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둥이 이른둥이]를 두고 초등3학년짜리 조카가 우리집에 있는 책 중에 가장 재미있는 책이라고 극찬을 했다는 사실. 왜일까 생각해보니 늦둥이와 이른둥이의 대비 뿐 아니라 늦둥이를 둔 늙은 엄마와 이른둥이를 둔 젊은 아빠의 대조적인 구도가 아이들 눈에도 재미있게 비춰졌나보다 싶어요. 초등학교 입학식날 아침, 늦둥이 현수와 이른둥이 경수네의 모습은 달라도 아주 달랐지요. 늦둥이는 아기처럼 누나들의 수발을 받는 한편, 이른둥이는 이불 속에서 꾸물대는 아빠를 얼르고 달래서 깨워야 했답니다. 어쨌거나 그렇게 각각 엄마와 아빠를 따라 입학식에 간 두 아이들은 입학 첫날부터 치고박는 싸움을 일으키고 마는데, 그 모습을 보고 달려온 엄마 아빠의 말싸움이 얼마나 웃기던지요. 또 삽화로 표현된 이들의 대결모습도 참 재미있고요. 중세시대 기사의 한판승부와 다름없지요 ㅎㅎ 하지만, 늦둥이와 이른둥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사람을 바라보는 눈이 참 맑고 순수했어요. 서로 다르다는 걸 아무 편견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알았답니다. 그 모습을 본 늙은 엄마와 젊은 아빠의 마음도 조금씩 달라져갈 정도로 말이죠. 이런 걸 보고 어린이는 어른의 스승이라고 하는 말이 생겼겠지 하는 생각도. 완전히 다른 두 집안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면서 양쪽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고, 동시에 두 아이가 접점이 되어 양쪽이 균형을 잡아가는 재미도 있어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두 아이가 어떻게 친구가 되어 가고 예쁜 우정을 나누어 가는지 바라보는 것도 즐겁습니다. 마음이 따땃~해지는 기분좋은 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