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사진 - 전깃줄에 걸린 수세미
역시 새벽 산책은 날 실망시키지 않아.
어느 날 수세미가 모두 사라지면 슬플 거야.
이상하지. 내 것이 아닌데 날 행복하게 하고 곧 슬프게 만드는 풍경.
상관없이 넌 계속 자랄 테고 나 몰래 또 갈 테지.
이 행복과 이 슬픔은 그래서야.
하반기
책상과 나무 사이에서
머리를 헝클어뜨린 채
웃고 있다
한 삽만 더 파면 찾는다고
소년은 내게 인내를 요구했다
버려진 개의 부서진 마음으로
정원에 흙더미 열고 올라온 손가락
누군가 재능 없어도 인생에 실패하면 시를 쓰게 된다고 했다
지난번에 만든 작품 냄새가 났다
잘 닦지 않은 프라이팬처럼
어제는 한숨도 못 잤어
오늘은 자자
눈을 기다린다
이유는
맴돌 뿐
찾지 못했다
소멸 직전의 얼음의 의미
허물없는 친구의 무례
손바닥을 바닥에서 꺼낸다
머리끈을 끼워 둘 수 있게
보잘것없이 사라진다
가까워지고 싶은 이들이 있었으나
손을 맞잡고 한 걸음도 안 갔다
흠집 없는 고통을 향해
詩 김이듬
배경 속 cd는 인디밴드 속옷밴드(우리는 속옷도 생겼고 여자도 늘었다네 1집), 모임 별(Byul.org), 조월(Jowall)
음울한 우리 기분을 알아준다네~
오랜만에 밤새 리플레이해서 들었다.
속옷밴드 - Bluemoon
https://youtu.be/E4YAjUDL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