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야곱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
캐서린 패터슨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아.. 정말, 정말. 별 다섯으로는 부족해 아낌없는 박수갈채라도 더 보태고 싶다. [내가 사랑한 야곱], 이 책의 매력과 감동을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

야곱이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이라는 것만 알았지 야곱을 둘러싼 이야기를 나는 전혀 알 수 없었으니(나는 무교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 책의 제목과 내용을 완전히 따로 놓아야 했다. 그렇게 따로 놓고 시작해도 이 소설을 감상하는데 하등의 문제가 없었는데, 읽어가며 그 의미를 짐작하고 알아채가는 재미 또한 상당히 컸음을 밝힌다. 책 말미의 '옮긴이의 말'에서 안 사실은 작가가 기독교에서 영향받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만큼 막강한 기독교적 배경을 갖고 있다는 것인데, 소설 안에서 인용된 몇몇 성경귀절, 주인공을 빗댄 성경의 야곱 스토리는 정말 유효적절한 서술이자 묘사이다. 그렇다고 종교적인 냄새를 풀풀 풍기며(-.-) 질색하게 만드는 소설은 절대로 아니니 단번에 고개를 돌리지는 말 것. 전혀 종교적이지 않은 나와 같은 독자가 박수갈채를 보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소설이니까 말이다.   

쌍둥이 동생인 캐롤라인에게 밀려 늘 뒷전인 쌍둥이 언니 휘즈. 휘즈가 태어나면서부터 얌전히 바구니에 뉘어져 '단 1분의 관심'도 받지 못했던-그랬다고 생각했던- 것은 금발 곱슬머리에 푸른 눈과 발그스름한 뺨을 가진 예쁜 동생, 밝고 당찬 성격에 눈부신 재능까지 가진 동생 덕분이었다. 그러하니 게를 잡아서 적은 돈이라도 집안살림에 보태고, 그러느라 손은 우락부락 남자같이 변해도 휘즈는 이따금 휘몰아쳐오는 미움과 원망을 마음 속으로만 꾹꾹 삭히는 것을 숙명처럼 받아들였다. 핸드크림을 집어던져 버린 사건처럼 어쩌다 한 번씩 화풀이를 해보기도 하지만 왠지 더 서럽기만 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나마 온전히 자기 것이라고 여겼던 선장할아버지와 콜까지도 동생을 사랑했기 때문일까.

결국 휘즈가 자기를 둘러싼 벽을 깨고 세상으로 나아가기까지 겪었던 모든 일들은 '희망'과 '용기'의 문제로 귀결된다. 표면적으로 휘즈와 캐롤라인의 대결구도로 보였던 문제상황은 오직 휘즈 자신의 문제였던 것. 휘즈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며 세상을 만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것이 휘즈가 늘상 보아왔던 암게가 탈피하는 모습처럼 괴로울지언정 아름다운 성숙의 과정을 지켜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무뚝뚝한 것처럼 보이지만 굴을 딸 때면 노래를 부르던 아빠, '배운'사람임에도 자신을 낯추어 모든 일에 감사하고 공손한 엄마, 약간 노망기가 있어 특히 휘즈와 엄마를 골탕먹이던 할머니, 농담조차 알아듣지도 못하던 아이가 늠름한 청년이 되어 돌아온 콜, 그리고 어느날 불쑥 섬으로 들어와 휘즈에게 가장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선장할아버지. 쌍둥이 자매를 둘러싼 인물들은 한 명 한 명 참으로 선명하고 매우 특징적인 인물로 이 소설을 빛나게 하는 조연들로 훌륭한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스토리, 인물, 메시지, 어느 하나 부족할 것 없는 아름다운 성장소설 [나를 사랑한 야곱]. 내 찬사가 부족하여 아쉽다고 느끼는 책이... 이 책이 참 오랜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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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8-07-24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있는 중인데 정말~ 매력적인 책이라 생각해요.^^
처음에 책 제목 보고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리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더군요.^^
책 속 캐릭터들이 개성있고 매력적이어서 마음이 끌립니다.^^

님~ 오랜만에 제가 글 남기네요.^^ 더운 여름에 잘 지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