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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잔틴 신학 - 역사적 변천과 주요 교리
존 메이엔도르프 지음, 박노양 옮김 / 정교회출판사 / 2010년 12월
평점 :
가톨릭 신학과 비잔틴 신학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가톨릭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하면서 성호를 이마, 가슴, 왼쪽, 오른쪽으로 긋는다. 반면 비잔틴 신학이 말하는 동방 정교회는 이마, 가슴, 오른쪽, 왼쪽으로 성호를 긋는다. 이 차이는 아마도 두 종교의 신학적 관점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가톨릭은 신 앞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이다. 즉 성자는 성부의 오른편에 앉아 계심을 바라보는 신학인 것이다. 그러기에 성호를 그을 때 우리가 바라보는 관점에서 긋는 것이다.
반면 동방정교회의 신학은 하느님의 품에 안긴 우리의 모습으로 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러기에 가톨릭은 십자가상의 예수를 제단에 걸어 놓는다. 반면 동방 정교회는 이코노스타시스가 제단 앞을 장식한다.
동방 정교회의 이콘은 이들의 신학을 극명하게 대변한다. 성모마리아의 품에 안긴 아기 예수의 시선, 판토크라토르-전능자 구세주-의 시선. 이는 우리에게 신의 형상을 닮아 오메가 포인트로 달려가는 우리의 여정을 보여준다.
가톨릭의 고난의 예수 앞에 선 초라한 우리 역시 이 고난의 역정을 극복해 나감으로서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것과 같다.
기도의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목적은 하나, 얼마나 자신을 신과 가까이 혹은 닮아가게 하는가에 달려있다. 동방과 서방의 종교는 이 목적을 위해 자신을 하느님 앞에 극도로 낮춘 죄인의 모습으로 시작하는가 아니면 자신을 하느님의 품에 안긴 자녀로 시작하는가의 차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