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y Positioning - 잭 트라우트와 알리스의 개인 성공전략
잭 트라우트 외 지음, 윤영삼 옮김 / 다산북스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금세기 최고의 뛰어난 마케터가 개인 성공전략에 관하여 논한 글이다. 다른 저서와는 달리 개인 성공전략에 관하여 쓴 책이라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책이기도 하다. 아니 그 반대로 뛰어난 마케터가 쓴 책이 아니라 잘나가는 처세술 저서라고 생각하고 구매한 독자들은 한참 후에서야 저자가 뛰어난 마케터라는 것을 눈치채기도 한다.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느냐의 문제이다.
결국 穿爭 마케터가 별것 아닌 주제를 穿爭 마케팅으로 승부를 건 책이다라고 요약함도 좋겠다. 책을 한참 정독하다보면 웬지 먼 과거에 우리가 경험했던 시대상에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도 들고 이 책은 인터넷시대가 막 열리는 급변기에 더욱 어울리는 책이 아니가라는 의구심이 든다. 급하게 책 표지를 찾아 원저를 뒤져보면 역시나 10 여년전에 출간된 책을 2004년에 국내에서 번역출간하였다.
이 저서가 주장하는 내용이 잘 들어맞는 시대상은 평이한 세상이 아니라 급변하는 세상에 잘 어울리는 개인 성공전략이다. "말을 바꾸어타라"는 주장은 말을 바꾸어 타야 할 시대에 많은 독자에게 타당하고 긍정할만한 많은 암시를 보여주며 결단을 유도한다. 수 년전 나 역시 이 책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과감하게 말을 바꾸어 탔고 지금의 이 자리에 머물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지금은 동떨어진 이야기인가? 너무 뻔한 이야기인가?
미안하지만 사실 그렇다. 독자가 회사내 정치를 논해야 할 군번이거나 혹은 독자의 이름만으로 유명세를 조금이나마 누릴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면 이 책이 주장하는 내용은 뻔한 내용이다. 회사에서의 뛰어난 정치, 나를 노출하는 행위, 온달왕자가 되어 신분상승을 하는 법 등 다양하고 세세한 모든 방법들은 뻔한 내용이다. 단지 그럴 수 있는 위치에 있지 못하거나 평강공주를 만나지 못했을 뿐이다. 저서의 대부분은 이처럼 말을 바꾸어 타서 혹은 정치를 잘해서 더 높은 위치를 점령한 점령군들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지만 대부분 그럴 역량이 있는 예술가이거나 이미 성공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간혹 그도 저도 아닌 인물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는 순전히 운이 더 좋았을 뿐이다라고 폄하해도 그만이다.
평범한 독자라면 이 책이 주장하는 내용은 그림의 떡이다. 독자가 그럴만한 위치에 오를 때쯤이면 이 책의 내용이 그제서야 한 글자 한 글자가 살아 움직이게 되겠지만 내가 아는 대부분의 그러한 위치에 오른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혹은 경험적으로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나마 그 자리에 도달할 수 있었다. 어쩌면 더 높이 올라가야 하는데 마지막 계단을 앞두고 주춤하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은 최고의 비급서가 되거나 혹은 다 아는 내용을 다시 한번 리마인드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아예 멀리해서도 안되는 책이다. 이 책의 주장은 고깝기는 하지만 우리에게 피가되고 살이되는 것은 사실이다. 성공이 노력만으로 안된다는 불변의 진리를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어 현실감각을 되찾는데 아주 유용한 책이다. 성공에 대한 통념을 과감하게 부정하고 있으니, 간혹은 사파의 무공도 내가 살아남는데 필요한 법이다.
바쁜 독자라면 이 저서의 "들어가는 말"과 "4장"만을 읽어도 좋겠다. 최소의 노력으로 이 책이 대부분을 읽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