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now Man

One must have a mind of winter
To regard the frost and the boughs
Of the pine-trees crusted with snow;


And have been cold a long time
To behold the junipers shagged with ice,
The spruces rough in the distant glitter


Of the January sun; and not to think
Of any misery in the sound of the wind,
In the sound of a few leaves,

Which is the sound of the land
Full of the same wind
That is blowing in the same bare place

For the listener, who listens in the snow,
And, nothing himself, beholds
Nothing that is not there and the nothing that is.





눈사람


겨울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눈이 겉껍질로 덮인 소나무들의
서리와 가지들을 눈여겨 보려면


오래도록 추워야 한다
얼음으로 거칠어진 향나무들과
1월 태양의 아득한 광채 속에서 거친


가문비나무들을 바라보려면, 또한 바람소리 속에서
몇몇 이파리들 소리 속에서 어떤 비참함도
떠올리지 않으려면,


그 소리는
한결같은 헐벗은 장소에 부는
한결같은 바람으로 가득 찬, 땅의 소리다


눈 속에 귀 기울이면, 듣는 자는
그 자신이 無이면서
거기 없는 無와 거기 있는 無를 바라보기 때문.



- Wallace Stevens



 


 






검은지빠귀를 바라보는 열세 가지 방법





스무 개의 눈 덮인 산 속에서,
단 하나 움직이는 것은
검은 지빠귀의 눈이었다.



나는 세 개의 마음을 지녔다.
세 마리 검은지빠귀가 있는
나무처럼.



검은지빠귀가 가을바람 속에 선회했다.
그건 무언극의 작은 부분이었다.




남자와 여자는
하나다.
남자와 여자와 검은지빠귀는 하나다.




어느 쪽을 취해야 할지 모르겠다.
음조 변화의 아름다움
혹은 암시의 아름다움인가,
검은 지빠귀가 지저귐을 막 그쳤을 때
혹은 지저귐이 막 그쳤을 때인가.



고드름이 기다란 창문을
야만적인 유리로 가득 채웠다.
검은지빠귀의 그림자가
그 창을 가로질렀다, 이리저리.
그 분위기는
해독할 수 없는 원인을
그림자 속에서 찾아내었다



오 헤덤¹의 여윈 남자들이여,
그대들은 왜 황금빛 새들을 상상하는가?
그대들은 검은지빠귀가 어떻게
그대들 곁의 여인들
발 주변을 걷고 있는지 보지 못하는가?




나는 고상한 억양과
분명하고 확고한 리듬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또한 알고 있다.
검은지빠귀가 내가 알고 있는 것과
연루되어 있음을.



검은지빠귀가 날아가 시야에서 사라졌을 때,
많은 원들 중 한 원의
언저리를 남겼다.




초록빛 속에서 날고 있는
검은지빠귀들의 모습을 보면,
고운 음색의 매춘부조차도
날카롭게 소리 지를 것이다.



ⅩⅠ
그는 유리마차를 타고
코넷티컷을 지나갔다
일순, 공포가 그를 꿰뚫었다.
그는 마차의 그림자를
검은지빠귀들로
착각했던 것이다.



ⅩⅡ
강물이 흐른다.
검은지빠귀가 날고 있음에 틀림없다.



ⅩⅢ
오후 내내 저녁이었다.
눈이 오고 있었고
또 눈이 올 것이었다.
검은지빠귀가
삼나무 가지에 앉아 있었다.


¹)코넷티컷 주의 한 마을 이름. 스티븐스는 그저 그 이름이 좋아서 썼다고 했다.



- Wallace Stevens





§
내 능력 생각도 하지 않고 출간된 시집이 없으니 내가 번역해서라도 읽어 보겠다!고 생각하게 한 시인.
오랜만에 시집을 들춰보다가 여기도 어김없이 그림을 그려 놓은 걸 발견한 아침. 내가 그린 그림인데 신기하다. 항상 그랬다. 그 순간에 더 이상 살고 있지 않기 때문. 시인도 시를 쓰고 그랬겠지.


 

 

 

 

 




The Black Heart Procession [2] (1999)

01 -  the waiter no. 2

02 - blue tears

03 - a light so dim

04 - your church is red

05 - when we reach the hill

06 - outside the glass

07 - gently off the edge

08 - it's a crime i never told you about the diamonds in your eyes

09 - my heart might stop

10 - beneath the ground

11 - the waiter no.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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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6-11-05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버트 프로스트, 가지 않은 길.
이 시를 밑줄을 치고 읽었던 기억이... 이 책은 아니었고 다른 시집이었어요.

다른 길을 선택하느라 가 보지 않은 길은 언제나 매력적으로 여겨지는 법.

음악 듣고 있는데, 가사는 모르겠지만 멋지네요.

톨스토이의 소설 중 나오는 대사 한마디. 음악은 나를 미치게 만듭니다, 가 떠오릅니다.

AgalmA 2016-11-05 13:54   좋아요 0 | URL
요즘 춤에 미치신 일은 어찌 되어 가십니까. 가지 않았을 길 하나 뚫으셨잖아요? 전 그런 경험담 좋아합니다. 얘기 좀 들려주세요. 책에 파묻혀 사는 사람들에게 몸을 좀 움직이라고 얘기 들려 주셔야죠ㅎ
제 지인도 오래 춤을 배우러 다녔는데, 대회 얘기며 신발이 빨리 닳아서 새 신 사는 얘기, 의상에 대한 고민, 생소한 얘기 재밌더군요

페크pek0501 2016-11-05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이 다 좋군요. 아직도 듣고 있어요. ㅋ

AgalmA 2016-11-05 13:53   좋아요 0 | URL
다른 앨범도 좋아요^^ 걸걸하지 않은 탐 웨이츠 같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