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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그 공간이 다시 채워졌을 때 너는 다른 여인을 향한 새로운 사랑조차도 알마 없이는 불가능하리라는 걸 깨달았다. 그녀가 아니었더라면 빈 공간은 없었을 테고 또 그걸 채울 필요도 없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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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등을 긁으려고 한 손을 올릴 때 우연히 연인과 눈을 맞추게 된다면 그 연인은 그 몸짓을 '너를 사랑하는 게 잘못되었다는 걸 지금 깨달았어.'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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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바뀌고 또 바뀐다. 개가 되었다가 새가 되었다가 또 언제나 왼쪽으로 기우는 식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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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에. 오늘 조금 더 행복해졌다고 해서 조금 더 슬퍼졌다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아. 넌 매일 둘 다 조금씩 더해져.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이 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또 가장 슬프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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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시간만큼 오래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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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에서 침묵이 모이는 곳도 발견했다. 커튼 주름이 접힌 곳, 움푹 파인 은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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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자신의 고독을 대단하게 여기고 싶어 하지 않은 자가 누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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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란 내가 살아남기 위해 내가 만들어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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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알마를 채어갔다고 해서 그가 질투했다면, 그건 알마에게 특별한 감정이 있었다기보다는 그 자신도 특별한 선택을 받고 사랑받고 싶다는 소망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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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평균 일흔네 종이 멸종한다는 사실이 다른 사람의 손을 잡을 유일한 이유는 아니더라도 괜찮은 이유는 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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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클라우스 《사랑의 역사》 (2006.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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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로뜨 갱스부르는 분명 '프랑스적'이라고 할 매력이 있다.
그게 뭐냐고 묻는다면... 한국엔 이런 우수어린 표정을 가진 여배우가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겠다.
영화에서처럼 "슬픈 일 있냐?"고 즉각 묻고 싶게 만드는 분위기.
이 그림은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