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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살인 위에 죽은 새를 그린 엽서를 둔다 죽은 새 뒤에도 많은 죽은 그림 엽서들이 또 있다 많다 책갈피가 아무리 많아도 부족하듯이 나는 죽은 새가 날아가는 세계도 있다는 걸 믿는다 그곳이 나일 수도 당신일 수도 어디에도.

 

자본과 과학 사이 사드(Sade)를 둔다 자본은 계속 팔려야 되고 과학은 계속 복잡해야 된다 그 사이에서 사드도 점점 늘어날 것이다 모두 축하할 일 아닌가.

 

사제와 죽어가는 자의 대화와 우주 위에 죽은 신해철의 데뷔앨범을 둔다 정말, 죽은 거야 영원한 거야 본질인 거야 껍데기인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쉽게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 불가능했던 일이 너무 쉽게 되는 때가 있다 그래서 더 결론을 내리기 싫을 때가 있다.

 

잠 없는 베개 옆에 다이어리와 풍경을 둔다 파도처럼 오고가는 이미지와 글자들, 그 이야기는 음악이다 미셸 슈나이더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도 이런 식으로 다시 개정판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좋을 거 같다.

 

사이드 파이크 아바스야느크가 아직 오지 않았다 사이드 파이크 아바스야느크가 아직 오지 않았다 사이드 파이크 아바스야느크가 아직 오지 않았다 아쉬우니까 계속 불러보자 사이드 파이크 아바스야느크가 아직 오지 않았다 사이드 파이크 아바스야느크가 아직 오지 않았다 이름이 어려우니 출발도 까다로운 모양이다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이름을 검색하기보다 그의 영화제목을 선호하게 되는 이유가 있다 그들은 도착이 좀 까다로운 친구들이지 사이드 파이크 아바스야느크가 아직 오지 않았다 오기 전에 마음껏 불러보자 사이드 파이크 아바스야느크가 아직 오지 않았다 사이드 파이크 아바스야느크가 아직 오지 않았다 사이드 파이크 아바스야느크가 아직 오지 않았다.

 

피케티씨는 흡사 위대한 개츠비 포즈다. 제가 언제 만나줄지 과학 선생님 좀 만나보고 전해드리죠 기다리세요.

 

그러나 나의 거대한 실수!

인터스텔라의 과학이 까치글방! 까치글방! 까치글방! 왜 출판사를 생각하지 않았어! 아, 저주받은 양식. 초등학교 과학교본 같은 명조체 글자와 조잡한 삽화들...페이지를 넘길수록 울화가 치밀어 분노의 블랙홀@ 각도기 선물세트 줄 때 알아봤어야 했다 내 분노를 삼각자와 각도기로 측정해 어디로? 동봉하라는 카프카식 심판인지도 모른다.

 

말투가 왜 이래 시인들 탓 그렇다고 플라톤의 시인추방론을 지지하는 건 아니다 시민들 탓도 있으니까 나는 되도록 모두에게 반대하련다 마지막에 남는 것이 알맹이일텐데 그때 나는 무슨 표정일까.

 

어, 컵이 빠졌네 상관없어 컵이 빠지든 네가 빠지든 아무도 신경쓰는 사람 없으니까.

 

당신들은 그저 이곳에서 책을 읽기 위해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사람, 무언가 하나둘씩 막고 있다 우리 탓이다 속에 얼마나 우리 탓이 있을까 우리는 그렇게 말하고 있다.

 

 

 

ㅡ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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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1-03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까칙글방 대책이없군요. 명조체 하니 갑자기 첵세상에서 나온 니체 전집이 생각납니다.
처음에는 쌍욕을 했는데 이젠 책세상 니체 전집의 촌스러운 명조체가 그립습니다.

AgalmA 2015-01-03 14:54   좋아요 0 | URL
까치글방 참 마케팅 잘 하는 듯. 이런 양식으로도 꼭 봐야할 책들을 내니까 말이죠ㅎ
전 청하출판사요. 니체, 까뮈, 장 그르니에 다 청하출판사의 명조체로 봐서 그 얇고 가벼운 책들 속 잎맥같던 그 글씨체는 좋아했죠. 그 책들 다 어디로 갔나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