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반사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3
누쿠이 도쿠로 지음, 김소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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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반사 누쿠이 도쿠로

 

1964년 3월 13일 미국 뉴욕이 사는 20대 여성키티 제노비스는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다 정신이상자에게 붙잡혀 칼부림을 당한다. 그녀는 35분 동안이나 잔혹하게 난자당해 숨졌지만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사람이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외면하는 극단의 이기주의가 얼마나 잔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제노비스 신드롬.

38명의 사람들이 제노비스가 칼부림을 당할 동안 누군가 전화하겠지라는 생각과 귀찮은 일이 휘말리면 나만 고생이라는 생각으로 책임을 회피했다. 이때문인지 요즘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하거나 문제가 생길때면 다수의 사람에게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를 외칠게 아니라 콕 집어 거기 모자쓴 아저씨등 개인에게 도움을 요청해야한다고 조언한다. TV 다큐멘터리를 통해서도 제노비스 신드롬이 실제한다는 실험을 보여주고 있다. 그냥 웃어넘길 이야기로 치부할 수 없는 건 그 피해자가 나와 사랑하는 내 가족일 경우에라는 만일이라는 전제가 깔리기 때문일 것이다. 

 

마침 오늘 인터넷 뉴스를 통해 용감한 청년이라는 기사를 봤다. 길 한복판에서 한 남자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는 할머니를 행인들은 그저 쳐다만 보고 있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말리지도 않는 상황에서 한 청년이 용감하게 나섰다. 그러자 사람들이 하나둘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였다. 청년의 행동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지만 다수의 사람들에겐 내 일이 아니라는 책임회피의 현상이 지극히 당연하게 일어나는 것 같다. 이 청년처럼 제노비스 신드롬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정신 그 정신이 요즘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

 

 '난반사'는 이 제노비스 신드롬을 격하게 떠오르게 했다. 잠재된 제노비스 신드롬. 사람들이 이건 내 일이 아니다, 이정도가 무슨 큰죄가 되겠어라는 생각, 도덕적 해이를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다. 시종일관 잔잔하지만 그 잔잔한 일상의 작은 행동들이 누군가에겐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상처로 남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한 아이가 죽었다. 그리고 범인은 세상 그 자체였다!"

 

사건은 아주 우연하게 일어났다. 길을 지나가던 유모차와 엄마 위로 가로수 나무가 쓰러졌다. 다행히도 엄마는 무사했지만 가로수 나무는 유모차를 덮쳤고 아이는 머리를 심하게 다치고 말았고 끝내 사망했다. 지나가는데 나무가 덮쳐 사고를 당하다니! 누가 봐도 불운한 사고로 밖에 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작가는 이 사건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고 말한다. 의도하지 않은 누군가의 작은 부도덕한 행동들이 모여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말하고 있다.

 

생각없이 무심코 저지른 행동들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생각과 행동은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한다. 내가 아무런 의도없이 했던 부도덕한 행위가 언젠가 커다란 가로수 나무로 내 머리위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정말 잘 살아야겠다 느끼게된다.

 

폄벙해보이기만 하는 일상에서 생각지 못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누쿠이 도쿠로. 이 작가의 이야기를 더 읽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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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
누쿠이 도쿠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비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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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 누쿠이 도쿠로

 

이 책의 결말을 밝히지 마라!

살인의 동기가 될 수도 있다!

비통한 절규와 충격적인 반전을 담아낸 걸작 미스터리!

 

충격적인 반전이 기가막힌 소설이란 이야기에 집어들었다. 저자 누쿠이 도쿠로는 본인의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작품을 읽는다면 우선 이 작품부터 읽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는 말에 작가의 홈페이지에 달려갔다. 2003년부터 꾸준하게 관리하고 있는 작가의 홈페이지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번역기로는 해결되지 않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럴 땐 정말 일본어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

 

누쿠이 도쿠로는 고등학교 3학년때 시마다 소지의 점성술 살인사건을 읽고 감명을 받아 미스터리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 후 직장생활을 하며 인간의 본질에 대한 경험을 쌓은 후 실화인 희대의 범죄 미자키 쓰토무 사건을 모티브로 이 책을 썼다. 본격추리소설 100선에 선정 일본 문단과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누쿠이 도쿠로는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철저하게 파헤치는 작품으로 유명하고, 아내인 가노 도모코는 그와 반대로 가벼운 일상의 미스터리를 쓰는 작가로 유명하다고 한다.

 

아! 부부작가!

누쿠이 도쿠로 아내의 작품에도 관심이 간다. 서로 반대되는 느낌의 미스터리를 쓰는 부부라니! 괜시리 이 부부의 소소한 일상에까지 관심이 가기 시작한다.

 

"예리한 햇볕이 눈앞에서 내리쬐었다. 바람 한 점 없는 가운데, 매미 울음소리만이 자글자글 올려 펴졌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온몸에서 땀이 비어져 나왔다. 질릴 정도로 무더운 여름이다"

 

통곡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된다.

한 남자가 무더운 여름 벤치에 앉아 공원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다. 남자는 가슴에 구멍이 났다고 느낀다. 어떤 의사도 메울 수가 없는 구멍. 어떤 방법도 소용없는 아린 구멍이 뚫려 그 구멍에서 바람이 불고 싸늘함을 느낀다. "어떻게 좀 해 줘." 그가 중얼거리지만 어느 누구도 그의 말에 귀기울여주지 않는다. "살려 줘!" 그의 마음은 비명을 지른다.'"그 전에 어서, 어서 누군가 좀 도와줘......' 하지만 그 누구도 도와주지 못하고 구해줄 수도 없다는 걸 남자는 알고 있다.

 

남자는 왜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는 것일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은둔자인걸까? 사이코일까? 그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그에겐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위안을 줄 대상이 아무도 없는 것 같아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여인이 다가와 남자에게 행복을 빌어준다며 따뜻한 기도를 해주고 떠난다. 그 모습을 잊지 못한 남자는 자기도 모르게 그녀를 쫓다가 신흥종교에 빠지게 된다.

 

갑자기 신흥종교에 빠져가는 남자의 이야기에서 유괴사건을 수사하는 형사의 이야기로 시선이 옮겨간다. 어린 여자아이가 시체로 발견된다. 수사본부에서는 동일범의 소행이라 생각하며 사건을 풀어간다. 남자의 이야기와 형사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보여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남자가 바로 범인일 것이란 생각을 하게된다. 남자와 형사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를 생각하며 읽어가게되는데 마지막에 밝혀지는 남자와 형사의 관계가 정말 충격적인 반전으로 다가온다! 어떻게 이런 형식과 이야기를 생각해내었을까! 그 마지막 반전이 이 이야기의 핵심이기때문에 책의 사건과 이야기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담을 수가 없다. 반전을 알고 보면 읽는 재미가 없어질 것이 뻔하기에!

 

"인간은 참을 수 없는 슬픔에 통곡한다."

 

참을 수 없는 슬픔에 통곡하던 남자에게 누군가 그때 따뜻한 위안과 손길만 건네었어도 전혀 다른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삐뚤어진 증오와 자괴감, 후회가 끔찍한 비극을 초래한 것 같다. 일본 사회파 소설들을 읽으며 늘 느끼는 점은 어린 시절이 한 사람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하는 것이다. 겉으로 잘 성장한 것 같아보여도 어린 시절의 불행과 아픔을 제대로 다독여주지 않으면 언젠가는 곪아서 터져버리고 만다는 사실을 깨닫게된다. 어린 시절의 아픔이 곪아서 터져버려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될지 아문 자리로만 남을지는 결국 본인에게 달린 문제인 것 같다.

 

이 책은 폭로할 수 없는 이 반전때문에 읽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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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
전민식 지음 / 북폴리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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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 당신은 안녕하신가요?

 

 

"몇 해 전 여름, 동네 지인들을 만나 술 한잔 걸친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흥겹지만은 않았던 술자리였습니다......

그러곤 담배 한 대 태우고 들어갈 요량으로 집 앞 나무 벤치에 앉아 있었습니다.

담배를 꺼낸 후 막 북을 붙였는데, 덥지도 않은지 검정색 양복을 차려입은 남자 셋이 제 앞에 딱 서더군요.

사내들은 제 이름을 말한 후 맞느냐고 물었습니다." - 361page 작가후기

 

"이 시대에 사는 한 이런 감시 속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경계하지 않으면 제가 제 자신조차 믿지 못하게 되는 끝없는 구렁텅이로 떨어지게 되겠지요,

그게 가능해진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미 이런 일이 흔하게 되어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안녕하신가요?" - 364page

 

책을 읽기 전에 작가후기에 눈이 갔습니다. 그리고 그가 들려주는 실제 이야기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어느 날 동네 지인들과 술 한잔 걸치고 있는 차에 왠 남자 셋이 나타나 저자를 잡아채 차에 태웠습니다.

안대로 눈을 가리고 수갑을 채운채 끌려간 곳은 영화 속에서나 봤던 취조실이었습니다.

왜 끌고 왔는지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이유모를 심문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협밥도 곁들어집니다.

그들은 저자가 언제 통화를 했는지, 어떤 말을 나누었는지, 어디서 만났는지, SNS의 글들까지도

소소한 것들 하나하나를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방금 전 TV 속 CF문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커피를 몇명이 마시고 있고 어떤 걸 몇명이 하는지 알고 있다는 말.

당신이 뭘 좋아하는지 알고 있다는 말.

그런 것들이 갑자기 선명해지면서 뒷통수를 사정없이 때리고 마는데요.

누군가 맘만 먹으면 내 생활 패턴이나 일상은 여지없이 드러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범죄가 일어났을 때 용의자의 지난 행적을 스마트폰을 통해 알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메신저의 내용들도 알 수 있다고 하는데요.

내가 무심코 남기고 다니는 기록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것도 참 무서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아직까지 악용하지 않고 있기에 외면하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또 어떤 식으로 무서운 현실로 자리잡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13월 이 책은 작가의 그런 실화를 바탕으로 당신은 안녕하신가요?라는 물음을 던집니다.

당신이 모든 것을 낱낱이 지켜보며 관찰하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수인은 재황이라는 남자를 일년째 관찰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정부산하의 비공식 기관에서 일합니다. 재황이라는 남자에겐 위치 인식기가 체내에 이식되어있습니다.

위치 인식기를 통해 대상의 위치를 파악하고 수인은 24시간 재황이라는 남자를 관찰하고 기록만합니다.

재황에게 들키지않게 거리를 두고 제 3자의 입장에서 관찰만합니다.

재황은 고아원에서 자랐지만 공부를 열심히 해서 명문대에 들어갔습니다.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남는 시간엔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며 겉보기엔 아무일 없는 성실한 하루를 보냅니다.

그 무료한 일상을 관찰일지에 쓰고 연구소로 보내는 단조로운 일상을 수인은 보내고 있습니다.

 

수인이 재황을 관찰하기 훨씬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그를 관찰했다고 합니다.

일년을 채 못채우고 그만 둔 사람도 있고 삼년을 채우고 떠난 사람도 있습니다.

수인은 관찰대상자에게 감정을 갖지 말라는 전 관찰자와 상부의 지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모르게 재황이라는 남자에게 관심을 갖게 됩니다.

24시간 그의 모습을 관찰하게 된 수인은 재황을 그 누구보다도 가깝게 느끼게 됩니다.

어느 순간 그의 일상이 자신의 일상이 되고 그가 느끼는 것이 그녀가 느끼는 것이 되버리고 맙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어두운 과거를 기억하는 친구 광모가 찾아옵니다.

광모는 고아원시절 같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친구입니다.

하지만 기억하고 싶지 않은 어린 시절을 함께한 친구이기도 합니다.

PC방 간판을 걸고 불법 성매매를 하고 있는 광모는 명문대 여대생을 연결시켜달라며 재황에게 명함을 돌리라고 협박합니다.

재황은 어떻게든 어두운 현실을 벗어나려고 노력하지만 그럴수록 그에겐 시련이 닥쳐옵니다.

벗어나려고하면 할 수록 점점 광모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 계속됩니다.

 

관찰자인 수인이 점점 무너져가는 재황을 위해서 뭔가를 할 것 같았지만 끝까지 제 3자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에 안타까웠습니다.

결국 현실은 어쩔 수 없다는 뜻일까요.

재황이 관찰대상자가 되야했던 비밀과 그 결말이 정확하게 언급되지 않아서 아쉬운 점이 남습니다.

수인과 재황의 연결고리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허무함으로 남아서 더욱 그런 느낌이 듭니다.

선명한 끝을 보여주지 않고 아직도 진행중 인 것 같은 느낌에 섬뜩함이 남아있습니다.

 

고아원에서 자란 재황과 광모의 과거 이야기는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의지할 곳없는 아이들을 왜 그렇게 모질게 대하는 것인지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모든 고아원이 그렇게 운영되는 것은 아닐테지만 가족의 품에서 자라는 것만큼 따뜻하진 않다는 것은 분명할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접할때마다 정말 안타깝기만합니다.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시겠습니까?라는 문구에 이제는 함부로 YES라는 버튼을 누르기가 망설여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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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9 완간 박스 세트 - 전9권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미생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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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재미있는 웹툰소설

 

정말 오래간만에 재미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정도로 끝이 나는게 아깝다는 생각을 하며

재미있게 봤습니다.

예전에 미생이 인터넷에서 웹툰으로 연재될때도 보면서 재미있다는 걸 느꼈지만

똑같은 걸 또 보면서도 똑같은 장면에서 울컥하고 똑같은 장면에서 감동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 참 재미있다라는 생각에 끊지 못하고 계속 보게 되네요.

 

미생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는 어릴 적 바둑신동이라 불리던 한 남자 장그래의 이야기입니다.

어릴 적 흥미와 재미로 시작했던 바둑. 가족들은 점점 장그래가 프로기사가 되어 성공할 것이란 기대로 가득찹니다.

하지만 현실은 정말 냉혹했습니다.

입단에 실패하고 맙니다.

 

고졸출신에 바둑 이외의 다른 길은 생각지도 못했던 장그래는 첫직장에서도 실패합니다.

그리고 군대에 갑니다.

군대 제대 후 더이상 어머니에게 손벌릴 수 없던 장그래는 지인의 소개로 큰무역회사 계약직 사원으로 취직을 합니다.

고졸출신에 특기도 장기도 없이 낙하산으로 들어간 장그래는 바둑으로 다져온 집중력과 신중함등으로

상사들과 잘 어울리며 생활해갑니다.

 

바둑을 통해 배운 통찰력과 집중력등이 그에겐 큰 장점으로 작용하며 사회생활을 하게합니다.

스펙으로 꽉찬 사원들과는 너무도 비교되는 보잘것 없는 스펙이었지만

장그래는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하고 회사생활에 빠르게 적응해갑니다.

 

열정과 패기 그리고 인간다운 따뜻함이 있는 장그래.

그렇기에 스펙 하나 없는 고졸 출신의 장그래가 스펙이 넘쳐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읽게됩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기에 더욱 기대를 하며 보게됩니다.

 

그리고 회사 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 그리고 가족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

하지만 잊고 있었지만 가슴뭉클하게 하는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내 아버지의 이야기, 내 남편의 이야기, 앞으로 내 아들의 이야기.

그리고 나의 이야기, 내 딸의 이야기가 될 이야기들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장그래가 발전해가는 모습도 의미가 있는 이야기들이었지만

그의 주변 사람들의 뒷이야기들이 더욱 흥미롭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잊지말자

나는 어머니의 자부심이다.

모자라고 부족한 자식이 아니다.

 

 

첫월급날 아버지의 산소를 찾아간 장그래.

생활고에 힘들어하는 어머니의 다리를 꾹꾹 눌러줍니다.

다음 날 아침 어머니는 출근할 장그래의 하얀 와이셔츠를 다려줍니다.

몇 장면의 그림으로 그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상사 밑에서 일하면 정말 더할나위 없겠다!!란 생각이 드는 눈이 뻘건 오과장.

늘 과로로 피곤에 쩔어 눈이 시뻘건 오과장인데요.

부하직원을 정말 잘 챙기고 윗사람에게는 아부하지 않는!

정말 멋지다라는 말이 나오게 만드는 상사입니다.

 

회사에서 나온 보너스를 아내에게 안기지만 안타깝게도 세 아이를 키우느라 차떼고 포떼고

남는 돈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 오과장에게 지갑을 달라는 아내.

아내는 지갑이 두둑해야한다며 오과장의 지갑에 현금을 넣어줍니다.

아! 나도 이런 멋진 아내가 되어야겠다 다짐합니다.

남편의 사회생활을 들여다보게 되는 미생입니다.

남편의 얇은 지갑이 안쓰러워지게 만드는 미생입니다.

 

미생을 보고 있으면 돈을 왜 벌어야하는지, 무얼 위해 살아야하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심각한 사회문제인 계약직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장그래. 2년짜리 계약직으로 일하지만 그 누구보다 열심히 부지런히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합니다.

하지만 그의 상사는 알고 있습니다. 장그래도 알고 있습니다.

대기업에 고졸출신으로 정사원이 된 사람은 아직까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멋진 상사 오과장은 장그래를 정사원이 되도록 애써보지만 그럴수록 현실은 더욱 냉정하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장그래의 모습이 너무도 현실적이기에 마음이 아픕니다.

웹툰이라서 약간은 희망에 부푼 결과를 장그래에게, 읽는 독자들에게 안겨줄거라 생각도 했는데 가차없이 냉정합니다!

아! 그러면 안돼! 너무하잖아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미생은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좋은 이야기를 들려줄 것 같습니다.

물론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도 말이죠.

실수를 하지만 한단계 더 나아지는 장그래의 모습을 보면서 직장생활의 재미를 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입들에겐 이 책을 필독서로 안겨줘도 좋을 듯해요.

그리고 직장상사에게도!!!

 

 

 

 

 

미생에 등장하는 아버지들은 참 아이들에게 자상합니다.

퇴근길에 까만봉지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치킨사갈까? 호빵 사갈까?를 묻는 아버지.

그러 아버지를 기다리는 아이들. 아바가 일찍 들어오는게 제일 좋다는 아이들.

생각만해도 뭉클해지는 장면들입니다.

 

이 책의 이야기는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요.

내가 오해하고 있던 사람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계약직의 냉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지만

장그래의 미래가 그 누구보다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바라게됩니다.

 

멋진 상사 오과장과 장그래. 그의 동료들 정말 어딘가에 실존하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나와 우리 동료들의 이야기겠지요?

돈을 쫓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쫓는 사람이 되고 싶어집니다.

 

정말 재미있다는 말이 딱인 웹툰소설 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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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새롭게 - 맑고 향기롭게 근본 도량 길상사 사진공양집
일여 지음 / 예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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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새롭게

 

법정스님과 관련된 책이란 말에 무조건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불교에 대해서도 잘 모르면서 법정 스님의 책으로 접하게 된 이야기들은 머리로 애써 이해하지 않아도

마음에 와닿아버리는 그런 이야기기에 종교에 상관없이 관심이 가게 됩니다.

 

"법정스님의 미소와 맑을 가르침이 그립습니다.
그 향기를 간직한 아름다운 길상사에서 다시 스님을 만납니다."

 

띠지의 그립습니다라는 문구가 절절하게 와닿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도 그렇고 법정 스님도 그렇고 종교라는 것을 초월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참 따뜻하게 해주셨던 것 같아요.

그렇기에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 뭉클해지는 마음이 들어서 그립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이 책의 사진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립다라는 느낌이 많이 전해집니다.

 

 

 

 

"2004년 6월부터 찍은 법정스님과 길상사의 사진들이 이 책 날마다 새롭게의 출간으로 작은 매듭을 짓게 되었습니다.

스님이 입적한 뒤라 허전하기 이를 데 없는 마무리입니다.

법정스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길상사 안에 들어 있는 '보시'의 뜻이 세상에 퍼져

우리 세상이 더 좋은 세상으로 변하기를 기원합니다." - 서문 중에서

 

법정스님은 '절판'을 간곡히 당부하셨지만 이렇게 책을 내는 이유는 스님과 길상사는 세상에 널리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우리 사회가 더 맑고 향기로워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습니다.

스님께서 말쓰하신 평소의 좋은 말씀을 담기보다 그동안 법정 스님께서 길상사에 머무시는 동안의 일상을 미공개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길상사는 법정스님이 유일하게 세상과 만나는 장소였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던 법정스님의 미공개 모습을 흑백의 사진으로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사진공양이라 명명한 후 사진을 통해 부처님의 자비와 길상사가 가진 나눔의 의미를 사진을 통해
세상에 알리고자 했던 마음은 그대로 있습니다.  인연에서 비롯된 길상사 사진 찍기는 여러분이 보시듯
한국의 사찰로 더 넓게 더 깊이 퍼져가고 있습니다."
- 우리세상 이종승의 블로그입니다 중에서.

 

저자는 우리세상이라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사진공양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마음을 담는 그 모습이 참 인상적입니다.

 

 



 

법정스님과 길상사의 무소유로 맺어진 인연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길상사는 서울 한복판에 있는 절입니다.

사진 속에서 만나는 길상사는 어느 한적한 산속과 같은 느낌일 것 같은데 서울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네요.

대웅전도 없고 단청도 칠하지 않은 절. 이곳이 길상사입니다.

 

삼각한 자락의 배밭골에 한식당이 열었습니다.

이곳은 제3공화국 시절 국내 3대 요정의 하나인 '대원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감명을 받은 주인이 절로 만들어 달라며 시주했다고 합니다.

당시 시가 1천억원이 넘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탄생한 절이 바로 이 길상사입니다.

길상사는 무소유의 도량, 나눔의 도량으로 세상 속에 맑고 향기로운 삶의 방식을 퍼뜨려 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법정스님과 이 길상사는 깊은 인연이 있는 것 같아보입니다.

사진 속 글을 쓰고 지인이 선물한 차향기를 맡고 있는 모습은 굉장히 평온해보입니다.

언제라도 길상사를 찾으면 사진 속 법정 스님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실제로 이곳에서 법정스님을 만났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더욱 그리움을 느끼고

법정 스님을 느낄 수 있게 할 것 같습니다.

 

 

 

 

법정 스님은 손가락 튕기기 버릇이 있으셨다고 합니다.

가장 좋아하신 음식은 국수였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1주기 때 영전에 올린 음식도 국수였다고 해요.

법정스님은 덕조스님에게 떡국 끓이는 방법을 딱 한번 알려주셨는데 그대로 끓이지 않으면 안 드셨다고 합니다.

그 방법이 무척 특이했습니다.

표고버슷을 우린 물에 불린 떡을 넣고 조선간장으로 간을 하는 것은 평범한데 땅콩버터를 넣었다고 해요.

그 맛이 어땠을까요? 무척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이 책엔 법정스님에 관한 이런 소소한 이야기들이 평범하게만 보이는 사진들과 함께 소개됩니다.

잠시나마 스님의 유쾌한 모습들도 상상할 수 있게되네요.

법정 스님을 그리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슬픔보다는 추억거리를 던져주고 웃음을 안겨줄 것 같습니다.

 

 

 

뒷 부분에는 길상사의 아름다운 모습과 스님들의 사진이 담겨있습니다.

엄숙한 분위기의 사진들은 아! 이곳은 절이었지라는 생각을 하게하지만

스님이 장난스럽게 아이 등에 업혀있는 모습은 절로 미소가 지어지게 만듭니다.

아이와 눈싸움을 하는 스님의 모습.

길상사라는 곳은 엄숙하고 조용하고 사람들과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곳이 아니라

어른들뿐 아니라 아이들도 친숙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과 함께 길상사를 한번 꼭 방문해보고 싶어집니다.

 

 

 

종교 간의 화합을 강조하고 몸소 실천하신 법정스님의 마음이 가득 담긴 길상사의 모습은

성모마리아상을 닮은 관음석상과 길상사를 방문하는 수녀님들의 모습에서 절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님과 함께 환화게 웃고 계신 수녀님의 사진이 정말 마음을 평안하게 만듭니다.

 

 

 

 

 

날마다 새롭게. 이 책의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울컥하기도 합니다.

왜 사진공양이라 명명했는지 그 이유를 비로소 알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 참 따뜻해지네요.

책을 덮고 나니 법정스님이 더 그리워집니다.

법정스님!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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