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에서는 사랑을 주로 개인적이며 열정적인 감정으로 해석하기 쉽고 이런저런 조언도 하지만, 멀리서 혹은 오랜 뒤에 보면 우리는 사랑이 시간 전체라는 걸 알게 된다. 그 속에는 많은 것(가치관, 상황, 여러 관계....)들이 얽혀 있으며 그 영향 아래 우리가 움직이고 있었던 것을.
순간의 감정들과 생각 파편들을 모아보며 좀 더 현명했더라면 아쉬워하며 다음에 잘 할 수 있을 거라 다짐하지만, 우리는 늘 순간 속에 자신 속에 갇혀 실수를 반복한다.
내 편견과 이기심을 끊임없이 숙고하며 다가서는 마음과 용기,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자 가능성이 아닐까. 우리를 향해, 세상을 향해. 실패하고 절망을 겪더라도 이게 끝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가 현재 진행적인 관계를 보여주며 두 사람의 사랑에 더 집중하게 했다면, 그래픽노블 <파란색은 따뜻하다>는 모두의 사랑, 시간을 더 성찰하게 만든다. 두 작품 다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지만 나는 <파란색은 따뜻하다>에 더 마음이 기운다.
ㅡAgal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