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애 봐주시는 아주머니가 어머니 상을 당했다. 월요일 출근길에 전화를 주셨으니 양가 모두 지방에, 동생네도 맞벌이인 우리는 이럴 때 정말 난감하다. 어쩔 수 없이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남편과 번갈아가면서 반차를 쓰고 있다. 화요일엔 아주 간만에 다른 엄마들처럼 학교 앞 교문에 가서 기다렸다. 2학년생 엄마들이 이런진 않겠지만. ^^ 엄마를 발견하곤 얼굴에 웃음이 가득이다. 집에 와서 챙겨주는 간식에도 연실 벙글벙글거린다. 아줌마도 간식 챙겨주시잖아. 라니깐. 그래도 아니야. 한다. 참 짠하고 미안했다.
오늘도 교문 앞에서 어김없이 그런 기대를 갖고 기다렸다. 반갑게 맞아주어야지 하고. 암만 기다려도 안와서 학교 안으로 들어가봤더니 교실은 당연히 텅비어 있다. (제호네 반 선생님이 남자샘이라서 그런지 그 반만 문도 다 열어놓은 채로 홀로 교실이 어수선하다. 괜히 우습다.) 혹시나 싶어 도서관에 들렀더니 거기서 떡 하니 책을 보고 있다. 그래도 엄마 얼굴보면 따라 나올 줄 알았더니, 친구랑 책볼거야. 놀다가 갈게. 라며 눈길조차 제대로 안 준다. 헐... 아들들은 가끔 참 쿨하다. 벌써 이렇게 큰건가? 벌써 슬슬 놔줄 준비를 해야 하는 나이가 된건가? 갑자기 한번도 온전히 아이만을 위해서 열심히 어리광 받아주고 일학년 아이 챙겨주지도 못했던 것 같아 또 짠하고 미안하다. 이렇게 어느 순간 아이들이 커버리겠구나 싶어서, 이제라도 더 많이 얼굴보고 웃고, 놀고, 안아주자 그런 새삼스런 다짐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