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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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글에는 전쟁의 무서움과 자연의 풋풋함, 그리고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공존해 있었다.
 <그 많던 싱아를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봤던 전쟁의 허허로움은 공포와 함께 그녀에게 각인되어 "장구한 세월을 냉동 보관된 식품처럼 썩은 것보다 더 기분 나쁜" 느낌으로 남았다. 전쟁을 책과 영화의 이미지로만 알고 있는 나에게는 쉽게 다가서기 힘든, 가볍지 않은 경험이었다. 그녀의 삶 속에 녹아있는 아픔이 조용하게 다가왔다.
 또한 도시의 아파트 생활을 청산하고 한적한 시골로 이사하게 된 모습에서는 시골 소녀 같은 순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잔디밭을 가꾸기 위해 온갖 잡초와 씨름하는, 그러면서도 그 잡풀을 미워하기 보다는 정원을 이루는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시골 촌부의 모습처럼 다정해보였다.
 남편과 아들의 사별이 안겨준 슬픔도 아직 치유중임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았던 외아들을 잃은 어미의 마음은 담담한 문체 속에 녹아있었다.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가슴 한 곳에 응어리 진 슬픔은 쉽게 가시질 않아 보였다.

 박완서, 참 곱게 늙으셨다는 생각이 든다. 시골 할머니 같은 미소와 수수한 글맛이 보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하지만 그녀 역시 할머니는 할머니다. 점점 벌어지는 시대의 격차는 어쩔 수 없는 가 보다. 과거를 통해 오늘을 회상하는가 하면 최신 영화를 보고는 그 모호함과 잔인함에 혼란스러워 한다. 어쩌면 시간을 쌓아가는 이런 모습들을 통해 좀더 친근감을 갖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산문집에 등장하는 책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거창한 서평이나 독후감은 아니지만 소소한 일상과 어우러진 책 이야기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 책들을 통해 그녀의 감성을 유추해보면 어떨까. 부드럽고, 잔잔한 강물 밑에 감추어진 슬픔이랄까, 뭐 이런 애잔함이 묻어난다. 레이몬드 카버의 <대성당>,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존 코널리의 <잃어버린 것들의 책>은 꼭 읽어보고 싶다.
 특히 박수근 화백과의 인연이 인상 깊다. 미군의 초상화를 그려주며 어렵게 생활했던 화가를 고고한 서울대생이던 그녀는 극장에서 간판이나 그리던 '간판쟁이' 정도로 무시해 버렸단다. 하지만 화집에 실린 그의 그림을 보고는 "내가 그동안 그다지도 열중한 불행감으로부터 문득 깨어나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이런 경험은 그녀의 첫 소설, <나목>의 밑거름이 되었다. 철없던 젊은 날의 인연이 소설가로 첫발을 내딛는 중요한 버팀목이 되었다는 사실이 애잔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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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기 인문 A조 마지막 도서 : 심리학, 배신의 상처를 위로하다
심리학, 배신의 상처를 위로하다
이브 A. 우드 지음, 안진희 옮김, 김한규 감수 / 이마고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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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신에 대한 보고서이자 치유를 위한 영양제 같다고나 할까. 배신에 대한 심리적이고 논리적인 분석을 통해 그 과정과 파장을 살펴본다. 그렇다고 심리학에 관한 심각한 이론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종종 목격하게 되는 사건이나 저자의 상담내용을 통해 배신의 전 과정을 조망한다.
 특히 부부 사이의 배신, 가령 남편의 불륜으로 인해 배신당한 여성에게 초점을 맞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직은 남성중심의 사회이기에 여성은 중간자나 피해자의 입장으로 남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설사 가해자의 입장에 있었다고 한들 남성중심의 '우월주의'는 이를 용납하지 못했다. 아무튼 여성의 입장에서 배신을 그리다보니 여성의 삶에서 가장 큰 파장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불륜에 의한 남자의 배신이 화두로 떠오른 것 같다.
 불륜, 십년 전만 하더라도 입에 올리는 것조차 금기시되던 단어가 이제는 너무 흔한 가십거리가 되어버렸다. 그렇다보니 수많은 불륜과 배신 사례에도 불구하고 조잡한 재현드라마를 보는 정도의 느낌밖에 들지 않았다. 나와 내 가족만 깨끗하다면 평생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문제였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내 주변에서도 이런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부인과의 불화를 토로하는 친구들이 늘어났고 이혼을 고려한다는 말까지 들려왔다. 물론 그들 인생 모두가 극단적인 파국으로 치닫는 것은 아니지만 그 빈도는 시간이 갈수록 증가했다. 급기야 부인 몰래 만나고 있다는 '여친'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말하는 모습까지 보게 되었다. 집과 직장만 오가는 나를 소심남이라 비웃으며 말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똑같았다. "가정에서 즐거움을 찾는 시대는 지나갔다", "자신의 말을 귀담아 들어줄 친구가 필요했다". "인생의 황금기를 집구석에만 틀어박혀 지낼 것인가", "우린 친구로 사랑했어, 육체적인 관계로만 보지 말아줘", "남자는 원래 여러 여자를 만나야 돼"라고 자신의 바람을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그들이 자신의 부인에 대해서도 이렇게 관대할지 의문이다. 한마디로 '자신이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바람'이라는 것이다. 남자의 이중성은 자신을 합리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상대방, 특히 배우자인 여성에게 씻을 수 없는 큰 고통을 남기는데 문제가 있다고 하겠다.

 여성들이여! 남자들은 원래 이런 동물이다.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지저분(?)하고 멀리하기에는 조금 아까운, 그런 존재들이다. 남자를 사랑하되 맹신하지는 말라. 그는 당신의 믿음을 대해 무한한 사랑으로 보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이는 사랑을 미끼로 당신을 이용할 수도 있다. 당신의 정신과 육체를 갈아먹는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 장애)일 수도 있으며. 다른 여성에게 꽃과 다이아몬드를 선물한 후 한적한 모텔에서 섹스를 즐길지도 모른다.
 당신의 남편에게 뭔가 이상한 낌새가 느껴진다면 그 즉시 확인하라. 당신을 속이고 배신했다면 절대 용서하지 마라. 모든 잘못은 상대방에게 있지 자신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시 되돌릴 수 있다는 기대감은 버려라. 불편한 현실에서 도망치지 말고 냉철하게 직시하라. 자식과 이웃의 눈치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라! 결국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고 뒤틀어진 당신의 삶도 재위치를 찾을 것이다. 여성들이여, 배신을 두려워하지 말라!

 하지만 책이 중반으로 넘어갈수록 반복되는 내용에 이내 질려버렸다. 배신에 대해 '용서'를 강요하지 말라는 것과 자신을 믿고 시간과 함께 내버려 두라는 내용이 계속해서 반복된다. 그 사례와 방법이 조금씩 추가되고 변형될 뿐 전체적인 내용을 이미 다 알아버린 듯 했다. 소제목만으로도 그 내용이 확연해지니 좀처럼 읽을 맞이 나질 않았고 집중력도 떨어졌다. 이런 식의 처세서는 결국 '자신을 믿고 열심히 살라'는 결론으로 끝나게 마련이니 이미 결론을 다 알고 있는 꼴이 아니던가. 물론 새로운 사실들이나 구체적인 방안을 확인할 수도 있겠지만 배신이라는 비일상적인 소재가 갖는 제한점에 묻혀 버렸다. 뼈에 사무치는 배신을 당해보지 않는 나에겐 소귀에 들리는 경처럼 무감각하게 들렸다.
 또한 책의 구성에 대해 한마디 덧붙이자면, 권두에 위치한 "옮긴이의 글"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힘들다. 저자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문 앞에 버젓이 등장하는 옮긴이의 글은 안방을 차지한 집들이 손님처럼 당황스러웠다. 책 말미에 들어가는 역자의 글도 책의 본 의미를 훼손할 수 있다고 기피하는 마당인데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자신을 글을 서두에 밀어 넣었는지 모르겠다.
 결국 서둘러 책장을 덮어버렸다. 배신에 관한 세세한 내용은 다음에, 배신이 나를 집어삼키려는 순간을 위해 남겨놓기로 했다. 최소한 지금의 나에게는 배신이라는 극단적인 환경이 어울리지 않으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배신이라는 상황에 직면하지 않도록 살아가야 지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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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종료] 7기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1.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커피북>

 커피의 기나긴 여정과 함께 커피의 기원과 전파과정, 재배하고 수확 가공하는 과정, 커피를 둘러싼 국제적인 이해관계, 네슬레, 맥스웰하우스로 대변되는 대형 커피 업체와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스타벅스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커피로 인한 환경문제나 사회적 인식변화도 살펴본다. 가히 커피에 대한 백과사전이라 불러도 좋을 내용들이 매끄러운 번역과 함께 실려 있다. 
 한 잔에 커피에는 커피에 대한 수많은 사람들의 애정은 물론이고 저개발국 농민들의 배고픔과 다국적 기업의 이기심, 커피의 생산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투기 세력들까지 뒤섞여 있었다. 한마디로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역사가 혼합된 '인류의 문화사'였던 것이다. 



 
2.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커피북>
 한 잔에 커피에는 커피에 대한 수많은 사람들의 애정은 물론이고 저개발국 농민들의 배고픔과 다국적 기업의 이기심, 커피의 생산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투기 세력들까지 뒤섞여 있었다. 한마디로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역사가 혼합된 '인류의 문화사'였던 것이다. 


<파리는 깊다>
책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파리에 가보고 싶다는, 좀 더 자세하고 찬찬히 둘러보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인다. 유명 관광지도 좋지만 한적한 공원에 앉아 책도 보고, 북적이는 지하철을 타고 사람들을 구경하며 파리 속에 빠져들고 싶다. 전체를 둘러볼 욕심은 버리고 작은 공간에 담겨진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싶다. 


<왜 사람들은 싸우는가>
<행복의 정복>이 행복을 위한 개개인의 철학을 강조했다면 이 책에서는 행복을 국가나 사회와 같은 공적인 영역으로 확장해서 살펴본다. 개인의 욕구나 충동을 사회적 측면에서 살펴봄으로써 우리의 나아갈 방향을 확인해본다. 

 

<과일사냥꾼>
여기에는 과일에 대한 모든 것과 과일에 살고 죽는, 과일마니아들이 총출동한다. 그들에게 과일은 삶의 여유이자 놀이였고 목적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무관심하게 먹어오던 과일에 의미가 더해줬다. 과일 사냥꾼과 함께 과일에 대한 친숙하고도 낯선 탐험을 시작한다.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
'노무현'에 대해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였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떠나 서민의 편에 서서 국정을 이끌려했던 노력과 눈물이 세삼 느껴진다. 나날이 혼탁해지는 사회를 살면서 그의 죽음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3. 신간평가단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맹목적인 충동은 파멸과 죽음을 낳기도 하지만 세계 최고의 것을 낳기도 한다. 맹목적인 충동은 전쟁의 원천이지만 과학, 예술, 사랑의 원천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충동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충동이 죽음과 퇴보를 향하지 않고 생명과 성장을 향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왜 싸우는가> - 버트런드 러셀,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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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피북>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더 커피 북 - 커피 한 잔에 담긴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
니나 루팅거.그레고리 디컴 지음, 이재경 옮김 / 사랑플러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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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각박하게 돌아가는 월요일 아침, 잠깐의 틈을 이용해 일회용 커피를 탄다. 갈색 커피와 뒤섞인 설탕, 프리마가 뜨거운 물에 소용돌이치며 희석된다. 은빛 알루미늄 컵을 배경으로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깊은 심호흡으로 커피 향을 들이마신다. 싸구려 커피 한잔이 주는 위안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월요일의 여유를 선사한다.
 커피, 너무 친숙해진 탓일까. 그 달콤 쌉싸래한 향에 비해 너무 천대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필터에 걸러 마시는 원두커피나 스타벅스로 대변되는 고급커피도 있었지만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소심남’에게는 너무 화려했다. 오히려 길커피, 자판기 커피와 같은 일회용 커피가 더 편하고 감미롭게 다가왔다.
 하지만 이것이 커피의 전부는 아니었다. 편리함을 위해 급조된 커피도 있지만 진한 향과 꾸준한 정성으로 준비된 커피도 세상에는 많았다. 이를 위해 수만리 이국땅의, 수많은 노동자들이, 수년을 커피 농사에 매달렸다. 그렇게 수확된 열매는 껍질을 벗기고 씨(커피)를 발라내는 정제과정을 거친 후 수출 길에 올랐다. 대양을 건넌 커피는 고온으로 구워지는 로스팅 과정을 거치는데 굽는 정도에 따라 신맛과 달콤함, 쌉싸래함이 달라졌다. 그 후 여러 커피를 적당히 섞는 블렌딩 과정을 거치면서 깊고 부드러운 커피로 새롭게 태어났다. 물론 일회용 커피의 경우는 다시 가공처리를 거친 후에야 우리 앞에 놓여졌다.

 <커피북>에는 커피의 기나긴 여정과 함께 커피의 기원과 전파과정, 재배하고 수확 가공하는 과정, 커피를 둘러싼 국제적인 이해관계, 네슬레, 맥스웰하우스로 대변되는 대형 커피 업체와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스타벅스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커피로 인한 환경문제나 사회적 인식변화도 살펴본다. 가히 커피에 대한 백과사전이라 불러도 좋을 내용들이 매끄러운 번역과 함께 실려 있다.
 하지만 달콤함 이면에 숨어 있는 모순과 문제점도 잊지 않았다. 커피 재배를 위해 노예처럼 동원되는 영세 농민들과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도 문제였고 대규모 재배를 위해 무작위로 뿌려지는 농약은 인간뿐만 아니라 환경과 기후에도 심각한 피해를 주었다. 또한 커피나무를 심은 지 2,3년이 지나야 제대로 된 커피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과 해를 건너뛰며 번성하는 커피 열매의 생물학적 특성은 국제 유가와 밀접하게 관련된 농약 가격과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기후조건과 맞물려 커피 값의 폭등과 폭락을 초래했다. 이는 곧 영세 농민, 노동자, 혹은 커피 재배 환경에 전가되는 악순환으로 남았다.
 한 잔의 커피에는 커피에 대한 수많은 사람들의 애정은 물론이고 저개발국 농민들의 배고픔과 다국적 기업의 이기심, 커피의 생산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투기 세력들까지 뒤섞여 있었다. 한마디로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역사가 혼합된 '인류의 문화사'였던 것이다.

 최근 급성장한 스타벅스 같은 스페셜티 커피 업체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놀라운 선견지명으로 싸구려 커피시장에 도전장을 냈고 깊은 맛과 변함없는 품질로 세계시장을 섭렵해 나갔다는, 그래서 일반인에게 고급 커피의 진수를 보여 줬다는 스타벅스. 하지만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커피의 품질을 자신할 수 없게 되었고 지역적인 특색을 무시한 무리한 점포 확장으로 커피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또한 커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오염이나 노동력 착취와 같은 문제를 등한시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스타벅스 열풍에서 예외일 수 없었다. 한 끼의 식사비용과 맞먹을 정도의 가격은 일반적인 대학생이나 주부, 직장인에게 부담스러웠지만 고급화 전략을 통한 마케팅과 근사하게 꾸며진 매장, 그리고 누구나가 갖고 있는 우월의식과 호기심은 이들 매장을 들끓게 만들었다. 그러자 일부에서는 원산지의 원두 가격이나 커피 한 잔에 포함되어 있는 로열티가 얼마니 하면서 지나치게 비싼 커피 값의 거품을 경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스타벅스 같은 브랜드 커피도 한 번쯤 먹어보고 싶어진다. 늘 먹는 일회용 커피 말고 세계적으로 유행되는 커피의 맛을 느껴보고 싶다.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카푸치노, 그 화려한 종류만큼이나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시키는 이유를 확인하고 싶어진다.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과 칼로리로 인해 섭취량을 줄이려고 노력 중이지만 그 향기로움 앞에서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더군다나 이 책을 읽으면서부터는 무슨 의식이나 되는 듯 한잔 씩 타 마시곤 했다. 지그시 눈을 감은 체 커피 향을 음미하며 책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커피 연대기에 귀를 기울인다. 세계를 음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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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의 거짓말>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9시의 거짓말 - 워렌 버핏의 눈으로 한국 언론의 몰상식을 말하다
최경영 지음 / 시사IN북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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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시의 거짓말>이라는 제목만 보면 언론의 진실성에 대한 내용 같다. 하지만 책의 상당부분은 언론에 의해 과장되고 왜곡되는 우리의 주식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워렌 버핏의 눈으로 한국 언론의 몰상식을 말하다'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투자의 귀제라 불리는 '워렌 버핏'의 이론과 행보를 통해 국가나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언론을 이용되고 있는 현실을 고발한다. 언론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기업의 가치가 올바른 투자를 막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워렌 버핏의 가치투자를 예로 들며 언론이 생산해 내는 엉터리 정보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이 책은 저자 최경식 님도 언급했듯이 '워렌 버핏'을 통해 독자의 이목을 끄는 한편 언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 의도야 어떻든지 간에 유명인을 끌어들여 흥미를 유발하려는 모습은 그가 그토록 비난하고 성토한 기성 언론인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다.
 그들, 한국의 방송과 신문을 만들고 제작해 온 기성세대가 반성해야 할 부분도 많겠지만 한편으로는 한두 가지 표면적인 사실만을 가지고 전체를 싸잡아 매도되는 듯 보였다. 언론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갖고 있지 못한 입장에서 그 '역사'를 들추고 가려낼 수는 없지만 좀 더 논리적으로 선배의 잘잘못을 지적하고 분석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단순하게 5공화국 시절의 보도 형태만 놓고 "그것이 언론인이 할 짓이냐!"며 몰아세우기에는 그 시대가 갖고 있는 어려움을 지나치게 간과하는 것처럼 보였다.

 언론, 진실을 왜곡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전달하기도 했다. 또한 특정 권력에 의지하거나 돈벌이의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인간의 호기심이 존재하는 한 언론의 위상은 여전할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칼과 같은 양단의 날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있지 싶다. 사용자의 손을 다치지 않으면서 안전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감시와 검증이 필요할 때이지 싶다. 언론을 접하는 우리들 스스로가 '또 다른 언론'임을 인지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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