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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크리에이티브
톰 켈리 외 지음, 박종성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세계적 디자인 기업 IDEO(아이디오)의 형제 창업자가 쓴 디자인 혁신의 길잡이이다. 저자는 IDEO에서 30년간 일하면서 혁신이란 것이 즐겁고 또한 많은 보상을 주는 일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나는 무엇을 하려고 이 세상에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반복적으로 하게 된 결과 이 책을 구상하였다. 이 책은 개인과 조직으로 하여금 그들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고스란히 발휘하고 창조적 자신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가 관여해온 모든 혁심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사람, 비즈니스, 기술의 세 가지 요인이 항상 균형을 이루고 있다. 대개의 프로젝트가 기술에만 집중한 결과 실용성을 극대화하는 오류를 범한다. 혹은 경제적 실현 가능성만에 집중하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와 더불어 사람과 관련된 것을 깊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득한다.
이를 인간 중심적 디자인 연구법이라고 하는데, 실현 가능성, 실현성, 바람직함이라는 세 가지 요인 간의 교집합을 찾으면서 고객의 진정한 필요성과 욕구를 고려하는 태도, 즉 '디자인적 사고'라고 한다. 이 책은 디자인적 사고를 구체화하는 공통적인 절차를 단계별로 설명하면서 전체 프로세스를 완결시킨다.
프로세스는 영감, 통합, 아이디어화와 실험, 시행이다. 책을 읽을 때는 각각의 프로세스 낱개에 집중해도 좋다. 예컨데 디자인이라는 각도에서 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영감을 얻는 법, 혹은 통합하는 법이라는 관점에서 독자가 얻고자 하는 시사점을 찾아낼 수 있는 길이 다양하다. 한편 낱개에 집중하기 보다 전체 프로세스에 집중해도 좋은 독서법이다. 전체 줄거리를 꿰어 차면서 IDEO의 일하는 방식의 핵심을 얻을 수도 있다. 다만 지나친 독서의 욕심을 내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가져오기도 한다. 멀리서 전체를 보거나 혹은 나무에 집중하지도 않으면서 책에 푹 빠지는 경우는 헤어나오기 어렵다. 여전히 디자인 혁신가와 우리 사이에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이나 혁신이 독자에게는 먼 거리에 있는 경우라도 적정한 거리를 두고 독서를 한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 1994년 어느 인터뷰에서 애플의 스티브가 남긴 말이다
"당신의 삶을 이리저리 찔러보면 뭔가가 팍 솟구쳐 나온다는 걸 이해하는 순간, 당신은 삶을 변화시킬 수 있고 다시 주조할 수 있다. 어쩌면 그건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당신이 일단 그걸 알게 되면 이후의 당신은 그전의 당신과 같은 사람일 수 없다."
어느 순간 간극은 줄어들고 우리 역시 창조적 자신감을 갖고 두려움에서 용기로 (2장) 혹은 백지상태에서 통찰까지 (3장), 어쩌면 계획에서 행동까지 (4장) 변모시킬 수 있다.
이 책의 시작은 누구나 창조적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설파한다.
창조성은 마음먹기의 문제이자 생각의 방식이며 새로운 해법을 찾는 긍정적인 접근법이다. 모든 사람이 예술가가 될 순 없다. 그러나 창조적인 변호사, 의사, 기업 관리자, 영업사원은 될 수 있다.
이 책은 창조적 자신감을 이해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수동적 관찰자의 자리에서 무조건 박차고 나가는 것 그리고 사고를 행위를 변환하는 것에 궁극적인 가치를 부여한다. 저자는 영화 [스타워즈]에서 요다가 루크 스카이워커에게 말한 내용을 인용한다.
"하는냐 마느냐만 있지, 해볼까는 없다."
책의 말미 (7장)에서는 행동을 위한 창조적 자신감을 얻기 위한 여러 가지 퍼실리테이션 기법을 담고 있다. 무언가를 처음 시작하는 것이 어렵다는 독자를 배려하여 무언가를 끄집어 내는 다양한 기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니 이를 통해 '행동'을 시작해도 좋다.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책이다. 디자인 철학이라는 관점에서 혹은 창조적 자신감이라는 관점에서 혹은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고 싶어하는 기업과 독자를 위해서도 놀라움을 담고 있는 책이다. 사람 중심이 아닌 비즈니스와 기술 중심의 제품에만 매몰되어 있는 기업의 임직원이라면 꼭 읽어야 할 추천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