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사방에서 까치가 날아들었다. 왜 그런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다른 날 같은 시각에 다시 오면 알 수 있을까. 다른 순간일 뿐일텐데. 어떤 확증을 위해 기어코?
코기토 에르고 숨(Cogito, ergo sum). 데카르트는 우리의 의심이 자신의 존재만큼은 말해 준다고 했지만 니체는 우리가 믿는 존재이기 때문에 문제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믿음이란 뭘까? 그것은 어떻게 생기는 걸까? 모든 믿음은 참이라고 여김이다. 니힐리즘의 극단적인 형식은, 그 어떤 믿음도, 그 어떤 참이라고 여김도, 필연적으로 가짜라는 점이리라. 왜냐하면 참인 세계는 결코 없으니까. 이렇듯 참인 세계란 우리 안에서 유래한 관점주의적 가상이다. ... 우리가 바닥으로 가지 않으면서, 가상성을, 거짓말의 필연성을 어디까지 시인할 수 있느냐가 힘의 양이다˝ ㅡ Nietzsche
(김재인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 p248)
그렇더라도 '순간'을 믿은 니체의 니힐리즘을 오래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