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몽선습 펜글씨 쓰기 - 최고의 인성교육 지침서
시사정보연구원 엮음 / 시사패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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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인성교육 지침서 [동몽선습 펜글씨 쓰기]

 

 

 

예전 서당에 다니던 아이들은 [천자문] 다음 단계에서 [동몽선습]을 배웠다고 합니다.

[동몽선습]은 제목 그대로 어린 아이를 깨우치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교 핵심 원리인 오륜이 바로 이 책에 쓰여 있습니다.

조선시대 사대부 자제들과 문자학습을 끝낸 아동들에게 기본적인 유교적 도덕과 역사를 가르치기 위한 책이라서 지금 시대의 기본 교육과는 많이 다르다 느낄 수도 있습니다.

흔히 예의를 가르치기 위해 방학 동안 '청학동 서당' 같은 곳에 아이들을 캠프 형식으로 보내면

바로 이 동몽선습을 배우게 되죠.

부모자식간의 도리, 친구간의 도리, 어른과 아이 사이의 질서 등등...

요즘에 와서 많이 흐려진 그 기본적인 윤리의 기초가 담겨 있어서인가 봅니다.

 

 

조선시대 왕세자 교육을 위한 교재로 채택되었던 [동몽선습]은 영조가 직접 어제서문을 쓴 책으로도 유명하다고 해요.

오륜을 위시한 유교의 기본 덕목과 더불어 간단한 중국의 역사도 소개되어 있는 책.

영조가 오륜을 중시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이 책의 첫머리에 오륜을 말한 것은 그 뜻이 크다. 아, 부모께 효도한 뒤 임금께 충성하고 형을 공경한 뒤 윗사람을 공경할 수 있으니 이것을 살피면 오륜 가운데 효도와 공경이 우선이다.

-영조 어제서문 중.

 

영조 어제서문 내용을 죽 훑어보면 성과 경을 중시한 것을 알 수 있고, 책 말미에 국초에 나라를 세우고 조선이라는 국호를 받는 부분에 이르러서 추모하고 세 번 반복해 읽고 감동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명나라 태조가 조선이라는 국호를 내렸다고 하네요.

이 부분은 조~ 금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 시대의 흐름이 그러했던 것을 어쩌겠습니까.

 

기본적인 윤리는 가르치되 중국에 대해 높일 수밖에 없었던 그 시절의 역사적 흐름을 아이에게 잘 설명해 주어야 하겠습니다.

흠~ 요즘 아이에게 이 내용을 그대로 따르라고 하는 건 무리지요^^

어쨌든 제 1 목적은 아이에게 한자를 공부하게 하고 글씨를 예쁘게 쓰도록 훈련하게 하기 위해서였으니까요^^

 

이 책은 동몽선습의 내용을 익히면서

동시에 펜글씨 쓰기 연습도 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실, 책을 받기 전에는 펜글씨 교본이라 하여

한 글자씩 최소 10번 정도는 쓸 수 있게 되어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러기엔 책이 너무 얇았죠.

보다시피

본문 내용을

한 번 따라 쓰면 끝입니다.

 

펜글씨 연습용으론 좀 많이 아쉽지만

여기 나온 한자들을 한자 공책에 옮겨 쓰고

10번씩 쓰면 그것도 펜글씨 연습을 하는 데 큰 지장이 없을 것 같습니다.

예전 뾰족한 펜 촉을 사다가 펜대에 끼우고 잉크에 푹 적셔가며 연습했던 생각이 나네요.

 

아이가 엄마 쓰는 모습을 보고 저도 따라해 보겠다고 나섭니다.

절반은 성공~?

여름방학이 되면 이 교재로 본격적으로 한자 공부를 시도해 보려 합니다.

얘야, 엄마의 한자 공부 훈련은 스파르타 식이란다...씨익.

 

이 책의 내용을 얼마만큼 소화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이 리뷰는 예스24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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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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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리한 눈으로 사진 속 비밀을 훑어라 [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적으로 보편화된 요즘,

아날로그 감성을 가득 담은 필름 카메라에 인화지니 감광이니 하는 단어가 어울릴 법한

오래된 사진관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일이 새삼스럽다.

세피아색으로 빛바랜 진짜 필름사진을 들여다보는 일조차 낯선 일이 되어버려서인지

고풍스러운 사진관으로 주인공이 걸어들어갔을 뿐인데도 아주 먼 옛날로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사진관이 위치한 곳이 육지와 떨어진 섬, 에노시마라는 것도 물리적 공간의 거리감에 시간적 거리감을 더하는 데 일조한 것이리라.

고양이의 섬이라 알려진 에노시마 답게 섬의 곳곳에 고양이, 그리고 사진관 안에도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하얀 고양이가 있다.

프롤로그 부분에서 하얀 고양이가 인간을 관찰하는 식으로 서술하면서 시작되는데, 이 고양이는 왠지 세상을 달관한 듯한, 그리고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주변을 바라본다.

웃음기 쫙 뺀 채 스멀스멀 피어 오르는 안개처럼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고나 할까.

^^

바다로 에워싸인 섬, 묘하게 탁한 발소리를 알아채는 고양이, 낡은 건물.

으스스한 편린들이 뒤섞여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지만 그렇게 공포스러운 미스터리물은 아니니 안심하시길.

 

가쓰라기 마유는 엄마의 계략에 빠져 얼마 전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운영하던 사진관에 유품을 정리하러 에노시마 섬에 들어왔다.

함께 오기로 해 놓고선 마감이 코앞이라며 혼자 마유를 보낸 것이다. 정월 연휴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추운 겨울..하얀 다운코트 속으로 지독한 추위를 맛보며 마유는 니시우라 사진관에 들어선다.

100년 동안 영업했던 사진관의 마지막 주인은 마유의 외할머니인 니시우라 후지코였다.

후지코 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는 일에는 아직 찾아가지 않은 미수령 사진들의 주인을 찾아주는 일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맨 처음 사진을 찾으러 온 남자의 사진은 기이하기 짝이 없었다.

시대와 복장은 달랐지만 모두 한 사람 같은 인물이 찍혀 있었던 것이다.

 

요컨대 이런 사진을 찍는 건 불가능하다.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면. -42

 

사진을 전공하다 한 사람의 인생에 커다란 상처를 남긴 탓에 전공을 바꾸어 취직을 했던 마유지만,

아직도 사진에 대한 애정만은 남달랐다.

미스터리한 사진을 보자 자신의 모든 것을 동원하여 예리한 눈으로 비밀을 파헤친다.

<별에서 온 그대>처럼 외계인의 흔적이라도 포착한 것이 아닐까, 하여 바짝 긴장한 채 사건을 따라가 보게 된다. 정말 같은 얼굴을 한 그 남자는 시공을 초월하여 오랜 세월을 살고 있는 '이상한 사람' 일까?

 

첫 번째 사진으로 인연이 엮인 그 남자, 마도리 아키타카는 마유의 사진관 정리를 돕기로 한다.

수시로 둘 사이에 흐르는 발그레발그레한 기운.

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을 밝히는 일이 그다지 회색빛이라거나 두려운 암흑의 검은빛이 아니게 될 거라는 것이 분명해 졌다. ^^

 

한 때 주목받는 신인 배우였던 나가노 루이가 4년 전 자취를 감춘 사건.

그 실종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 건 마유의 사진이었다.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은 루이의 모습, 간절히 기도하는 아름다운 루이의 모습을 찍은 것이었다. 어떤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었는지 몰라도 지금 마유는 그 일 때문에 사진에서 손을 놓게 되었다. 그래도 마유의 옆에는 자신의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하는 마유가 부럽다며 망의 기운을 북돋워주는 아키타카가 있다...

 

은덩어리가 의자 위에 놓인 흑백 사진, 그리고 캐비닛과 차용증을 확대해 찍은 컬러 사진.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일거리를 제공해 주거나 직접 거두었던 후지코 할머니가 직접 찍어 남긴 사진에는 또 어떤 사연이 들어 있는 것일까?

 

마지막으로 가장 강력한 한 방이 기다리고 있다.

마유와 달달한 분위기를 이어가던 의대생 아키타카.

대대로 병원을 운영해 오던 그 집안의 음험한 비밀이 밝혀진다.

<별에서 온 그대>를 기대했다면 기대를 접으시라. 꽤 충격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추억 속 사진이라고 해서 모두 애틋한 사연만을 담고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잊고 싶었던 비밀이 풀리는 순간,

사람들은 가슴 속에 묻어 두었던 모든 감정들을 쏟아내 버리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된다.

100년간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들을 묵묵히 담아내 왔던 니시우라 사진관은

마지막 순간까지 간직하고 있었던 사람들의 놀랍고도 기묘한 이야기를 속시원하게 정리한다.

사람들의 비밀을 예리하게 간파했던 후지코 할머니의 손녀 마유는 동시에 자신의 일도 정리하면서

한 단계 성숙해 간다.

각 장의 앞에 그려져 있는 빛바랜 사진들을 미리 보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잘 짜여진 힐링 미스터리 한 편,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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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아라비안 나이트] 

 

 

 

어린아이도 아니면서 일러스트가 있는 [아라비안 나이트]에 훅 빨려들어갔다.

역시 이야기는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힘이 대단하다.

절로 그려지는 이야기 상황들이  곁들여진 일러스트의 분위기에 힘입어 좀 더 생생해지고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천일야화가

1000 일이 아니라

1001 일 동안의 이야기라는 것은 잘 알고들 계시는지?

^^

 

고대 페르시아의 황제 샤리야르는 동생에게 타타르 왕국을 주었다.

타타르 왕 샤스난은 10년 만에 형 샤리야르를 만나러 가면서 왕비가 적과 내통하여 자신을 배신할 음모를 꾸미는 장면을 목격한다.

비참한 기분에 빠진 동생으로부터 그 일을 전해들은 샤리야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왕비와 공모자들을 처형한다.

어떤 여자도 믿지 못하게 된 황제는  앞으로 결혼하게 될 여자들이 배신을 하지 못하도록 결혼을 하고 하룻밤을 지내면 다음날 아침에 목을 졸라 죽이기로 결심한다.

이런 잔혹한 행위가 널리 알려지면서 온 도시는 걱정과 비탄으로 가득했다.

황제의 명령을 수행하여 날마다 새로운 신부를 데려가야 하는 재상에게는 두 딸이 있었다.

대단한 용기와  과단성을 지닌 큰 딸 셰에라자드는 철학, 의학, 역사, 교양에 정통했으며 시에도 뛰어났다.

완벽한 미모는 말할 것도 없고...

그런 셰에라자드가 자신을 황제의 신부로 들여달라고 간청한다.

그리하여 목숨을 건 이야기의 향연이 밤마다 이어지게 된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원작을 제대로 읽으려면 대단한 각오가 필요하다.

비슷한 이야기들이 이어지면  이국적인 분위기와 색다른 정취의 이야기를 접하는 데서 오는 신기함과 호기심도 사라져버릴 테니까.

이 책에서는 아라비안 나이트의 이야기들 중

26편의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신밧드의 모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알라딘과 요술램프> 같은 익숙한 이야기 외에

전에는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아랍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인 만큼 일러스트에서

그 분위기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100년 전에 그려졌다는 일러스트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이야기의 화수분,

셰에라자드의 목숨을 건 이야기들은

밤마다 왕의 침실에서 울려퍼졌을 것이다.

 

지금까지도 생명력을 잃지 않고 전해지는

아라비안 나이트의 색다른 모습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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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형상 1 - 키타이의 전설 중국의 형상 1
쩌우닝 지음, 박종일 옮김 / 인간사랑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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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 최초로 쓴 서양의 중국사 비판 [중국의 형상1-키타이의 전설]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을 간만에 꺼내 보았다.

고전 필독서 목록에 올라 있었던 그 책은 고등학생 시절의 내 눈에는 그저 허풍쟁이 외국인이 쓴 중국에 관한 허황된 이야기에 불과했다.

실제 여행기라면 이렇게 과장된 내용을 여과 없이, 자랑하듯 써놓을 수가 없을 것이다, 란 생각이었다.

실제로 마르코폴로는 중국에서 17여 년간을 살았으며 황제로부터 작위도 수여받는 등 대단한 대접을 받았다고 하지만 단 한 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본, 즉 지팡구 섬에 대해 두께가 엄청난 황금 기와로 지어진 집들이 즐비하다는 등의 내용으로 가득한 기록을 보고 나서는 그 역사적 사실마저 허구가 아닌가 의심할 정도였다.

지금에 와서 다시 읽어도 지팡구 섬에 대한 내용은 피식, 실소를 자아내지만 중국이며 인도, 그 외 아시아 지역을 돌아다니며 쓴 내용은 여전히 기록으로 남아 있는 만큼 그 시절의 중국 주변의 실정을 어느 정도는 담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동방 견문록]을 어떤 관점에서 보아야 할 것인가?

 

여행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대, 어찌 보면 동쪽으로의 항해에 첫발을 내디딘 이가 남긴 동방의 문화와 사회에 관한 이야기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넘어서는 것이었을 게다.

마르코폴로 시대 사람들은 중국과 유럽의 교류에 있어 진정한 선구자였다.

 

거의 최초로 옛 중국, 즉 키타이와 만자로 불리던 그 곳을 다녀온 사람들이 전하는 책을 통해 중국은 전설화되었고 중국의 형상은 사람들의 기억에 새겨졌다.

유럽인들이 갖고 있던 동방에 관한 지식의 백과사전서라고 할 수 있는 [동방 견문록]과 그 이외 카르피니의 [몽고여행기], 맨더빌의[맨더빌 여행기], 루브룩의 [동방여행기]등은 중국의 형상화에 기여한 책들이다.

 

"키타이가 바로 고대 비단이 나는 나라"

 

여행과 기물의 교류는 관념의 변화를 불러왔다. 중세 기독교의 세계관에 사로잡혀 있던 유럽인들의 세계 관념은 확대되었다. 그 가운데서 사람들을 가장 크게 감동시킨 것은 이 세계의 끄트머리에 대 칸이 통치하는 키타이와 만자라는 나라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마르코폴로 여행기]는 서방의 집단기억 속에 '키타이 전설'을 창조했다.

학자의 눈으로 본 마르코폴로의 [동방 견문록]은 그저 허황된 사실만을 나열하는 실속 없는 책이 아니었다.

 

문헌은 하나의 거울이다. 이 거울 속에서 우리는 중국의 형상을 볼 수 있고 또한 서방 문화의 정신적 상징을 볼 수 있다. 양자의 관계는 일종의 무의식의 은유 관계이다. 이들이 중국의 광대한 영토, 풍부한 물산, 도처에 널린 부, 수많은 도시, 종횡으로 연결된 도로를 언급했을 때는 그들 자신이 느끼는 결핍감, 억압과 불만을 표출했고 나아가 자신의 욕망과 선망을 표출했다. -29

 

'중국인이 최초로 쓴 서양의 중국사 비판'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중국의 쩌우닝 교수가 쓴 [중국의 형상 : 서방의 학설과 전설] 총서 8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1권에 해당하는 이 책은 [키타이의 전설]로, 현실 세계의 여행과 문헌 세계의 여행이란 두 측면에서 몽고의 세기에 서방의 중국 형상이 생성된 과정과 의의를 살펴본다.

유럽인의 세계 관념을 바꾼 '키타이의 전설'

 

마르코폴로는 키타이를 땅이 넓고 물자가 풍부하며, 도시가 번성하고, 정치는 안정되었으며, 성업이 발달하고, 교통이 편리한 나라로 묘사했다. 그는 중국의 형상을 구체화하면서 동시에 물질화한 것이다.

처음부터 선택적 서술이 불가피했던 것이다. 인문학적 관점이 결여된 상인의 눈으로 중국을 보고 들은 바를 기록한 것이 그대로 유럽에 전해지면서 유럽인들은 자신들이 이상으로 추구하는 바를 중국에 투영했다.

저자는 지금 현재가 중국문화는 이전에는 타인을 의식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아가 없었지만 지금은 타인(서방)이 주체가 된 관념의 확장 때문에 자아를 상실했다고 진단한다.

'중국관'이 아닌 '중국의 형상'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면서 지식의 상대성을 기저에 깔고 '담론'과 '타자'의 철학을 충분히 활용하여 이 책을 서술한다.

 

서방의 중국 형상은 서방 문화의 표현이며, 서방 자신의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형성된 문화적 '타자'라고 본다. '중국'은 하나의 거울이지만 이 거울은 불투명한 거울이다. 이 거울 속에서 당신은 영원히 중국을 볼 수 없으며 단지 서방 자신의 모습만 볼 수 있을 것이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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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의 탄생 - 차가움을 달군 사람들의 이야기 사소한 이야기
톰 잭슨 지음, 김희봉 옮김 / Mid(엠아이디)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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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차가움을 찾아서 [냉장고의 탄생]

 

 

 

하루에도 몇 번씩 냉장고의 문은 열렸다 닫힌다.

아이들은 학교 다녀 오면 엄마 얼굴 찾는 것보다 냉장고 속 아이스크림을 찾느라 더 바쁘다.

저녁 먹을 시간이 되면 냉장고를 열어 보며 "저녁은 뭐 해 줄 거야?" 라며,

주부인 엄마보다 더 저녁끼니를 챙긴다.

지들이 요리할 것도 아니면서...

 

그러고 보면 냉장고는 대화만 할 수 없다 뿐이지

어느샌가 우리집의 한가운데를 떡 차지하고서 '조용한 주인님' 행세를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시세끼를 책임져 주는 위대한 냉장고님이시니

엄마를 제치고 그렇게도 자주, 친근하게 열고 닫으며 안부를 챙길 만도 하다.

 

요즘의 TV광고에서 '스마트 냉장고'는 대놓고 온 집안의 중심 역할로 떠오르고 있다.

TV화면을 능가하는 환한 화면으로 집안을 밝혀 분위기를 휘어잡으며

살짝 터치만 하면 냉장고 속 재료는 물론, 요리방법까지 척척 내놓으니

숫제 대화라도 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좀 있으면 엄마 대신 스케줄을 관리해주는 잔소리꾼이라도 될 양이다.

 

사실, 냉장고의 역할이란 것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뿐이지,

냉장고는 엄마 버금 가는 지위를 누릴 자격이 충분히 차고도 넘친다.

냉장고 하나가 탄생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인류 역사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서 살펴보면

문화와 사회와 과학과 함게 발전해 온 냉장 기술이 대단하다 여기지 않을 수 없다.

 

'냉장고' 하나의 키워드만 가지고 이렇게 많은 왕들과 장인들과 과학자를 만날 줄은 몰랐다.

몇 몇 위대한 발명가들의 이름만 가지고는 냉장고를 논할 수 없다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그리스로마신화에 따르면 만물이 창조될 때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전해주었다고 한다.

불의 탄생은 신화의 영역에서 다룰 정도로 그 역사가 깊고 오래되었으며

그 탄생의 과정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정도로 친숙하게 여긴다.

마찰을 일으키거나 불을 질러 물건을 뜨겁게 만드는 것은 빨리 배웠지만

반대로, 차갑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차갑게 하는 방법을 완전히 이해한 것은 근대 과학이 거의 성숙 단계에 들어간 뒤의 일이라고 하니 말이다.

 

[냉장고의 탄생]에서는 고대의 석빙고 시대부터 현대를 지나 미래에 이르기까지 연대순으로 차가움을 만드는 방법이 알려지게 되는 이야기와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생활에 미친 영향을 다룬다.

 

마리 점토판에 따르면 냉장고의 역사에 대한 기록은 짐리-림 왕이 '얼음 창고'를 지으라고 명령했다는 데서 시작된다. 더운 나라였던 이집트에서는 왕이 시원한 와인 한 잔을 마시려면 노예 여러 명이 물을 계속 뿌리고 미친 듯이 부채질을 해야 했다고 한다. 얼음 기술이 중심지가 된 곳은 페르시아다. 바지르, 카나트, 야크찰 등의 냉각 기술을 바탕으로 수백 년에 걸쳐 페르시아의 얼음 기술이 완성되었다.

 

 

서양만 살펴볼 것이 아니다. 중국, 일본, 조선 모두 다루고 있는데 특히  조선의 얼음 사용 방식은 으스스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왕이 죽으면 시신을 흰 비단에 싸서 다섯 달 동안 열린 관에 안치한 장례 의식을 위해 얼음을 사용한 것에서 비롯된 소감이리라.

덧붙여 저자는 오늘날 한국의 김치 냉장고에 대한 내용도 언급하면서 단순한 냉각기가 아닌 발효 맞춤 냉장고로서의 김치 냉장고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는다.

 

독재자로 알려진 체사레가 열병에 걸렸는데, 그 병을 고치기 위해 얼음물통에 들어갔다가 살아남았지만

피부는 모두 벗겨졌다고 하는 이야기는 웬만한 역사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야기가 아닌가.

 

과학 시간에

졸면서 듣고 있었던 이름들-보일, 샤를, 줄 등의 이름이 다시 등장하자

"앗! 이런 낭패가~" 하며 당황했지만

웬걸,

너무 재밌는 이야기들이 술술 쏟아져 나와서

마치 소설 읽듯 훌훌 읽어버렸다.

 

 

냉장고의 원형은 1750년대에 처음 나왔지만 대량 판매가 가능할 정도로 다듬는 데는 거의 170년이나 걸렸다.

과학자들의 특허 등록에 있어 치열한 다툼들도 흥미를 더한다.

얼음의 제왕 자리는 누가 차지하게 될 것인가,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들에 초점을 맞추어 읽다 보면

스포츠 경기가 주는 스릴을 뛰어넘는 아슬아슬함이 있다.

 

 

19세기에 들어 미국인들이 얼음을 상업화했는데

처음에는 겨울에 강물에 어는 얼음을 뜯어서 팔다가, 나중에는 기계로 얼린 얼음을 팔았다.

이제는 대중화된 냉장고는 그렇게 수많은 현대의 기술로 탄생하게 되었다.

 

 

 

냉각 기술은 세계를 변화시켰다. 그러면 앞으로는 또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329

 

인공 피부, 항생제, 시험관 아기 등 수많은 현대 기술의 뒤에는 냉장고가 있다.

미래에는 공상 과학에서나 보았던 양자 컴퓨터와 텔리포테이션, 냉동 인간 등을 실현시키기 위해 저온 현상을 쓸 날이 오게 될 것이다.

수백 년에 걸쳐 전 세계를 뒤진 끝에 써내려간

[냉장고의 탄생]

 

우리가 미처 몰랐던,

숨겨진 차가움의 세계는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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