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파스가 소곤소곤 그림책 보물창고 24
셰인 디롤프 지음, 신형건 옮김, 마이클 레치그 그림 / 보물창고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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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제 21개월인 아들은 자꾸 내게 이 책을 가져온다. 여러 색을 사용한, 페이지를 꽉 채우고 있는 그림들이 내 눈에도 경쾌해서 보기 좋으니 아이도 그럴 것이다.

겉표지와 속지 사이를 잇는 면에 펼쳐진 여러 그림들-특히 버스와 강아지, 로켓, 물고기-을 연신 손으로 짚어가며 아는 체를 하고, 본문으로 넘어가면 장난감 가게에 있는 자동차와 공과 하트모양의 장식, 또 집 마당의 자전거, 새와 나비, 도화지에 그려진 구름과 물고기, 꽃.. 아이는 디테일에 강하다.. 주인공인 크레파스들에는 관심이 없지만 아직 크레파스에 익숙하지 않은 이유이니, 또 반드시 주인공에 주목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기에 괘념하지 않는다.

또 <크레파스가~>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는 분명해서 좋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또 각자가 가진 능력과 역할이 있으며, 함께 조화를 이루는 삶이 가장 아름답다.. 짧은 글이지만 참 중요한 메시지를 참 쉽게 전달한다.

나의 아이도 곧 글을 이해하는 나이가 될 테고, 그 땐 이 책을 분명 더 좋아할 것이다. 그림과 글이 좋아서 내가 더 자주 읽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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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공주 바니 빈
앰버 스튜어트 지음, 레인 말로우 그림 / 예림당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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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초등생과 2살 아기를 두고 있어서 그 둘을 위한 책을 고를 때 살펴보는 항목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내가 고르는 2살 아기의 책은 일단 크기가 큼직하고(때론 작은 것이 좋을 때도 있다) 튼튼해야 하며, 특히 그림의 느낌이 좋고(좋다는 것의 의미는 꽤 다양하게 해석되지만), 글씨의 크기와 이야기의 수준이 그 아이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 등.. 그리 까다로운 항목들은 아니어도 '이거다!' 싶은 책은 의외로 많지 않다. 그런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불공주 바니 빈>은 나의 책 고르기 항목들을 거의 만족시키는 책이다.

이 책에서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은 항목은 '그림'. 주인공 토끼 바니빈은 물론 엄마,아빠,오빠 토끼의 모습이 부드러우면서도 사랑스럽고, 또 숲 속 장면에서 등장하는 크고 작은 동식물들-나비, 벌, 개구리, 달팽이, 다람쥐, 여우 등-의 모습 또한 그러하다. 그래서 좋은! 느낌의 등장인물들과 배경 덕분에 단지 토끼만 등장하는 단조로운 그림책이 아닌, 아이(독자)가 훨씬 다양하고 큰 반응을 보이는 장점을 갖는 책이 되었다.

이야기는 제목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듯이 언제 어디서나 이불을 갖고 다니는 바니빈이 결국 이불로부터 자유로와진다는, 한 뼘 더 성장하게 된다는 다소 평면적인 이야기. 아기를 키워보면 바니빈처럼 이불을, 또는 다른 어떤 한가지에 강한 집착을 보여 그것을 떼어내느라 고생하는 일이 있기 마련이다. 그 해법은 엄마들마다 나름대로의 비책이 있겠지만 이 책의 이야기처럼 스스로 또는 저절로 해결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울 것이다. 그것이 결국 아기가 커가는 계단 하나씩을 스스로 밟고 올라서는 것일 테니. '아기(독자)에겐 좋은 그림의 그림책, 엄마에겐 아기 키우는 방법을 새삼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으로 평하면 너무 거창할까??

<이불공주 바니빈>은 적어도 아기에게 좋은! 그림을 보여주는 그림책이라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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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 현상 - 5학년 2학년 국어교과서 국어활동(가) 수록도서 책읽는 가족 50
이금이 지음, 김재홍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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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금단현상>이라니, 자못 충격적인 동화 제목이 아닌가! 작가가 이전의 글과는 달리 어떤 파격적인 변화를 노렸을 것 같은 제목이어서 호기심이 잔뜩 일어났다.

그런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아이들의 마음 속을 훤히 들여다보는 것 같은, 아주 세심하고 꼼꼼한 작가의 스타일이 여전히 건재하고, 거기에 요즘-진짜 요즘- 아이들에게서 제대로 찾아낸 소재가 돋보이는 책이다.

 표제작인 <금단현상>. 오빠때문에 집 컴퓨터는 인터넷이 차단된 멍청이가 되어버렸다. 동생 효은이는 미!치!겠!다! 중요한 메일을 기다리는 중이니 안절부절, 좌불안석이다. 그러다 컴퓨터가 아닌 전화가 연결되어 이 문제는 일단락 되었지만 그것도 잠시, 전화통화가 끊긴 이후 효은이는 더 심한 금단현상을 겪는다. 그리곤 마치 그 금단현상을 이겨내듯, 효은이네 반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였던 친구를 용감하게 물리친다. 효은이가 "진실로 자신이 두려워한 대상을 극복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

 <금단현상>처럼 자신의 컴플렉스-아이들도 이렇게나 절절히 느끼는 컴플렉스가 있다!-를 물리친 <촌놈과 떡장수> 역시 인상깊게 읽은 동화이고,

 동네 벤치에서 우연히 만난 할머니와 주인공 아이의 이야기인 <꽃이 진 자리>. 할머니가 손녀를 위해 뜨고 계신 분홍빛 고운 스웨터를 보면서 괜한 질투심을 갖는 아이, 그리고 결국 그 스웨터가 그 아이의 손에 남겨지지만 너무 늦은 후회와 아쉬움으로 눈물짓는 아이가 마치 나인양 부끄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갖고 싶어도 내 것이 아닌 것을 보면 은근슬쩍 화가 나고, 그로 인해 후회할 일이 생기기도 하니 말이다.. 

 <나의 마니또>. 우리 때는 '수호천사'라고 했는데, 아무튼 요즘 애들 사이에도 이런 게 있구나 싶다. 어려도 '사랑'이란 감정을 어찌 숨기랴. 더구나 어린 아이의 것일수록 더 예쁘고 사랑스러운 것을. 하지만 사랑은 아픔을 수반하고, 아픈만큼 성숙하는 것! 혜주의 마음 또한 한뼘 성숙하게 된 것을 보니 기특하다.

 그리고 <십자수>. 초반부, 시어머니의 늘 그렇듯 갑작스런 방문은 집안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고 있다. 후후..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란.. (물론 그렇지 않은 관계도 분명 많기도 합니다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까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겼고, 이야기는 '십자수와 여자친구', '아빠와 엄마'로 이어진다. 그 아빠는 엘리베이터에서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솔직히 '이금이'라는 유명 작가의 책이 집에도 몇 권 더 있지만 그녀/그녀의 책에 대해서 그다지 깊게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은 요즘 아이들이 무엇을 하는지, 무엇을 생각하는지, 무엇이 고민이고 행복인지를 잘 포착한 것이 인상적이고, 덕분에 나도 우리 아이와 더 가까워질 힌트를 얻었다. 작가의 책을 다시 정독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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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똥은 뜨거워 동화 보물창고 10
박윤규 지음, 신재명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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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호랑이 똥이 정말 뜨거워? 그럼 백두산 큰 일 났네. 너무 뜨거워서 화산 터지는거 아냐? 깔깔깔~"

책 제목만 보고 우리 딸이 한 얘기다. 나는 '재미있는 제목이네' 라고만 생각했는데,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은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놀랍다.

그리고 실제로 이 책은 아이들(우리 딸은 초3, 초등학생에게 딱 어울리는 수준의 책이다.)에게 새로운 감각을 두드려 깨우는 이야기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작가의 말처럼 옛날 아이들의 유일한 문화생활은 '이야기 듣는 것'이고, 그 중 배꼽이 빠질 듯이 웃게 만드는 이야기가 으뜸일 터인데, 야담과 민담 책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뽑아 동화로 고쳐쓴 책이니, 요즘의 아이들에겐 생소한 단어와 표현을 포함한 색다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에 실린 6가지 이야기 모두 옛이야기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다.  특히 우리 옛문화의 키워드라 할 수 있는 '해학'을 잘 살렸는데, <호랑이 똥은 뜨거워>와 <박문수네 작은 아버지는 아무도 못 말려>는 해학의 미를 잘 보여주는 이야기로 생각된다. 또 조상의 지혜가 담긴 <누가 순둥이의 혓바닥을 잘랐나>와 <칼코 훈장과 만 냥짜리 찰떡>, 끝까지 궁금함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돌이 때문에 두타비 죽네>와 <절대로 말할 수 없는 엄청난 꿈>도 아주 재미있다.

몇 년 전부터 환타지 소설류와 학습만화류가 평정한 듯 보이는 요즘 아이들의 책들... 이 와중에 <<호랑이 똥은 뜨거워>>와 같은 '우리다운'  책을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더구나 이 책은 '우리다운'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엮어서 초등학생을 포함해 누구나-어른인 나도 오랜만에 즐긴 책이니- 즐겁게 읽을 만하다. 하긴, '우리다운' 이야기인걸, 당연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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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Are You? : A Surprise Pop-Up Book (Book 1권 + Workbook 1권 + CD 1장 + Tape 1개)
키스 포크너 지음, 스티브 홈즈 그림 / 미세기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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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3학년인 딸은 따로 영어학습-학원이나 과외, 학습지 등-을 하지 않는다. 아이가 특별히 공부(영어)를 잘해서가 아니라, 나 나름대로 영어환경을 만들어 많이 노출시키는 방법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영어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여러가지 장단점이 있을텐데 그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너무나 장황하고, 지금은 <What are you?>라는 책과 테잎, cd에 대한 이야기로 그 범위를 정하자.
 
먼저, 테잎.
책보다 테잎을 먼저 든다. 아무래도 책을 보면 영어글자에 눈이 가기 마련이라서 영어를 소리부터 듣고 받아들이는데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딸도 팝업북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책을 넘기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았지만 일단 참는다 ^^
나와 딸에겐 테잎이 가장 편하다. cd보다 다루기가 상대적으로 덜 조심스럽고, 플레이어가 없는 곳이 거의 없어서 아무 데에서도 쉽게 들을 수 있고, 앞뒷면 반복 모드로 놓고 틀어두면 지칠 때까지 귀로 영어가 들어온다. 하지만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점 한가지! 테잎의 내용이 얼마나 흥미로우냐, 어떻게 구성되어 있느냐에 따라서 효과는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그런 면에서 <What are you?>의 테잎은 합격점이다. 이 책처럼 쉬운 단계의 영어 테잎은 대개 글을 쭉 읽어주는 것-동화구현처럼 잘 '읽는/말하는' 것을 포함하여-뿐 아니라 음향효과, 노래, 퀴즈, 해설자의 짧은 코멘트나 추임새(?) 등 다양한 소리가 들어있다. 듣는 사람의의 귀를 즐겁게 해줘야만 듣기 때문인데, <What are you?>의 테잎은 바로 이런 다양한 소리가 총망라!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귀가 즐거운 것은 당연지사, 앞뒷면 반복 모드임에도 불구하고 지겨울 틈이 없다.
테잎을 듣는 것부터 재미를 붙이면 장점이 참 많다. 굳이 책을 챙기지 않아도 되니 번거롭지 않고, 이동 중에 차에서도 듣고, 친한 사람 집에 놀러가는 것이라면 그 집에서도 틀어놓을 수 있겠다. 오늘도 딸은 테잎을 챙겨들고 아빠와 야외로 놀러갔다. 차에서 듣는다며 *^^*
 
그리고 책.
와우! 한글로 된 <너는 누구니> 책을 처음 보았을 때의 그 느낌 그대로다. 좋다.
책이 비교적 큰 만큼 팝업되는 부분도 시원시원하니 큼직해서 펼쳤을 때 더 기분좋다. 물 위로 펄쩍 뛰어오르는 듯한 개구리가 특히 마음에 든다.
딸은 이미 한글책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으로 열심히 팝업시키며 즐거워한다. 아직은 너무 어린 동생이 찢어버릴까봐 몰래 몰래 혼자만 본다 ^^
 
마지막으로 테잎과 책.
테잎 따로, 책 따로, 그 하나씩만으로도 만족스러우나, 테잎과 책을 같이 놓고 보면 더더욱 만족스럽다. 귀로 들으며 눈으로 보는, 그야말로 시청각 학습이 아니겠는가!  
딸은 책에 씌인 글자들이 어렵고 모르는 단어들이 많지만(대부분이지만 ㅎㅎ) 테잎으로 소리를 먼저 들었기에 소리에 글자를 맞추어 가면서 본다. 글자만으로는 뜻을 모르지만 대략 앞뒤 스토리를 짐작하며 뜻을 유추해간다. 맞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는데, 굳이 맞았니 틀렸니 말 안해도 스스로 어떻게든 정답을 알아내게 될 것이다.
<What are you?>는 쉬운 단계의 것이라고는 했으나 실상 단어는 은근히 어렵고 글자 수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테잎이 재미있기 때문에 딸은 막연히 쉬운 책이라는 느낌을 가져 거부감을 갖지 않는 것도 이 책의 묘한 장점. 그래서 후에 높은 단계의 영어를 들을 때에도 다시 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What are you?>는 따로, 또 같이, 그때 그때 필요한 데로, 가능한 데로 읽고 보고 듣기에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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