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도 수상쩍은 과학 교실 와이즈만 스토리텔링 과학동화 시리즈
서지원 지음, 한수진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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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과학이 좋아요~[몹시도 수상쩍은 과학교실]

 

 

[몹시도 수상쩍은 과학교실]은 초등 3,4학년 을 대상으로 하는 와이즈만의 과학동화다.

<빨간 내복의 초능력자 시리즈>, <즐깨감 수학일기>, <즐깨감 과학일기>, <신통방통 곱셈구구> 등 어린이 동화작가로 유명한 서지원의 글이라 믿고 읽을 수 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 들어 있을까...궁금했는데, 과학교과서 관련 단원이 소개되어 있어 갈증이 해소된다.

 3학년 1학기 연계 단원은 1. 우리 생활과 물질, 3. 동물의 한살이 이고,

 3학년 2학기 연계 단원은 1. 액체와 기체의 부피, 2, 동물의 세계 부분이다.

 

지금 우리 아이는 초등 3학년이고 학교에서 과학 교과서는 자석 부분을 배우고 있다고 한다.

조만간 3단원 동물의 한살이 부분을 들어갈 것 같다.

아이들이 어떤 부분을 배우는지 체크해서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 진도 체크는 필수라고 본다.

꼭 시험 범위를 알아내기 위해서만이 아니라는 말이다.

요즘 어느 부분을 배우는지 슬쩍 물어보거나 엄마가 알고 있다는 식으로 뚱겨주기만 해도 아이는 긴장감을 가지게 될 것이고, 엄마와 이야기 할 거리가 있다는 사실에 기뻐할 것이다.

모든 과목에 다 그렇게 일일이 꼬치꼬치 캐묻고 간섭할 필요는 없다.

다만, 어쩌다 한 번씩 아는 척만 해 주어도 아이는 엄마의 관심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몹시도 수상쩍은 과학교실]에는 총 4가지 실험이 나온다

 

물질 부분에서는 몹시도 수상쩍은 과학교실이라는 제목으로 실험을 하게 되고,  액체와 기체 부분에서는 신기한 조각 케이크라는 제목의 실험이 나온다.

세 번째 실험은 동물의 한살이에 관련된 것으로 뭐든지 다 변하는 한살이 상자,

네 번째 실험은 동물의 세계와 관련, 하늘을 나는 과학교실이라는 흥미진진한 내용이 펼쳐진다.

 

 

새벽 두 시, 캄캄한 어둠을 틈타 새로 이사 온 정체불명의 이웃!

사자만 한 검은 고양이, 머리만 무시무시하게 큰 아저씨와 여자아이가 이웃이라니~ 어느 날, 대문 틈 사이로 안을 엿보던 호기심 대장 아로는 으스스한 분위기의 실험실로 끌려가는데...

잔소리는 많지만 아이들을 사랑하는 담임 선생님, 사고뭉치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유익한 공부균 선생님과 함께 건우 ,혜리, 아로 그리고 겁쟁이 고양이 에디슨이 함께하는 실험에서는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고체, 액체, 기체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 그림으로 아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사람도 동물~

동물의 한살이 부분에 사람의 성장 과정을 나타낸 그림으로 한살이를 알기 쉽게 그려 놓았다.

 

 

 

과학 상상 그리기 대회에 참가해도 될 정도로 기발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하는 그림이 아닐 수 없다.

 

공부균 선생님의 집에 있는 엘리베이터에서 E버튼을 눌렀더니~

그야말로 집이 하늘을 날고 있다!!

아이들은 그저 신이 나나보다.

"와, 정말 집이 하늘을 날다니! 공부균 선생님의 과학교실은 정말 대단해!"

그 뒷 일은 걱정 않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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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에는 즐깨감 측정, 확률과 통계 - 창의영재수학 + 교과사고력 즐깨감 수학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지음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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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에는 즐깨감 측정, 확률과 통계 ]

창의 영재수학 + 교과 사고력

 

 

딱딱한 수학은 정말 아이도, 엄마도 질색입니다.

재미있게 수학을 배울 수 없을까?

시험 기간만 되면 책상머리에 앉아 입을 툭 내민 채로 억지로 장수를 꼽아 가며 문제를 풀어야 할까요?

초등 저학년도, 고학년도 아닌 중학년에 걸쳐 있는 3학년 우리 딸아이를 위해 엄마인 제가 나설 수밖에요...

저학년 때의 연산만으로는 여러 형태의 카테고리에 살을 붙여 가며 이어지는 나선형 교육과정을 따라가기가 힘듭니다.

특히나 교육과정이 바뀐 지금의 초등 3학년들 교과서를 보면, 달라도 많이 다른 교과서의 모습에 엄마들은 당황하기 마련이죠.

이른바 STEAM 교육이라고 하나요? 프로젝트 학습이나 토의 토론식 수업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죠. 각 과목간 융합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특히 수학은 논리력과 문제 해결 과정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다는 것, 실감하고 계실 겁니다.

와이즈만의 즐깨감 시리즈를 저와 제 아이는 사랑하는데요.

그 이유는~

수학 교재이긴 하지만 딱딱하고 지루한 틀을 깨부순 재미있는 교재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즐깨감 영역 시리즈는 초등학교에서 다루는 모든 영역을 '수와 연산', '도형', '규칙성과 문제 해결', '측정, 확률과 통계' 로 나누어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직 학교 수학 수업 진도에서는 도형을 지나 곱셈, 나눗셈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지만, 저와 제 딸아이는 학교 수업 진도에 신경 쓰지 않습니다.

즐깨감의 영역별 교재를 접한 후부터는 학교 진도 따라가기에 급급하던 마음이 훨씬 여유로워졌거든요.

 

이번 측정, 확률과 통계 영역을 다룬 책에서는 목록만 훑어도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와우~

 

일반 수학 문제들이 유형화되어 있어서 몇 가지 문제만 풀면 바로 실전에 적용할 수 있었던 것은 이제 다 옛날 말입니다.

학생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문제들이 나오면 아이들은 당황하기 마련.

즐깨감 시리즈로 미리 적응해보는 건 어떨까요?

 

 

측우기를 통해서 실제 길이의 단위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얼핏 봐서는 쉬운 것 같지만 단위를 변환하고 계산에 적용하는 방법을 두 가지나 제시해 주고 있네요.

엄마인 저는 살짝 당황해서~ 답을 펼쳐보았답니다.

 

 

요로코롬 쉽게 두 가지 방법을 설명해 주네요~~ 

 

 

책상이 벽에 붙어 있어서 공부하는 뒷모습만 찍을 수 있었네요. 열중하고 있어서 다른 데 가자거나 카메라를 보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열공 모드~

 

 

창의력이 샘솟는 스텝3 부분의 문제.

그래프와 경우의 수를 알아보는 부분에서는 확실히 그래프를 활용하는 방법을 보여주네요~ 자잘한 글씨보다 커다란 그래프와 그림이 있는 수학이 더 재밌게 느껴질 겁니다.

 

즐깨감 영역별 시리즈 교재에서는 

생활 속 주제들을 수학의 소재로 삼아 친근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스토리텔링, 퍼즐식 문제 해결 같은 흥미로운 소재 또한 아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할 만큼 흥미롭습니다.

저절로 책을 찾아 펼치고 머리를 굴려보고 답을 찾아내는 여정을 겪어내고 나면 얼굴엔 웃음꽃이 만발하고 "수학이 재밌다"라는 말을 하게 될 거라고 장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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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끝에 혼자 서다 - 34살 영국 여성, 59일의 남극 일기
펠리시티 애스턴 지음, 하윤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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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장 큰 두려움은 혼자가 되는 것.[세상의 끝에 혼자 서다]

 

 

 

목이 뜨끔해오고 두통으로 머리가 지끈거렸다. 가까운 의원을 찾아갔더니 목이 부어 있으니 따뜻한 물을 계속 마시라 했고, 어깨가 뭉쳐 있으면 두통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 마침 물리치료를 같이 할 수 있는 공간이 보이기에 물리치료를 하고 가마고 했다. 차갑고 미끌미끌한 젤이 발라진 동그란 패드를 양 어깨에 붙이고 편안하게 누웠다. 두드리고 눌러주고 주물러주는 것이 느껴졌다. 손가락으로 근육을 잡아 늘려주는 것 같은 기계의 움직임에 약간 놀라면서 기계가 움직일 때마다 밀물이 밀려드는 것처럼 규칙적으로 찾아오는 통증의 근원이 어디일까를 찾기 위해 눈을 감고 집중했다. 곧 왼쪽 어깨 한 부분이 건드려질 때마다 찌릿해져 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 거기...’ 30여 분이 지나고 기계의 운동이 멎을 때쯤이 되자 기계는 같은 세기로 운동을 하고 있었음에도 전같은 찌릿함이 느껴지지 않았고 어깨의 통증이 많이 완화되었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삐-” 소리가 나면서 기계가 꺼지고 간호사가 와서 등 뒤의 패드를 뗐는데도, 계속 물리치료기가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등의 근육들이 기계의 움직임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혹시 둥근 패드와 거기 연결된 전선을 그대로 달고 일어서서 끌고나온 건 아니겠지?’ 손으로 등 부분을 다시 더듬어 보았지만 둥근 패드는 붙어 있지 않았다.

그 정도로 생생한 물리치료 기계의 감각이 한동안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았고, 약을 타고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에도 내내 두드리고 주무르는 패드의 느낌이 지속되고 있었다.

놀라운 몸의 기억.

고작 30여 분의 체험인데도 몸이 이렇게 기억을 할진대...

 

34살 영국 여성 펠리시티는 59일간의 남극 스키 횡단을 감행했고, 세상의 끝에 혼자 선 우일한 여성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었다.

그녀의 경험이 적힌 이 책에서 나는 물리치료를 받고 나서 그 기억을 몸으로 받아들인 것보다 몇 백, 아니 몇 천 배 더 생생하게 그녀의 몸으로 체험한 일들을 그려볼 수 있었다.

여행을 갔다 온 기억은 보통 한 달 정도 지나면 사진을 보지 않고는 제대로 기억도 안 날 정도로 흐릿해진다. 그러나 펠리시티의 극지 횡단 일기는 언제 어떻게 기록을 남기고 그것을 회상하며 다시 되살려냈는지는 몰라도 계획부터 실행까지의 모든 과정과 그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모든 것들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그녀의 감각 세포 하나하나에서 느끼고 받아들인 체험이 감정의 결에 너무도 섬세하게 남아 있었다. 그래서 세계 최초로 여성 혼자의 몸으로 남극 대륙을 횡단했다는 이슈보다도 그녀의 기억 속에서 끌어올려 완성해 낸 이 한 권의 책이 내게는 더 큰 수수께끼로 여겨진다.

 

오직 세상에 나 홀로 남겨진 듯한 느낌.

수많은 문학 작품 속에서 이 느낌을 표현한 구절은 끝없이 뽑아 쓸 수 있을 정도지만, 펠리시티의 체험에서 비롯된 글이 전하는 진실함에 비하면 그것들은 너무나도 상투적이라고나 할까.

 

물리학자와 기상학자로서 영국 남극조사단에 참여한 펠리시티는 처음으로 극지방을 체험했으며 그곳에서 기후와 오존을 측정하면서 3년의 시간을 보냈다. 이전까지 한 번도 눈을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이끌고 남극점까지 900킬로미터에 달하는 스키 원정을 완수하기도 했다. 펠리시티 애스턴이 다녀온 우명한 원정으로는 영국 여성들의 그린란드 최초 횡단, 시베리아 바이칼 호 700킬로미터 겨울 횡단, 뇌 장애를 지닌 젊은이들과 함께한 아이슬란드 원정 등이 있다. 그러나 이번 남극 횡단은 오직 혼자 이루어냈다는 점이 이전의 원정들과 다른 점이다.

 

순도 100%의 고독감.

정말로 혼자일 때 사람들은 무엇을 느끼게 되며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스키를 타고 1700킬로미터를 가는 것과, 두 달 이상 혼자 지내야 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염려 되는가?

 

첫 2주일 동안 나는 원정의 성공과 실패가 눈보라나 크레바스, 극한의 추위나 기술적 역량에 달려 있지 않을 거라고 깨달았다. 순전히, 그리고 오로지 매일 아침 텐트 밖으로 나설 힘이 있는가 없는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이번 원정의 진정한 도전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아주 단순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육체적으로 그다지 힘들지도 않은 이 행위야말로 이제껏 직면했던 가장 힘든 과제의 하나였다. 이 점에서 볼 때 어쩌면 어느 날 아침 내가 실패할 거라는 건 필연적이었다. -121

 

그녀의 최대 과제는 혼자 살아남는 것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완전히 혼자가 되었을 때 그녀는 “텐트부터 찾아야지, 바보.”

혹은 “지금 뭐하는 거냐고!” 등등 저도 모르게 혼잣말을 하고 있었지만 손은 덜덜 떨고 있었다.

 

나는 겁을 먹은 것이다. 그야말로 혼자라는 것 때문에 공포를 느끼고 신체가 이에 반응을 보인 것이다. (...)

거품이 서서히 부풀어 오르면서 내 허파로 들어오는 공기를 금방이라도 막아버릴 것처럼 공황이 내 가슴을 덮쳐 눌렀다. 위장은 부식되는 것처럼 타들어가는 느낌이었고 숨이 막혀 질식할 것 같았다. (...) 절대적인 고독의 느낌이 순간적으로 덮쳐와 나를 압도하고 완전히 짓눌렀다. -13

 

누구보다 강인해 보였고, 여러 번의 원정을 성공으로 이끈 경험을 했던 그녀도 혼자가 되는 일에 쉽게 적응할 수 없었다. 남극에 홀로 남겨진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차원의 고립이었다. 다른 인간 존재는 물론 그 어떤 형태의 생명과도 만날 일이 없다는 것.

그녀가 혼자 가겠다고 했을 때 친구는 그녀에게 충고했다.

“그건 안 돼. 펠리시티. 혼자 가지 마. 혼자서 떠난 멋진 사람들을 여럿 보았는데 다시는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가지 못했어.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매번 다름 사람이 되어 돌아왔지. 결코 좋은 쪽으로 달라진 건 아니었어.”-41

 

그러나 매일 눈물을 흘리고 지독한 외로움에 몸부림치고 용기가 꺾이는 일이 닥쳐도 그녀는 꿋꿋하게 마음을 다잡았다. 원정을 떠나기 전 정신과의 팩 박사를 찾아가 조언을 얻은 대로 마음이 약해졌을 때 자신을 바로잡는 법을 떠올리며 여러 가지 방식으로 머릿속 싸움을 해나갔다. 그리고 그 중 최고로 그녀에게 도움이 된 자극제는 과거 회상을 통해 되살아난 화, 분노, 좌절감이었다고 한다. ^^

 

극지방의 화이트아웃(천지가 온통 백색이 되어 방향 감각이 없어진 상태)은 가장 완벽한 자연적 겐지스필드(전체야라고도 하며, 역치 이상의 자극이 존재하지만 그것이 한결같아 형태의 지각이 성립되지 않는 시야)의 하나다. -110

 

환경에서 오는 고통, 딱딱한 것을 씹어야 하는 식생활에서의 괴로움, 한계에 맞부딪혔을 때 그것을 자각함으로써 얻게 되는 충격. 그럴 때마다 그녀는 울음을 터뜨려야 했고 아마 미친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는 미치지 않았고, 다른 사람이 된 것 같긴 했지만 친구의 충고에서처럼 좋은 쪽으로 달라지지 않은 사람 편에 서지는 않았다.

모험에 관해 일가견이 있는 펠리시티는 이 세상 그 누구도 섣불리 하고자 나서지 않는 일을 하려 했고 성공적으로 해냈다.

극한의 날씨를 이겨냈고, 무엇보다도 “고독”, 완벽한 “고독”을 체험했으며 그 고독을 잘 딛고 일어서서 우리에게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극한의 추위와 고통, 절대고독을 상징하는 남극에서 홀로 살아남은 그녀의 책을 읽으며 가슴 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치밀어 오른다.

문학 작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언어가 말하는 진실한 체험에서 감동을 받게 되는 것이다.

용감한 펠리시티의 여정을 읽고 나면 남극에서 인간 하나 쯤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을 느끼게 되듯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이 아무 것도 아님을 자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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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찌글찌글한 축제다 - 성공의 무대를 만든 위대한 실패의 기록들
인재진 지음 / 마음의숲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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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색, 무취, 무미의 청춘은 재미없다. [청춘은 찌글지글한 축제다]

 

 

 

블랙코미디인 인도 영화들도 끝은 항상 해피엔딩이다.

온갖 고난과 역경을 다 딛고서 눈물 콧물 다 짜내고서도 마지막은 꽃이 뿌려지는 배경에 흥겨운 음악이 나오고 대동단결이라도 한 듯이 다 함께 어울려 춤을 춘다.

청춘도, 그래야 재미있다.

발 딛고 있는 그 시절은 찌질하고 우울하고 세상 끝이 금방이라도 닿을 듯 보이지만 그 시절에서 한 걸음만 빠져 나오면 "그 때가 좋았지" 하거나 "그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이라고 말한다.

재미있는 청춘.

찌글찌글한 청춘을 보낸 이가 여기 또 하나의 성공담을 보탠다.

아니, 성공담이라기보다는 실패의 과정을 담았다고 해야 하나.

 

[청춘은 찌글찌글한 축제다]

웬 찌그러진 양푼 냄비를 연상케 하는 제목이냐? 하면서 관심을 두었다.

그렇지만 저 표지에 커다랗게 박힌 JAZZ라는 글자가 발목을 잡았다.

재즈를 전~ 혀 모르는 내가 이 책을 읽어도 될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을 성공으로 이끈 총감독 인재진은 혹시나 현학적인 말과 감상으로 재즈의 세계로 모두들 어서어서 입문하시라고...유혹하는 글들을 줄줄이 늘어놓은 것은 아닐까?

재즈라는 말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머뭇거렸다.

푸르스름한 어둠의 장막 속에서 희뿌연 연기와 한 몸이 된 느슨한, 혹은 흐느적거리는 움직임의 선율은 뭔가 퇴폐적인 분위기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몽환적인 나른한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상케 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라~표지에 커다랗게 찍힌 JARASUM JAZZ 라는 커다란 글자의 설치물 앞을 유쾌한 걸음걸이로 걷고 있는 그의 모습이 자유로워 보였다.

 

빨간 머플러를 유머러스하게 휘날리며 뭔가 프로페셔널한 사람들이 쓰는 것 같은 모자에 한 손을 척 올린 모습은 , 한 마디로 "파격"이었다.

찌글찌글이라는 단어와 위대한 실패의 기록들이라는 문구가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면서 너울너울 나에게 손짓하고 있었다.

꿈틀꿈틀, 태동을 시작한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 찌글찌글한 삶을 살았던 인재진을 만나 와글와글 인파가 몰리는 "잔치"로 자리매김하기까지 뚜벅뚜벅 걸어온 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어깨에 목에 전혀 힘주지 않고 헐렁헐렁하게 걸어온 인재진의 삶이 한 눈에 보였다.

최대한 가볍게, 낮은 곳으로 내려와 보따리를 풀어놓으려 한 흔적이 역력히 보였다고나 할까.

 

비가 오면 잠기는 섬, 가평을 재즈 페스티벌의 거점으로 삼고, 감히 "못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라며 다짜고짜 판을 짜고 뛰어든 용감한 사람. 그는 예산과 감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공무원들을 "음악의 힘"으로 한편으로 끌어들여 최상의 비즈니스 파트너로 바꾸어버리는 능력자다.

폭우가 내리던 페스티벌 첫 해의 기억--

비와 하나가 되어 혼란과 감동 속에서 무대를 즐긴 사람들에게서 찐한 공감을 나눈 그는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아 지난 10년 동안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을 이어왔다.

전국의 무수한 음악 페스티벌들이 연계성 없는 행사진행으로 1,2 년을 넘기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할 때 그의 성공은 놀라운 것이라 할 수 있다.

 

 

 

 

 

 

페스티벌이 열리는 10월 초, 해가 지는 저녁 6시 쯤. 서쪽으로 지는 멋진 노을을 배경으로 아티스트의 음악이 울려퍼진다. 10년이 지나도 그 때의 기억으로 미소지을 수 있는 추억으로 남게 해야 한다며 공연 기획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 온 그는...여러 가지를 해냈다.

페스티벌 브랜드 "자라섬 R&B FESTIVAL(RHYTHM & BARBECUE F.)를 만들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힘을 썼고, 같은 맥락에서 재즈 막걸리, 재즈 와인 이름하여 뱅쇼를 만들기도 했다. 재즈 벽화를 가평 곳곳에 그려 문화를 조성했고, 재즈 콩쿨, 크리에이티브 뮤직캠프, 찾아가는 자라섬 재즈 등 여러 가지를 기획하여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 일회성 기획이 아님을 실천으로 보여주었다.

'사'자 직업을 걷어차고 남들이 걷지 않을 길로 뛰어들어, 여기서 얻어맞고 저기서 얻어터졌지만, 근성 하나는 끝내주는 찌글찌글한 양은냄비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는 그.

그러나 그냥 누리끼리한 색에 덕지덕지 검은 때 묻은 양은냄비 아니고, 명품 무쇠냄비 못지 않게 멋진 요리를 담아낼 수 있는 저력 있는 찌글찌글한 양은냄비라 부르고 싶다.

 

인생이 케이크라면, 재즈는 설탕이라구. 알겠어? -윈턴 마살리스

재즈는 집단 연주를 하면서 동시에 개인적인 자유가 보장되는, 거의 유일한 예술 형식-데이브 브루벡

 

인재진은 어려운 재즈에 대해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

아웃사이더로서 살다 공연 기획자로서의  삶을 사는 지금에 99% 만족한다며 그저 자신의 인생 한 토막을 잘라 보여주었을 뿐이다.

그런데 왜 재즈가 갑자기 궁금해지는 것이냐.

 

 

 

 

 

 

한없이 긍정적인 영혼을 가진 그를 따라 붉은 머플러를 휘날리며 우스꽝스런 걸음마나마 떼어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배경음악으로는 흥겹고 즉흥적인 재즈가 인도영화의 엔딩에 나오는 음악처럼 흘러나와 모두들 자라섬의 호밀밭 아닌 잔디밭에서 춤을 추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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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린 1 - 사도세자 이선, 교룡으로 지다
최성현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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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이 울었다! [역린 1]

-교룡으로 지다.

 

영조 이금(李衿), 사도세자 이선(李愃), 정조 이산(李祘)

[역린]은 휘(諱)라 하여 피해야 할 임금 혹은 세자의 이름들이 실명으로 거론되고 있는 소설이다. 조(祖)를 벗어버린 임금과 그 피붙이들은 한결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조선조를 통틀어 그 업적을 평가받았을 때 조(祖)의 칭호를 받은 이 몇 없건만 영조와 정조는 그 치세의 눈부심을 높이 평가받아 조祖로 불리운다. 그러나 그 눈부신 조祖를 벗어던지고 용포를 살포시 내려놓은 그들은 아비와 아들, 혹은 할아버지와 손자의 관계로 우두커니 섰을 뿐이다.

 

이금은 황형(皇兄) 경종을 독살했다는 의혹을 받은 채, 무수리의 자식이어서 왕권을 물려받을 정당성조차도 떳떳하게 가지지 못한 채 왕위에 올랐기에 항상 무엇인가가 두려웠다. 자신을 떠받친 노론들의 비호가 사라질까 두려워 ‘탕평’두 글자를 내세우는 정치를 행하자 했으면서도 오직 ‘노론’ 일당으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세자 이선을 한복판에 끼워두고 노론의 대신들에게 잠정적 의향을 슬그머니 시험해 보곤 했다.

이선이 비록 강건한 무인 체질이었다 하나, 대리청정을 하는 동안 숱하게 양위하겠노라 하던 이금의 선언을 듣고 아무런 죄도 없이 “아니되옵니다”를 되뇌어야 했던 그 과정은 고래 심줄 같은 신경을 가진 이라도 배겨내지 못했을 터.

노론이 가진 文의 잔인함에 武로 대항하려 했던 이선은 그러나 끝내 교룡으로 져야 했다.

아비와 아들의 애틋하고 살가운 정을 쌓기도 전에 이권만을 노리는 정치판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것이다. 아들을 정치적 잠룡으로 인식하고 혈육의 인정을 넘어 그저 하나의 정적을 상대하는 적의를 품은 아비를 두어야 했으니 말이다.

 

이선은 몸에 쌓인 병을 낫게 할 요량으로 온양 행궁을 나섰다.

그 길이 자신을 죽음으로 이끄는 길인 줄도 모르고 그저 백성을 만날 생각에 부풀어서...

화려한 비상을 꿈꾸는 교룡은 바깥 세상에서 자신의 용을 보았다 했다.

 

“저는 저 밖에서 백성들의 거대한 용을 보았습니다. 그 용은 임금도 세자도 노론도 소론도 관심이 없습니다. 진정한 정치는 그 용을 두려워하고 그 용을 안온하게 하는 것입니다. ”-212

(세자 이선의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이 말을 전하고 싶다. 시공을 건너 이 세상에서 정치를 한다는 정치인들에게 말이다. )

 

그러나 세자 이선은 진정 지나친 이상주의자였던 것인지...노론의 실세 중의 실세였던 장인 홍봉한과 그의 여식이었던 세자빈은 그런 이선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격렬하고 혼탁하고 간특한 부침의 조정에서 지나친 탕평을 주장한 나머지, 무수한 노론의 노회한 술수를 뿌리치고 소론에게로 기울어가는 것을 보다 못한 세자빈 홍씨는 두 손을 꼭 마주잡고 걸어가야 할 세자 이선의 손을 조용히 놓아버리고 만다.

 

완고한 무인의 패기, 꺾이지 않는 신념, 일차원적인 단순함.

 

이선은 그런 사람이었다.

“아들을 버리고 손자를 택하소서.” 우수수 일어나는 바람에 그만 귀를 팔랑이던 이금은 잔인하고 용렬한 노론의 살의에 힘을 실어주었고 마침내 임오년의 그 날, 푸른 하늘은 울어버리고야 말았다.

<한중록>의 기사에서 남편을 버리고 아들을 택한 여인으로서의 소회를 담담히 기록한 것을 보았을 때도 느꼈지만, 그런 그녀에게 그 누구도 차마 돌을 던지지는 못하겠지만, 소설 [역린]에서는 세자빈 홍씨의 선택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냉혹하고 무자비하게.

“저하께서 보위에 오르시면 대감의 가문도 저의 가문도 온전할 수 없습니다. 제 아버님과 화해하십시오.(...) 세손은 우리들의 임금이 되실 겝니다. 제가 그리 만들겠습니다.”

 

아비와 아들의 일은 금등지사로 묻히고...

역사에 큰 일로 기록된 일 이외에 소소한 이들의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었으니, 이선을 받든 무인 황률과 약비 개울의 안타까운 사랑으로 인해 목숨만 부지한 채 태어난 아기 얼음이. 사람 거간꾼 광백과 내시 안국래의 거래로 살수로 키워졌다가 작은 내시로 다시 시작하게 되는 갑수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영화 [역린]이 시작되기 전 모든 배경이 담겨 있는 1권에 이어 2권에서는 본격적으로 이산의 이야기가 이어질 듯하다. 수없이 목숨의 위협을 받아야 했고 죽음조차 베일에 싸인 인물 이산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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