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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볼 일 없는 4학년 - 주디 블룸 장편동화 ㅣ 재미있다! 세계명작 10
주디 블룸 지음, 윤여숙 옮김, 오승민 그림 / 창비 / 2015년 7월
평점 :
평범한 4학년짜리 피터가 별 볼 일 없는 4학년처럼 느끼는 이유는,
무슨 짓을 해도 사랑받는 치명적인 나이인 4살 짜리 동생이 있다는 것.
즉, 상대적인 박탈감이라고나 할까. 이런 남매 사이의 오묘한 심리를 잘 그려내고 있다.
사실 주디 블롬의 작품을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어서 궁금하던 차에,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책으로 고른 것인데 셋 다 재미있게 읽었다.
4살 짜리의 생일 파티 장면을 피터의 눈으로 묘사한 장면에서 나는 갑자기 빵 터져서 아이들에게 읽어주다가 말고 깔깔깔 숨 못쉬도록 웃었다. 애들이 '엄마 왜 저래? 웃기긴 하지만 저 정도는 아니잖아?'라는 눈빛을 서로 교환하는데도, 그 장면을 상상하니, 그리고 그런 4살을 한심하게 쳐다보면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피터를 상상하니 너무 웃겼다.
어찌할 수 없이 귀여움이 뿜뿜 터져나오는 4살 짜리를 누가 말릴 수 있으리. 하지만 4학년의 입장에서 본다면, 별로 이쁜 짓도 아닌데 어른들이 귀엽다고 넘어가고, 모든 잘못에도 아직 어리다고 넘어가는 관대로움에 뿔이 나기도 할텐지.
우리집 큰 아이도 두 살 차이 동생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는 듯하다. 같이 자란 아이들이라면 누구라도 그런 감정을 느끼겠기에 감정이입이 되어 위로받을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자신이 그렇게도 아끼던 애완거북이까지 꿀꺽한 동생은 절대로 용서할 수가 없을테지만, 그런 슬픔과 분노에 잠긴 아이를 외면하지 않고 강아지를 사주면서 '이건 피터의 강아지'라고 위로해주는 부모님이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다 싶었다. 아니었으면 내가 다 억울했을 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