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이 카테고리에 쓰는 이야기의 3분의 1은 허구다.
수줍음을 타는 편이니까.
#. 2
의사는 폐쇄병동을 권했다. 거부할 수 있나요? 내 상상 속 폐쇄병동은 한니발 렉터를 가둔 FBI감옥 같은 곳이었다. 더는 스트레스를 수용할 여유가 없었다. 의사는 장고 끝에 일반 병실을 허용했다. 대신 늘 다량의 약물을 복용해야했기 때문에, 머릿속은 늘 안개가 낀 것 같았다. 살면서 가장 죽음과 가까운 시기였다.
환자들은 나를 동정했다. 미잘이, 내 동생이 미잘이 나인데 말 놔도 되지? 오짬 두 개 사왔는데 노나 먹을까? 저는 바다로 뛰어들었다 잡혀왔어요. 옆에 있어도 되나요? 자네, 바둑은 좀 두나? 참외를 왜 껍질째 먹어? 왜 거기에 혼자 앉아 계세요? 어두운데.
“거 좀 놔두지!” 맞은 편 침대를 쓰던 그가 일갈했다. 정강이까지 문신이 있었기 때문인지 아무도 그의 말에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이 흩어진 오후에 은밀히 접근을 해서는 이은하 노래를 핸드폰에 넣어달라고 했다. 나는 그것을 모종의 거래라고 생각하고 응낙했다. 덕분인지 나는 꽤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그는 낮 시간동안 재활을 위해 병실 밖을 출입했고, 저녁에 돌아와서는 딱딱한 주황색 종이를 삼각형으로 접어 풀로 붙였다. 그러면 시간이 잘 간다고. 해볼래? 난 고개를 저었다. 어느 날, 그는 한 달 내내 만들던 걸 내게 안겨주고 자리를 떴다. 단단한 항아리. 두 손을 모아서 쥐어도 쏙 들어가지 않을 정도의 볼륨이었다. 잊힐 때 쯤 연락하지. 그의 연락을 받지 못했다. 두 해 전, 카톡에서 그의 자리가 젊은 여자의 사진으로 바뀌었을때, 나는 딱딱하고 단단한 질감이었을 어떤 죽음을 직감했다.
이은하의 ‘봄비’가 재생되고 있다. 비 오는 봄날에.
#. 3
우리 회사 회장님에게 성적인 매력을 느낀 적이 있다. 휴. 이 분야에 있어서 나는 정말이지 엉망진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