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민파파와 바다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7
토베 얀손 지음, 허서윤.최정근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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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 골짜기의 삶이 지긋지긋하고 지루해진 무민파파는 가족을 이끌고 등대가 있는 먼 바다의 외딴섬에서 새 삶을 꾸리기로 하고, 긴 항해 끝에 등대섬에 도착하게 된다.  그런데, 등대섬에 등대불은 들어오지 않고 척박하고 낯설며 고독하기만 하다.  등대는 버려진지 오래된 듯하고, 짐을 싸 들고 온 가족들은 저마다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 한다.  무민파파는 바다를 연구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고, 무민마마는 나무를 잘라 무언가 쌓다가 등대 내부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무민은 등대를 벗어나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미이는 어디 있는지 모르게 여기저기 등장해서 참견한다.


  안온한 삶을 떠나 새로운 장소에서 삶을 시작해야 하는 가족들.... 사실 새로운 곳으로의 이사는 어릴 때부터 그닥 반기지 않았다.  새로운 환경을 싫어하는 건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어린 시절 이사를 해야 할지도 모를 상황이 오면 형제들이 똘똘 뭉쳐 거부 의사를 확실히 밝히곤 했다.  어쩌면 당시 부모님의 의사대로 이사를 몇 번 했다면 부모님의 노후가 지금보다 조금은 더 풍족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맥락이 아닐까? 가장으로서 가족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무민파파도 새로운 환경에선 그 조차도 섬에 정착하기 위한 무언가를 찾기 위해 바다를 연구하고 기록하지 않았을까?  무민마마 역시 무민 골짜기에서 가족들을 보살피고 안살림을 책임졌다면 엄마이기 이전에 새로운 환경에 먼저 적응하는 게 중요했던 것 같다.  나중에 벽화로 그리기 시작했던 그림에도 가족들이 아닌 자신의 모습만 그려 넣었던 건 자신의 의지를 다부지게 잡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무민 골짜기의 그로크도 섬까지 흘러와 무민과 마주하게 되고 이들 사이에도 "우정?" 같은 게 생긴듯 했다.  등대섬에 말 없는 어부의 생일을 챙겨주며 글은 끝이 나는데...

토베 얀손의 무민 연작소설 시리즈는 아래 8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번에 읽은 책은 시리즈 중 7번째 책이다.  무민가족이 작품에 표면적으로 등장하는 마지막 연작소설이며, 실제 마지막 작품인 『늦가을 무민 골짜기』에서는 무민 가족이 떠나고 없는 무민 골짜기 이야기가 그려진다고 한다. /작가소개


1. 혜성이 다가온다

2. 마법사가 잃어버린 모자

3. 무민파파의 회고록

4. 위험한 여름

5. 무민의 겨울

6. 보이지 않는 아이 ; 아홉 가지 무민 골짜기 이야기

7. 무민파파와 바다

8. 늦가을 무민 골짜기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을 읽는 기분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무민파파와 무민마마 무민의 감정 변화나 행동들을 보며 우리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생을 이야기하는 글이구나!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책표지의 그림 때문이었을까?  막내조카가 너무나 관심을 보여서 동화책처럼 꽤 많은 페이지를 소리 내어 읽고 그림을 보며 구연동화까지 했던 『무민파파와 바다』는 한동안 조카들과 함께 읽게 될 책이 될 것 같다.



#무민파파와바다 #토베얀손 #작가정신

#허서윤 #최정근 옮김 #북유럽소설




34p.

위대한 출발은책에 나오는 첫 장의 첫 문장만큼이나 중요하다고요.  시작이 전부를 좌우하지요.



206p.

'이제 꼼짝없이 갇혔네.  이건 마법의 원이야.  무서워.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이 끔찍하고 텅 빈 섬이나 고약한 바다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무민마마는 자신의 사과나무를 끌어안고 눈을 감았다.  나무껍질은 거칠었지만 따뜻했다.  바다 소리는 사라졌다.  무민마마는 자신의 정원에 들어가 있었다.



246p.

"다들 알겠지만, 바다는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는 거대한 녀석이에요.  바다가 왜 그러는지는 몰라요.  하지만 우리가 바다를 좋아하면 아무 문제 될 게 없죠.... 뭔가 얻으려면 단점도 받아들여야 하니까."



259p.

무민파파는 바위 위로 올라가 냅다 뛰기 시작했다.  뛰는 내내 껄껄 웃었다.  바다가 가족들이 이곳에 머물기를 바라며 용서를 구하고 있었다.  바다는 무민 가족이 이 섬에 계속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어마어마하고 변함없는 수평선에 고립되어 갇힌 채 살더라도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돕고 싶어 했다.



265~266p.

"있죠, 우리가 이렇게 살기 시작한 뒤로 내내 소풍 온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제 말은, 어떤 점에서 보면 모든 게 너무 다르다고요.  날마다 일요일 같아요.  그런데 이제는 이런 느낌이 들면 안 되지 않을까 싶어요."

가족들은 다음 말을 기다렸다.

무민마마는 머뭇거리며 말을 이었다.

"다들 알겠지만, 계속 소풍을 가 있을 수는 없잖아요. 언젠가는 끝나아죠.  그러다 갑자기 월요일 같아지고 지금까지 지내 온 시간이 진짜라고 믿지 못하게 되면 어쩌나 싶어 겁이 나요....."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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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모리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 - 하루 30분 달리기로 인생을 바꾼 기적 같은 이야기
안정은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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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19p. 나의 현재 위치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 나는 달리기를 선택했다. 달리다보면 오직 귓등을 스치는 바람과 나의 숨소리만 들려온다. 헉헉대도 괜찮다.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을 배울 수 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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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p. 내가 오늘 달리기를 하는 까닭은 내일을 더 잘 살고, 1달 뒤를 더 잘 살고, 1년 뒤를 더 잘 살아가기 위해서다. 1달 뒤에 있을 마라톤대회에서 힘들지 않기위해 오늘 달려두는 것이다. 미래의 나를 위해서 지금 달려두는 것이다. “지금은 바쁘니까 잠시 미뤄두자. 좀 한가해질 때 열심히 달리면 되지.” 같은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꾸준히 노력하지 않으면서 바라는 것만 많은가? 노력하고 준비된 자에게 행운과 기회가 따라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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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8p. 나는 아침에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모리셔스의 아침 바닷가는 너무나 황홀해서 책 제목에도 모리셔스를 넣었다. 이곳은 아직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나는 칼럼을 통해 여행 매거진 독자들에게 여자라면 꼭 달려야 할 여행지로 모리셔스를 소개한 적 있다. 위치는 마다가스카르와 레위니옹, 그리고 세이셸과 가까이 붙어 있다. 제주도와 비슷한 크기와 모양에 섬 주위로 에메랄드 빛 바다가 펼쳐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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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5p. 마라톤을 한 번 해봤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중략)...기록이 보잘 것 없어도 괜찮다. 어쨌든 당신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기록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인생에서 한 번쯤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봤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은가? ...(중략)... 그리고 마라톤 중독자들은 결코 즐거움을 혼자 차지하지 않는다. 주위 사람들에게 ‘달리기의 즐거움’을 외치며 기꺼이 전도사가 된다. 나처럼 말이다. 왜인지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가? 아직 달릴 용기가 나지 않더라도 괜찮다. 풀코스가 당신에게 먼 이야기가 아니기만 바란다. 이로써 당신은 달릴 준비를 마친 것이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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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오늘모리셔스의바닷가를달린다
#안정은
#런스타
#쌤앤파커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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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 들고갔던 3권의 책 중,
유일하게 완독한 책,
여행지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리조트의 수영장 비치의자에서,
일출을 찍으러갔던 리조트 해변에서,
안정은의 글을 읽다보면 나도 달릴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어쩌면 달려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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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며 견딜수 없이 힘든 순간이 오면,
돌파구를 찾게 된다.
런스타 안정은, 그녀의 인기는 갑자기 얻게 된게 아니다.
실패를 통해 패자가 되는 연습을 했고
먼저 문을 두드리고, 수없이 시도하며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갔다. 글을 읽으며 중간에 수록된 그녀의 사진들을 보면 밝은 에너지와 기쁨, 행복이 가득차 그를 보는 이들, 함께 하는 이들도 절로 좋은 기운을 얻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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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라니...
해변을 바라보며 이른 새벽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며 봄과 여름 사이의 계절,
걷기부터 시작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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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되어 간다는 것 - 나는 하루 한번, [나]라는 브랜드를 만난다
강민호 지음 / 턴어라운드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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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루 한 번, [나]라는 브랜드를 만납니다.


브랜드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진정성은 어디에서 시작되는 것일까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브랜드는 '나'라는 브랜드의 삶과 일상을 통해 탄생한다는데 초점을 두고 시작되는 마케터 강민호의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은 사람을 브랜드로 지칭해서 시작하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브랜드? 마케팅? 사람?  이들을 어떻게 묶어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가 풀어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고 그동안 세세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들까지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반짝하고 사라지고 말 브랜드가 아닌 오랜 시간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살아있는 듯한 스토리를 가진 브랜드에 우린 충성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보면 저마다 자신이 고집하는 브랜드 한두 가지는 있다.  왜 그런 걸까?  가격 대비 더 좋은 성능, 성분의 제품들이 매일 같이 쏟아져 나오지만 꼭! 이 제품이 아니면 안 되는 브랜드를 고집하는 이유는 그 브랜드에 담긴 추억과 개개인이 느끼는 스토리가 아닐까?  포장만 그럴듯한 브랜드는 언젠가 탈이 나게 마련이 아닌가?  최근 한 쇼핑몰의 사태를 보며 해당 브랜드에 충성하던 고객들이 크게 분노했던 건, 대표의 사태에 대한 빠른 대처와 인정이 아닌 가리기 급급했던 당시의 상황 하나 때문에 급기야 들불처럼 번져버린 고객들의 분노가 아닐까?  그동안 보여줘왔던 다양한 이야기들과 제품에 대한 진정성(?)이 진솔하다고 생각하고 사랑해왔던 고객들의 배신감이 더 클 수밖에...


   보통 브랜딩을 한다고 하면 상품을 떠올리게 되는데,  '나'가 주제가 되어 브랜드를 이야기하는 책이 있어왔던가?   BACK TO THE BASIC "거래보다 관계, 유행보다 기본, 현상보다 본질"이라는 철학은 화려한 외양에 반해 이리저리 휘둘리고 '나'자신의 본질이 무엇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한 번쯤 진지하게 읽어보며 생각해볼 만한 글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눈으로 읽어가다 어느새 밑줄을 그어가며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들을 메모하며 읽게 되는데, 아마도 앞으로 2~3번은 더 읽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브랜드가되어간다는것 #강민호 #턴어라운드

#경제경영 #마케팅



40~41p.

 브랜드의 철학이 애매하면, 해당 브랜드가 평소에 무슨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왜 해결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충분히 고심하지 않았음이 탄로나고 맙니다.  질문은 현실을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힘을 바로 브랜드 철학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철학이 없다면, 질문이 없다면 브랜드는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따라서 브랜드는 철학이 전부입니다.



47p.

 개인으로서의 삶이 결국 브랜드입니다.  그 브랜드들이 모여서 또 다른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가 되어가는 것은 삶의 영역과 일의 영역으로 구분할 수 없습니다.  개인의 일상에서 던지는 질문과 의문, 작은 습관과 태도까지 결국 브랜드를 구성하는 하나의 단위가 될 테니까요.



133p.

  마케터는 새로운 관점과 색다른 시선을 통해 가능성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입니다.  마케팅은 기존의 틀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틀을 비틀거나 전혀 새로운 틀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합니다.  결국 브랜드는 문제를 다른 틀에서 정의할 수 있었던 질문을 던진 사람들의 것입니다.  이들이 던진 관습의 틀에 대한 질문의 틈 사이로 다름의 가치라는 기회가 찾아옵니다.



154p.

"마케팅이 지갑을 여는 것이라면 브랜드는 마음을 열게 하는 것이다."

"마케팅이 머리를 겨냥한다면 브랜드는 심장을 향하는 것이다."



262p.

  고객은 브랜드가 지시하고 가르쳐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야기를 경청하고 배워야 대상이 아닐까요?  상대방을 가르치려 하고 헌신만 요구하는 일방적인 관계에 진실한 사랑이 싹트길 기대할 순 없습니다.  무엇이 먼저인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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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천천히 가도 괜찮아 - 글로벌 거지 부부 X 대만 도보 여행기
박건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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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한파를 피해 대만 땅 1,113km를 걸어 횡단한 박건우, 미키 부부의 <느리게 천천히 가도 괜찮아>.  2년 전 짧게나마 여행했던 대만에 대한 인상이 기분 좋게 남아있던 나라였던 터라, 그들의 여행이 궁금해졌다.  걸어서 횡단을 하겠다고?  그들도 대만을 걸어서 횡단하려고 정보를 찾았을 때 생각보다 정보가 많지 않았다.  리어카로 대만 남북을 종단한 부부의 여행기와 대만 친구의 조언을 참고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걷기로 했다.   교통수단은 이용하지 않고 10kg 안팎의 배낭을 하나씩 메고 약 두 달간 대만을 동서로 횡단하는데, 대도시인 타이베이와 가오슝은 대중교통으로 횡단하려 했지만 시작부터 그의 아내 미키는 타이베이를 걸어서 통과하자고 제안한다.  (이 부부 뭐지?)


  도보여행을 하며 숙소는 따로 예약하지 않는다.  하루 예산은 2인 기준으로 1일 300위안, 한국 돈으로 만 원이 조금 안되는 금액이지만 타 물가 대비 숙박비가 비싼 편이라 긴 여행 일정을 고려했을 때, 매일 숙소를 잡는다는 건 그들의 예산상 불가능.  텐트와 카우치 서핑으로 숙박을 해결하며 여행을 다니기로 한다.  때론 도로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길이 나타나기도 하고 산길을 걸어야 하기도 해서 그들은 배낭 커버에 [대만 도보 일주]를 테이프로 붙여 좀 더 안전하게 걷고, 길을 알려주는 현지인들에게도 '도보'라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해서 붙이고 다녔다고 한다.  후에 여행을 하는 동안 이 스티커를 보고 대만 현지인들은 이들 부부에게 다양한 구호물자를 아낌없이 건넨다.  때론 생면부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방을 내어주기도 하고, 자신의 집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동네 주민들에게 연락을 해 숙소를 해결해주기도 했다.  때론 하루 머물 곳이 없어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쪽잠을 청하는 날도 있었지만 대만 사람들은 처음 보는 타국의 여행자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준다.


  사실 여행의 스타일이 맞지 않아 읽으면서 크게 공감하진 못했다.  왜 이렇게까지 힘들게 여행을 해야 하는가?  하지만 길 위에서 만난 사람과 사람으로 이어지는 여행을 보면서 이런 여행이라면...이라고 잠시 생각하기도 했다.  얽매임 없이, 자신들이 걷고자 하는 길을  걸어나가며 환경이나 길 위에서 변수가 생길 때면 가끔 다투긴 할지라도 서로를 조금 더  의지하며 걷지 않았을까?  (이렇게 말은 하지만 정말, 이들 부부처럼 여행은 하지 못할 것 같다.)  이들 부부가 앞으로 또 어떠한 길들을 걷게 될지, 어떠한 사람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만들어갈지 기대가 된다.



#느리게천천히가도괜찮아 #박건우 #소담출판사

#글로벌거지부부 #대만도보여행기



028~029p.

  대만에 온 이후로 한 번도 포만감을 느끼지 못했는데 아침 식사를 또 편의점에서 때웠다.  대만에는 한국과 달리 아침 식사만 팔고 문 닫는 조찬식당이 많다.  우리는 시세도 모르고 메뉴도 읽을 줄 모르며, 주문하는 방법도 모른다.  그래서 아직은 편의점을 찾게 된다. 오늘 예상 거리는 15km.  아직 하루 20km를 못 채우는 것은 완주에 대한 의구심을 낳게 하지만, 어제 고생을 생각하면 잘 곳을 확보하고 5km를 덜 걷는 편이 훨씬 나았다.



185p.

  길을 나서자마자 우리가 지나는 걸 지켜보던 아저씨가 례우라는 과일을 주었다.  아저씨는 다가오기 전부터 망설이는 게 보였다.  못 본 체하자니 눈에 밟히고, 접근하자니 오지랖이 넓은 것 같아 망설이는 것 같았다.  그 망설임이 어떤 느낌인지 나는 잘 안다.  순수한 선심을 나쁜 속셈으로 받아들이면 상처가 되기 때문에 망설여지는 거다.  그렇다고 못 본 체하면 몇 날 밤이고 눈에 밟히는 경우가 있다.   특히 상대방이 비슷한 여행자일 때는 더욱더 그렇다.  이상하리만큼 감정이입이 되면서 휘발성 모성 본능이 생긴다.  아저씨가 용기를 낸 거로 보아 그 역시 여행자였던가 싶다.


234~235p.

감기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걸 느끼고서야 힘겹게 일어났다.  일어난 시간은 기가 막히게도 저녁밥 때였다.  잠자리를 제공받은 마당에 오메가3 반찬이 가득한 저녁까지 대접받고 말았다.  우리는 단순히 걷기만 할 뿐이다.  이 나라를 위해 좋은 일 하나 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까지 온정의 손길을 뻗는 건지 정말 의문스럽다.


339p.

  68일간의 대장정

  내 자신이 대장정이라는 단어를 쓰는 데 전혀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여정이었다.... (중략)... 중간에는 서로의 얼굴을 다시는 보지 못하겠구나 싶을 정도로 크게 다투기도 했지만, 모두 증오가 아닌 불쾌지수 때문에 생긴 다툼이었다.  다리는 당연한 거고, 각자 크고 작게 아픈 날도 있었다.  아픔은 자신에게 더 솔직해지는 계기가 됐다.  우리는 상대를 대신해 아파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자신이라도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68일간의 밀착은 하늘에서 정해준 짝을 관찰하기에 최적의 시간이었다.  단언컨대 이 기간을 다투면서도 버텨줄 사람은 부모 형제도, 절친도 아닌 배우자였다.  우리는 서로 과소평가했던 인내력이 결코 부족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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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심리학
윤현희 지음 / 믹스커피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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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술관에서 찾은 예술가의 삶과 심리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미술의 경우는 책을 읽을수록, 화가와 시대적인 배경, 작가의 개인사나 그림에 영향을 미친  주변 이들의 이야기를 알아가면 갈수록 그림이 조금 더 선명하고 의미 있게 다가온다.    문자가 생기기 이전에 인류의 역사를 기록했던 건 '그림'이었다.  그래서일까?  회화의 역사는 우리가 발전해온 과정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미술관에 간 심리학>은 대중적으로 알려진 화가들이 대거 활동했던 시기의 19세기와 20세기 초의 화가와 작품을 심리학이라는 렌즈를 통해보며 화가들의 인생과 작품, 역사를 다루고 있다.


  • 1장 나이브 아트와 긍정심리학
  • 2장 아방가르드 화가들과 아들러 심리학
  • 3장 추상의 세계와 게슈탈트 심리학
  • 4장 화가 내면의 상처와 표현주의
  • 5장 여성 화가의 정체성 ; 전문성과 여성성 사이에서


  목차를 보면 심리학에 관한 전문적이고 어려운 글일 것 같다는 느낌이 오지만 글쎄?  모지스, 클림트, 마네, 디에고 벨라스케스, 세잔, 피카소, 몬드리안, 뭉크, 고흐, 에곤 실레 등등 화가나 작품으로 알고 있는 작가들이 대부분이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5장에 등장하는 여성화가들의 이야기들이 흥미로웠는데 19~20세기에 활동했던 작가들이 대부분 남자들이었던걸 감안하면 작가로서의 활동이 쉽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지만 꽤 왕성한 활동을 했던 작가의 인생과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조금 더 알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그동안 작가들의 그림을 보며 궁금했던 부분을 어느 정도 해소 할 수 있었던 글이기도 했다.


  그림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이길래, 오랜 세월이 흘러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는 걸까? 아니 어쩌면 더 궁금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긴 삶을 살아가다 보면 아무런 의지도, 의욕도 없는 순간이 아주 가끔 오곤 한다.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그 순간 누구나 하나쯤은 자신만의 동굴을 가지고 있다.  때론 일상을 잠시 떠나기도 하고, 책으로 숨기도 하고, 미술관이나 공연장을 찾기도 한다.  미술과 심리 공부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책이라 심리학에 대한 전문성이 짙은 책일거라는 생각은 접어두어도 좋다.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게 읽혀서 페이지에 수록된 그림들을 보며 글을 읽다보면 어느새 마지막장에 다다라 있을지도 모른다.




#미술관에간심리학 #윤현희 #믹스커피

#미술심리 #미술심리학



5p.

  이 책은 심리학과 미술이 공명하는 지점을 발견한 사적인 지도이며, 동시에 심리학과 미술을 사랑하는 독자들의 마음과 내 마음이 공명하기를 바라는 소망의 기록이다.  화가가 그림에 풀어놓은 생각과 감정에 공감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그러한 생각과 감정의 스펙트럼을 형성한 화가들의 인생이 궁금해졌다.  그림 너머에 있는 그들의 삶을 생각해보는 일이 잦아졌다.  이 책에 미술관에서 느낀 화가와 나의 인생에 관한 소회를 담았다.  몸에 밴 심리학적 글쓰기 방식은 은연중에 화가들에 관한 심리평가 보고서와 유사한 결과를 낳았다.


38p.

  헤세는 문학과 예술을 통해 스스로를 치료했다.  그가 남긴 자기 치료의 성과물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있다.  현대 심리학에서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그림이 가지는 치료적 효과를 폭넓게 사용한다.  특히 유아, 청소년이나 언어 사용에 제약이 있는 성인의 경우, 그림을 사용한 소통은 치료 초기 단계에서 치료를 위한 관계 형성을 보다 유연하게 이끌어올 수 있고 내담자의 저항을 줄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53~54p.

  소확행이라는 신조어의 유행은 사람들의 달라진 지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외부의 시선과 평가를 고려한 '복'을 받기를 지향하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세계의 안녕과 평화에 시선을 맞춘 '지금-여기서' 자신의 '행복'을 발견하려는 조용한 노력을 지향한다는 말이다.  소확행을 추구하는 삶이란 자연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안분자족의 삶을 주장했던 노장사상과 18세기 프랑스의 계몽주의 철학자 장자크 루소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188p.

  자신이 아동기에 그린 그림을 발견한 1902년 어느 날, 파울 클레는 아내 릴리에게 편지를 쓰며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작품들을 찾았다고 고백한다.  그는 의식의 통제를 받지 않은 원초적인 생각과 기성체제에 물들지 않은 독창적인 상상력을 드러내는 아이들의 시선에서 영감을 얻곤 했다.  유아들은 그림을 통해 자신들이 경험한 세계를 해석하고 표현한다.  세상을 보는 눈이나 생각이 학습이나 인습에 의해 획일화되지 않은 유아들은 똑같은 것을 보고도 천양지차의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유아의 그림은 독창적인 개성을 가진 소우주의 표현과 다름없다.


278p.

 인생을 처음 스퍼트가 중요한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장거리 마라톤이라고 생각해보자.  결승점에 도달하는 데는 지능보다 끈기가 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싫어하는 일을 끈질기게 할 수는 없으니 그 일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탁월한 능력으로 한순간 빛을 발하기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꾸준히 해나가는 장거리 주자 같은 자세가 더 좋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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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2019-04-29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술작품 속에는 화가의 마음이 담겨 있게 마련이지요, 그래서 작품에 대한 해설을 읽게되면 몰랐던 화가의 삶과 생각을 엿 볼 수 있습니다.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