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문 10답으로 만나는 한국 아동문학의 기대주!
2014 상반기 국내 어린이 문학상 수상작가들의 목소리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제7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
<엄마의 크레파스> 이종혁 작가 이야기
1. 첫 책을 세상에 내놓은 소감
엄마의 크레파스라는 창작동화가 우리 아이들과 부모님들께 아름다운 삶의 무늬 한 폭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2. 제목 <엄마의 크레파스>에 담긴 의미
엄마는 내 마음의 영원한 풍경입니다. 또한 엄마는 하늘에 떠 있는 별처럼 언제나 퇴색하는 법 없이 우리가 아름답게 세상을 살아가도록 이끌어 주는, 삶의 나침반입니다.
3. 나의 첫 책 소개
이 책을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70~80년대에 초등학교에 다녔던 부모님들에게 이 동화는 ‘바로 우리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란다.’ 와 같은 친근한 어법으로 다가들 것이란 생각을 해 봅니다.
4. 동화 작가가 되기 위해(동화를 쓰기 위해) 필요했던 준비와 노력
어릴 적의 깨알 같은 기억을 다시 떠올리면서 제 자신이 열 살 창혁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땀 한땀 정성을 들여 동화의 옷을 기워 나갔습니다. 동화를 쓰는 내내 ‘언젠가 내 아이에게 이 동화를 선물해야지!’ 라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5. 동화와 처음 사랑에 빠진 순간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학교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은 안데르센 동화집 속의 성냥팔이 소녀의 슬픈 얼굴 그리고 동네에 TV가 한 대밖에 없던 시절, 저녁마다 친구 집에 놀러가서 본 ‘말괄량이 삐삐’는 지금도 제 마음속에 살아 있습니다.
6. 수상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의 기분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
출판사로부터 대상 수상 연락을 받는 순간! 전기에 감전되는 듯한 짜릿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 10초쯤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요.) 그리고 정신을 차려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수상 소식을 전했습니다. 가족과 주위의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셨고요. 아내 눈에는 살짝 눈물이... 비치더군요.
7. 어린 시절의 꿈과 현재의 꿈
어린 시절에도 책읽기와 일기쓰기를 꾸준히 하는 편이었지만 작가가 꿈은 아니었습니다. 10여 년 전에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10년 후 웅진주니어 문학상 대상을 수상하게 되면서 작가의 꿈을 더욱 굳건히 하게 되었습니다.
8. 글쓰기에 가장 큰 영감 또는 자극을 주는 것
과거의 경험들 특히 제가 머무르거나 소속되었던 시·공간들 속에서 주로 영감을 얻습니다. 아울러 여행을 통해서도 영감을 얻습니다. 또한 책을 읽다가 퍼뜩 착상이 떠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9. 동화를 사랑하는 알라딘의 독자 분들께 인사 한마디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시인의 말처럼, 동심의 세계야말로 ‘어른들의 세계보다 더 완전한 세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린 친구들뿐만 아니라 부모님들이 어린 자녀와 함께 동화의 세계를 여행하는 일은, 인생의 크나큰행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10. 자문자답 : “당신은 왜 동화를 쓰십니까?”
“이 일은 제가 이 세상 어떤 일보다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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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 수상작
<도플갱어를 잡아라!> 이윤 작가 이야기
1. 첫 책을 세상에 내놓은 소감
소중히 키운 아기를 세상에 처음 내보이는 것 같은 느낌? 애정 어린 눈으로 봐주셨으면 바라면서 또 혹시 누군가 손가락질 하면 어쩌나, 겁이 나기도 하는 그런 느낌이랍니다.
2. 제목 <도플갱어를 잡아라!>에 담긴 의미
동화 속에서 도플갱어는 자신과 똑같이 생겼지만 결코 자신은 아닌 일종의 허깨비 같은 존재를 의미하죠. 따라서 <도플갱어를 잡아라!>라는 제목은 자신의 허깨비 또는 허상과 정면으로 마주치라고 하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답니다.
3. 나의 첫 책 소개
저의 첫 동화책에는 네 편의 단편 동화가 수록되어 있어요. 그 네 편의 동화 속에는 자신의 허깨비를 잡기 위해 열중하는 어린아이도 있고, 가족 몰래 지구를 관찰하는 재미에 빠진 달토끼도 있고, 외로운 할아버지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는 반려 신발도 있지요. 또 집안의 가보를 깨뜨린 뒤 어쩔 줄 몰라 하는 아이도 있어요. 모두 저마다 절절한 사연을 품고 있지요. 그 사연들의 무게가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니지만, 어린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나름 고민을 하기는 했는데……. 그 고민들이 제대로 결실을 맺었는지 정말 궁금해요.
4. 동화 작가가 되기 위해(동화를 쓰기 위해) 필요했던 준비와 노력
당연히 동화를 많이 읽는 것이겠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죠.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함께 교감하는 작업 역시 중요하겠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많이 쓰는 것을 빼놓을 수 없죠. 아무리 많이 읽고, 또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고 해도 열심히 쓰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작품은 나올 수 없을 거예요.
요컨대 좋은 동화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많이 교감하고 많이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저는 여전히 채워야 할 부분이 많은 ‘진짜’ 초보 작가인 것 같아요.
5. 동화와 처음 사랑에 빠진 순간
제 나이가 20대 후반이었을 때, 미하엘 엔데의 동화 <끝없는 이야기>를 읽었던 순간이 아닌가 싶어요. 사실을 고백하자면 저는 원래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문학 작품을 쓰고 싶었어요. 아이들 동화를 쓸 생각은 그다지 없었죠. 그런데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를 읽고 감탄하고 말았어요. 동화도 이렇게 깊은 의미를 품을 수 있구나, 얼마든지 멋진 작품이 나올 수 있구나 하는 것이었죠. 그때 처음으로 동화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본격적으로 동화 공부를 시작한 것은 좀 더 시간이 흐른 뒤이지만, 동화와의 처음 사랑에 빠졌던 순간은 그때였어요. 그러니까 진정한 첫사랑은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가 분명합니다.
6. 수상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의 기분과 주위 사람들의 반응
담담했어요. 너무 오랫동안 습작 생활을 했기 때문에 등단하면 너무너무 좋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별 느낌이 없는 거예요. 너무 별 느낌이 없어서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죠. 저보다는 오히려 부모님 그리고 아내가 더 기뻐했지요. 하지만 등단한 후 반년 넘게 지난 요즘 등단했다는 것을 새삼 실감한답니다. 아무래도 최근 제가 쓴 동화책이 출간되었기 때문이겠죠?
7. 어린 시절의 꿈과 현재의 꿈
어찌 보면 저는 어린 시절의 꿈과 현재의 꿈이 일치하는, 세상에 그리 많지 않은 행운아(?)가 아닌가 싶어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저의 꿈은 줄곧 작가였지요. 과거도, 현재도, 미래에도 저의 꿈은 여전히 작가일 거예요. 아, 물론 ‘좋은’ 작가 말이지요.
8. 글쓰기에 가장 큰 영감 또는 자극을 주는 것
역시 ‘책읽기’지요. 어쩌다 정말 마음에 드는 좋은 책을 만났을 때 아드레날린 분비가 활발해지면서 정신에 자극이 와요. 좋아! 나도 이런 멋진 작품 한 번 써보는 거야, 라는 식이죠. 그럴 때면 더듬이 잃은 곤충처럼 괜히 방을 빙빙 돌기도 해요. 물론 넘치는 의욕과 결과물의 수준이 항상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요. ^^:
9. 동화를 사랑하는 알라딘의 독자분들게 인사 한마디
이제 첫 작품집을 세상에 내놓는 초보 작가 이윤입니다. 독자분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드릴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많이 쓰고 싶습니다. 부족한 제 인터뷰 글 봐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꾸벅!
10. 자문자답 : “동화, 좋아하세요?”
제가 학생 시절 무척 좋아했던 만화 ‘슬램덩크’에서 주인공 강백호가 시합 중 코트에 쓰러졌다가 문득 옛날 소연이의 질문을 떠올리죠. “농구, 좋아하세요?” 그 가물가물한 순간을 회상하며 강백호는 평소답지 않은 진지한 얼굴로 농구를 정말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저도 똑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까 합니다.
“동화, 좋아하세요?”
아무런 망설임 없이 큰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네! 정말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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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삼백이의 칠일장> 천효정 작가 이야기
1. 또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은 소감
책을 쓰는 일은 아기를 낳는 일과 비슷한 것 같아요. 내가 썼지만 일단 책이 되어서 나오니 저와는 독립된 하나의 생명체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에요.
2. <삼백이의 칠일장>에 담긴 의미
삼백이의 칠일장을 쓸 때는 글에 특별한 교훈 같은 걸 담지 않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냥 재미있게 써 보자 싶었죠.
3. <삼백이의 칠일장> 소개
이름 없는 아이 삼백이가 죽은 후, 삼백이에게 은혜를 입은 여섯 동물 귀신들이 삼백이의 칠일장을 치러주는 이야기예요. 여섯 동물 귀신들은 여섯 밤 동안 자신과 삼백이의 인연을 하나씩 풀어가지요.
4. 동화 작가가 되기 위해(동화를 쓰기 위해) 필요했던 준비와 노력
저는 본격적인 작가 수업은 받지 않았어요. 다만 닥치는 대로 많이 읽었지요. 그게 정말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5. 동화와 처음 사랑에 빠진 순간
황선미 작가님의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은 순간이에요.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고 읽을 때마다 펑펑 울었지요.
6. 수상 소식을 알게되었을 때의 기분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
상을 타는 꿈을 몇 번 꾸었기 때문에 깨어나면 꿈일까봐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소식을 듣고 부모님이 가장 많이 기뻐해 주셨어요.
7. 어린 시절의 꿈과 현재의 꿈
어렸을 때는 산더미 같은 책 속에 파묻혀 사는 게 꿈이었어요. 지금은 제가 쓴 책 속에 파묻혀 사는 게 꿈입니다.
8. 글쓰기에 가장 큰 영감 또는 자극을 주는 것
아무래도 다른 작가들이 쓴 좋은 동화를 읽었을 때 제일 큰 자극이 되지요.
9. 동화를 사랑하는 알라딘의 독자분들께 인사 한마디
저도 오랫동안 알라딘을 이용해온 단골이랍니다. 제가 작가의 입장에서 이런 인사를 하는 날이 올 줄은 몰랐네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10. 자문자답 : 앞으로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
명랑하고 씩씩하고 활기찬 이야기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가 바로 그렇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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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신고해도 되나요?> 이정아 작가 이야기
1. 또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은 소감
많이 기쁘고 설렙니다. 제 마음속에 살던 이야기가 세상에 나가 어린 독자들을 어떻게 만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잘 만나고 있겠죠?
2. 제목 ‘신고해도 되나요?’에 담긴 의미
사실, ‘신고해도 되나요?’ 앞에 ‘진짜’라는 말을 붙이고 싶었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도덕적이고 정의롭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곤 하죠. 그리고 그렇지 않은 행동을 했을 땐 앞으로 어떤 어른이 되려고 그러냐며 화를 내고 걱정하죠. 하지만 이미 ‘어떤 어른’이 돼 버린 어른들은 적당히 도덕적이고 가끔 정의롭게 그렇게 타협하며 살아갑니다. 그런 어른들의 모순된 말과 행동 속에서 아이들은 종종 길을 잃고 묻죠. “진짜 해도 돼요?” “진짜 신고해도 되나요?”
3. <신고해도 되나요> 소개
『신고해도 되나요?』는 우연히 발생한 불량식품 소동을 통해서 아이들이 독립적으로 사건을 문제화하고 그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아이들 세상과 어른들 세상이 갈등하면서 진짜 불량이 뭘까? 생각해 보게 하는 책입니다. 그렇다고 어려운 책이 아닙니다. 재미있습니다.
4. 동화 작가가 되기 위해(동화를 쓰기 위해) 필요했던 준비와 노력
전 문학을 전공한 게 아니라서 처음엔 무조건 동화책을 읽었습니다. 공부로 읽은 게 아니라 재미로 읽었죠. 국내외 수많은 작가들의 훌륭한 작품들을 보면서 많이 감탄했습니다. 동화가 참 아름다운 문학이구나 싶었어요. 그리고 어린 아들에게 소리 내어 많이 읽어 줬어요. 솔직히 읽어 줬다기보다는 그냥 둘이 함께 읽은 거예요. 때론 아들아이보다 더 집중해서, 더 감동하면서…… 좋은 작품이 주는 힘에 매료됐죠. 그리고 직접 쓰기 시작했습니다. 가슴속에 쓰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 차서, 동화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모른 채 무조건 쓴 거예요. 그렇게 처음 써 본 동화가 신춘문예에 뽑혔고 저를 작가의 길로 끌었습니다.
5. 동화와 처음 사랑에 빠진 순간
어린 시절, 친구네 집 벽장 속엔 작은 책장이 들어가 있었고 거기엔 두꺼운 표지의 책들이 죽 꽂혀 있었어요. 책은 그렇게 벽장문을 열어야만 볼 수 있는 소중한 것이었죠. 저는 친구가 비밀스럽게 연 그 벽장 속 책 중에서 한 권을 꺼내 읽다가 용기 내어 말했어요. “나, 이거 빌려 가도 돼?” 친구는 조금 망설였지만 곧 돌려주겠다는 제 말에 고개를 끄덕였죠. 그리고 그날 집에 돌아와 밤늦도록 본 건 『소공녀』였습니다. 책을 다 읽고 자려고 눈을 감았는데 주인공 세라가 자꾸 생각나는 거예요. 그다음 날도 또 다음 날도 세라는 제 곁에 늘 있었어요. “언니, 나 이상해. 자꾸 세라가 생각나. 걸을 때도 잠잘 때도 막 생각나.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생각나.” 언니에게 근심스럽게 말했죠. 다음 날, 언니가 서점에 가서 책 한 권을 사줬어요. 그 책의 제목은 ‘작은 아씨들’. 물론, 그날 이후론 메그, 조, 베스, 에이미가 절 마구 따라다녔죠. 아마 그때부터였을 거예요. 제가 동화와 사랑에 빠진 게.
6. 수상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의 기분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
크리스마스 즈음이었는데 가족들과 식사 중이었습니다. 전화를 받다가 식탁에서 벌떡 일어서니까 가족들이 놀란 눈으로 절 바라보던 게 지금도 생생하네요. 수상 소식은 저에게 산타가 주는 선물과 같았습니다. ‘내가 잘 쓰고 있는 걸까?’ 늘 이런 생각을 품고 있었는데 갑자기 산타가 나타나 제 등을 토닥이며 “잘했어! 자, 선물!” 이렇게 말해 주는 느낌이었어요. 물론 제가 받는 선물은 가족 모두의 선물이기도 했지요.
7. 어린 시절의 꿈과 현재의 꿈
솔직히 어린 시절엔 꿈이 없었습니다. 그저 재미있게 놀고 좋아하는 책을 보고 가끔은 혼나면서 그렇게 살았던 것 같아요.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많은 친구를 사귈 순 없었지만 또 그만큼 느리고 조용히 세상을 관찰하며 별생각 없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뭔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건 고등학교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그 좋아하는 일 중 가장 첫 번째가 글쓰기였죠. 현재의 꿈은? 어린아이들 마음속에 들어가 신 나게 뛰어놀고 나와서 그 놀이를 이야기로 써 보는 거, 사춘기 소년의 고독과 우울을 위로하고 격려해 주는 유쾌한 글을 써 보는 거예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좋은 엄마가 되는 것!
8. 글쓰기에 가장 큰 영감 또는 자극을 주는 것
저에게 가장 큰 자극은 아들입니다. 아이가 지금 초등학교 6학년인데, 성장과정이나 학교생활 등이 제 이야기 속에 속속 등장합니다. 학교 다녀온 후에 아이가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그냥 한 편의 동화일 때가 많습니다. 선생님에게 칭찬받았던 일, 친구와 싸웠던 일, 놀면서 든 생각을 빠르게 쏟아낼 때 제 귀가 쫑긋 서지요. 아이와 재미있게 나눈 이야기들은 큰 사건으로 혹은 작은 사건으로 제 동화 속에 등장합니다. 나중에 제 책을 보며 아들아이가 소리칩니다. “엄마, 이거 내 얘기잖아!”
9. 동화를 사랑하는 알라딘의 독자분들께 인사 한마디
알라딘 독자 여러분, 동화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 세상을 편견 없이 바라보고 그들의 마음과 소통하는 작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0. 자문자답 : 최근에 읽은 동화책은 무엇입니까?
오래전에 읽은 책인데 얼마 전에 다시 읽었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읽었었는지 책 곳곳에 줄이 쳐져 있더군요. 오래전 제 마음이 보이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무슨 책이냐면 윌리엄 스타이그의 『아벨의 섬』 니다.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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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샤워> 정지원 작가 이야기
1. 또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은 소감
책을 낼 때는, 두 손으로 움킨 물이 천천히 새어나가 끝내 빈손이 되어버리고 마는 그런 느낌을 받아요. 저에게서 흘러나온 물이지만 더 이상 손에 담고 있을 수만은 없는, 텅 빈 순간이죠. 작년에 책을 내면서는 조금 홀가분하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이제 끝이다! 실컷 놀아야지! 이랬었는데, 이번에는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안타까운 사고로 인한 슬픔과 분노가 내내 어깨를 내리누르고 있었어요. 아이들을 지켜내지 못하는 이 땅에서 아이들을 위한 글을 쓰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했고요.
2. 제목 <샤워> 에 담긴 의미
바퀴벌레를 주인공으로 삼아 외모지상주의 문제, 그리고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주인공들이 그런 편견과 속박에서 벗어나 원래의 자유로운 모습으로 돌아가는 여정의 맨 끝에 샤워를 준비해 두었지요. 처음부터 주어져있었던, 그리고 마지막에 얻어낸 두 가지 자유의 의미를 샤워의 청량감과 연결시키고 싶었어요.
3. 작가가 직접 소개하는 <샤워>
이거 스포일러인 것 같은데(웃음). 바퀴벌레들의 이야기입니다. 운수 더럽게 샤워기 속에 갇혀 물만 먹고 살게 된 부드와, 덩치가 너무 커서 짝을 찾지 못하고 나이만 먹고 있는 다이어트여신 아늑이 서로를 만나고 알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음…… 나머지는 책을 통해 확인해 보시면 어떨까요? 아 이거 너무 속보이나?
4. 동화 작가가 되기 위해(동화를 쓰기 위해) 필요했던 준비와 노력
어, 이거 어떡하지. 솔직히 말씀드리면 준비와 노력이 거의 없었어요. 동화를 써본 적도 없었고 뭘 배워 본 적도 없었는데 갑자기 떠오른 생각을 정리하다보니 긴 이야기가 되었고, 마침 그 이야기를 좋게 봐주신 분들이 계셔서 운 좋게 책날개에 이름 석 자를 들이밀게 된 것이지요. 참으로 양심 없는 인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책을 끼고 살았던 어린 시절에 계속 빚을 지며 살아가는 기분이에요.
5. 동화와 처음 사랑에 빠진 순간
사랑에 빠졌다고 하면 너무 거창한 것 같아서 조심스러운데,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 뒤편에서 도서관을 발견했던 때인 것 같아요. 그때는 책에 바코드가 붙어있지 않았고 책 맨 뒷장에 붙어있는 도서카드를 직접 작성해야 책을 빌려줬지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도서관에 갔었고, 길을 걸으면서도 계속 책을 읽곤 했어요(차에 치이지 않았던 게 신기하네요). 당시 재미있게 읽었던 동화책 중에 ‘꼬마 바이킹 비케’ 이야기가 문득 기억나는데, 저는 반에서 가장 작고 몸이 약했기 때문에 감정이입을 많이 했던 것 같네요.
6. 수상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의 기분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
저는 수줍음이 많아서 주변 사람들에게는 글 쓴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지냅니다. 사실 지금도 암행어사 놀이를 하고 있어요. 마침 워낙 흔한 이름이다 보니까 아무도 제게 “혹시 네가 정지원 아니야?” 이렇게 물어보지 않더라고요. 아니지, 다시 생각하니 그건 이름이 흔해서 그런 게 아니라 전혀 유명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네요(오열).
하라는 취업준비는 안하고 엉뚱한 짓만 한다고 혼날까 봐 작년에는 엄마한테도 말씀드리지 않았어요. 시상식에도 혼자 갔었고요. 시상식 끝난 다음에 말씀을 드리니까 어떻게 그런 중요한 일을 말 안 할 수가 있느냐며 혼을 내시더라고요. 그래서 올해는 상 탔다고 일찌감치 말씀을 드렸는데, 그랬더니 하라는 취업은 안 하고 대체 뭐하는 거냐고 또 혼을 내셨어요. 말을 해도 혼내고 안 해도 혼내고 아 어쩌라는 거야.
그래도 이번 시상식 때 기분이 굉장히 좋으셨나 봐요. 그 뒤로 맛있는 것도 해주시고 아들 자랑하고 싶으셔서 입이 근질근질하시는 것 같았는데 그거 딱 삼일 가더군요. 작심삼일이라더니. 쳇.
7. 어린 시절의 꿈과 현재의 꿈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씩 장래희망을 바꾸곤 했어요. 어쩌면 그런 치기어린 변덕 때문에 오늘에 이르러서는 글을 써가며 여러 번의 삶을 살게 된 건지도 모르죠.
아참, 대학교 1학년 때 소설가 백민석 선생님께서 강연을 오셨었어요. 사실 저는 도망 나가서 놀고 싶었는데 교수님이 출석부를 거라고 하셔서 끝까지 강연을 들었고요. 질의응답시간이었는데, 창작활동만으로는 생계를 꾸리는 것도 어려우시다면서 진솔한 말씀을 해주셨던 게 아직도 기억나요. 그래서 그때 저는 나중에 절대로 소설가는 되지 말아야겠다고 굳게 다짐했었거든요. 부디 돈 되는 일을 하자 그거였는데, 어쩌다 보니까 이렇게 글을 써서 생계를 꾸리게 됐네요. 아, 이거 어째 영 개운치가 않아.
어린이 여러분, 인생은 자기 멋대로 굴러가는 거고 브레이크 같은 것도 없어요. 계획 같은 거 세워 봐야 아무 소용없으니 그냥 그날그날 행복해지는 일을 하세요.
8. 글쓰기에 가장 큰 영감 또는 자극을 주는 것
다른 답을 떠올릴 수가 없군요. 당연히 공모전입니다. 그리고 거기 걸려있는 아름다운 상금! 저는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쓴다는 걸 한 번도 부끄럽게 여겼던 적이 없어요. 현상금(?)을 타기 위해 밤을 새가며 글을 쓸 때 저는 가장 치열해지거든요. 덕분에 마감 전까지는 무슨 전쟁이라도 치르는 사람처럼 몸부림을 쳐야하지만, 제가 워낙 게으른 편이다 보니 그런 벼락치기라도 하지 않으면 창작 자체가 어려워진답니다. 하지만 평소에는 빈둥거리다가 짧은 시간에 확 몰아쳐버리는 건 건강에 좋지 않은 것 같아서, 앞으로는 반드시 고쳐나가야 할 점이라고 생각해요.
9. 동화를 사랑하는 알라딘의 독자분들께 인사 한마디
동화는 어쩌면 동화 그 자체로 사랑받는다기보다는, 어린 시절 거쳐 온 소중한 추억들의 작은 보관소로서 되새겨지고 귀여움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그건 아마도 “아, 맞아! 어릴 때 저거 정말 재미있게 읽었었는데!”와 같은 식의 사랑이겠지요. 하지만 이제는 그런 과거완료형의 동화가 아닌 현재진행형의 동화를 사랑해주셨으면 해요. 저는 다 큰 어른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동화를 써보고 싶었고, 앞으로도 그럴 작정이거든요. 잠깐만, 그래서 아이들이 잘 안 읽는 건가? 그게 실수였나? 고민해봐야 할 문제군요.
아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책도 다른 책도.
10. 자문자답
Q: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을 때 가장 좋은 점은 뭐라고 생각해? 직장 그만두고 글 쓰기 시작한 뒤로 혹시 후회했던 적 없었어?
A: 알람 안 맞추고 아무 때나 잠들 수 있다는 것 정도? 그나마도 공모전 벼락치기할 때는 예외가 되지만. 다른 건 뭐…… 월요일이 다른 요일들하고 똑같이 재미있어진다는 것 말고는 얼른 떠오르는 게 없네. 그렇지만 그거면 충분해. 타임머신이 생겨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고 해도 같은 선택을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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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비룡소 문학상 대상 수상작
<책 읽는 강아지 몽몽> 최은옥 작가 이야기
1. 또 한 권의 세상에 내놓은 소감
내가 쓴 글이 책이 되어 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게 된다는 건 짜릿할 정도로 기쁜 일이에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조심스럽고 두렵기도 한 일이지요. 그래도 글을 쓰면서 느끼는 행복이 더 크기에 또 제 책을 재미있게 읽어주는 어린이들을 생각하면서 언제나 열심히 하려고 한답니다.
몽몽이 이야기를 쓸 때도 엉덩이를 들썩이며 정말 즐겁게 썼거든요. 어린이 친구들도 한바탕 신 나는 놀이를 즐기듯 이 책을 읽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몽몽이가 여러분 곁에 좋은 친구로 오래오래 남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2. 제목 <책 읽는 강아지 몽몽> 에 담긴 의미
-『책 읽는 강아지 몽몽』은 말 그대로 책을 읽을 줄 아는 강아지 몽몽의 이야기예요. 강아지가 책을 읽을 줄 안다면? 그걸 사람들만 까맣게 모르고 있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요.
참고로 주인공 ‘몽몽’이라는 이름을 정하기까지 많은 이름들을 놓고 고민했답니다. 왕눈이, 뭉치였던 적도 있고, 통통이나 초코, 뚜비, 츄츄 같은 이름을 생각하기도 했어요. 몽몽이라는 이름이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고민을 많이 한 보람이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3. <책 읽는 강아지 몽몽 > 책 소개
사람만큼, 아니 사람보다 더 책 읽기를 좋아하는 강아지 몽몽의 이야기랍니다. 몽몽이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펼치는 통통 튀는 이야기를 담고 있지요.
어느 날 몽몽이는 영웅이가 생일 선물로 받은 ‘번개의 시간 여행1’이라는 책을 읽게 돼요. 그 뒤 몽몽이는 2권이 너무너무 궁금해서 병에 걸린답니다. 시름시름 앓던 몽몽이는 드디어 작전을 펼치게 되지요. 2권을 읽기 위한 특별한 작전 말이에요. 어떤 작전이냐고요? 궁금하면 얼른 책 속으로 놀러 가 보세요. 몽몽이가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4. 동화 작가가 되기 위해(동화를 쓰기 위해) 필요했던 준비와 노력
어렸을 때 가졌던 꿈을 여러 일에 묻혀 오랫동안 잊고 지냈어요. 아이들에게 그림책과 동화책을 읽어 주면서 기억 저편의 꿈이 다시 생각났답니다.
처음엔 책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과 글을 쓰는 모임에서 활동했고요. 그 뒤 서울 시민대학과 어린이 책 작가 교실에서 동화 공부를 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게 있어요. 그건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언제나 귀를 활짝 열고 마음으로 다가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거예요.
5. 동화와 처음 사랑에 빠진 순간
처음이 언제였는지 확실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좋은 동화를 읽으면 매번 사랑에 빠진답니다. 감동적인 이야기나 사랑스런 캐릭터를 만나도 그렇고 가슴 깊이 새겨지는 글이나 아름다운 그림을 봐도 사랑에 빠지지요. 그런 책은 몇 번씩 들춰보며 손에서 놓기 아쉬워하기도 하고, 가슴에 꼭 끌어안고 쓸어주기도 한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동화에 대한 사랑은 더 커질 것 같아요.^^
6. 수상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의 기분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어요. 마법에 걸린 것처럼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고, 가만히 있어도 웃음이 나왔지요. 간절히 바라던 상이라서 더 그랬던 거 같아요.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에게 ‘비룡소 문학상 대상’을 수상하게 됐다고 했더니 대뜸 “거짓말!”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만큼 믿기지 않는 얼굴로요. 그 뒤에는 가족들뿐만 아니라 친구들이나 함께 공부하는 선생님들도 자기 일처럼 흥분해서 좋아해 주었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쁨만큼 점점 어깨도 무거워졌지만, 용기를 가지고 잘해 나가고 싶어요.
7. 어린 시절의 꿈과 현재의 꿈
어린 시절의 꿈은 자주 바뀌는 편이었어요. 하고 싶은 것도, 궁금한 것도 많았지요. 물론 그중에 글을 쓰는 작가의 꿈도 있었어요. 글을 잘 쓴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거든요. (웃음)
세월이 흐르고, 돌고 돌아서 조금 늦게 동화작가의 길로 들어선 만큼 누구보다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
요즘 아이들은 게임을 정말 좋아하지요. 게임보다 반갑게 찾아 읽을 수 있는 진짜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는 게 현재의 꿈이에요.
8. 글쓰기에 가장 큰 영감 또는 자극을 주는 것
작품마다 영감을 주는 게 각각 달라요. 책이나 영화에서 또는 스치듯 지나친 풍경이나 좋은 글귀, 사진, 그림, 사람들의 대화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지요. 하지만 제일 많은 영감을 주는 건 아이들이에요. 아이들이 나누는 이야기, 즐겁게 뛰노는 모습, 풍부한 표정, 해맑은 웃음소리……. 아이들이 즐겁게 읽기를 바라는 글을 쓰는 거니까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어요. ^^
9. 동화를 사랑하는 알라딘의 독자분들께 인사 한마디
알라딘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책 읽는 강아지 몽몽』 이야기 궁금하시죠? 이 책을 읽을 때는 그냥 신 나고 재미있게 몽몽이랑 한바탕 논다고 생각하고 읽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책을 읽는 동안 다른 생각은 하나도 안 하고요. 학습을 위한 책 읽기도 아니고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도 아닌 그저 책이 좋아서 읽는 몽몽이처럼 말이에요. 마음으로 책 읽기를 한다면 책을 읽는 즐거움이 배가 될 거라고 믿어요.
알라딘 독자 여러분, 앞으로도 동화 많이 사랑해 주세요. 특히 『책 읽는 강아지 몽몽』은 더 많이 예뻐해 주실 거라고 믿어요. (웃음) 저도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이야기 쓰도록 더 노력할게요. 고맙습니다.
10. 자문자답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으세요?
처음 글쓰기를 시작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변치 않는 생각이 하나 있어요. 그건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자는 거예요. 아무리 좋은 책도 책꽂이에만 꽂혀 있으면 장식품에 불과하니까요. 아이들의 손이 저절로 책장을 펴고, 한 번 읽기 시작하면 푹 빠져서 읽고, 읽고 난 아이가 신이 나서 옆 친구에게 권할 수 있는 진짜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그리고 책장을 덮은 뒤에 오랫동안 잔잔하게 여운을 줄 수 있는 글이라면 더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