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좀 내버려 둬 - 제7회 푸른문학상 동화집, 초등 개정교과서 국어 5-1(가) 수록 미래의 고전 12
양인자 외 7인 지음 / 푸른책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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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단편동화집는 이 맛이다. 빠르고 경쾌하며 뚜렷한 주제로 독자를 직공하는!   

모두 아홉 편이나 되는 단편동화가 실렸다. 일상에서 소재를 찾은 동화도 있지만, 특히 이 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는 골프, 후원, 다문화 가정 같은 소재나 배경을 가진 동화가 눈에 띈다는 것.   

가난한 집안형편에 캐디인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지만 굿 샷을 날리며 골퍼의 꿈을 꾸는 <다미의 굿 샷>,  TV에서 소개되는 후원자의 모습을 보고 자신도 세계 어느 나라엔가 있을 피부색 다른 어린이를 후원하고픈 마음이 들었던 외동딸 윤지의 <동생만들기 대작전>, 사랑할 수도 미워할 수도 없었던 몽골인 새엄마를 찾아나서는 이야기 <초원을 찾아서>. 이 세 편의 동화가 재미있으면서도 '문학이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걸 피부로 느끼게끔 해준다. 

또, 치매에 걸린 할머니네 가족 이야기인 <지폐, 수의를 입다>와, 동화에서 곧잘 등장하곤 하는 동네의 어느 심술쟁이 할아버지와 소년과의 이야기인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은 유쾌한 화법과 반전의 재미까지 선사하는 즐거운 단편들.  

초등6학년인 딸도 가볍고 즐겁게 읽기에 딱 좋은 책이라고 평했고, 특히 <날 좀 내버려 둬>하는 책 제목이 아주 마음에 든다고 한다. 자기네들이 말하고 싶은 딱 그 말이라나 뭐라나 ㅡ.ㅡ 어쨌거나 나 역시 동감. 어느 한 편도 허술한 작품이 없고 어느 한 편도 재미없는 작품이 없다. 맘껏 '즐독'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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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 I LOVE 그림책
매리언 데인 바우어 지음, 신형건 옮김,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 보물창고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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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 두 말하면 잔소리지요 ^^ 아이에게 마음으로 입으로 '사랑해'를 수없이 들려주고 소리쳐주는 부모의 마음을 담은 아주 사랑스러운 책입니다. 그저 '사랑해'라고만 해도 좋겠지만, 이 책은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해주고 있어서 더 좋습니다. '무엇무엇하듯이 너를 사랑해'라는 글이 이어지면서 마치 노래처럼 리드미컬하게 읽혀지는 것도 참 좋고요. 다섯 살 아들에게 읽어주었더니 서너 페이지가 지난 후부터는 자기도 '너를 사랑해~'라는 반복어구를 따라하던걸요. 정말요! 

이 책의 전작격인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보다는 글밥이 좀더 많고 분량도 많습니다.  이 또래 아이들에게 익숙한 동물들과 자연현상 등을 빌어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고는 있지만 글 자체의 난이도는 약간 있는 편. 그래서 전작보다는 약간 나이가 든(?!) 다섯살 전후 유아에게 더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부모들 사이에서 백일이나 돐, 생일선물로 자주 꼽히는 책 목록이 있는데, 아마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가 새롭게 추가될 것 같네요.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같이 읽어도, 선물로도 모두 손색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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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쓰레기의 비밀 - 바다 쓰레기에서 배우는 과학과 환경 지식 보물창고 1
로리 그리핀 번스 지음, 정현상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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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다는 나이키 운동화라도 망망대해에 무더기로 쏟아졌다면 어쨌거나 나이키도 쓰레기는 쓰레기일 뿐. 그러나 이것도 새옹지마라 해야 할까? 나이키 운동화 무더기가 해류를 연구하고 증명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니! [바다 쓰레기의 비밀]은 바닷물의 움직임, 즉 해류에 관한 지식이 담긴, 자칫 매우 따분하고 어려워 웬만하면 금방 때려치울(!) 지도 모를 지식책이건만, 나이키 운동화라는 아주 흥미로운 소재로부터 시작하는 센스를 가진 재미있고도 유익한 책이다. 

메모지를 병에 넣어 강이나 바다에 띄워보내는 로맨틱한 상황이 아닌, 사고나 부주의로 바다에 떨어진 각종 부유물들-나이키 운동화 같은-이 해류의 움직임이나 변화를 보다 정확하게 밝히고 추적한다고 하니 참 별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어쨌거나 에비스 메이어 박사가 실험 도구로 쓴다는 이런 바다 쓰레기 덕분에 독자는 마치 그물에 잡혀 축축 늘어져있는 물고기떼 같은 나이키 운동화 무더기와 아기 욕조 대신 바다 위를 여행했을 앙증맞은 플라스틱 오리와 거북이 사진을 보며 즐겁기만 하다. 또한 그 덕분에 책 중간중간 등장하는 본격적인 지구과학 또는 해양과학 지식에 질릴 겨를이 없다. ㅡ.ㅡ  

시원시원한 사진, 큼직하게 포인트를 짚어준 그림, 또 바다 쓰레기로부터 시작했지만 바다 환경 보호의 의미와 책임을 확인시키기에 충분한 흥미로운 소재를 끝까지 잘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잘 만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다나 과학 같은 분야에 관심이 전무한 독자에게도 꽤 매력적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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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분하고 똑똑한 과학 사전 지식 보물창고 6
조이 매조프 지음, 최지현 옮김, 테리 서럴 그림, 신형건 감수 / 보물창고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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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해볼 것도 없이 듣는 그 순간 고개를 돌려버리고 싶은, 속이 메스껍고 헛구역질까지 동반하는 온갖 지저분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 [지저분하고 똑똑한 과학사전]을 만나보시라. 콧물, 지네, 설사, 토사물... 악동들에겐 눈이 반짝 귀가 번쩍 뜨일 '건수'와도 같은 소재를 이토록 유익하고 즐겁게 풀어내다니! 아이들에겐 최대의 호기심을 발동시킬 이야기, 동시에 어른들에겐 그 속에 가득한 지식이 흡족함을 가져다줄 것이다. 아, 물론 '과학사전'이라고 했으니 가나다순의 사전 형식임은 분명한데, 무색무취의 사전과는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지저분하고 똑똑하고 "재미있는" 사전이라는 점을 기억하시길. 

악동들에겐 무조건 일독을 권하고, 평범한 아이들에게도 독서를 좋아하는지 여부를 떠나 강력히 일독을 권한다. 그네들의 열렬한 환호가 기대되는 바, 다만 심약하거나 유난히 비위가 까다로운 아이들, 또 노약자와 임산부는 주의를 요함. ^^ 

한 가지 더. 이 책은 번역본인데, 원작의 품질을 높이 평가하고 싶은 한편 번역작가의 역량이 놀랍도록 돋보인다. 과연 원작도 이와 같은 말폼새일까 궁금할 정도. 상대적으로 제목이 제일 밋밋해보이는 것도 본문의 걸출함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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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영웅 이야기 인물로 보는 우리 역사 3
박윤규 지음 / 보물창고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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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역사 이야기 중에서 가장 흥미진진해 하는 것은 전쟁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고난과 위기를 이겨내고 결국 감격의 승리를 거두는 선한 영웅, 천운의 생존이나 숭고한 죽음으로 결말되는 민초들의 모습에서 비록 전쟁이라는 처참한 상황일지라도 여러 삶과 죽음의 면면이 큰 감동을 주기 때문이리라. 여기에 동의한다면 [전쟁영웅 이야기]에서 우리 역사 속 전쟁의 영웅들을 만나보는 것도 괜찮을 듯.  

[전쟁영웅 이야기]는 단군 이전 시대의 치우천왕부터 동학혁명의 중심이었던 전봉준까지 모두 12인의 영웅을 소개하고 있는데, 전쟁에서의 활약상은 물론 영웅의 대략적인 일대기, 당시와 후대의 그에 대한 평가, 그리고 작가의 의견까지 피력하고 있는, 말하자면 역사 다큐멘터리와 같은 책이다. 전반적으로 흥미롭고 재미있다. 지치지 않고 끝까지 읽어갈 수 있도록 누군가 바로 옆에서 이야기해주는 것처럼 구어체로 씌여 어린이 독자가 읽기에 편하도록 배려한 점도 흡족하다.

첫 영웅인 치우천왕篇. 요즘 나오는 어린이책을 읽으며 그 존재를 알게된 치우천왕(내가 학생이었을 때만 해도 치우천왕은 듣도 보도 못한 존재였다 ㅡ.ㅡ) 이야기는 다소 과장된 신화같은 이야기지만 당시 중국 한족과 우리 겨례인 동이족의 전쟁에서 문화가 더 발달한 우리 세력이 기세등등했음을, 그것이 오늘날 중국이 자기네 역사를 유리하게 해석하려 하는 이유가 되었음을 알려주는 의미있는 이야기로 마음에 남는다. 

그리고 역사사료가 당시의 세력판도나 시대적 필요에 의해 반드시 사실만을 기록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영웅 연개소문篇, 또 난세의 영웅이었으나 역시 당시의 세력과 필요에 의해 제 뜻을 활짝 펴보지도 못했던 임경업篇, 큰 애국심과 충정심을 가졌으나 반대세력의 모략으로 어이없는 죽임을 당한 장보고篇 등도 기억할 만한 이야기다. 

또한 영웅의 기록에 대해 말할 때 중국의 사료와 우리의 사료를 비교해 다른 점이 무엇이고 왜 다른지를 해석(또는 추정)하고 있는데, 어린이 독자가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높이 사고 싶은 부분이다. 신채호 선생이 영웅 김유신에 대해 일반적인 칭송과는 조금 다른 평가를 하고 있다는 것 또한 신선한 자극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아쉬운 점 하나. 중간중간 심심치않게 등장하는 '[명재상 이야기] 책에서 참고하라'는 식의 표현이 있어서 찾아보았더니 이 책의 저자가 쓴 이 책의 시리즈 전편을 이야기하는 것이던데, 그 책을 읽어보지 못한 나로서는 궁금하여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한편 그 책도 당연히 읽으라는 무언의 압력같은 느낌도 들어 약간 불편하기는 했다.

어쨌거나. 나라의 흥망 속에서, 특히 나라가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마다 반드시 나타나 나라를 구하는 영웅이 있었음을 목도할 수 있으니, 『고려사 절요』에서 강감찬을 찬양했던 귀절이 참으로 마음 속 깊이 스며든다. 

"하늘이 이 나라 백성을 사랑함이 참으로 지극하구나. 나라가 어려움에 빠지면 반드시 어질고 현명한 이를 내어 구하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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