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불변의 법칙 마케팅 거장 알 리스, 스페셜 에디션 3
알 리스, 잭 트라우트 지음, 박길부 옮김 / 십일월출판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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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처음 국내에 번역 출간된 것은 2000년 8월이고 이제 6년이 지났으니 베스트셀러를 읽어야 한다는 끊임없는 압박을 물리치고 잠잠해 진 지금에서야 책을 들어 본다. 서재 어디인가를 장식하고 있던 이 책을 집어든 것은 [포지셔닝]을 읽었을 때의 단순하면서도 과감한 문체가 그리워서였다.

마케팅에는 어떤 불변의 법칙이 존재한다고 여기는 저자는 성공한 마케팅의 사례와 실패한 마케팅 사례를 조목 조목 나름대로의 원칙에 근거하여 설명한다. 22가지의 마케팅 불변의 법칙을 각 법칙이 일정 부분 독립적이면서 동시에 하나로 연결되는 재미를 독자들에게 선물하고 있다.

기실 이러한 불변의 법칙이라는 것은 교과서에 존재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순전히 독자들을 위한 저자의 서비스이자 고도로 기획된 책략이기도 하다. 다만 문제는 그러한 저자의 의도가 얼마나 신빙성있고 독자들에게 설득력을 제공하는가의 문제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마케팅 불변의 법칙]은 대단한 성공 작품이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을 아니꼽게 바라보는 일부의 시선은 충분히 긍정적이고 논리적이다. 이러한 시선의 주인공 대부분은 잘 훈련된 마케터이다. 마케터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은 지나치게 마케팅을 하나의 박스 속에 우겨 넣은 형국이다. 소위 법칙에는 예외가 있고 그래서 특히 마케팅은 어려운 것이 현실인 바 이처럼 하나의 포장에 마케팅을 우겨 넣은 작품을 마케터들이 좋아할 리 없다.

하지만 하나의 저서에 지나치게 많은 기대를 거는 것은 실수이다. 이 저서가 뜻하고 있는 바가 무엇이고 저자가 설명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찾아내면 그것으로 족하다. 저자는 이러 저러 다양한 사례를 들어서 - 그것도 대부분 우리에게 친숙한 브랜드와 회사들이다 - 저자 나름대로의 논리를 특유의 간결하고 독선적인 문체로 강조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선택이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 중 몇 가지는 단기와 중기로 시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당장의 성과에 집중할 것인 지 아니면 장기적인 성과에 집중할 것인지의 선택의 문제가 대두된다. 단기적으로는 높은 성과를 내었으나 장기적으로 몰락의 길을 걸었던 마케팅의 사례라면 이를 단순하게 어떠한 법칙의 문제로 논할 수 있을까와 단기 성과를 무시하고 장기전만을 펼칠 수 있을까하는 현실적인 문제에도 직면하게 된다.

어떠한 해석을 내려도 좋다. 독자가 싫던 좋던 이 저서는 마케팅 전문 서적 중 베스트셀러이고 그러한 해석을 내리기 위해서라도 일독해야 할 텍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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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도의 위대한 귀환
난도 파라도 외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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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10월 우루과이의 한 비행기가 안데스 산맥의 험한 봉우리 한 가운데 추락했고 약 70일간의 사투를 거쳐 16명의 생존가가 발생한 실화에 기초한 에세이집이다. 1973년에 출간된 베스트셀러인 [얼라이브]가 그 사건의 에피소드 중심으로 작성한 반면 이 작품은 생존 현장의 리더였던 난도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어 양 작품의 차이가 감동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수색 작업이 취소되었다는 뉴스를 듣고 생존자들은 동료의 인육을 먹어가며 생존을 위해 처절한 투쟁을 하는 이야기가 날짜순으로 설명되고 있다. 전문 산악인도 힘들어하는 안데스 산맥을 아무런 장비없이 100Km를 걸어 구조 요청에 성공하기까지의 과정과 매 순간 순간의 어려움과 고통을 현장 중개하듯 더우기 그 당시의 감정을 순수하게 담아내는 저자의 저술방식은 무척이나 두꺼운 이 책을 술술 읽어지게 만들고 있다. 소설 2권을 묶어 둔 듯한 두께의 이 작품이 불과 수 일내 끝 페이지를 넘기게 하는데는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든 생존자들의 투쟁이 자꾸만 우리들 마지막 페이지로 밀어내고 있어서이다.

"꿈꾸는 크기의 존재의 크기이다"라는 저자의 독백은 생존의 꿈이 곧 삶으로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삶고 죽음의 차이, 존재의 의미를 저절로 느끼게 만드는 힘이 있다. 생존 귀환 후 "이 순간을 즐겨라." 라거나 "Carpe Diem"과 같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귀결이 와 닿지 않은 것은 존재의 증명이 순간의 중요함을 넘어서고 있어서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 독자들의 현재의 어려움이 얼마나 가볍고 우수운 일인가 새삼 느낄 지도 모른다. 최소한 안데스 산맥을 걸어 넘어야 하는 정도의 존재의 증명을 우리는 요구받고 있지 않아서 이다.
최근 개인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가운데 이 작품을 접하면서 지금의 어려움이 난도의 생환 작전에 비하면 너무나도 낮은 암벽이라는 생각이 밀려든다.
 
마치 [얼라이브]라는 영화의 소설 버젼을 읽어 본다고 가볍게 생각해도 좋다. 혹은 인생역경을 뛰어넘은 위대한 영웅의 실화를 읽는다고 생각해도 좋다. 그도 아니면 지금의 어려움을 혹은 독자의 존재감을 이겨내고 증명하기 위해서 이 책을 집어 들어도 좋다.  분명한 것은 삶의 처절한 투쟁 속에서 독자는 애초의 기대보다 훨씬 더 많은 감동을 받을 것이고 독자의 삶의 방식에도 작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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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석의 유쾌한 일본만화 편력기
이명석 지음 / 홍디자인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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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쾌락의 급소 찾기]라는 저자의 최근(?) 작품을 읽고 나서 찾은 책이다. [만화, 쾌락의 급소 찾기]에서는 여러 쾌락의 급소를 늘어 놓고 거기에 해당하는 작품들과 주인공을 설명하는 형식이어서 만화를 많이 보지 않은 독자라면 부자유스러움이 있었을 지 모른다. 다시 이것을 쾌락의 급소가 아니라 평면적으로 늘어 놓았다면 하는 기대감이 분명이 있었을 것이다.

같은 저자 이명석의 [유쾌한 일본만화 편력기]를 집어 든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 시작되었다. 아쉽게도 이 책은 1999년 출간된 책으로 "이 만화라면 당연히 포함되어야 할..." 작품들이 보이지 않거나, 아직 완결되지 않은 진행형인 작품들도 많이 있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린 비평도 눈에 띈다. 물론 1999년 시점을 기준으로 작품을 읽어 간다면 이러한 아쉬움은 시차 때문으로 당연한 사유이다.

일본만화 안내서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만화, 그리고 반드시(?) 읽어야 할 만화를 일본 독자들이 선정한 기준과 저자의 기준을 함께 반영하여 작성하였다. 매 작품마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어 기회되면 꼭 읽어야겠다라는 "귀퉁이접기"를 수 페이지 반복하게 만든다.

한편 일본만화를 장르별로 정리한 저자의 서평을 읽다보니 만화를 좋아 한다는 내 시각에도 분명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특정 장르에서는 거의 모든 작품을 읽은 반면, 다른 장르에서는, 물론 취향의 차이이고 나는 만화비평가가 아니어서 당연하지만, 전혀 손을 대지 않은 흔적이 많다.

재미있는 만화는 그 재미를 다시 곱씹을 수 있고, 각 작품의 배경과 만화 저자의 특성, 만화 연대기에 대한 이해, 아직 진행되는 만화의 옜 이야기 등 만화를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더없이 좋은 길잡이이다. 오래된 저서이지만, 그 만한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저자의 이 작품은 만화광에게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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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스 매니지먼트 - 시장과 고객을 사로잡는
다카나시 토모히로 지음, 최종옥 옮김 / 일빛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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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프로세스 분석을 위한 지식을 짧은 시간 내 정리하고 싶은 경우, 비즈니스 프로세스 컨설팅 방법론을 가능한 쉽게 설명한 책을 찾는 경우, 고객에게 쉽게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설명할 기회를 만족시켜야 하는 경우라면 이 책은 괜찮은 지침서이다.

프로세스 매니지먼트라는 이 책에서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와 동시에 프로세스 매니지먼트라는 별도의 주제가 자리잡고 있다. 이 책을 효과적으로 읽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설명한 챕터와 프로세스 매니저먼트를 설명한 챕터를 분리하여 읽는 방법이다. 하지만 챕터 별로 명확하게 이 양자가 구분되어 있지 않고 본 저서의 목적이 프로세스 매니지먼트를 설명하기 위함이 주가 되는 바, 프로세스와 프로세스 매니지먼트를 구별하여 읽는 것도 쉽지 않다.

결국 이 저서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사람이 정리하는 차원에서 읽기에는 최적이나, 그렇지 않은 초보 프로세스 매니저에게는 뒤죽박죽이 되기 쉬운 책이다.

작고 얇은 책을 효율적으로 읽어야 하는 숙제를 독자에게 제시하는데, 이 숙제의 해결 여부에 따라 만족스러운 교재가 되거나 혹은 혼란스러운 군더더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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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쾌락의 급소 찾기
이명석 지음 / 시지락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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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명석의 만화보기 비법인 "만화 비교학"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많은 내용이 일본 만화에 기준하고 있기는 하나 "가장 아슬아슬한 삼각관계는?" 등과 같은 작은 주제로 저자 특유의 해학과 기법을 무기삼아 만화 비평을 시작한다.

사전식의 나열도 아니고, 그렇다고 날카로운 만화비평이라고 보기 힘들다. 많은 내용이 잡지 등을 통해 선보인 점도 있지만 만화는 그져 재미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작품 역시 재미있게 만화를 재 해석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만화의 고수라면 이 책의 많은 내용이 이미 설렵하였을테니 곱씹어보는 맛이 있겠고 일본 만화의 초보라면 여러가지 해법과 대안을 제시하는 고마운 책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2002년에 출간된 저서라 2002년 이후에 맛을 들인 많은 주옥같은 작품들이 빠져 있는 아쉬움이 있다. 2006년판이 있었으면 하는 기대감과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한 작품을 더 많이 설명하여 재미를 배가시키는 그러한 방법은 없을까라는 아쉬움이 있다. 다행스럽게도 [유쾌한 일본 만화 편력기]라는 저자의 다른 작품이 있으니 나의 아쉬움은 조만간 해결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부담없이 일본 만화를 정복하기 위해서라면, 수 많은 만화책을 새롭게 리만인드하고 싶은 독자라면, 혹은 만화비평이라는 장르에 관심 많은 만화광이라면 이 책은 좋은 대안을 제시하는 모범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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