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하는 햄스터 이야기 보물창고 1
플로랑스 데마쥐르 지음, 이효숙 옮김, 베르나데트 퐁스 그림 / 보물창고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다른 분들의 서평을 보니 참 재미있고 의미있게, 한껏 음미하며 읽으셨다 봅니다. 음.. 솔직히 저는 그렇게까지는 아니고.. 그냥 괜찮은 정도로 느껴지네요. 

책을 좋아하는 햄스터가 살았고, 다른 친구 햄스터들은 그를 놀렸고, 그래서 그는 아예 책을 싸들고 외딴 곳으로 가서 책궁전을 지었다는 중반부까지가 그래도 재미있었어요. 책을 매우 좋아하는 아이는 친구들 사이에서 별난 아이라고 한다던데, 그 상황과 심정이 십분 읽혀지더군요.

친구 햄스터들이 그를 다시 찾아갔고, 그러면서 느낀 바 있어 변화하게 되었고, 서재 주인까지 찾아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는 후반부는 이야기 전개가 앞부분 보다 덜 자연스러워 보여요. 아마도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바로 이 부분이었을텐데, 그래서인지 편안하게 물 흐르듯 읽히던 앞부분과 달리 욕심을 부려 걸음이 성큼성큼 빨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또, 책을 보던 내내 뭔지는 모르겠는데 뭔가 어색하다(?)고 느꼈던 것의 정체를 늦게서야 알았는데, 책 판형이었군요. 이야기 보물창고 시리즈가  혼자 책을 읽기 시작한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했는데, 그래서 그림책만큼 그림도 많고 동화책만큼 글도 많아서 이 책의 크기로는 그 모두를 담기에 버거워보였던 것이지요. 제 눈이 너무 까다로워서인지도..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햄스터>는 분명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주인공과 스토리를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의 딸도 흥미롭게 읽었구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만점은 아니라도 합격점은 무난합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07-08-26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누구신가 했더니, 이 글 보니 생각이 확~~ 납니다~ㅎㅎ 박자매 언니 ^*^
아이들은 이 책, 참 좋아하더군요. 무난한 합격점이란 말씀, 솔직한 평이 좋습니다!
 
해님 유치원의 비밀 친구 - 나 일곱 살이야, 세계창작 01
사이토우 에미 지음, 안미연 옮김, 오카모토 준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해님 유치원의 비밀친구>는 나도 모르는 사이 불쑥 어른이 되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쬐끄만 녀석들이 비밀은 무슨 비밀..!'이라며-나도 그땐 분명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었건만!-꼬맹이 취급을 하고 마는 나에게 한 방 펀치를 날린다. 더구나 그것이 어른의 세계에선 절대 불가능한, 오직 어린이 세상에서만 가능한 일이니 어찌 그들에겐 소중한 비밀이 아니겠는가. 하긴, 유치원 교실과 마당과.. 곳곳에 은근히 숨겨져 있는 아이들의 비밀친구는 아마 꼭 비밀이 아니더라도 어른들은 결코 보지도 알지도 못하리라.

펜으로 그린 간결한 느낌의 삽화는 비밀친구와 유치원 아이들의 맑은 얼굴과 표정까지 훌륭하게 그려냈고 글과도 참 잘 어울린다. 단층 유치원, 아이들이 엄마 손을 잡고 하교하는 풍경 등 일본풍이 진하게 묻어나는 것 또한 나쁘지 않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일본을 제대로 느껴낼테니까.

맨 마지막 장에 나와있는 간략한 해설(?)에 따르면 여기에 나오는 비밀친구들이 아이들의 감정을 다스리는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내 느낌은 굳이 그런 의미를 부여하려하지 않아도 아이들에게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듯 싶다. '어른들은 모른다'는 스릴만으로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녕, 바나나 달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4
이연실 글.그림 / 한솔수북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3살난 저의 아들도 달을 좋아합니다. 둥그런 보름달보다는 날씬한 초승달을 더 '달'스럽다고 인지하지요.  
[안녕, 바나나 달]의 달도 초승달이네요. 바나나처럼 날씬한 초승달, 바나나 달.

주인공 송이가 바나나 달을 그리고 난 후 만나고 눕고 보는 거의 모든 사물이 바나나 달 모양이랍니다. 나무에 걸쳐둔 간이침대, 하늘을 나는 새, 그네, 꽃, 우산, 그리고 괴물까지. 달 모양으로 약화한 아이디어가 신선합니다. 괴물과도 친구가 된 송이. 바나나 배 위에 꽉꽉 들어찬 친구들의 모습이 재미있고, 집에 돌아와선 모두 지붕 위에 올라가 앉아있는 마지막 장의 그림이 참 예쁘네요.  

파스텔톤의 따뜻한 느낌과 함께 그림 참 잘 그렸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그림책입니다. 글보다는 그림을 높이 사고 싶고, 남자아이보다는 여자아이에게 선물하고 싶은 예쁜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왕과 나, 김처선
이수광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허리를 90도로 꺾고 소맷자락 안으로 양 손을 모아 잡은 채로 서있는, 얇고 높은 목소리로 '주상 전하 납시오'라고 외치는, 내가 알고 있는 '내시'의 정체는 그것뿐이었다. 내가 어렸을 때 보았던 TV 사극에서 그들은 붙박이로 서있기만 하는 엑스트라였고, 코미디극에선 남자구실을 못하여 놀림감이 되는 단역이었으니, '내시'는 나의 관심권 안에 들어오지 않았고, 더 솔직히 말하면 그들의 존재를 단 한 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왕과 나, 김처선]를 받아들곤 이렇게 두툼한 책으로 나올만큼 이야기거리가 많은 건가, 조금 의아하기도 했다. 그 유명했던 영화 '왕의 남자'도 보지 않았으니 도무지 상상하기가 어려웠다. 내시를 주인공으로 하여 이렇게 재미난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것을!  

김처선은 조선 전기의 내시다. 예종 후기부터 연산군의 폭정이 극에 달하는 때까지 궁궐에, 임금 옆에 있었던 '왕의 남자'. 임금과 내시는 최고의 君과 최하의 臣이라는 극과 극의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빛과 그림자처럼 늘 한 몸으로 붙어있었으니 비록 그 존재의 크기가 다르더라도 사사로운 마음을 나누는 오랜 친구와도 같았으리라. 때문에 임금 성종은 폐비 윤씨가 사약을 받아 죽은 후에 윤씨를 살려달라며 읍소한 김처선의 엉뚱한 말을 새겨들었고, 연산군은 중국고사를 빗대어 그의 방탕함을 꾸짖는 김처선의 직언에 연회를 폐하였지 않았겠는가. 이처럼 내시 김처선의 告함이 곧장 임금의 귓속을 파고드는 것이야말로 나라의 최고 권력자 발밑에 따라붙는 그림자의 소임이자 의미였을 것.     

[왕과 나, 김처선]은 왕비 자리를 놓고 왕실 전체가 아귀다툼을 벌이는 장면들과, 권력의 그늘에 빌붙는 조정 대신과 내시들의 미천한 행보들과, 그 와중에도 신뢰하고 또는 불신하는 내시들간의 머리싸움이 밀도높게 그려졌다. 동시에 그 어느 것 하나도 밀리지 않을만큼 이것과 저것이 팽팽한 긴장 속에 잘 어우러져 있기에,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에 막힘이 없다. 계속되는 새로운 사건과 새로운 실마리, 새로운 반전, 그리고 그 중심에 흐트러짐없이 선 내시 김처선. 이것은 내시의 이야기일 뿐 아니라 역사의 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스케일이 큰 역사극과도 같다. (이 책을 거의 다 읽어갈 때 쯤에야 곧 드라마로 방송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  

최근 역사소설이 부쩍 많아지는 것은 역사는 누구의 관점에서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앞으로도 상당수 출간될 것이라고 분석한 한 작가의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다. 매우 공감하는 내용이었는데, 내가 이렇듯 김처선을 통해 조선 전기의 역사를 만날 줄이야?! [왕과 나, 김처선]은 실재인물인 내시 김처선의 발굴, 왕의 남자 내시에 대한 조명, 왕권을 둘러싼 암투, 역사소설로서 흥미로운 소재를 재미있게 잘 엮었다. 기존의 역사소설과는 맥락을 달리 하는 색다른 역사소설이다. 만족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07-08-24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너무 인기에 영합하는 게 아닐까, 조금 미심쩍은데요......

개구리 2007-08-25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날카로운 한 말씀! ^^ 저도 제목을 보는 순간 딱 그 생각부터 들긴 했어요.
제가 영화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이 재미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합니다만,
축 늘어지는 부분 없이 스피디하게 전개되기 때문에 쏙 빨려드는.. 그래서 별 많이 줬어요 ^^
 
놀라운 호랑이 눈높이 모형 과학실 7
폴 벡 글, 이충호 옮김 / 대교출판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동물의 몸속이 훤히 들여다보여 마치 해부하듯 장기와 뼈와 근육을 살펴볼 수 있는 모형 덕분에 은근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 시리즈. 저 역시 어린이 과학책을 서치하면서 책 중앙을 파내고 모형을 넣은 이 과학책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동물의 몸을 해부해보기란 웬만해선 불가능에 가까우니까요. 

이 시리즈가 8권까지 나온 것으로 압니다. <놀라운 자동차> 한 권을 제외하면 모두 동물인데, 저의 선택은 7권 <놀라운 호랑이>였지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맹수 호랑이라면 첫시작으로 괜찮을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괜찮았습니다. 일단 책 내용은 차치하고 모형부터 몇 번이고 자꾸 보게 되더군요. 한 장씩 넘길 때마다 갈비뼈와 다리뼈가 나오고(골격계), 심장이 나오고(심폐계), 위와 간이 나오고(소화계), 생식계, 신경계, 근육계, 피부계 모형이 나오니 사진이나 그림으로 보는 것과는 확연하게 다르지요. 처음보는 이 모형이 신기해서 초등생 딸은 물론 아직 어린 아들까지 감탄사를 터뜨렸고, 이 3차원 모형이 책에 대해 얼마나 큰 흥미와 집중을 유발시키는 매개체인가가 느껴졌습니다. 

또 중앙 모형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빽빽하고 채우고 있는 설명부분은 생각보다 상당한 양의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해당 모형에 대한 설명글은 물론, 관련 기능과 역할, 또 그와 비교할 수 있는 다른 동물들의 예 등. 글의 배열이 다소 복잡해보일 수 있지만 꼼꼼히 읽어보면 사실은 모형보다 글(정보)가 더 만족스러웠어요.   

엄마인 저 역시 먼저 모형을 흥미롭게 살펴보았는데, 이런 모형과 설명을 조합한 아이디어가 훌륭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만, 모형을 자꾸 들여다보니 플라스틱으로 만든 이 모형 재질이나 색깔, 마무리 처리가 조금 미흡한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말하자면.. 자꾸 보면 그리 고급스럽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자꾸 볼수록 모형보다는 글(정보) 쪽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어요. 하지만 아이들은 고급이니 저급이니 상관없이 일단 모형 그 자체에 환호하기 때문에 두고두고 몇 번이고 들춰본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겠어요. <놀라운 호랑이>, 아이들에겐 정말 놀라운 호랑이가 맞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