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끈이 너무 길다 못해 바닥에 끌려서 닳고 까매진 서재 분들에 비해 은오의 독서끈은 굉장히 짧아 지금도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칠 때마다 등 뒤에서 달랑거린다고 하네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공부하느라 책을 읽지 못했다고 말하고 싶지만 은오는 맨날 놀기만 하느라 교과서마저 읽지 않았으며 고냥 인쇄된 활자와 거리를 두고 살았다고 합니다(그래도 살아짐!). 독서 초보 은오는 아직 책을 읽거나 사거나 파는 데 명확한 기준이 없어 꽤나 골머리를 앓았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고민으로 머리가 지끈거릴 때 인간이 부릴 수 있는 훌륭한 수가 있지 않습니까? 질문하기! 은오는 자기가 아는 사람 중에 책 제일 많이 읽고 제일 똑똑한 씨버러버 상대 잠자냥 님께 질문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리하여 잠모알(잠자냥 님의 모든 걸 알고 싶어) 프로젝트 1탄으로서 뜬금없이 잠자냥 님의 진지한 리뷰 글에 댓글로 질문 폭탄을 날렸더랍니다. 은오를 외면하고 거부하고 남한테 떠넘기다가도 한번씩 은오가 아예 단념하지는 못하게 줄을 당겨버리는 밀당 고양이 잠자냥 님은 이번에도 역시 정성스러운 답변으로 은오를 감동시키셨고(결혼으로 책임져요!) 더불어 질문한 너도 답변을 해보라고 하셨기에 은오는 이렇게 페이퍼를 작성하고 있습니다(원래 답변만 먹튀하려고 했는데 심심해서 노트북 뚜껑 연 건 비밀입니다).


근데 제가 한 질문에 제가 답변을 하려니 뭔가 이상한데....(긁적) 일단 해보겠습니다.



1. 병렬독서 하시나요? 아니면 한 권씩 읽고 한 권 다 끝내시면 다른 책으로 넘어가시나요? 엄청 두껍고 머리 아픈 책이면요?

우선 저는 병렬독서파입니다.


위 사진은 방금 찍어서 따끈따끈한 제 책상 위 미니 책장입니다. 6권이나 꽂혀 있군요. 여기에는 산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메인 책장에 입주하지 못한 책이나 조만간 읽겠다고 계획한 책이 꽂혀 있을 때도 있습니다만, 지금은 그런 책은 없네요. 맨 오른쪽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며칠 전에 완독했으나 아직 꽂아 놓은 북다트를 제거하지 않은 탓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읽는 중인 책은 5권이네요. <니체 극장>은 주로 자기 전에 읽는 책, <한국 작가가 읽은 세계문학>과 <은둔 기계>, <끝과 시작>은 심심할 때 꺼내서 한두 페이지씩 읽는 책입니다. <한국 작가가 읽은 세계문학>은 작가들이 세계문학전집에 속한 문학을 하나씩 소개하는 책이고, 참여한 작가만 무려 134명(!)(글쓰기가 업인 사람들은 서평이나 독후감을 어떻게 쓰나 궁금해서 샀는데 824페이지에 8000원이라 가성비까지 굿ㅋ), <은둔 기계>는 단상 모음집, <끝과 시작>은 시집입니다. 그러니까 이 세 권은 한 호흡에 읽기 애매한 책이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니체 극장>은 보시다시피 벽돌입니다. 이런 책은 완독이 어렵지 않습니까? 그래서 자기 전에 읽는 책으로 임명해서 제 부담을 덜고, 적당히 노잼이기 때문에 수면 도우미로도 씁니다.

메인은 <교만의 요새>인데요. 메인으로 읽는 책은 보통 1권 아니면 2권입니다. 이런 책은 빠르면 하루, 늦어도 일주일 내로 다 읽게 되고요. 2권씩 읽는 경우 조합은 비소설-비소설일 때도 있고 비소설-소설일 때도 있지만 소설-소설인 경우는 없습니다. 잠자냥 님도 말씀하셨는데, 소설을 두 권 동시에 읽는 건 몰입에 방해가 되더라고요. 뭔가 주인공 둘을 동시에 사귀는 것 같기도 하고(좋은데?!)....

정리하자면, 호흡이 뚝뚝 끊기는 책(산문집, 아포리즘, 시집)은 주로 심심할 때 펼쳐 읽는 용도로(언제 완독할 지 모름), 두꺼운 책은 천천히 완독을 목표로, 그 외의 책은 한 권이나 두 권씩 메인으로 삼아 읽습니다.



2. 도서관에 신청도 하시고 전자책도 구입하시는 것 같은데 도서관 신청 or 전자책 구입 or 종이책 구입은 어떤 기준인지?

전공책을 뒤적여야 할 때를 제외하고는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습니다(전공책 너무 비싸서 필요하다고 다 사면 거덜남). 제가 읽는 속도가 사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집에 썩히고 있는 책을 읽기에도 바쁘기도 하고 전 남의 손을 탄 책을 싫어합니다(같은 이유로 절판이 된 경우가 아니라면 중고책도 구입하지 않는 편). 근데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해서 1빠로 대출하면 새 책을 읽는 것과 다름없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아직까지 한번도 이용하지 않은 걸 보면 그냥 귀찮은가 봅니다. 하지만 저의 이용 빈도와는 별개로 도서관은 정말 사라져서는 안 되는 공공문화시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밖에 나가면 다 돈인 요즘 같은 시대에 무료로 장소 제공해주고, 에어컨 틀어주고, 책 읽게 해주고, 심지어 계속 읽고 싶으면 집에 가져가서 읽으라고 빌려주기도 하는 곳이 존재한다니! 도서관 최고!

전자책은 구입하지 않은 지 꽤 오래 됐습니다. 예전에 크레마 사운드를 사용하기도 했고, 편리성으로는 종이책이 전자책과 이북리더기 조합에 비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편리성을 제외하고는 모든 면에서 종이책이 압도적으로 좋다고 생각하기에 종이책만 구입하고 있습니다.

일단 전자책은 구입해도 제 책 같지가 않더라고요. 종이책에 비해 저렴하다지만 그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돈 주고 샀는데 앱을 끄면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으니 손해 본 느낌이 들더랍니다. 내 돈 가져가고도 소장욕을 충족시키지 않는 전자책.... 넌 탈락이다.

사실 더 크게 와 닿은 전자책의 단점은 집중의 어려움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디지털 화면에서 활자를 읽을 땐 종이에 인쇄된 활자를 읽을 때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F자 읽기였나? Z자 읽기였나? 그러니까 원래 글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고, 다음 줄로 내려가서 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디지털 화면을 통해 활자를 읽는 상황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추적해 보면 저런 알파벳 모양이 찍힌다는 겁니다. 건너 뛰고 대강 읽는다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디지털 화면에서 접하는 글은 SNS나 커뮤니티의 글, 인터넷 기사 정도이다 보니 대강 읽어도 상관은 없는 것 같습니다만, 제 문제는 이미 디지털 화면에서 글을 읽는 방식이 습관화돼서 그 화면으로 이북을 읽을 때도 동일한 방식으로 읽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조금만 방심하면 다 건너 뛰고 읽는 절 발견했어요. 내 돈 가져가고 집중력도 가져가는 전자책.... 넌 탈락이다.

밀리의 서재도 현재는 이용하지 않고 있는데요. 처음 결제했을 땐 신세계를 발견한 듯 했습니다. "9,900원에 누워서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다고? 개꿀ㅋ" 하면서 신나게 읽고 싶은 책들 찜해 놓고 읽기 시작했는데.... 이미 언급한 집중력의 문제도 있고, 구독 앱 특성상 선택지가 과하게 주어지다 보니 넷플릭스 메인 화면에 시청 중인 콘텐츠가 쌓여가는 것처럼 이 책 읽다가 저 책 읽다가 결국 다 건드려만 놓고 완독은 하나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랍니다. 그래서 구독 해지했습니다. 내 돈 가져가고 찍먹만 하게 만드는 밀리의 서재.... 넌 탈락이다.

마지막으로 전자책에는 감성이 없습니다. 감성이! 독서 행위의 즐거움은 내용에도 있지만 책의 물성과 행위 방식에도 있지 않습니까? 새 책 냄새를 맡고, 책을 손으로 만지고 쓰다듬고(?), 손 끝으로 페이지를 넘기고, 책장이 점점 왼쪽으로 쏠리면서 완독에 가까워지는 게 눈에 보이는 그 느낌. 전자책은 그게 없잖아요. 내 돈 가져가고 감성도 안 채워주는 전자책.... 넌 탈락이다.



3. 읽은 책은 다 100자평 남기시는 건가요?

이건 정말 잠모알이 목적인 질문이었습니다. "난 잠자냥 님의 모든 걸 알고 싶고 잠자냥님이 읽는 모든 책이 궁금한데, 잠자냥 님 서재에 100자평이 자주 올라오기는 하지만 혹시 읽고도 안 올리시는 책이 있는 게 아닐까?" 없다고 하시네요!

저는 100자평 쓰는 거 어려워서 다 안 씁니다.



4. 막상 읽어보니 별로라 페이지가 잘 안 넘어가는 책은 미련 없이 덮으시는지 아니면 그래도 붙잡고 완독하시는지?

질문 중에 이게 요새 골칫거리였습니다. 읽다가 별로면 흥미 팍 식고, 니 돈 주고 샀는데 그래도 읽어야지.... 내가 왜 취미생활을 하면서까지 지겨워야 되지? 그래도 니 돈 주고 샀잖아.... 근데 읽기 싫다고!의 반복.... 그러다가 항상 덮습니다(근데 항상 고민은 함). 화가 님처럼 저도 덮으면 대개 초반에 덮는 것 같기는 해요. 일단 중반까지 읽었으면 읽을 만 했던 거고, 그 정도 읽었으면 조금 지겨워도 끝이 보이니까 다 읽습니다. 그래서 제 별점 목록에 3점 밑은 거의 없습니다. 3점 미만으로 별점 줄 책은 애초에 덮기 때문.

근데 답변해 주신 분들 다 붙잡고 읽으시는 편이네요? 저는 그렇게 못할 것 같아요(상상만 해도 괴로움).... 그럼 왜 물어봤지?



5. 중고로 팔아버리는 책과 남기는 책은 어떤 기준인지?

남의 중고책은 거의 안 사지만 제 책은 중고로 자주 팝니다. 알라딘에서 사고 다시 알라딘으로.... 그저께도 대한통운 기사님한테 31권의 책을 넘겨서 아마 오늘이나 다음 주 월요일에 알라딘에서 11만원이 입금될 것 같습니다. 31권을 팔았는데 11만원이라니! 그것도 값 나가는 소수의 책이 다 한 거고 대부분 2천 원, 3천 원.... 비싸게 주고 산 책들이 똥 값이 되는 걸 볼 때마다 똥 페티쉬 있는 인간한테 내 똥을 팔아도 이것보단 쳐주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한테 팔면 돈은 더 받겠지만 그럼 택배를 31번 부쳐야 되고.... 음, 알라딘 중고서점 사랑합니다. 내가 이고 가지 않아도 팔 수 있게 해주는 것에도 대단히 감사.

기준은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읽고 좋았던 책은 당연히 남기고, 시리즈도 남기는 편이고..... 이번에 팔 책 정리하면서 혼자 어이없어 했던 건 별로여서 덮었는데 왠지 안 팔고 싶은 책이 있던 거(곰곰이 생각해 봐도 왜 굳이 남기는지 모르겠는데 왠지 남기고 싶음), 재미 없어서 읽다가 중단했는데 두껍고 책등 멋있는 책은 남긴 거(어차피 집에 사람 안 데려와서 책장 볼 사람 나밖에 없는데 왜? 자취 5년차 은오의 집 현관을 넘어선 사람 목록: 엄마아빠 세트(3회), 친구 한 명(1회), 에어컨 분해청소 기사님(4회), 계약 연장하러 온 집주인(1회), 주방 서랍장 고쳐주러 온 집주인 아들(1회), 당근마켓에 올린 소파 가지러 온 커플(1회).... 집에 사람 데려오는 거 싫어함. 갑자기 생각난 거. 며칠 전에 에어컨 청소 기사님이 자기가 와본 집 중에 내 집이 제일 깨끗하다고 연신 감탄했다. 깨끗한 집 원하는 분들 결혼 신청 하세요. 대신 전 요리하는 거 싫어하니까 요리하셔야 합니다).



6. 책 구입하실 때 중점적으로 보시는 게 뭔지? 평소 믿고 보는 작가라면 그냥 구입해도 되겠지만 아니라면 저자 이력이나 뭐 소재나 상 받은 목록이라든가 뭘 주로 보시는지. 더해서 이런 책은 아묻따 거른다 하는 것도 있으실 텐데 궁금합니다.

답변이 가장 필요했던 질문입니다. 저는 그냥 꽂히면 꽂힌 대로 막 사기 때문에 막 사지 않기 위해 질문했어요. 하지만 다락방 님도 막 산다고 하셨으니 잠시 그렇다면 나도! 했지만 저는 부장님이 아니기 때문에 꼼짝없이 거지가 되었고....



신나게 갈기고 보니 알맹이는 없고 TMI만 넘쳐나는 페이퍼가 되었습니다. 하나도 도움 안 된다고요? 제가 도움이 필요해서 질문한 사람이었으니까 봐주십쇼. 책나무 님께서 댓글로 말씀하신바 예전에 알라딘에 릴레이로 답변하는 문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거 정말 릴레이로 해도 재밌을 것 같네요. 지목을 하려고 생각해 보니 특히 궁금한 몇몇 분들이 떠오르긴 했지만 적고 보니 다른 분들이 섭섭해하실 것 같아 지웁니다. 너한테 호명 안 돼도 안 섭섭하다고요? 그럼 제가 섭섭합니다. 아, 그냥 이 페이퍼 읽은 분들 다 심심하실 때 이어서 써주세요!






댓글(47)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3-06-09 07: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 책장이 심플하고 아름답습니다~!!
전 책장이 완전 창고가 되서 어지럽습니다 ㅜㅜ 저도 시간되면 한번 써보고 싶네요 ㅋ

저도 저런 이유로 ‘밀리의 서재‘가 잘 안봐지더라구요 ㅋ

은오 2023-06-09 08:01   좋아요 3 | URL
시간당 10만원에 새파랑님 책장 대신 정리해드립니다. 분야별 작가별 높이별로 다 맞춰서 정리 가능 ㅋㅋㅋㅋㅋ
새파랑님도 써주세요! 새파랑님 답변 궁금합니다!! 밀리의 서재는 잘만 쓰면 정말 유용하겠는데.... 새파랑님이랑 저한테는 맞지 않는 걸로 ㅠㅠ

새파랑 2023-06-09 09:56   좋아요 1 | URL
10만원이면 책이 7권이라는...
전 종이책이 집중되고 좋더라구요 ㅋ

2023-06-09 0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09 0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3-06-09 08: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좋으다, 너무 좋으다.
일단 뭐가 좋냐면, 사진이 너무 깔끔하고 글도 너무 깔끔합니다. 저는 결코 할 수 없는 어떤 깔끔함이 바로 은오 님의 글에 있습니다. 깔끔해 … 정리정돈의 완전체 아닙니까? 그런데 집도 깔끔하다니 역시 … 결혼 신청 하고 싶지만, 저는 ‘제 것도 정리하면서 스트레스는 받지 않을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요리 … 라고요? 맛없어도 되나요?

참고로 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리정돈과는 거리가 멀고 지저분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6-09 11:47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이 좋다고 해주시니 저도 넘 좋고요....🤭
근데 그러니까 다락방님이랑 결혼하면 화장실 앞에서 손 물기 확인, 쫓아다니면서 어질러진거 치우기, 같이 길 걸어가다가 몸 좋은 남자 보이면 고개 돌아가시는거 보면서 씁쓸해하기.... 를 다 해야하는 거죠? 🤦‍♀️

책먼지 2023-06-09 08: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런 TMI라면 더 주세요!! 다 읽어버리겠다!! 전자책뿐만 아니라 종이 문서도 가장 윗줄과 가장 왼쪽은 읽지만 나머지 부분은 대충 넘기는 경향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미국 지도로 치면 뉴잉글랜드의 몬타나주 모양이라고 합니다!! 저도 6번의 답변이 가장 궁금한데 이게 아묻따 지르는 사람들의 특성인가봐요.. 이렇게 지르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할 것 같아서 제발 누가 기준 좀 정해줬음 좋겠는 심정ㅠㅠ 근데 또 누가 정해준들 제멋대로 살 것 같아요😭😱

은오 2023-06-09 10:43   좋아요 2 | URL
오오, 몬타나주가 어떻게 생겼나 검색해서 보고 왔어요!!
먼지님도 막사파셨고 ㅋㅋㅋㅋㅋ 정말요....ㅠㅠ 누가 정해준들 제멋대로 살 것 같다는 말씀도 공감입니다 저희 너무 노답 아니에요?! ㅋㅋㅋㅋ😭😩

잠자냥 2023-06-09 08:5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역시 재밌다. 정말 깔끔하다.
전자책 이야기는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특히 그 화면 훑는 방식 때문에 집중 잘 안 되는 거 저도 이야기하고 싶던 부분인데 넘 길어서 생략했더니 은오 님이 딱 지적해주니 좋네요. (여러분 이 비슷한 이야기도 <도둑맞은 집중력>에 나와요. 그 책 읽어들 보세요. 내 리뷰만 읽고 안 읽을 사람들 손해여!)

그나저나 그 팔아버리려다 만 책은 뭐예요?

은오 2023-06-09 10:51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한테 칭찬을 받아서 행복한 하루가 되었따. 잠자냥님도 전자책 읽으실 때 저렇게 훑으세요?! 그렇다면 이건 정말 내 문제가 아닌 걸로 땅땅 확실한 결론 내립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팔아버리려다 만 책 서너권 있었는데 지금 딱 보이는건 <자살의 연구>요! 이거 앞에 좀 읽다가 덮었고 산지도 오래됐고 다시 읽을 생각도 딱히 없는데 왠지 남기고 싶어서 남겼지만 이유는 저도 모릅니다 ㅋㅋㅋㅋ

잠자냥 2023-06-09 12:27   좋아요 3 | URL
서너권 다 알려줘야죠.... 한 권만 알려주는 건 반칙이다. ㅋㅋㅋ
전자책은 그래서 제가 주로 추리소설 위주로 사서 읽는데, 그걸 읽고 있잖아요? 그러면 아, 사건이 그래서 어떻게 되었다고? 다시 앞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부지기수... (띄엄띄엄 읽는다는 증거겠지요.)
책 두꺼워서 <모비딕> 전자책으로 사놨는데 집중 못해서 아무래도 종이책으로 다시 살 거 같은 느낌....

다락방 2023-06-09 14:00   좋아요 4 | URL
제가 잠자냥 님과 같은 이유로 모비딕 전자책 사놨는데 안읽길래 종이책으로 또 샀는데 그것도 안읽고 있습니다. 엣헴-

건수하 2023-06-09 09: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역시 책에 관한 이야기는 다 재밌어요!

은오님은 그래도 기준이 명확하신 편입니다. 저에 비해서... =ㅁ=

저는 진짜 한 자 한 자 추천사부터 발행일까지 다 보는 사람이라 (...)
전자책도 잘 읽는 편인데, 어려운 책은 확실히 종이책이 더 잘 읽히더라고요.

그렇지만 밀리의 서재는 앱 디자인이 너무 정신사나워서 싫어요...
(동거인이 써서 가끔 이용하긴 합니다)

은오 2023-06-09 10:58   좋아요 2 | URL
정말요?! 아니 제가 배워야 할 분이 수하님인데.... 저 같은 막사파 인간은 그렇게 꼼꼼하게 안 보고 진짜 막 삽니다. 일단 소재가 끌리면 저자 대충 보고 목차 보고 리뷰 보고 결제.... 그렇게 꼼꼼히 안 읽고 그냥 샀다가 읽어보니 제가 생각했던 책이 아닐 때도 있었고 ㅋㅋㅋㅋㅋ 이건 진짜 고쳐야 합니다!! 저도 책 소개 페이지 꼼꼼하게라도 읽어야겠어요 ㅜㅜ

2023-06-09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수하 2023-06-09 14:25   좋아요 1 | URL
저한테 배울 거 딱히 없어보이십니다 ㅋㅋ

저는 전에 막 끌리는 대로 샀다가 안 읽고 남은 책들이 아직도 책장에 많아서...
요즘엔 꼭 읽고 싶은 책만 삽니다. 근데 그래도 다 못 읽어요... ;ㅁ;


2023-06-09 14: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목련 2023-06-09 09: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쩐이 이 페이퍼도 잠모알, 잠자냥 님을 위한 답변 같은 느낌적인 느낌!
은오 님은 정리의 달인이시군요. 이제 누워있는 시간은 많이 줄었군요 ㅎ
3점 미만으로 별점 줄 책은 애초에 덮는 결정, 저도 필요합니다.
꽂히면 꽂힌 대로 막 사고 싶지만 저도 다부장 님이 아니기에. ㅎㅎ
간결하고 잼나는 글 잘 읽었어요. 재미난 하루 보내시고요^^

은오 2023-06-09 11:07   좋아요 0 | URL
자목련님!! 저 너무 누워있고 싶은데 못 누워 있어서 괴로워요 ㅠㅠ!! 😫
자목련님도 별로여도 끝까지 읽으시는구나.... 나만.... 재미없다고 덮고.... 그런 거였어...ㅠㅠ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목련님! 오늘 자목련님 만나는 사람들 다 자목련님한테 잘해라~!💕

거리의화가 2023-06-09 09: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은오님 답변이 안 그래도 궁금했는데 이렇게 올려주셔서 궁금증 해결이 되었습니다^^

100자평은 저와 비슷하시네요! 전자책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네요. 확실히 전자책으로 읽은 책은 종이책보다 남는 게 없는 느낌이었는데 그런 이유가 있겠네요! 무엇보다 감성 부분 공감합니다. 책 냄새, 종이 냄새 넘 좋아요.

병렬독서파셨군요! 제가 읽는 책들은 사실 여러 권을 동시에 읽어도 문제되는 경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설은 제가 원래도 읽기 어려운 타입이라 2권 이상 병행해서 읽는 경우는 거의 없네요.

사실 책이 재밌으라고 읽는 건데!하는 생각을 할 때가 대부분이에요. 제가 고른 책들이 딱히 재밌는 책은 없으니까요! 헌데 저는 책을 지적 세계의 확장으로 생각하고 읽기 때문에 정말 안 읽힌다 하는 책만 덮고 왠만하면 읽는 편입니다.

그나저나 집에 에어컨 기사 방문 횟수가 가장 높다는 게 실화입니까?ㅋㅋㅋ 저도 외부인이 저희집에 들어오는 거 싫어하는 사람이긴 한데 집은 은오님 집처럼 께끗하지 못하네요ㅎㅎㅎ 책장까지 깔끔! 멋집니다^^

은오 2023-06-09 11:16   좋아요 1 | URL
아, 화가 님도 소설 읽는 거 어려워 하시나요? 의외입니다!! 저도 사실 소설보단 비소설이 더 쉽고 익숙한데 알라딘 오고 나서 소설도 많이 읽기 시작했더니 요즘은 진짜 소설에 재미붙인 것 같아요 ㅎㅎ
아니 그리고 또 의외.... 저는 화가님께서 주로 읽으시는 책들이 저한테는 재미 없겠지만 화가님께는 엄청 재밌는 줄 알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재미보다는 지적 세계의 확장으로 생각하고 읽으신다니 존경스럽습니다.
방문 목록은 저도 쓰면서 웃었어요 나도 참 별나다 하면서.... 저게 실화인 게 진짜 어이없죠? 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6-09 11:30   좋아요 2 | URL
소설에 재미를 그리 금방 붙이시다니 역시 은오님은 천재과이신듯. 저는 소설을 많이 읽지도 못했고 시도해도 잘 안되더라구요. 그래도 역사소설이나 실화 바탕으로 한 소설은 재밌게 읽습니다.
ㅋㅋ 제가 읽는 책들이 재미없다고 한 이유는 역사라도 분야가 다양하니까요. 한국과 관련된 주변국의 역사는 재밌게 읽히지만 세계사는 지식의 깊이도 얕고 아직 아는 게 많이 없어서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ㅋㅋㅋ

건수하 2023-06-09 14:23   좋아요 2 | URL
저도 화가님 역사 엄청 좋아하시는구나 했는데 꼭 재밌어서 보시는 건 아니군요 ^^
저도 좋아하는 것이 재미있기도 한데, 요즘 많이 읽는 책들은 좀 어렵기도 해서 재미를 위해 이렇게 힘들게 읽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답니다. 그래도 보람있어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3-06-09 16:04   좋아요 2 | URL
수하님 저는 늘 생각하는게 좋아하면 그 관심만큼 재미가 생기더라구요. 관심 없으면 아무래도 재미가 생기기 어려운 듯합니다. 읽으시는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책 사이에 가벼운 책들도 넣어서 함께 읽으셔요^^ 저는 그럴 때 만화책 그림을 잠시 봅니다ㅎㅎㅎ

건수하 2023-06-09 21:16   좋아요 2 | URL
저도 그럴때 그림책을 보고 있습니다 :) 눈도 즐겁고 마음도 편해지고 좋아요.

책읽는나무 2023-06-09 10: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은오 님의 집을 방문하려면 에어컨 수리 기술부터 배워야겠군요?ㅋㅋㅋ
아니다. 요리! 요리를 해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리하고 싶은 맘이 롤러 코스터처럼 흥이 솟았다가 또 하기 싫어 다 던져놓고 널부러지는 사람인지라....다시 에어컨 수리기사로 방향을 잡아야겠군요!
은오 님의 글은 정말 간결하고 깔끔합니다. 성격도 그럴 것이란 제 판단이 맞았어요. 한 번씩 올리시는 사진을 보면 뭔가 군더더기 없는 정리된 사진들! 사랑하는 사진이에요.^^
병렬독서라고 하시는데 6권밖에 안되나요?
놀랐네요. 역시 깔끔하다. 깔끔해!!!!
간결한데도 재밌는 은오 님의 질문에 저도 모르게 공감하고 답변하고 있는 저를 보며..넌 뭐니? 그러고 있네요.
암튼 제가 지향하는 글쓰기입니다.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립니다.ㅋㅋㅋ

은오 2023-06-09 11:21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나무님은 그냥 오셔도 문 열어드려야지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저야말로 나무님께 지도편달 받아야 합니다. 아까 그 리뷰도 그렇고 며칠 전인가 따님이랑 독서모임 하셨다는 페이퍼도 그렇고 ㅋㅋㅋㅋ 나무님은 평범한 일상도 유쾌하게 풀어내시는 데 1등이십니다. 저도 웃기게 쓰고 싶어요!!!! 원래 남 웃기는 게 제일 어렵고 웃긴 글이 최고인 거 아시죠?

페넬로페 2023-06-09 10: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은오님의 Tmi성 독서 취향과 일상,
넘 재밌게 잘 읽었어요.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 듯 독서방식도 다 다를 것 같아요.

제가 개인적으로 궁금한건
은오님의 전공과목입니다.
이 사람이 어떤 걸 공부하는지 무지 궁금하다라고요~~

근데 중고서점 안가도 알라단에 책 팔 수 있다고요?
어떻게요?

건수하 2023-06-09 10:46   좋아요 1 | URL
아, 저도 궁금했습니다. 은오님의 전공... :)

알라딘 앱에서 팔 책을 정해서 담고 택배로 보낼 수 있답니다 ^^

2023-06-09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3-06-09 15:55   좋아요 6 | URL
전 은오 님 전공 알아요.

전공 : 잠자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난학기 학점은 F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3-06-09 16:47   좋아요 3 | URL
잠자냥님!
이제 은오님의 사랑, 받아주심이 어떨지요
그러다 떠나가 버리면 후회 하실텐데요^^
결혼해, 결혼해~~

잠자냥 2023-06-09 16:51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웃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6-09 22:39   좋아요 5 | URL
F요? 재수강 오히려 좋아ㅋ 교수님 내년에도 만나요❤️

잠자냥 2023-06-09 12: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사람들 여기 서재 오면 댓글이 나름 정갈해집니다?

다락방 2023-06-09 14:01   좋아요 5 | URL
역시 댓글 분위기는 서재주인 따라가는 것인가........... (먼 산)

은오 2023-06-11 02:57   좋아요 1 | URL
그런가요? 이 댓글 보고 다시 댓글 쭉 봤는데 비슷한 거 같은데....?! 서재 주인 댓글이 언제나 제일 난잡한데 다들 왜....

바람돌이 2023-06-09 16: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이런 글 너무 좋아좋아요. ㅎㅎ 심지어 저 사진의 풍경은 나의 로망이야.... 저런 책상을 나도 갖고 싶다구요. 저 집에 가서 살려면 요리를 해야 한다고요. 그건 할 수 있으니까 이번 주말에 짐 싸겠습니다. 주소가 어떻게 되시나요? 저 진지합니다.

제가 시간이 없는 관계로 글은 못쓰고요. 하나도 안궁금할지 몰라도 그래도 여기다 답변을

1. 저는 병렬독서 못합니다. 한 번 잡은 책 끝까지 보든지 완전히 포기하든지입니다. 해볼려고 했는데 역시 안되더라구요.
2. 아주 좋아하는 작가, 전공도서, 읽고싶은데 너무 두꺼운 책은 삽니다. 나머지는 모두 도서관이용입니다.
3. 그럴리가요? 그러나 다 100자평 쓰려고 늘 마음은 먹습니다. 심지어 리뷰도 말입니다. 마음만....
4. 예전에는 끝까지 읽었는데 알고보니 그게 그냥 오기였더라구요. 요즘은 미련없이 덮습니다.
5. 중고로 파는 책 없습니다. 저는 제가 재벌이라서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그냥 귀찮아서였습니다. 택배 박스 뜯는것도 귀찮은데 그걸 만드는건 엄청난 노동이라고 생각하는....
6. 일단 믿고보는 작가, 그 다음 관심분야의 책은 신간도서 나오는거 항상 체크합니다. 그 다음은 알라디너들의 추천 이렇게요. 저는 요즘 알라디너 아닌 사람들의 추천은 믿고 거르고 있습니다. 다 실패했습니다. ㅎㅎ

은오 2023-06-11 04:2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짐 다 싸셨나요? 바람님이랑 돌이님 두 분이 오시는 거죠?!

답변 궁금했고 감사합니다!! 😆 바람과 돌이님 기준이 제일 명확하신 것 같아요. 귀찮음도 있으시겠지만 애초에 구입하실 때 기준이 명확하셔서 팔 책도 안 나오는 게 아닐까 싶네요. 저도 알라딘 서재 오고 나서 서재 친구분들 평을 제일 많이 참고하는 것 같습니다. ㅎㅎ

독서괭 2023-06-09 17: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헐, 은오님, 책에 그렇게 관심없는 아이였다고요? 그런데도 글을 잘 쓰세요? 신기방기.. 타고난 건가.. 역시 타고난 잠자냥님의 짝꿍인가..!!
저는 에어컨 청소기사님 방문횟수가 가장 많은 것에 빵 터졌습니다 ㅋㅋㅋ
˝넌 탈락이다˝ 라임에도 빵 터졌고요 ㅋㅋㅋ 전자책 탈락사유에 무척 공감합니다. 역시 글 재밌게 잘 쓰셔요.(엄지척)

잠자냥 2023-06-09 17:26   좋아요 3 | URL
타고난 짝궁이요?! 서동요 선화공주의 심정을 이렇게 알게 되는구나…..

독서괭 2023-06-09 17:47   좋아요 3 | URL
잠자냥님은 몰래 사귀어 두고 은오방을 밤에 뭘 안고 가다…

잠자냥 2023-06-09 17:49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내 무덤을 팠군요 ㅋㅋㅋㅋㅋ

은오 2023-06-11 03:09   좋아요 3 | URL
괭님이 재밌게 읽어주셔서 기분이 좋습니다! ㅋㅋㅋㅋ 저는 이렇게 칭찬을 받을 때마다 의아하긴 하지만.... 좋게 읽혔다면 그건 아무래도 제가 잠자냥님의 타고난 짝꿍이어서가 맞는 것 같습니다 그거 말곤 모르겠네요 허허

프레이야 2023-06-14 11: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래전 이 마을에서 이런 릴레이 페이퍼가 유행한 적이 있다는 전설이 ㅎㅎ니체극장 꽂힌 작은 책꽂이가 제 눈에 팍 꽂히네요. 탐나는걸요 은오님 ^^ 병렬독서파 여기 하나 추가에요.

은오 2023-06-16 06:37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도 오래 전부터 계셨군요! ㅎㅎ 저런 거 책상에 하나 두니 편하더라고요. 프레이야님도 병렬독서파! 반가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