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랑이 똥은 뜨거워 ㅣ 동화 보물창고 10
박윤규 지음, 신재명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4월
평점 :
"엄마, 호랑이 똥이 정말 뜨거워? 그럼 백두산 큰 일 났네. 너무 뜨거워서 화산 터지는거 아냐? 깔깔깔~"
책 제목만 보고 우리 딸이 한 얘기다. 나는 '재미있는 제목이네' 라고만 생각했는데,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은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놀랍다.
그리고 실제로 이 책은 아이들(우리 딸은 초3, 초등학생에게 딱 어울리는 수준의 책이다.)에게 새로운 감각을 두드려 깨우는 이야기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작가의 말처럼 옛날 아이들의 유일한 문화생활은 '이야기 듣는 것'이고, 그 중 배꼽이 빠질 듯이 웃게 만드는 이야기가 으뜸일 터인데, 야담과 민담 책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뽑아 동화로 고쳐쓴 책이니, 요즘의 아이들에겐 생소한 단어와 표현을 포함한 색다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에 실린 6가지 이야기 모두 옛이야기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다. 특히 우리 옛문화의 키워드라 할 수 있는 '해학'을 잘 살렸는데, <호랑이 똥은 뜨거워>와 <박문수네 작은 아버지는 아무도 못 말려>는 해학의 미를 잘 보여주는 이야기로 생각된다. 또 조상의 지혜가 담긴 <누가 순둥이의 혓바닥을 잘랐나>와 <칼코 훈장과 만 냥짜리 찰떡>, 끝까지 궁금함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돌이 때문에 두타비 죽네>와 <절대로 말할 수 없는 엄청난 꿈>도 아주 재미있다.
몇 년 전부터 환타지 소설류와 학습만화류가 평정한 듯 보이는 요즘 아이들의 책들... 이 와중에 <<호랑이 똥은 뜨거워>>와 같은 '우리다운' 책을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더구나 이 책은 '우리다운'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엮어서 초등학생을 포함해 누구나-어른인 나도 오랜만에 즐긴 책이니- 즐겁게 읽을 만하다. 하긴, '우리다운' 이야기인걸, 당연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