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지하기

은이가 200단어쯤 했을때... 이제 할 단어가 바닥나기 시작했습니다. <총명한 아이로 만드는 아기대화법>을 보니, 25개월 정도 된 아이들이 알고 있는 단어(비록 말로는 표현못해도 알고있는 단어 포함)가 대략 600에서 800개의 단어라고 하는데... 분명히 은이는 내가 알지못하는 훨씬더 많은 단어를 알고 있을텐데... 도저히, 알수가 없더라구요. 은이 얼굴을 빤히 보고~ 자~ 말해봐라~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옌이는 도통 말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생각해낸것이... 옌이가 하루중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 어린이집이기에... 어린이집과 관련해서 많은 단어를 알고 있을거라는 확신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어린이집부터... 서서히 사물인지를 확인하고, 바로 즉시... 확인된 것은, 단어놀이로 들어갔습니다. 다음은 제가 은이 사물인지할 때 사용한 방법입니다.


1) 어린이집에서 배운것과 친구들 이름

옌이 어린이집에서는 매일 매일 선생님께서 관찰기록장을 써주시고, 또 어린이집 홈페이지에 옌이의 사진과 활동들에 대해서 자주 글을 올려주셔서... 옌이가 어린이집에서 그날그날 배웠거나 신나게 했던 활동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관찰기록장에 옌이가 누에고치 관찰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는 내용을 읽고, 옌이에게, 인터넷에 올려진 사진을 보고 무엇인지 물어보니... 역시나 옌이는 <누에>, <돋보기>라고 분명히 이야기하며, 이미 충분히 인지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색깔, 비오는날... 에 대해서, 옌이는 많은 단어를 인지하게 되었어요.

또한... 옌이 친구들 이름이 홈페이지에 올려져있어서, 혹시나 싶어서, 옌이에게 친구들 사진을 보며 한명한명 이름을 불러주며 어디에 있니... 라고 물어보니, 옌이는 정확하게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명의 아이들사진에서, “옌아, 도윤이 어디있니?”하면, 옌이는 정확하게 손으로 짚어갔고, 10명의 아이들을 정확하게 손으로 짚었습니다. 게다가 선생님들의 이름까지도 알고 있었습니다. “김민지선생님 어디계시니?” 하면, 정확히 짚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아이들 이름과, 선생님의 이름, 어린이집 이름을 또 확장시켜 나갔지요.

한가지 인상적인 일은... 어느날 예은이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전화를 하셔서 저에게 옌이가 글자를 아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 왜그러냐고 물어보니... 옌이가 책상이나, 신발장, 게시물에 붙은 친구들의 이름을 다 알고 있더라는 겁니다. 선생님들이 너무 놀라서 혹시나 싶어... 옌이가 글자를 아는 것이 아니라, 위치나 순서를 외우고 그러는 줄 알고, 직접 손으로 써서 보여주니까, 그때도 옌이가 다 읽어냈다고 하시더라구요.


2) 동요부르기

옌이가 22개월쯤 되었을때부터... 삼성에서 나오는 동요씨디를 계속 들려주었더니, 옌이는 24개월쯤에 거기에 나오는 동요들(35곡정도 될겁니다)을 거의 다 외우고 있었습니다. LISTENING이 아니라, HEARING으로 다 듣고 있었지요. (우리 옌이가 뛰어나서 그런것이 아니라, 이 개월수에는 정말 놀라운 흡수력을 보입니다. 한번 시도해보세요) 게다가, 어린이집에서도 자주 동요를 듣고, 배우니까... 나중에는, 어린이집에서 배운 동요가 씨디에서 나오면, 계속해서 “또또또”하며, 10번도 반복해서 그 노래를 따라불렀습니다. 그리고, 25개월부터는, 옌이가 제가 알지못하는, 우리집에는 없는 동요를, 어린이집에서 배워와서 율동과 함께 부르기 시작했어요. <멋쟁이 토마토>, <가게놀이>는 제가 그때 옌이에게 배운 동요지요. 그래서, 그 가사에 나오는 단어들을 중심으로 단어놀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삐악삐악 병아리, 아빠곰 엄마곰, 우유좋아, 아빠 힘내세요,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병원놀이등등을 했습니다.


3) 가족이름

아빠, 엄마, 동생, 조카들, 할머니, 할아버지...이름을 해보았는데, 옌이는 이것도 좋아했습니다. 엄마, 동생, 조카들이름은 바로 외웠구요, 아빠이름은 발음이 어려워서 말은 못했지만, 정확하게 아빠이름을 알고 항상 그 카드를 아빠에게 주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이름은 조금 시간이 걸리다가, 결국에는 알고 있더라구요. 제가 계속 어린이집에서 하는대로, “예은이 할머니 이름이 뭐예요?”하고 자주 물어보았거든요. 그러면, 옌이가 대답못해도 저 혼자서 “김정자입니다”하고 계속 반복적으로 해주었지요. 쩝... 그래서, 나중에는 외할머니와 친할머니... 이름으로 부르는 하극상의 풍조~까지 갔었습니다. 할머니가 전화하셨는데... “김정자~”하고 부르는 겁니다 ㅋㅋㅋ

언젠가 싱크대에서 일하고 있는데, 식탁에 앉아있던 옌이가 가족이름을 차례대로 말하고 있더라구요. 그때는 가족이름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을때였고, 특히나 옌이가 아빠이름을 아주 어려워할때라... 옌이가 글자를 알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암튼... 처음에는 외워서 그런줄 알았는데... 느낌이 이상해서... 돌아보니... 옌이가, 제 가방에서 주민등록등본과 의료보험증을 꺼내어서 읽고 있었던 겁니다. 옌이는 아빠이름을 정확하게 알고, 발음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옌이는 우편물이 오면 그 속에서 아빠, 엄마이름 찾아서 읽는 것을 넘 좋아하게 되었지요. 


4) 책많이 읽어주기

제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것이 책읽기 였습니다. 내가 옌이에게 글자를 일찍 가르쳐주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함이니... 또 무엇보다도 책을 통해서 많은 간접경험을 할수 있으니 사물인지로 책이 좋았지요. 게다가, 옌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책은 굉장한 반복을 하는 스타일이라... 사물인지하기가 정말 좋았지요. 그래서, 더 열심히 계속적으로 책을 읽어주었지요. 창작뿐만 아니라... 이때는 자연도감을 많이 보았는데, 옌이는 자연도감이나, 식물도감을 보면서, 자기가 아는 사물을 지적하고 단어를 읽는 것을 좋아했어요. 자연히... 자연관찰책을 가까이할수 있는 큰 계기가 되었고... 게다가 어린이집에서 배웠는데, 내가 알고 있지도 못하던 동물들이나 채소들(코알라, 캥거루, 펭귄, 고래등등)까지 옌이가 인지되어 있는 것을 알수 있어서 넘 좋았지요~

예를 들어... 토들피카소의 “고릴라야 잘자”에서는 “잘자”가 반복이 되니... 자연히 단어인지 할수 있었구여, 까꿍그림책의 “생글생글 싱글벙글”도 다 할수 있었어요.


5) 집곳곳에 이름표붙이며 놀기

이렇게 하면서... 단어를 확장시키다 보니... 나중에는 옌이가 하루에 15개에서 20개까지 단어를 외우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래서, 빨리 사물인지를 하기 위해서, 집 곳곳에 사물이름을 써놓고 붙여두었는데요... 이것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의외로... 옌이가 알고 있는 단어들이 정말 많더라구요. 퍼즐, 블록, 커텐, 에어컨, 베란다, 화분, 액자, 또, 액자안에 있는 아빠, 엄마가 입고 있는 옷이나 장신구들까지... 정말 많더라구요. 신발장에서도, 단순히 신발뿐만 아니라, 장화, 샌달, 구두, 운동화, 고무신, 슬리퍼등등이 있었구요. 집이 좀 지저분해지지요~


6) <총명한 아이로 만드는 아기대화법>대로 대화하기

마지막으로 이 책이 참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36개월이전의 아이들에게 어떻게 엄마가 말을 효율적으로 하는가에 대해서, 정말, 너무 잘 설명해주고 있는 책입니다. 그래서, 이 책대로, 옌이에게 말을 해보니... 자연스럽게, 단어가 확장되고, 또 대분류에서 소분류까지... 범위가 넓어지더라구요. 예를 들어, 동물이라는 말을 모르고, 고양이, 개, 사자등을 아는 옌이에게, 제가 일부러 자주, “여기에 사자가 있네~”라고 말하지 않고,  “여기에 옌이가 제일 좋아하는 동물이 있네. 그 동물 이름은 사자~네” 하고, 자주자주 “옌이가 제일 좋아하는 동물은” 혹은 “아빠(엄마, 동생, 할머니등등을 넣고)가 제일 좋아하는 동물은”하면서, 단어인지뿐만 아니라, 대분류, 소분류개념까지 심어줄수 있었어요. 옌이가 특히나 그림책중에 “야옹이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은”이 있었기에, 옌이는 곧잘 이 놀이를 좋아했습니다. “옌이가 제일 좋아하는 동물은?”하면서, 옌이가 “고양이”하면, 흉내를 내도록 하니까... 넘 좋아하더라구요. 이렇게해서, 음식- 국수 떡, 신발-부츠, 구두, 운동화, 옷-티셔츠, 바지 치마등등으로 분류하는 것도 많이 했지요~

또, 의성어를 많이 하면 좋으니까, 특별히 의성어, 의태어를 많이 쓸려고 정말 노력많이 햇습니다. 반듯반듯 네모난 비누~ 미끈미끈 비누를 쓱싹쓱싹 비비면 거품이 보글보글~ 저기에 부릉부릉 자동차, 애앵애앵 소방차, 칙칙폭폭 기차가 가네, 동생이 방귀를 뽕~트림을 끄윽~ 옌이가 똥을 끄응끙 끄응끙~눕니다~  눈사람처럼, 구름처럼, 동생 기저귀처럼 새하얀 우유~...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자꾸 쓰다보면... 익숙해집니다~


7) 월드컵~을 이용하기

월드컵때는 월드컵을 많이 활용했습니다. 마침 어린이집에서도 꼭지점댄스를 배워왔더라구요. 그래서,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 “축구공” “프랑스” “토고” "영국“등을 또 배웠지여~ 식탁옆 벽에 세계전도를 붙여놓고, 계속해서 밥먹을때마다 한번씩 “대한민국이 어디있니” 라고 묻고 제가 가르쳐주고... 그러면서, 국기와 위치, 나라이름과 글자들을 하나씩 외워갔어여~ 지금도 한국,프랑스, 일본은 알지여.

또... 옌이가 뿡뿡이를 미끄럼태워주고 있거나, 유모차를 태워주면... “옌아, 뿡뿡이 토고에 가니, 프랑스에 가니?”하면 옌이는 토고, 혹은 프랑스... 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8월달로 옌이 한글깨치기를 끝낼려고 했는데, 직장이 바쁜 관계로... 아직 낱글자를 하고 있네여. 빨리 끝내주고 싶은데여...


암튼... 계속 글은 올릴께여.


이렇게 해서... 통문자 350개쯤 했을때... 이제 옌이에게 통문자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제... 통문자를 마감할때가 된것이지요. 그때부터... 저도 슬슬... 막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ceylontea 2006-08-31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현이 아직 한글떼기는 멀었어요.. ^^ 제가 바빠서 못 챙겨주니.. 진도가 안나가는데.. 슬슬 할라구요...
깡지님 글에 한글떼기 관련 글도 있어요.. 보심 도움이 되실듯.. ^^
지현이의 경우는 글자에 관심을 보인것이 18개월쯤 인 것 같아요. 이지현의 '이'자도 썼었어요.. ^^ 너무 빠르다 싶어 그 때는 안했구요..
지현이의 경우는 통글자보다는 혼자 낱글자와 ㄱ,ㄴ,ㄷ과 ㅏ,ㅑ,ㅓ,ㅕ 그리고 받침까지 조합을 해요.. 그리하여 어찌 접근해야 할지 저야말로 난감.. ^^;;
저는 그냥 좀 천천히 갈려구요..(시간적인 여유도 없구요.. ㅠㅠ;)

Mephistopheles 2006-08-31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제 슬슬 방의 벽에다가 가나다라 붙이고 에비시디 붙여 놔야 할 때가 된 듯한데 말이죠...^^

예은맘 2006-09-01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 지현이가 18개월에 이 자도 썼다구여??? 와, 제가 이제껏 들어본 아이들의 비범함중에 최고의 것인것 같은데여~ 확실히, 지현이가 총명하게 생겼더라구여~

푸름이 사이트에 보니까, 한글접근은 두가지인것 같아여. 한가지는 통글자, 나머지는 자음, 모음 중심으로여~ 아이에 따라서, 그렇게 자음모음부터 시작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더라구요. 그런 아이들이 한글을 통글자보다는 더 빨리떼지여. 제 생각에는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여,
*통글자로 한글을 떼는 아이들 같은 경우는... 뭐라고 할까... 발산적 사고라고 할까여... 자기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터득해나갈수 있을것 같아여. 그리고, 스스로 사고하는 힘이 생길것 같아여. 그리고,
*자모음으로 익히는 아이같은 경우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수렴적 사고를 잘 할 것 같아여. 모든 세계가 일정한 규칙과 원리를 통해... 돌아간다는 것을 알수 있기에, 자신감이 생길것 같아여. 이과적 체질이라고나 할까여.
ㅋㅋㅋ 완전 제 생각입니다~ 사실... 제가 한동안 이 두가지를 놓고 골똘히 연구(???)해보았거든여~ 음... 누군가에게 이 연구실적을 알려주고 싶었는데, 실론티님께 ㅋㅋㅋ

예은맘 2006-09-01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오땐 메피님 오셨네여~ ㅋㅋㅋ 메피님 아이도 옌이또래지여~ 천재와 영재는, 엄마보다 아빠의 관심과 사랑이 크다고하는데, 메피님의 아이는~ 분명, 천재와 영재가 될 것이 틀림없네여~ 참, 한가지 권해드리고 싶은 것은, 가나다라... 벽그림 대신에, 통문자 벽그림을 붙여보세여. 과일, 동물, 탈것등을요. 그리고, 에비시디도 웬만하면, 한글이 없고, 에비시디 없는 통글자 중심으로여. 그런것 있잖아여. A apple B box같은게 좋은것 같아여~ 그리고, 수세기 벽그림은 아이들 손가락모양이 들어간게 재밌있는것 같아여. 1에 손가락 하나, 2에 손가락 둘 그림있는것 있거든여~

ceylontea 2006-09-12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좋은 이론이네요..
아이마다 아이에게 맞추어 해야하는 것이 맞는거 같아요.. ^^

예은맘 2006-09-13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 이론이라고 할것까지야... 쩝...^^
옌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늘 아쉽습니다~
지현이와의 사진이 넘 이쁘네여~

2006-09-13 1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9-15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9-15 1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3) 은이 한글 떼기  - 단어카드

은이 한글 떼기의 1등공신은 단연... 단어카드입니다. ㅋㅋㅋ 단어카드하면 좀 멋있어보이지만, 전 정말 여기 열심히 하시는 엄마들에 비하면,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의 허접한 것입니다. 제가 만든 단어카드는 종이박스있잖아요. 그 종이박스를 그냥 네모나게 잘라서 그 위에 검은 매직으로 단어를 써둔거지요. B5용지의 반정도지요. 쩝... 정말 단순과감^^하지요. 시간날때마다 종이박스 오리던 기억과, 언제쯤이면, 이 종이박스 오리는게 끝날까... 하는 생각을 했던 때가 기억나네요. ㅋㅋㅋ 하도 종이박스를 오려대니, 나중에는 마트에서 종이박스를 잡아보기만 해도, 자르기에 좋은것, 나쁜것이 분간이 될 정도가 되어버렸고, 저희집에는 항상 종이박스가 수북하게 쌓여있었어요~

암튼 제가 종이박스로 단어카드를 만든건, 아이와 자주 시간나는대로 놀아주자... 는 생각에서였으니, 우선은 카드가 튼튼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벽에 통문자로 붙여두면, 꼭 똑같은 문자를 단어카드로 만들어서, 아이가 가장 잘 노는 장소에 바구니에 담아 넣어두었어요.

처음에는, 제가 먼저, 아이앞에서 신나게 노는 장면을 보여주었어요. 제일 많이 한 놀이가 기차놀이였어요. 워낙 튼튼하고, 다들 직사각형이니까, 쭈욱~줄을 세우고 기차가 갑니다~ 또 굴뚝도 만들고~ 블록으로 다리도 만들고, 터널도 만들면서, 신나게 노니까... 아이도 아주 좋아라하면서, 가지고 놀기 시작하더라구요. 우리 은이가 제일 좋아한 놀이는, 단어카드를 모두다 모아서 미끄럼틀위에 올라가서 와르륵~ 떨어뜨리는 놀이였습니다. 그것을 그렇게 좋아라하더라구요. 나중에는, 바구니안에 단어카드가 많아지니까, 그것을 자기 손으로 다 들을수 없으니... 막 짜증을 낼 정도였구요.

아침에 한번, 오후에 한번... 벽에 인사하는 것은 계속 하고, 단어카드로 노는것은 수시로 였어요. 제가 주로 논 놀이는, 워낙 게으른탓에, 단어카드만 가지고 놀 수 있는 놀이였어요. 시장놀이, 낚시놀이, 귤껍질 놀이등 이었는데, 제가 직장맘이다보니, 나중에는... 도저히 시간내기가 어려워지더라구요. 그래서, 푸름이어머니처럼, 아이가 하는 활동마다 단어카드를 투입시켰답니다.

1) 블럭놀이할 때... 은아, <사자>가 같이 놀재~ 은이가 블럭달라고 하면, “영차영차 사자가 블럭을 옮겨줍니다~”... 이러면서 블럭위에 사자단어카드를 올려주는 것이지요.
2) 밥먹을때... 은아, <도깨비>한테, 밥먹으라...고 이야기해주자~
3) 응가할 때... 은아... <곰도 응가합니다~>...

암튼... 단어카드가 항상 바구니에 담겨서 바로 옆에 있으니, 제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생길때마다, 마구 닥치는대로 활용을 했습니다. 은이가 소파에서 뛰어내리고 있을 때도 얼른 바닥에 그림카드 깔아놓고, <양말>위에 폴짝 뛰어보자~...에구... 구겨졌네~ <다리미>로 다려주자~ 이러면서요... 정말 입이 아플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단어카드만들때, 실험삼아, 카드 한면은 글자, 반대면은 그림이나, 사진을 붙여보았는데요, 별로 좋지 않더라구요. 아이가 글자를 보려고 하지않고, 그림만 볼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어차피 인지가 다 되어있는 단어들이니, 그림아 굳이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5개정도만 그렇게 만들어보고, 나중에는 그림과 사진을 다 떼어버렸답니다.

암튼, 이런식으로 계속 하다보니, 은이가 단어카드를 좋아하게 되더라구요. 게다가, 아빠나, 다른 친척들이 올때마다 이 카드를 가지고 같이 놀아주고 칭찬을 받으니, 은이는 더 좋아라했구요~^^ 그래서, 통문자를 50개쯤 했을때는, 더 이상, 벽에 붙이는 것은 하지 않고, 단어카드만 만들기 시작햇어요.

나중에는 단어카드가 많아져서 큰 박스에 단어카드를 넣어두었는데, 은이는 그 박스를 열고, 하나씩 하나씩 단어카드를 보고 읽어내려가는 것도 너무 좋아했어요. 반대로 저도 확인도 할겸, 또 단어공부도 할겸, 은이가 “엄마, 할아버지... 어딨어요?”그러면, “그래, 함께 찾아보자~”하면서, 단어카드를 하나씩 내면서, 다시 크게 읽어주었지요. 거실에 두는 작은 바구니에는, 그날 그날 배우는 단어와, 그전날에 배운 단어..10개정도만 넣어두고, 2,3일을 신나게, 집중적으로 놀아주었어요.

은이는 나중에는, 이 카드를 가지고 상상놀이도 즐겨했어요. 특히, <아이스크림>같은 경우는, 있는 힘껏, 말아서, 그것을 아이스크림이라고 얼마나 빨아댔는지, 저에게도 먹어보라고 하고... 또, 한동안은, 각 그림카드를 각각의 사물이나 사람위에 올려둔다고, 온 집안이 그림카드로 도배될 정도였습니다. 콩순이카드는 콩순이옆에, 뿡뿡이카드는 뿡뿡이옆에, 아빠카드(인기만점이었지요)는 아빠가 퇴근해오면 항상 아빠에게 주고, 신발카드는 항상 현관 신발앞에, 동생카드는, 항상 동생배위에... 옌이는 정말 지치지도 않고, 늘 카드를 가지고 놀면서, "여기 있지~"하면서, 그 카드를 가지고 사물에 대응하는 놀이를 했었습니다. 아빠와 동생이 함께 자고 있으면, 살금살금 걸어가서, 아빠 배위에 <아빠>, 아빠이름 <강철중> 을 놓고 오고, 동생 배위에 <동생>, <강기찬>을 올려놓고, 제가 설거지하고 있으면 언제 왔는지... <엄마>와 제 이름 카드를 두고 갈 정도였어요~

이렇게 해서... 통문자... 150개 정도 하고나니... 할 단어가 없더라구요. 단어가 바닥나기 시작한거지요. 그때부터, 사물인지...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 은이 한글 떼기 - 이미지 문자

푸름이엄마의 한글똑떼기... 동영상을 보고, 그대로 따라서 해보았습니다. 제일 처음 시작한 통문자는... 아빠, 엄마, 우유, 호랑이... 4개였습니다. 종이 두 개씩 붙여서, 앞장에는 이미지 문자, 뒷장에는 그림을 그려서, 벽에 나란히, 은이의 키에 맞게 붙여두었어요. 제가 워낙 게을러서, 종이도 집에서 나뒹구는 이면지를 활용했구요, 그림도 검정 싸인펜으로 대충 그렸습니다. 푸름이 엄마처럼, 아빠...라는 단어에는 수염표시를 해두고, 엄마... 라는 글자에는, 빨간 색을 덧칠해두었지요. 우유, 호랑이는 잘 몰라서, 그냥, 문자로만 써두었구요. 참, 4단어 모두, 저는 먹글자로 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은이 통문자할 때, 처음부터 먹글자부터 시작했습니다. 제가 워낙 게으른탓도 있었고, 옌이의 능력을 한번 믿어보자... 싶었는데, 다행히, 옌이는 평소 책을 많이 봐와서 그런지, 먹글자에 대해서 전혀 어려움이 없었고, 길을 지나가다가, 혹은 그림책을 보다가, 빨간색이나, 파란색으로, 아빠, 엄마등의 통문자가 있어도 아무런 어려움없이 읽어냈습니다. 물론, 이렇게 읽어낼때마다, 제가 워낙에 칭찬을 많이 해줘서인지... 은이는, 신나라하면서~ 계속 읽어내더군요~

암튼... 은이가 한글을 처음 시작하던날... 이렇게 벽에 4개의 단어를 붙여두고, 은이가 어린이집 가기전에... <은아~ 엄마가 오늘 소개해줄 친구들이 있어~>하면서, 4개의 단어를 의인화해서 읽어주었어요~엄마, 안녕~ 아빠, 안녕~하면서요... 옌이는 내가 시키는 대로, 잘 따라했습니다. 그리고, 몇 번 반복한후, <은아, 엄마한테가서 빠이빠이하자~>하면서 확인을 해보니, 옌이는 엄마...앞으로 가서 빠이빠이를 하더라구요.

그리고, 어린이집에서 다녀오면 똑같은 방법으로 잘 다녀왔다고 인사를 시켰어요. 이런식으로 3일정도 하고나니... 은이는 아예, 습관이 되어서, 어린이집 가기전에 자기가 먼저 인사하고, 갔다와서도 자기가 먼저 뛰어가서, 글자들에게 인사를 하더군요.

처음에는 이렇게 4개의 단어로 시작해서,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여기 맘들이 올리신 글들을 보니... 이미지문자에 대해서, 상당히 고민하고 계신듯 한데, 저는 이미지문자를 거의 하지 않았어요.

처음에... 엄마, 아빠, 우유, 호랑이... 를 이미지 문자로 만들었는데도 무척 힘이 들더라구요. 게다가, <0세교육의 비밀>과 <우리 아이 한글 떼기>를 읽어보니, 이 저자들은 이미지문자를 하지 않더라구요. 또 평소에 은이가 책을 계속 보고 있으니, 굳이 이미지문자들을 안해도 문자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있을 것이라는 딸에 대한 큰 믿음^^을 가지고(사실은 엄마의 귀찮음), 그 다음부터는 이미지 문자를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미지문자 만들기가 너무 귀찮고 싫어서, 차라리, 이미지문자 하나 볼때, 먹글자를 더 많이 보여주자... 하는 각오를 가지고, 실제로, 입이 아플 정도로 생각날때마다 먹글자를 보여주었어요.

결론적으로... 처음에 4개만 만들은 셈이니, 저는 이미지 문자를 아예 안하고, 바로, 먹글자로 들어간 셈이지요. 그런데... 은이는... 전혀 거기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없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1) 은이 한글 떼기 - 시작단계

우리 은이는 29개월이구요, 현재 독립읽기 3권째 하고있고, 동시에 낱글자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한글 시작은 은이가 25개월때부터였구요, 중간에 제가 둘째를 낳아서 한달을 쉬었으니, 지금 한글 시작한지... 4개월이 되어가요. 철저히 엄마표 한글입니다.

저혼자서 진행하는 것이 약간은 따분하기도 하고, 주위에서는 저를 약간 별난 사람 취급하는것 같고^^ 아이가 한글을 떼어가는 과정을 보며, 신기하기도 해서... 시간을 쪼개어... 이곳에 글을 조금씩 올려볼까 합니다.

은이에게 한글을 빨리 시작하게한 계기는 네가지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저의 전공을 살려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대학시절 영어와 독일어를 복수전공하면서, 영유아시절, 다시말해, 36개월이전 아이들의 천재적인 언어습득에 관한 놈 춈스키의 이론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과연 그럴까... 큰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것을 실험^^해볼수 없었지요. 그러다가, 우연히 교회에서 제가 이뻐하던 4살짜리 하진이에게 영어를 조금 가르쳐보았어요. 앞치마... 라는 말과, 영어표현 apron을 함께 아주 짧게 2분정도 가르쳐주었는데, 하진이의 apron발음은 정말 원어민과 꼭 같았습니다. 참고로, 하진이는 영어를 전혀 접해보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후, 제가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 하진이는 정확한 발음으로 영어와 한글을 다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때의 기쁨과 충격은 아주 컸었고, 내 아이를 낳으면, 꼭 실행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지요.

두 번째는, 아이와 실컷 놀아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직장맘인 관계로, 아이에게 짧은 시간이라도, 꼭 엄마와의 재미난 시간을 하루에 일정하게 가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공원에 놀러도 가고, 장난감도 가지고 놀고, 비디오도 함께 보고 했었는데... 어느 시기가 되니, 놀잇감이 고갈이 되고, 한계가 생기더군요. 그래서, 재미삼아, 장난삼아, 한글을 가지고 실컷 놀아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매일매일 아이와 한글을 가지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놀았습니다.

세 번째는, 아이에 대한 믿음입니다.

아이들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는 확신에 가까운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놀라운 잠재력과 능력을 믿고, 한글을 통문자부터 시작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스탠드형 달력에 가족사진을 각기 붙여두고, 가족 앨범처럼 만들어서, 달력처럼 티비위에 세워두었었는데, 은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겁니다. 그것을 가지고 혼자서 "아빠,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 이모, 언니, 숙모, 오빠야~"하면서, 정말 마르고 닳도록 가지고 노는 겁니다. 나중에는 식상해질 정도로 말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은이가... 적어도, 아빠,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라는 단어는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글을 가르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생때문입니다.

24개월차이나는 동생이 생기면서... 푸름이부모님의 말이 자꾸 생각이 났습니다. 첫째가 빨리 한글을 떼면, 스스로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동생에게도 엄마가 책을 충분히 읽어줄 수 있다는 말이요. 게다가 저는 직장맘이니, 더욱더 이것이 필요했지요.

이러한 믿음으로 은이에게 한글을 조금씩, 아주 조금씩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거의 놀이수준이었지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미설 2006-08-12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도도 한글 시작했다가 지금은 완전 휴업상태랍니다. 본인이 슬슬 답답해하는데 아직은 마음뿐이지 정작 가르칠만한 여력이 없어요.. 더구나 알도는 이제 딱 할만한 시기라(40개월) 맘이 편칠 않아요. 선생님부르기는 왠지 싫구요.. 올해도 잘 안되면 내년엔 선생님 불러야겠죠.. 예은이 화이팅!

예은맘 2006-08-12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 에고~ 역시나, 아이둘 엄마라 이 시간 아니면 시간이 안나시죠? ㅋㅋㅋ 저도 두녀석~ 재워놓고, 이제서야, 인터넷에 들어와, 스트레스도 풀고, 저만의 시간을 갖습니다. 아무래도 동생이 있으니, 엄마가 가르치고 싶어도, 정말 시간이 안되지요. 알도는 책을 많이 봐와서, 한글을 쉽게 잘 뗄거예요. 책 많이 보는 아이들은, 엄마가 그림책의 제목만 손가락으로 짚고 읽어주어도 한글을 뗀다고 하더라구요. 알도는 잘 할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