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해라. 













왔다가













간다. 














 







사는게 다 그렇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뷰리풀말미잘 2012-07-20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팔은 내 팔이 아니다. 협찬한 팔이다. 내 팔은 저렇게 안 예쁜 팔이 아니다.

비로그인 2012-07-20 0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웃었다가 자못 진지해지는 그런 사진과 글이네요. 저희 집 근처에도 바다가 있어서 저런 풍경을 곧잘 보곤 하는데~ 사진으로 보니 또 새로운 느낌이 있네요. 잘 보고 가요, 아름다운말미잘님!

뷰리풀말미잘 2012-07-21 00:01   좋아요 0 | URL
저도 얼마 전 까지 바다가 있는 곳에 살았죠. 자주 가 보진 않았지만 그게 근처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곤 했었는데요. 아, 원래 바다가 고향인 사람은 바다를 보고 탁 트이는 느낌을 받는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더군요.


Arch 2012-07-20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잘, 새로운 형식의 페이퍼로 제 아성을 무너뜨리려는겁니까? (아성, 어디?) 어림 없어요.

물론 파랑색이 눈이 시릴정도로 예쁘고 부러 갈매기보고 저 포즈를 하라고 해도 안 나올 정도로 괜찮은 각도와 협찬한 팔이 쌩쌩하다고 해도 진짜 어림도 없어요. ㅋㅋ

나, 간다.

뷰리풀말미잘 2012-07-21 00:02   좋아요 0 | URL
아치, 나 즐찾 104에요. 또 하나 늘었어요. 위기의식 가지고 포스팅하세요.

뷰리풀말미잘 2012-07-21 00:02   좋아요 0 | URL
가면, 또 옵니다. ㅎㅎ
 



장마라 어둔 하늘이 어디서 돋아나듯 파래졌다. 






 


파란 하늘에 셔터를 누르는데 문득, 새 한마리가 끼어든다. 갈매기다.  








한 놈이 또 한 놈을 데리고 왔다. 








그 놈이 또 다른 놈을 데리고 왔다.  








다단계인가.








놈들의 숫자는 점점 불어나서, 


좀 전에는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 이었다가, 어느새 알프레드 히치콕의 '새'가 되었다.  








사진 찍고 있는데 한 마리가 나한테 똥을 쌌다. 








새새끼. 








너냐, 조나단? 




















갈매기의 꿈은 아주 무례한 새에 대한 재미없는 이야기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노아 2012-07-13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매기의 꿈보다 이 페이퍼가 100배는 더 재밌어요.^^ㅎㅎ

뷰리풀말미잘 2012-07-13 22:53   좋아요 0 | URL
오랫만이에요 마노아님. :)
 

 














#. 1

 

1962년 마블 코믹스의 스탠 리와 잭 커비는 브루스 배너-헐크라는 흥미로운 캐릭터를 창조한다. 주인공 부르스 배너 박사는 실험 중 감마선에 노출되고, 그 부작용으로 인해 분노를 조절 할 수 없게 되면 난폭한 녹색의 근육질 괴물, ‘헐크로 변신한다. 부르스 배너가 인간의 아폴로적인 이성의 표상이라면 한다면 헐크는 디오니소스적 비이성의 표상이다.

 

물론 '헐크'의 모티브는 1886년 간행된 R.L.B.스티븐슨의 괴기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일 것이나 이 이야기는 단순한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재생산에 그치지 않고 보다 모던한 지점까지 촉수를 뻗는다. 지킬 박사의 하이드씨가 심리적 이면에 악을 내재한 인간의 이중성을 폭로하는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헐크의 헐크는 선악 구분이 없는 혼란 상태로, 현대 사회에서 인간 소외를 겪고 있는 화이트 칼라 계층을 은유한다는 것.

 

헐크가 등장하는 최근작은 영화 어밴져스다. 영화의 절정부,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배너 박사는 아직 헐크로 변신하지 않는다. 별 달리 분노를 이끌어 낼 기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일촉즉발의 상황, 혼자말로 자신의 비밀을 고백하는 배너 박사. “사실 나는 늘 화가 나 있었지.” 적들에게 뛰어가는 배너의 하얀 셔츠는 이미 갈기갈기 찢어지고 이내 거대한 녹색 등판이 화면을 가득 메운다.

 


#. 2


최근에 일을 관뒀다.

 

내 일은 오왕(吳王)의 새침한 연인 같아서 나는 그것을 사랑하였으나 그것은 나를 늘 파국으로 몰아갔다.

 

매달 받는 월급과 그 대가로 내가 포기한 것들이 늘 의식속에서 대립했고, 내게 부여된 사회적 책임과 역할행동이 나의 정치적 정체성과 마찰을 일으켰다. 기대는 과도했고, 시간은 촉박했다. 일에 대한 상반된 감정이 가져오는 스트레스와, 스트레스로 집중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업무적 긴장은 매일 밤 나를 잠들 수 없게 만들었다. 멜랑콜리라는 진단명은 내 상황을 수사하기에는 지나치게 낭만적인데가 있었다.

 

나는 단지, 나는 그 모든 것에 화가 나 있었을 뿐이니까.

 

할 수만 있다면 초록색의 근육 괴물로 변해 주변의 모든 것을 두들겨 부수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가 일을 그만둔다는 정보를 입수한 가 따로 조촐하게 마련한 술자리에서 나는 추에게 고백했다, 실은 이 모든 것을 다 두들겨 부숴버리고 싶다고. 침착한 베테랑인 추는 한참 내 얘기를 듣다 차분하게 말 했다

 

사실, 저도 그렇습니다.”


정말로 헐크의 은유는 옳아서우리는 누구나 마음 한 구석에 헐크를 하나씩 품고 있는걸까?

 


#. 3

 

헐크의 이야기는 1962년 마블 코믹스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여러 지면과 TV애니메이션을 거쳐 TV시리즈로 방영되었다.(우리나라에서는 두 얼굴의 사나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다.) 내가 기억하는 바, 영화로도 최근작 어밴져스를 제외하고 두 번이나 제작되었다.[2003년 이안 감독, 헐크(Hulk), 2006년 루이스 리터리어 감독, 인크레더블 헐크(The Incredible Hulk)-둘 다 평작이다.] 


열심히 찾아본 편은 아니지만 위에 나열한 시리즈 중 대부분을 일람하였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TV시리즈 '두 얼굴의 사나이'다. 오래되어 단편적인 것 밖에 기억나지 않으나 드라마 속 헐크는 어쩐지 어밴져스의 헐크보다 외롭고 쓸쓸한 캐릭터였다. 그는 하나의 소동이 정리되면 석양을 등지고 어디론가 떠나곤 했는데 어린 시절의 나는 그 장면을 늘 인상적으로 감상했다.


새로운 삶에 대한 갈망? 혹은 단지 자신을 분노하게 하는 세상과 멀어지려는 것이었을까?  

 


#. 4


내게도 하나의 소동이 끝났다.

 

떠날 생각이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Forgettable. 2012-07-09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떠날 땐 몰랐는데 남이 떠난다니 서운하네요. 내재된 분노를 다스리고 돌아오도록!

뷰리풀말미잘 2012-07-09 02:14   좋아요 0 | URL
굿모닝 뽀! 문득 여왕개미 논쟁이 생각나네요.

언니 없는 사이에 언니 그늘 벗어나서 무럭무럭 자랐나요? ㅎㅎ

2012-07-09 2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10 1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10 15: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10 1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10 2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10 2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2-07-10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너지를 꼭꼭 눌렀다가 펑 하고 터트려서 떠나는 이의 왠지 부럽고 대견한 등짝.

안녕하세요. 모처럼이예요 뷰리풀말미잘님.

뷰리풀말미잘 2012-07-10 19:17   좋아요 0 | URL
아, 우리 덩덕덕쿵덕쿵님! 오랫만에 서재 둘러보니까 또 많은게 변해있네요. ㅎㅎ 아가가 휘모리 님의 총명하고 야무진 모습을 닮았나요?

반갑습니다! :)

무해한모리군 2012-07-11 12:47   좋아요 0 | URL
나는 내가 늘 많이 변할걸로 생각했어요.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으면, 여하간 미래에 뭔가가 되면 말이죠..
실상은 별로 변한게 없어요.. 그래서 스스로에 대해 쫌 실망중 --;;

아이는 남편만 닮았어요.. 아무리봐도 저 닮은 구석은 없어요 ㅎㅎㅎ

뷰리풀말미잘 2012-07-12 13:47   좋아요 0 | URL
예전에도 휘모리님은 좋은 사람이고 앞으로도 좋은 사람일건데 뭘 자꾸 변하려고 하나요. :) 욕심도 많으셔.

그의 미모와 휘모리님의 지성도 훌륭한 조합이네요. ㅎㅎ
 

당신은 


지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올 것이었어.


쉿,


오늘


희망은 구차한 언어로 지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Arch 2011-12-31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잘~ ♥

아, 난 이 짧은 글을 보고 무슨 뜻일까. 어쨌든 미잘을 보니 반갑네.. 이런 심정이었어요. 새해가 다가오는데 점점 멍충이가 되는 것 같아요.

뷰리풀말미잘 2012-01-01 16:35   좋아요 0 | URL
아치-

부비적부비적- ㅠ_ㅠ

Arch 2012-01-02 10:27   좋아요 0 | URL
어딜 부비적하는거에요~ ㅋㅋ 고마워요 미잘!

Forgettable. 2011-12-31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고싶을 땐 울어야지<3 보고싶네요 힝

뷰리풀말미잘 2012-01-01 16:37   좋아요 0 | URL
뽀! ㅎㅎ 희망찬 새해가 밝았어요!

신년 계획은 좀 세워봤어요?


2012-06-17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 0

혼미한 정신을 정리하고 싶어서 글을 쓴다. 어휘들이 머릿속에서 쉽게 조립되지 않는다. 이건 일기도 뭣도 아니다. 이해하기 어렵지만 언어로 나 스스로를 지지하는 방편이다.  

#. 1

새벽 4시. 누군가 침대가 흔드는 느낌에 잠에서 깬다. 아무도 없는 병실, 나 하나 뿐이다. 환각인가. 나는 다시 잠을 청한다. 그리고 곧 또 침대가 흔들리는 느낌에 잠에서 깬다. 실제로 침대가 흔들리고 있었다. 지독한 환각인가. 그래, 무시하면 그만이다. 나는 다시 누워 설핏 잠을 청한다. 그리고 거의 잠드는 순간 원인을 알아냈다.

나는 떨고 있었다. 춥지도 않은 병실에서, 침대가 흔들리도록. 

창 밖은 캄캄했다. 가로등 등불만 도시를 적시고 있었다.  

보름전이었다.

#. 2     

나는 퇴원하기를 원했고, 닥터는 반대했다. 하지만 나는 놓고 온 일들과, 내가 업무의 스트레스로 몰아넣고 나온 사람들이 눈에 밟혀서 더 이상은 편하게 누워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고등학교 이후 두번째로 자퇴 사유서를 썼다.

캐리어를 끌고 병원 문을 나서는데 더운 공기가 숨통을 틀어막는다. 햇볕이 쨍쨍한 날이었다. 올해 처음으로 폭염주의보가 발령되었단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옷가지들을 정리하고, 새 옷을 입고 출근을 했다. 3주만에 돌아온 일상이었다.  

내 자리에는 내 동료가 앉아있었다. 나는 이전 직책으로 복직했고 내겐 거의 아무 일도 주어지지 않았다. 환청인지 실제인지 모를 소리가 정신을 어지럽히고 사람들이 쑥덕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내 오감은 나락으로 가라앉는다. 예상했던 일이다.

분노인지, 좌절인지, 변명인지 구분이 안되는 뭔가가 목구멍으로 자꾸 치밀어 오르고 나는 숨을 들이키고 담배로 입을 막아서 뭔지 모를 그것을 틀어막는다. 숨기고 싶다. 사실 내가 그렇게 나약하고, 무능하고, 평판에 연연하고, 한줌 밖에 안 되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나는 내 허세를 들키기 싫었던거다.

이제야 최진실의 자살을 이해한다. 그 많은 돈으로 아무도 모를 곳으로 떠나 살 것을, 그렇게 새로 출발할 수 있을 것을, 왜 죽음에 기댈 수 밖에 없었을까. 자존심이었을거다. 그것이 그녀의 발목을 묶어 집요하고 잔혹한 현실에 짖밟히게 만든거다. 영혼을 잠식하는 불안에 그녀는 얼마나 많은 밤을 뒤척였을까.  

#. 3   

나는 죽음 이후의 세계를 믿지 않는다. 하지만 내 오온이 이산하고 육신이 소멸하는 그 순간을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차라리 현실의 불안과 고통이 두렵다. 그래서 닥터는 퇴원을 반대했다. 아마 그녀의 휴머니즘은 내가 죽음을 도피처로 이용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불러일으켰을 거다. 하지만 죽음이 삶보다 편한 사람에게 삶을 강요하는 것이 올바른 휴머니즘일까.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지금 나는 죽고 싶지 않다. 살아서 노인이 되고 싶다.  

삶에서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내가 누릴 소소한 행복들을 놓치고 싶지도 않다. 그 사람과 사랑하고, 술 먹은 다음날 아침마다 해 주는 기름진 토스트를 먹고 싶다. 예쁜 여자아이를 낳아 키우고, 그 아이에게 밤마다 팔베개를 해 주고 내가 아는 온갖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싶다. 세계 각국의 신화와, 사람과 동물의 역사와, 우주의 이야기. 그 아이가 자라면 복싱과 칼 쓰는 법과 총 쏘는 법도 가르치고 싶다. 도시 근교에 작은 집에서 살며 평범하고 소박한 일자리를 가지고 책 읽고 글 쓰고 싶다. 지금은 연락되지 않은 그 사람이 행복하게 지낸다는 소식을 듣고 싶다. 매너리즘을 이기고 재기한 나이트 샤말란의 영화들을 보고싶다.  

아, 퇴원하기 전 날 무려 천장의 종이를 접어서 예쁜 항아리를 만들어 준 전직 조폭 아저씨와 빼곡한 편지로 나를 격려해준 그 간호사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아직 못 했다.

그리고 예쁜 노인이 되서 씩 웃으며 이만하면 충분했어. 안녕. 하고 삶을 마치고 싶다.  죽음의 장소로는 깨끗하고 하얀 침대가 좋겠다.

#. 4

가끔 죽음이 삶을 뒤덮을 때 내 친구들, 아치, 뽀, 다락방을 생각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1-06-25 1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5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Forgettable. 2011-06-25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그럴 때 미잘을 생각해요. 그러니 먼저 떠나면 안됩니다.

뷰리풀말미잘 2011-06-25 16:35   좋아요 0 | URL
살아서 노인이 될 거라구요. 가긴 어딜가. 다음에도 과일깍기의 진수를 보여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