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르와 아스마르 - Azur & Asmar, 초등용 그림책
미셸 오슬로 지음, 김주열 옮김 / 웅진주니어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그림책이다. 그림책. 그림을 보는 책. 그림이 말하는 책. 그렇다면 이 책의 그림을 보자. 표지의 책 제목 타이포그라피부터 두 명의 말을 탄 남자, 뭔가 신비롭고 환상적인 그림이 펼쳐질 것을 완벽하게 암시하고 있다. 특히 두 남자의 얼굴 모습이 인상적인데, 한 명은 아랍계인이고 다른 한 명은 백인이다. 이글이글 불타는 눈과 꼭 다문 입술의 무표정한 두 얼굴. 완전히 다르게 생긴 두 얼굴이 묘하게 닮았다.

책장을 넘겨보니 넓은 지면에 그림이 꽉 찼다. 초반부는 어두운 계열의 색깔들 속에서, 또 여전히 무표정에 가까운 사람들 속에서 유난히 아주르의 흰 얼굴이 튄다. 힘없이 축 늘어진 아주르, 싸우는 아주르와 아스마르, 그리고 도망하는 듯한 유모와 아스마르. 시간히 흘러 어깨 위에 누군가를 태우고 장님행새를 하며 전나무숲을 지나가는 아주르. 아! 이 그림, 정말 압권이다. 위로 위로 쭉 쭉 뻗은, 빽빽한 전나무 숲. 이건 실사와는 차원이 다른 세계다. 상상불허. 입이 떡 벌어진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전면 그림과 조각 그림들. 더 할 수 없이 화려한 아랍의 궁전을 배경으로 종이인형을 잘라 붙인 듯한 아주르와 아스마르와 등장인물들이 도드라져보인다. 배경이 인물을 돋보이게 한다. 그리고 아스마르를 들쳐업은 아주르가 네 개의 관문 앞에 선 네 장의 그림. 아! 이것 또한 너무나 강렬하다. 관문은 관문대로, 인물은 인물대로, 함께 있으나 따로 있는 것처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분명 최고의 그림책임과 동시에 글, 즉 이야기에서도 그 신비하고 환상적인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함께 자란 이국인, 그들이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과정과 그들이 다시 만났을 때 느끼는 애틋함과 단절감 모두 살아있다. 진실은 눈에 보이는 겉모습에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 마음과 진심을 이해하는 것이 소통의 핵심이라는 것, 또 타인종이나 타문화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아우르는 것을 말하려했던 게 아닐까. 혹 그렇게 거창한 메시지가 아니더라도 아주르와 아스마르의 우정과 유모의 사랑을 쉬 읽어낼 수 있는 이야기다. 글은 툭툭 끊기는 듯 하지만 그림과 맞물려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어서 글과 그림의 호흡도 환상적. 

더 이상의 설명도 표현도 불가능하다. [아주르와 아스마르]에 담긴 그림과 글 모두 직접 눈으로 보고 읽어야만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책은 상상불허. 최고의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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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7-11-14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님이 이렇게 칭찬하시니 무척 궁금해지는군요.^^
님~ 가을이 다 가고 있어요.^^ 즐거운 날들 보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