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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제2의 눈을 뜨는 순간이
있다. 좋은 돌을 머리맡에 놓아둔다면
반드시. 제2의 성욕이 아닌 건
다행이다. 복잡한 건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편견이란
무엇인가> 감수를 맡은 김선욱 교수의
추천사부터 맘에 들었다. 그의 인용 잠시
보자.
롤스가
말하는 ˝옳음보다 좋음이
우선한다˝는 주장 또한
`우리는 옳음보다 좋음을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옳음을 해결하려면 좋음을
우선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 우리는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구조적 필연성을 주장하려면
인간에 대한 철학적인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10년 전에 있었던 인터뷰에서 샌델
교수(이 책의 저자 애덤 샌덜의
아버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성의
기능 자체도 언어에 의해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보편적 진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칸트에게서 유래되고 롤스나
하버마스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추상적 인간관에 바탕을 둔 절차주의적 주장은 유지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p6)
(Agalma 끼어듬- 북플 속에서도 옳음 보다 좋음이
선호되는 현상(나도 불가피)은 내게도 가장 주목되는
점이었다. 다른 소셜네트워크를 안 해서 그런
것이니 음흉한 파수꾼처럼 보지 않았으면;;)
애덤
샌델은....`비관여적
판단`과 `정황적 판단`이라는 두 개념의 정립을 통해
솜씨 있게 수행하고 있다. 편견은 안 좋은 것이므로 편견을
갖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은 우리의 상식이다. 그런데 애덤은 편견 가운데는
정당한 편견이 있음을 지적한다. 또한 우리가 편견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편견임을 알려 준다.(p7)
마이클
샌델 ˝절차주의적 주장은 유지될 수
없다˝는 관점을 애덤 샌델도 동의하는
선상이며, 애덤 샌델의
`비관여적
판단`과 `정황적 판단`은 마이클 샌델의 미진했던 방법
제시를 고찰하면서 나온 개념으로 보인다.
추천사에
이어지는 애덤 샌델의 서문은 깔끔하면서도 명문이었다. 옮긴이 후기나 해설이 필요 없을
정도로 책 정리를 잘 해줘서(너무 그러면
얄미워요ㅎ;) 서문만 읽었는데 얇은 책 한 권
읽은 기분. 하긴 서문이
34페이지다.
니체
<도덕의
계보학> 서문을 봤을 때만큼
좋았다. 그 책에도 그랬듯 이 책도
Agalma가 뽑은 Best 서문에 넣을
생각이다.
칸트가
관심을 갖는 편견에는 전통, 습관, 관습, 교육 같은 것이
포함된다. 거기에는 심지어 인간의 타고난
욕망까지 포함된다........ 칸트와
베이컨, 데카르트가 이야기하는 편견은 단지
부당한 반감이나 적대감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아직 우리에 대해 그
타당성이 검증되지 않은, 모든 판단의 원천을
가리킨다.(p13)
흔히
역사적, 객관적, 과학적이라고 말하며 자기 주장의
정당성을 말할 때, 우리는 자신의 편견 기반과 오차
또한 가늠해봐야 한다. 많은 철학자들이 그랬고 애덤
샌델도 말하고 있듯이 우리 사고와 판단은 ˝완전한 무(無)의 상태˝에서 시작하지도 끝내지도
않는다. ˝암묵적 앎˝
우리가
사물을 검토하면서 그 속성들(크기, 모양, 색깔 등)에 주목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인식이 아니다. 우리의 실제적 이해는 대부분
암묵적인 앎이다.(p25)
우리의
이해는 언제나 회고적이다(뒤를 돌아보는 성격을 갖는다는
의미에서).(p36)
얼핏
평등과 정의라는 추상적 원칙에만 의존하는 듯 보이는 연설들도 실은 이 원칙들을 납득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주는 편견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p45 서문 마지막
문장)
애덤
샌델 <편견이란
무엇인가>가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처럼 기묘한 열풍 현상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어떤 편견의 작용이든 우리를
돌아보게 만들고 각자의 자리에서 1cm라도 움직이게 만들 수
있다면.
서문만
읽고도 페이퍼 한 페이지 가득이니 책 다 읽으면 그 정리는 도대체....
§§
대선
이후 욕을 해대는-한 번도 그런 적 없어서
충격적이기도 하고 재밌기도 한. 호르몬 문제도
있을까. 멋부리는 것엔 아직 관심이 많으니
님 나름대로 정상!-그래서 일 외엔 모든 것에
무기력하고 살쪄도 내 친구인 친구가 내가 뇌과학 얘길 하도 해대니 뇌과학 책 좋은 걸로 하나 사 달란다. 네 좌뇌를 마비시키면 내가 네게
사과를 보여줘도 넌 사과라고 말 못 해라고 말했을 때 친구는 정말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이건 현재 과학적으로도 실현
가능한 일이다. 좌뇌/우뇌 기능에 대해서 상식으로는
알고 있지만 물리적 현실로 다가올 때 우리의 반응은 매우 달라진다. 치료와 해결 관점에서만 생각했지
그 역방향은 잘 생각하지 않는 탓이다. 여하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어! 내가 바란 게 이런
거거든!! 20년 친구라도 책값은 받을
것이다-ㅅ-. 너무 매정하다 말하지
마시길. 자기 돈 주고 사야 아까운 줄
알고 꼭 읽게 되는 법ㅎ
선물로
받은 책 미루다가 안 읽는 일 많잖음? 그래도 뭐 하나 더 챙겨주고
싶어서 사은품으로 나온 에코백을 같이 준 적 있는데 다 떨어질 정도로 들고 다녀서 내가 창피한 적도 있다; 펭귄북 에코백 보면 분명 자기도
달라고 그러지 싶은데.... 마카롱 시리즈 책이랑 머그컵
보여줬더니 이미 그런 반응 한 번 나왔기에 내가 단호히 제지했다.... 흐음.... 하지만 이번 펭귄북 에코백은
아..... 역시 `옮음 보다
좋음`의 문제ㅜㅜ.... 체호프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책 제목처럼
<펭귄북 에코백 들고 다니며 책
읽는 모임>이라도 있으면 나름
정당성(편견의
합리화ㅎ)이라도 만들
텐데...잌!!;;
암튼
아직 집에 있는 뇌과학 책들 다 못 봤는데 무슨 책을 추천할지 고민이다. 본격적으로 물으면 내 애호와
편견은 왜 우왕좌왕이냐<(-0-)>;;; 언제나 더 나은 선택이길 바라는
마음....
그리하여 선택한 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