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은이 한글 떼기  - 단어카드

은이 한글 떼기의 1등공신은 단연... 단어카드입니다. ㅋㅋㅋ 단어카드하면 좀 멋있어보이지만, 전 정말 여기 열심히 하시는 엄마들에 비하면,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의 허접한 것입니다. 제가 만든 단어카드는 종이박스있잖아요. 그 종이박스를 그냥 네모나게 잘라서 그 위에 검은 매직으로 단어를 써둔거지요. B5용지의 반정도지요. 쩝... 정말 단순과감^^하지요. 시간날때마다 종이박스 오리던 기억과, 언제쯤이면, 이 종이박스 오리는게 끝날까... 하는 생각을 했던 때가 기억나네요. ㅋㅋㅋ 하도 종이박스를 오려대니, 나중에는 마트에서 종이박스를 잡아보기만 해도, 자르기에 좋은것, 나쁜것이 분간이 될 정도가 되어버렸고, 저희집에는 항상 종이박스가 수북하게 쌓여있었어요~

암튼 제가 종이박스로 단어카드를 만든건, 아이와 자주 시간나는대로 놀아주자... 는 생각에서였으니, 우선은 카드가 튼튼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벽에 통문자로 붙여두면, 꼭 똑같은 문자를 단어카드로 만들어서, 아이가 가장 잘 노는 장소에 바구니에 담아 넣어두었어요.

처음에는, 제가 먼저, 아이앞에서 신나게 노는 장면을 보여주었어요. 제일 많이 한 놀이가 기차놀이였어요. 워낙 튼튼하고, 다들 직사각형이니까, 쭈욱~줄을 세우고 기차가 갑니다~ 또 굴뚝도 만들고~ 블록으로 다리도 만들고, 터널도 만들면서, 신나게 노니까... 아이도 아주 좋아라하면서, 가지고 놀기 시작하더라구요. 우리 은이가 제일 좋아한 놀이는, 단어카드를 모두다 모아서 미끄럼틀위에 올라가서 와르륵~ 떨어뜨리는 놀이였습니다. 그것을 그렇게 좋아라하더라구요. 나중에는, 바구니안에 단어카드가 많아지니까, 그것을 자기 손으로 다 들을수 없으니... 막 짜증을 낼 정도였구요.

아침에 한번, 오후에 한번... 벽에 인사하는 것은 계속 하고, 단어카드로 노는것은 수시로 였어요. 제가 주로 논 놀이는, 워낙 게으른탓에, 단어카드만 가지고 놀 수 있는 놀이였어요. 시장놀이, 낚시놀이, 귤껍질 놀이등 이었는데, 제가 직장맘이다보니, 나중에는... 도저히 시간내기가 어려워지더라구요. 그래서, 푸름이어머니처럼, 아이가 하는 활동마다 단어카드를 투입시켰답니다.

1) 블럭놀이할 때... 은아, <사자>가 같이 놀재~ 은이가 블럭달라고 하면, “영차영차 사자가 블럭을 옮겨줍니다~”... 이러면서 블럭위에 사자단어카드를 올려주는 것이지요.
2) 밥먹을때... 은아, <도깨비>한테, 밥먹으라...고 이야기해주자~
3) 응가할 때... 은아... <곰도 응가합니다~>...

암튼... 단어카드가 항상 바구니에 담겨서 바로 옆에 있으니, 제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생길때마다, 마구 닥치는대로 활용을 했습니다. 은이가 소파에서 뛰어내리고 있을 때도 얼른 바닥에 그림카드 깔아놓고, <양말>위에 폴짝 뛰어보자~...에구... 구겨졌네~ <다리미>로 다려주자~ 이러면서요... 정말 입이 아플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단어카드만들때, 실험삼아, 카드 한면은 글자, 반대면은 그림이나, 사진을 붙여보았는데요, 별로 좋지 않더라구요. 아이가 글자를 보려고 하지않고, 그림만 볼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어차피 인지가 다 되어있는 단어들이니, 그림아 굳이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5개정도만 그렇게 만들어보고, 나중에는 그림과 사진을 다 떼어버렸답니다.

암튼, 이런식으로 계속 하다보니, 은이가 단어카드를 좋아하게 되더라구요. 게다가, 아빠나, 다른 친척들이 올때마다 이 카드를 가지고 같이 놀아주고 칭찬을 받으니, 은이는 더 좋아라했구요~^^ 그래서, 통문자를 50개쯤 했을때는, 더 이상, 벽에 붙이는 것은 하지 않고, 단어카드만 만들기 시작햇어요.

나중에는 단어카드가 많아져서 큰 박스에 단어카드를 넣어두었는데, 은이는 그 박스를 열고, 하나씩 하나씩 단어카드를 보고 읽어내려가는 것도 너무 좋아했어요. 반대로 저도 확인도 할겸, 또 단어공부도 할겸, 은이가 “엄마, 할아버지... 어딨어요?”그러면, “그래, 함께 찾아보자~”하면서, 단어카드를 하나씩 내면서, 다시 크게 읽어주었지요. 거실에 두는 작은 바구니에는, 그날 그날 배우는 단어와, 그전날에 배운 단어..10개정도만 넣어두고, 2,3일을 신나게, 집중적으로 놀아주었어요.

은이는 나중에는, 이 카드를 가지고 상상놀이도 즐겨했어요. 특히, <아이스크림>같은 경우는, 있는 힘껏, 말아서, 그것을 아이스크림이라고 얼마나 빨아댔는지, 저에게도 먹어보라고 하고... 또, 한동안은, 각 그림카드를 각각의 사물이나 사람위에 올려둔다고, 온 집안이 그림카드로 도배될 정도였습니다. 콩순이카드는 콩순이옆에, 뿡뿡이카드는 뿡뿡이옆에, 아빠카드(인기만점이었지요)는 아빠가 퇴근해오면 항상 아빠에게 주고, 신발카드는 항상 현관 신발앞에, 동생카드는, 항상 동생배위에... 옌이는 정말 지치지도 않고, 늘 카드를 가지고 놀면서, "여기 있지~"하면서, 그 카드를 가지고 사물에 대응하는 놀이를 했었습니다. 아빠와 동생이 함께 자고 있으면, 살금살금 걸어가서, 아빠 배위에 <아빠>, 아빠이름 <강철중> 을 놓고 오고, 동생 배위에 <동생>, <강기찬>을 올려놓고, 제가 설거지하고 있으면 언제 왔는지... <엄마>와 제 이름 카드를 두고 갈 정도였어요~

이렇게 해서... 통문자... 150개 정도 하고나니... 할 단어가 없더라구요. 단어가 바닥나기 시작한거지요. 그때부터, 사물인지...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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