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기획을 해보려고 보던 책이 출간되었길래 궁금했다. 그런데 그 책이 리뷰 대회를 한다길래 이래저래 잘 되었다 싶어서 사서 읽어보았지. 그렇게 적립금에 흑심을 갖고 아주 뜸했던 서재에 돌아왔다. 구매할 일이 생기면 아직도 알라딘에서 하지만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일이 훨씬 많아져서 구매도 뜸했다. 책이나 서재를 둘러보러 늘 들락거리기는 했지만 한번 서재를 돌아보기 시작하면 빠져나올 수 없는 개미 지옥이라서 매번 들러보지는 않았지만. 한참 동안 못 본 리뷰를 읽기도 하고, 이 친구에서 저 친구로 건너가서 또 읽고 하다 보면 시간은 순삭이고, 해야 할 일은 산더미로 남아 있어서 현타가 오는 지라.
간만에 와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읽고 있는 친구들을 보니 좋다. 그대로 있어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둘러보다 보니 그간 텅 비었던 보관함에 또 책들이 하나둘 담기기 시작한다. 외국 소설 쪽의 레퍼런스와 같은 분들이 마구 칭찬하는 소설을 안 담을 수가 없었다. 오만 원 받은 걸로 바로 플렉스.
이 소설을 읽기 전에 먼지만 쌓여가는 <스페인 내전>을 읽어볼까 했지만 아무래도 그러긴 어렵겠지? 소설 책 3권이 째려보고 있는데 그 두꺼운 <스페인 내전>을 읽어내진 못할 것 같아.
딸아이에게 엄마가 적립금 받아서 바로 책을 샀다고 좋아했더니, 엄마처럼 책 많이 보는 사람은 정말 드문 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알려줬지, 야, 알라딘에 득시글득시글해. 엄마는 읽는 축에도 못 낀단다. 아무 때나, 아무에게나 책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권하고, 꾀고 하는 댓글들을 읽으니 웃음이 난다. 친정에 돌아온 듯한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