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겪는 추운 날씨 탓에 집에만 틀어박혀서 꼼짝을 안 했더니 주말이 힘겨웠다. 32개월밖에 안 된 작은 것이 "집에만 있으니깐 너무 답답하고 지겨워!"라는데 어디 갈 데가 없다. 사실 추우면 만사가 귀찮아지고 움츠러드는 엄마 때문에, 도서관에 가자는 아이들 청도 들어주지 못했다. 겨우 욕탕에 담궈놓고 한 30분 놀게해 준게 다다.
이런 날은 배깔고 누워서 책이나 보면 얼마나 좋을까. 허나 지금의 내겐 언감생심. 아이들 이쁜 시기가 지나가는 것 같아서 아쉽지만, 그래도 살아내는? 하루하루가 여전히 힘들긴 하다. 나는 무릎 굻고 기어다니며 경찰한테 잡히는 악당이 되어야하고, 아빠는 두 아이를 등에 태우고 기꺼이 코끼리가 되어야한다. 카드놀이를 할 때는 눈치껐져줘야지 엄마가 연거푸 이겼다가는 눈물콧물 흘려가며 분함을 토해내는 아이를 달래야한다. 가위바위보에서 눈치껏 져주는 것도 기본. 게다가 삼시 세끼 밥까지는 아니더라도 두어끼의 밥과 간식까지 챙겨내야 하니, 일요닐 저녁쯤이면 오히려 낼이면 회사에 가서 몸이라도 쉴 수 있다는게 다행스럽게 여겨질 정도다. 난 아직도 덜된 엄마인건가? =.=;
토욜날 호 병원에 갔더니, 선생님이 놀이상호작용은 아주 좋다고, 놀이치료를 더 할지 말지 엄마더러 결정하랜다. 호는 예민한 아이라서 엄마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많이 좌우된다고. 노는 양상이 달라진 걸 많이 느꼈다. 동생이 노는데 끼어드는 대신, 먼저 제안하고 역할과 범위를 정해서 놀이를 주도한다. 감정표현도 더 많이 하고. 다음 주에 초기에 했던 검사 한 번 해 보고 종료해도 될 것 같다고 한다. 다행이고 고맙다. 엄마, 아빠가 이 세상 가장 따뜻한 곳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