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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의 물결 - 자원 한정 시대에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제임스 브래드필드 무디 & 비앙카 노그래디 지음, 노태복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에서는 에너지와 식량 그리고 기후 변화에 관한 논란과 같이 큰 주제를 다룬다. 한편 세세한 사례와 함께 작고 사소한 문제들도 다루고 있다. 사소하지만 대규모로 일어나는 일들은 소위 우리가 트렌드라고 칭하는 물결이다. 이 모든 경향이 인간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여섯번째 혁신의 물결이라고 저자는 강변한다.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저자의 [제6의 물결]이라는 신조어가 낯설것이다. 두 명의 저자가 이 선언의 근거로 삼은 것은 러시아 경제학자 콘드라티예프의 경기 변동 이론이다. 두 저자는 이 경제학자의 경기 변동 이론을 발판으로 삼아 산업혁명 이후 세계 경제는 지금까지 다섯 번의 물결이 찾아왔다고 주장한다.
첫째는 18세기 중반 산업혁명 초기의 물결이고, 둘째는 이후 증기력과 철도 시대로 대변되는 물결이며, 셋째는 19세기 중후반의 전기, 철강 및 중공업의 물결이며, 넷째는 20세기 초중반에 시작된 자동차, 석유 기반 경제를 말하고, 다섯째는 20세기 중후반의 정보통신 물결이다.
이제 제6의 물결이 도래함으로써 자원 희소성과 대규모 비효율성이 오히려 시장의 거대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책의 1부에서는 다음에 오는 혁신의 물결을 설명한다. 제 6의 물결의 정체가 무엇인지 소상하게 파헤쳐 드러낸다. 자원의 한정, 에너지 문제 등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꼭 집어서 설명하는 매력이 군데군데 가득하다. 이해하고 있으나 가장 적확한 단어를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을 꼭 집어 설명하는 재주가 있다. 예를 들어 종이 없는 사무실은 거래 비용을 낮추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종이를 사용한다는 설명이나 외부효과의 존재가 시장 실패를 알려주는 신호라거나 올바른 행동에 따른 개인적인 손해가 더 크면 클수록 사회적 지위는 더 많이 올라간다고 여기는 심리 등 자세히 읽으면 에너지 혹은 자원과 무관하나 재미있게 읽을 구석이 많다.
책의 2부는 본격적으로 제6의 물결에 올라타라는 저자의 혁신 대안이 담겨있는 책의 본질이다. 2부에서는 크게 다섯 가지 해법을 저자는 제시한다.
- 쓰레기 자원이 곧 기회다.
-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를 팔아라.
- 디지털 세계와 자연 세계가 융합된다.
- 생산물은 지역적이고 정보는 국제적이다.
- 자연에 해답이 있다.
1부에서는 제6의 물결의 정체를 이해하기 위해 꼼꼼하게 책을 읽었으나 2부는 꼭 그렇지는 않다. 설명하는 모든 해법은 IT혁신의 대안들로 오래 전부터 주장되어온 이론이다. 융합이론이나 서비스를 팔라는 서비타이제이션(servitization) 이론 등 이미 잘 알려져 있는 혁신의 방법들이다. 이 방법들이 어떻게 에너지와 자원의 한정과 대안을 설명하는 자리를 꾀어 찰 수 있었는 지 궁금하다. 틀을 가져오는 것은 좋다. 하지만 많은 페이지가 이 이론의 배경과 사례를 설명하는데 주력한다. 물론 자원과 에너지의 문제를 마지막에 슬쩍 끼워 넣었음은 물론이다. 2부만 떼어내어 IT 담당자에게 책의 제목을 알려주지 않고 넘기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IT 혁신의 교과서에 해당할만한 내용이다.
물론 2부 혁신의 내용을 모든 독자들이 다 알고 있을만한 널리 알려진 주제는 아니다. 혹은 잘못된 이론을 설명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나치게 큰 이론을 가져와서 에너지와 자원의 문제를 설명하니 배꼽이 배보다 큰 우수운 모습이 되었다는 점이다. 독자에 따라서는 꿩도 잡고 알도 먹는 좋은 책이 될 수도 있겠다만, 글쎄다. 거창하게 시작하여 용두사미로 끝이 난 듯 아쉬움이 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