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그림 - 운과 부를 불러 모으는 안티 스트레스 타로 컬러링
정회도 지음, 이윤미 그림 / 다산라이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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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78장의 신비로운 그림은 당신에게 부자가 되는 비밀을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굳이 글이 아닌 그림을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부자가 되는 비밀을 요약하면, '스스로 운을 좋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운은 눈에 보이지 않을뿐더라 정해진 틀이나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글로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그림은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수많은 감정과 에너지를 표현할 수 있고, 그림을 보는 사람의 내면에 깊이 침투해 자기화 과정을 거침으로써 운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인식하게 만든다. 즉, 그림은 운의 개념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도구다. 이렇게 부자가 되는 비밀을 담은 그림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컬러링북의 인기는 점점 더해가는 듯하다.  나도 5~6권 이상의 컬러링북을 가지고 있고, 주변의 지인들도 컬러링북을 경험해 본 적이 있다고 하니 내게 맞는 컬러링북을 찾아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실제로 심경이 복잡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때 안정시킬 수 있는 좋은 친구이기도 하다.  색색의 색연필을 늘어놓고 마음에 드는 그림을 찾아 칠하다 보면 채색에 빠져들어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데, 색칠을 하면 부자가 되는 컬러링 북이라니? 신기 하지 않은가?

내 인생의 카드를 찾아보는 방법도 나와있지만, 난 5번째 카드! 용서임..하지만.... 칠하고 싶은건 예쁜 그림인걸, 그래서 맘에 드는 그림을 골라 먼저 채색 시작.

 

 

설명과 이름 만큼이나 매력적인 그림이었는데, 채색해놓고 나니 빛이 난다.  세세한 부분이 많아서 진한 사인펜도 필수.  24색 색연필이 다른데 가있어서... 12색 색연필과 10개정도 되는 사인펜으로 하다보니 색상이 많이 부족한 느낌, 그래도 완성해놓고나니 맘에 쏙~

 


부족하게 느끼지지 않지 않는가?  색연필이 많다고 예쁜 채색이 나오는건 아닌듯하다.
단순히 채색만 하는게 아니라 채색을 하며 책에 씌여져있는 글의 의미도 읽어보고, 타로에 관한 글도 읽어봤던 재미있던 컬러링북.  처음에 받아보고 책표지가 넘 화려해서 살짝 부담 됐었지만 하나씩 채색이 완성 되어갈때마다 왠지, 부자의 기운이 내게 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현재 방영중인 <신데렐라와 네명의 기사>에도 등장한 컬러링 북 같은데, 드라마는 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이 책의 저자는 10년간 타로카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왔고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지, 그리고 나에게 맞는 돈을 찾아주는 부자운을 상담해주고 있다고 한다.  현재 경영학 박사과정을 밟으며 기업과 대학에서 많은 특강도 진행하고 있다고 하니, 이 그림책을 한 권 집중해서 칠하다 보면....나도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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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런 가족
전아리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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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일이 있어도 아침 식사만은 함께 해야하는 가족.  하지만 네 가족이 사는 집은 너무나 고요하다.   사업가인 아빠 서용훈, 고상한 엄마 유미옥, 좋은 유전다는 다 가지고 태어난 듯한 큰 딸 서혜윤, 자신이 가진걸 누리고 살 줄 알지만 웃는 얼굴 뒤에 뭔가 결핍되어 보이는 둘째딸 서혜란.   여느날과 다름 없던 조용한 아침식사자리에서 자신의 섹스동영상이 유출 된 것같다는 폭탄 선언을 한 혜윤의 발언에 서용훈은 조용히 사건을 해결하려 한다.  



사람 일이란 자고로 없었던 듯 지내다보면 기억 한구석으로 밀려나게 되고 종국엔 정말 없는 일처럼 되는 법이었다. /p25


어린 시절 그녀는 모든 것을 갖춘 집안에 딱 하나 부재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건 가족이 사는 집이라면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아주 중요한 것이었다.

바로 소음, 혜윤의 집에는 소음이 없었다.  큰 소리로 싸우거나 우는 사람, 홧김에 문을 쾅 닫고 들어가는 일, 아침부터 현관 앞에서 잔소리를 늘어놓는 일이나 용돈을 덜 주고 더 받으려는 심오한 실랑이조차 없었다.  심지어 갈아 만든는 음식 재료도 소음방지 유리칸 안에서 조용히 만들어졌다.  물론 잦은 싸움은 문제가 되지만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며 아예 싸우지 않는 것 또한 괴상한 일이었다.  사랑은 건강한 싸움을 밑거름으로 자라나야 한다.  하지만 그녀의 집안에서는 그 누구도 싸우지 않는다.  문제가 없었을뿐더러 혹시라도 문제가 발발하면 가족 개개인의 방식대로 각자 회피하거나 해결했다.  혜윤은 남들이 고요라고 말하는 그 적막함이 절망적으로 느껴졌다. /p55


결혼을 전제로 집안끼리 이야기가 오가는 중에 나온 이야기라 어떻게든 해결을 하려는 용훈은 믿었던 딸의 이야기가 충격일 수 밖에 없다.   심지어 동영상 유출이라니, 어떻게든 일이 커지기 전에 해결을 해야했다.  이런 언니의 발언에 놀랍기만 한 혜란은 친구인 진환을 통해 언니의 행방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포착된 고진욱이란 남자.  아빠가 손을 쓰기전에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혜란은 진욱을 미끼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고자 하지만 조금씩 틀어지는 계획, 진욱 본인도 이 가족들 틈에 끼기 시작하며 이 사건의 시작이 왜 시작되었는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소외되었다는 사실을 자기방어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스스로를 방관자라고 여기는 것이다.  혜란이는 집안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기면 매번 남의 일처럼 두 손을 놓은 채 그에게 이야기를 풀어놓기만 했다.  그녀의 가족들이 혜란이를 믿지 않고 있다는 건 동네 사람 모두가 아는 사실이니까.

"골치 아픈 일이 생기면 조용히 있으면 돼.  침묵은 모든 걸 지운다?  어때, 내 말 멋있지?" /p91~92


지금 나는 행복한가.  지금 나는 잘 살고 있는가.

아니, 잘 사는가보다는 제대로 살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야만 한다. 

그런데.... 제대로 산다는 건 무엇이란 말인가.. /p137


가족들이 소리를 내기 시작한건 혜윤의 동영상 유출 사건이 계기가 되었지만, 그로 인해 가족들이 서로의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용훈과 미옥의 가정에도 작은 소음들이 일기 시작한다.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지켜내기 위해 각자의 방식대로 자신의 역할을 했던 가족들은 자신들의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듯 하다.  완벽한 가족이 있을수 있을까?  저마다의 속사정이 있고 아픔도 있을 것이다.  이 고비만 넘기면 괜찮아지고, 살아지는게 삶이 아닐까?  죽을것 같이 힘든 순간도 시간이 흐르고 지나보면 별일 아닌듯 느껴지게 되는 순간도 있으니 말이다.  나만 평온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다른이의 불행한 소식을 들을 때면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평범하게 사는게 가장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평범하게 산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고, 다른이들의 삶은 너무도 평범하고 일상적으로 보여 부럽기까지 하다.   이야기의 소재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시작했지만 가족들은 서로를 보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이야기의 화자가 돌아가며 자신이 바라보는 시각으로 이야기를 해 나가는데, 저마다의 시선으로 바라본 가족의 모습은 이렇게 극단적일리는 없겠지만, 나름의 균열을 보듬어안고 살아가는게 아닐까? 이 가족은 위기를 해결해 가면서 가족 구성원이 소리내어 이야기하고 싸우는 방법을 배워간다.  작가의 말처럼 소리내어 이야기하고 싸우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상대에게 나에대해 이야기하고 상대의 이야기도 귀 기울여 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것도 하지 않다보면, 쉽지않은일.  정말, 가장 쉬운일은 상대를 포기하고 떠나는 것이니까....




감정이 어떤 형태로든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우리는 소리를 내야만 한다.  그 사람이 내 말을 듣고 있지 않다는 걸 알더라도,  그 소리가 가끔은 소음일지라도 내가 지금 이런 감정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대에게 알려주어야만 한다.  그리고 혹시나 내가 그 사람이 내는 소리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귀를 기울여야 한다.

관계가 어긋난 순간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은 상대를 포기하고 떠나는 것이다.  한동안은 어려움을 겪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은 무뎌지고 떠올리는 빈도가 줄어들며, 다른 무언가에 집중하며 지내게 될 시간은 반드시 온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던 사랑보다는 그렇지 못한 채 끝낸 사랑이 더 오랜 후회를 남기는 법이다. 솔직하게 나의 속마음을 마주하고 그 안에 보이는 그 사람의 얼굴이 아직은 소중한 존재라고 인정할 수 있다면, 적막이 더 빠르게 차오르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최선을 다해보는 편이 좋지 않을까. /작가의 말  p228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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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 2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 2
퍼엉 글.그림 / 예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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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덥다 하던 여름도 이제 끝자락인듯 하다.  올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고, 장마도 짧아 비다운 비를 만나지 못한 아쉬움이 많은 해였는데, 여름끝자락과 가을을 시작하는 계절에 퍼엉의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 두 번째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다.  사실 책은 일러스트가 메인이라 글보단 그림을 보게되고 짧은 글 사이에 흐르는 분위기를 느끼고 생각해보게 된다.  W라는 드라마에서 (물론 드라마를 보지는 못했고 홍보영상으로 나오는걸 많이 봤다.) 강철과 연주가 사랑을 배운 책이라고 해서 더 궁금했던 책이기도 했는데,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들, 그리고 알콩달콩 한창 연애기에 접어든 연인들, 그리고 조금은 루즈해진 연인들에게도 함께보면 좋을 책일 듯한 분위기의 책. 

이야기 페이지마다 QR코드가 있는데 찍어보면 동영상이나 그림이 나오기도 하니 책을 읽으며 한 번씩 찍어보는건 책 속의 보너스?   



삶을 살아간다는 게 제 그림 속 두 캐릭터처럼 늘 행복할 수는 없어요.

아주 힘들 때도, 울고 싶을 때도 많죠.

하지만 이런 생활 속에서도 저는 분명 기쁨과 행복을 느껴요.

그 소소한 순간을 감사히 여기며, 꾸준히 그림을 그리겠습니다.

여러분이 제 그림을 보는 순간만큼은 그림 속 두 주인공처럼 행복했으면 좋겠어요./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들


저자의 이야기처럼 살아간다는건 좋은일 행복한 일만 있는건 아니다.  좋은일 보단 좋지 않은일이 더 많은게 인생이고, 긴 인생의 사이사이 반짝이는 소소한 행복을 즐길줄 아는게 인생이 아닐까? 편안하고 사랑스러운 공간, 꽁냥꽁냥한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부러워지는것도 사실이었다.  저렇게 아름답고 좋을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삶 속에 반짝이는 순간들을 모아 담은 듯한 이야기들을 페이지 가득한 그림과 몇 줄 안되는 글을 읽으며 차분하게 녹아드는 기분에, 그들처럼 사랑하고, 아끼고 싶어지는 순간들을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손으로 그리고 채색한듯한 따스한 느낌의 그림들은 몇 번을 봐도 질리지가 않고 오히려 편안해 지는건 평소 스마트한 기기들에 노출 된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기 때문인듯하기도 하다.


어쩌다 보니 두 번째 이야기부터 읽게 됐지만, 세번째 이야기도 출간 준비중이라고 하니 첫번째 이야기도 구입해서 함께 읽어봐야겠다.  마음이 싱숭생숭 할 때, 그림만 넘겨봐도 위로가 되어줄 것 같은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 끝나지 않을듯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올 여름, 어느덧 가을이 성큼 다가와 어리둥절하게 느껴지는 계절이지만, 그래도 선선한 바람이 반갑고 가을이 짧지 않게 머물다 지나갔으면 하는 바램도 든다.  가을은 책 읽기에도 좋은 계절이니 읽어보면 어떨까?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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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으로 가는 길 The way to the North - 노르웨이 빛을 담다 Shinhyerim Photoessay 2
신혜림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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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림 작가의 두 번재 포토에세이 The way to the North ; 북쪽으로 가는 길 은 노르웨이를 담은 그녀의 사진이야기.  첫 번째 사진집과 다르게 시원해보이는 색감은 개인적인 취향저격.  난 핑크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달달함 보다는 차분함속에 담겨진 사진들속에 이야기가 담긴 느낌이 들었달까?  어쩌면 유난히도 폭염이 길었던 2016년의 여름 끝자락에 만난 책이라 더 눈길이 갔을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프레임안에 담긴 피사체들은 사진을 찍는 사람마다 보는이로 하여금 다른 생각들을 하게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데, 주변에 이 작가의 팬들이 꽤 많은걸 보고 놀랍기도 했다.  젊은 감성이라 그런가?  일상사진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은것 같은 사진이라 생각했는데, 핑크블라썸과 달리 노르웨이 곳곳의 풍경과 일상을 담은 사진은 떠나고 싶어진다는 생각에 마음으로부터 두근거림이 시작되는걸 느끼기 시작한다.

 

 

 


연달아 출간된 사진집이라 느낄수 없을만큼 다른 색감의 사진들,  자꾸만 들춰보고 싶어서 가까이 두고 넘겨보곤 했던 The way to the North 는 사진작가로서의 신혜림을 다시 한 번 보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고교시절 필름카메라에 꽂혀서 아빠의 미놀타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도 한참 했던 추억이 있는데, 그때의 사진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문득 다시 카메라를 꺼내보고 싶어졌다.   필름카메라는 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아날로그한 느낌이 더 따스하게 다가오니까....스마트폰으로  바로 찍어 어플로 보정도 가능한 사진과는 또 다른 느낌이랄까?  젊은 그녀의 사진들, 벌써 10년차 사진작가라고 하니 앞으로 그녀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건 세상을 바라보는 감성적인 시선을 통해 만날 사진들이 기대되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한참을 끼고 아끼게 될 사진집 북쪽으로 가는길, 앞으로 만나게될 그녀의 사진들에 따뜻한 응원을 보낸다.

년차 사진작가라고 하니 앞으로 그녀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건 세상을 바라보는 감성적인 시선을 통해 만날 사진들이 기대되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한참을 끼고 아끼게 될 사진집 북쪽으로 가는길, 앞으로 만나게될 그녀의 사진들에 따뜻한 응원을 보낸다.


 

필름 사진을 보고 있으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공기 중에 있는 입자 하나하나가

전부 다른 색을 가지고 있어서

내가 볼 수 없는 색감들에 휩싸여 있는 느낌.


그 풍부한 색감 가운데서 어쩔 줄 모르며 행복해하는 나는,

역시 필름 사진이 아니면 안 된다. /황홀경

 

 



사진을 시작한 지 10년이 됐다.

그때와 지금은 삶을 대하는 태도나 생각도 많이 달라지고

해를 거듭할수록 사진에 묻어 나오는 색감과 정서도 변하고 있지만


사진이 정말 좋은건

내가 그렇게 변하는 과정을 스스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나에 대해 점점 더 알아가고

나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기는 것.

스스로 위로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것.  / 위로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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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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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차가운 모래 속에 두 손을 넣고 검게 빛나는 바다를 바라본다.

우주의 가장자리 같다.

쇼코는 해변에 서 있으면 이 세상의 변두리에 선 느낌이 든다고 말했었다.  중심에서 밀려나고 사람들에게서도 밀려나서, 역시나 대양에 밀려난 바다의 가장자리를 만나는 기분이라고, 외톨이들끼리 만나서 발가락이나 적시는 그 기분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고 했다. /p9 <쇼코의 미소>


눈에 띄는 책표지나 제목에 이끌려 책을 읽게 되는 경우도 꽤 많은 편이다.  <쇼코의 미소>도 그 중 한 권!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먼저 으신 분의 간단리뷰를 보고 바로 구입했던 책이었는데, 책의 첫 장을 넘겨 만난 구절부터 이 책.... 왠지 시선을 사로잡는다.  짧은 글이지만 글의 내게 다가오는 느낌이랄까?  한 권이 다 소설인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단편!  개인적으로 단편의 기억이 좋지 않아 살짝 걱정했는데, 왠걸! 이 작가님 뭘까? 



시간이 지나고 하나의 관계가 끝날 때마다 나는 누가 떠나는 쪽이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생각했다.  어떤 경우 나는 떠났고, 어떤 경우 남겨졌지만 정말 소중힌 관계가 부서졌을 때는 누가 떠나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알 수 없었다.  양쪽 모두 떠난 경우도 있었고, 양쪽 모두 남겨지는 경우도 있었으며, 떠남과 남겨짐의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도 많았다. /p89~90 <신짜오, 신짜오>


할머니는 일생 동안 인색하고 무정한 사람이었고, 그런 태도로 답답한 인생을 버텨냈다.  엄마는 그런 할머니를 이해하지 못했고, 그런 태도를 경멸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난 뒤 그 무정함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상대의 고통을 같이 나눠 질 수 없다면, 상대의 삶을 일정 부분 같이 살아낼 용기도 없다면 어설픈 애정보다는 무정함을 택하는 것이 나았다.  그게 할머니의 방식이었다. /p105 <언니,나의 작은, 순애언니>


지금도 엄마는 엄마가 어떻게 순애 이모를 저버릴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생각한다.  자신이 상상할 수조차 없는 큰 고통을 겪은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가 왜 그리도 어려웠는지 엄마는 생각한다.  크게 싸우고 헤어지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주 조금씩 멀어져서 더이상 볼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사람들은 후자다. /p145 <언니,나의 작은, 순애언니>


짧은 글이지만 글의 흐름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그렇게 끝나는게 당연하게 느껴진다.  살면서 느끼는 많은 감정들,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지나치고 모를 만한 당연한 일상들이 최은영 작가를 통해 새롭게 다가선다.  글을 읽다보면  문득 궁금하기도, 부끄럽기도, 마음한켠이 싸하게 아리기도 하고, 먹먹해지기도 했다.  확 다가서는 감정이 아니라 잔잔하게 젖어드는 이야기랄까?



우리는 싸움을 제외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서로를 견뎠다.  감정을 분출하고 서로에게 욕을 해서 그 반동을 확인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었다.  싸움도 일말의 애정이 있을 때나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그를 미워하지 않았고 그도 나를 미워하지 않았다.  나는 그의 말이나 행동으로 상처받지 않았다.  그도 그러했을 것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나쁘게 대하는 법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가장 나쁜 건 서로에게 나쁘게 대하지도 못하는 그 무지 않에 있었다. 우리는 예의바르게 서로의 눈을 가렸다.  결국 마지막에 와서야 내가 먼저 그의 눈에서 내 손을 뗐고, 우리는 깨끗하게 갈라섰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지막은 그렇게 깨끗할 수 없었기에 그 이별은 우리 사이에 어떤 사랑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  우리는 그저 한 점에서 다른 한 점으로 이동했을 뿐이었다.  /p129~130 <한지와 영주>


침묵은 나의 헐벗은 마음을 정직하게 보게 했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 누군가와 깊이 결합하여 분리되고 싶지 않은 마음, 잊고 싶은 마음, 잊고 싶지 않은 마음, 잊히고 싶은 마음, 잊히고 싶지 않은 마음, 온전히 이해받으면서도 해부되고 싶지 않은 마음,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 상처받아도 사랑하고 싶은 마음, 무엇보다도 한지를 보고 싶다는 마음을.   /p174 <한지와 영주>


7편의 단편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탐구하고 표현했던 작가의 감성이 다음엔 어떤 책으로 우리곁에 다가설지 참으로 궁금해지는 작가였다.   폭염이 언제끝날지도 모를 여름의 끝자락, 곧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겠지?  그때 다시 한 번 읽고 싶은 책으로 갈무리 하려고 한다.  



여자는 옆에 앉아서 꾸벅꾸벅 조는 노인을 바라봤다.  이 노인은 얼마나 여러 번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어버렸을까.  여자는 노인들을 볼때마다 그런 존경심을 느꼈다.  오래 살아가는 일이란, 사랑하는 사람들을 먼저 보내고 오래도록 남겨지는 일이니까.  그런 일들을 겪고도 다시 일어나 밥을 먹고 홀로 길을 걸어나가야 하는 일이니까. /p238~239 <미카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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