬을 사 주고 놀아주는 따스한 봄햇살 같은 건널목

아저씨. 사실 따지고보면 내 인생에서도 건널목 아저씨 같은 분은 많았을

테다. 작은 건널목 존재들이랄까. (고맙습니다.)

이제 어른이 된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겠고 애써야 할 일만 남았지만.

아직 그러지 못하는 걸 보니 욕심이 많아서겠지 싶다.

 책을 함께 읽은 6학년 아이가 그런다.

<나를 위로해 준 책이며, 커서 나도 이 작가처럼 슬프고 아픈 지금의

내 이야기를 써 보고 싶다.>고.

우리도 작가처럼 누군가에게 차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서로를 믿는

마음을  갖고 이야기 나눠 보자, 아님 써 보자 그랬는데,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아이가 훌쩍훌쩍 울었다. 이야기 쓴 걸 읽어주고 이야기 들어주고,

그러다 나도 내 아픈 이야기를 했다. 네 잘못이 아니라고 내 잘못도 아니

었다고.

김려령 작가의 동화 덕분에 아니 건널목 아저씨 덕분에 위로 받은 그 아이

덕분에 더 가슴 뭉클하게 기억된 책이다. 훈훈함과 위로가 필요하다면

꼭 읽어 보시길! 이 책, 간만에 아이들이 더 좋아라 한 책이었다.

[100자평] 100점짜리 맹일권

100점짜리 맹일권 ㅣ 아리샘주니어 가치동화 17
양지안 지음, 강수인 그림 / 기댄돌(아리샘주니어) / 2010년 12월

유머가 아이들의 삶에 있어서 왜 중요한지, 웃으며 읽다보니 절로 느껴져요. ^^

[100자평] 백산의 책

백산의 책 ㅣ 낮은산 너른들 12
하은경 지음, 권문희 그림 / 낮은산 / 2010년 10월

허대감과 소통하는 어린 백산의 이야기~ 감동이네요. 홍길동전과 함께 읽어 보세요!

[100자평] 독립 명랑 소녀

독립 명랑 소녀 ㅣ 문지 푸른 문학
김혜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2월

푸른 청춘 율미를 응원하게 만드는 책! 노래하는 율미가 너무나 사랑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