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심리학
윤현희 지음 / 믹스커피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미술관에서 찾은 예술가의 삶과 심리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미술의 경우는 책을 읽을수록, 화가와 시대적인 배경, 작가의 개인사나 그림에 영향을 미친  주변 이들의 이야기를 알아가면 갈수록 그림이 조금 더 선명하고 의미 있게 다가온다.    문자가 생기기 이전에 인류의 역사를 기록했던 건 '그림'이었다.  그래서일까?  회화의 역사는 우리가 발전해온 과정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미술관에 간 심리학>은 대중적으로 알려진 화가들이 대거 활동했던 시기의 19세기와 20세기 초의 화가와 작품을 심리학이라는 렌즈를 통해보며 화가들의 인생과 작품, 역사를 다루고 있다.


  • 1장 나이브 아트와 긍정심리학
  • 2장 아방가르드 화가들과 아들러 심리학
  • 3장 추상의 세계와 게슈탈트 심리학
  • 4장 화가 내면의 상처와 표현주의
  • 5장 여성 화가의 정체성 ; 전문성과 여성성 사이에서


  목차를 보면 심리학에 관한 전문적이고 어려운 글일 것 같다는 느낌이 오지만 글쎄?  모지스, 클림트, 마네, 디에고 벨라스케스, 세잔, 피카소, 몬드리안, 뭉크, 고흐, 에곤 실레 등등 화가나 작품으로 알고 있는 작가들이 대부분이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5장에 등장하는 여성화가들의 이야기들이 흥미로웠는데 19~20세기에 활동했던 작가들이 대부분 남자들이었던걸 감안하면 작가로서의 활동이 쉽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지만 꽤 왕성한 활동을 했던 작가의 인생과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조금 더 알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그동안 작가들의 그림을 보며 궁금했던 부분을 어느 정도 해소 할 수 있었던 글이기도 했다.


  그림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이길래, 오랜 세월이 흘러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는 걸까? 아니 어쩌면 더 궁금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긴 삶을 살아가다 보면 아무런 의지도, 의욕도 없는 순간이 아주 가끔 오곤 한다.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그 순간 누구나 하나쯤은 자신만의 동굴을 가지고 있다.  때론 일상을 잠시 떠나기도 하고, 책으로 숨기도 하고, 미술관이나 공연장을 찾기도 한다.  미술과 심리 공부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책이라 심리학에 대한 전문성이 짙은 책일거라는 생각은 접어두어도 좋다.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게 읽혀서 페이지에 수록된 그림들을 보며 글을 읽다보면 어느새 마지막장에 다다라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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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p.

  이 책은 심리학과 미술이 공명하는 지점을 발견한 사적인 지도이며, 동시에 심리학과 미술을 사랑하는 독자들의 마음과 내 마음이 공명하기를 바라는 소망의 기록이다.  화가가 그림에 풀어놓은 생각과 감정에 공감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그러한 생각과 감정의 스펙트럼을 형성한 화가들의 인생이 궁금해졌다.  그림 너머에 있는 그들의 삶을 생각해보는 일이 잦아졌다.  이 책에 미술관에서 느낀 화가와 나의 인생에 관한 소회를 담았다.  몸에 밴 심리학적 글쓰기 방식은 은연중에 화가들에 관한 심리평가 보고서와 유사한 결과를 낳았다.


38p.

  헤세는 문학과 예술을 통해 스스로를 치료했다.  그가 남긴 자기 치료의 성과물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있다.  현대 심리학에서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그림이 가지는 치료적 효과를 폭넓게 사용한다.  특히 유아, 청소년이나 언어 사용에 제약이 있는 성인의 경우, 그림을 사용한 소통은 치료 초기 단계에서 치료를 위한 관계 형성을 보다 유연하게 이끌어올 수 있고 내담자의 저항을 줄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53~54p.

  소확행이라는 신조어의 유행은 사람들의 달라진 지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외부의 시선과 평가를 고려한 '복'을 받기를 지향하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세계의 안녕과 평화에 시선을 맞춘 '지금-여기서' 자신의 '행복'을 발견하려는 조용한 노력을 지향한다는 말이다.  소확행을 추구하는 삶이란 자연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안분자족의 삶을 주장했던 노장사상과 18세기 프랑스의 계몽주의 철학자 장자크 루소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188p.

  자신이 아동기에 그린 그림을 발견한 1902년 어느 날, 파울 클레는 아내 릴리에게 편지를 쓰며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작품들을 찾았다고 고백한다.  그는 의식의 통제를 받지 않은 원초적인 생각과 기성체제에 물들지 않은 독창적인 상상력을 드러내는 아이들의 시선에서 영감을 얻곤 했다.  유아들은 그림을 통해 자신들이 경험한 세계를 해석하고 표현한다.  세상을 보는 눈이나 생각이 학습이나 인습에 의해 획일화되지 않은 유아들은 똑같은 것을 보고도 천양지차의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유아의 그림은 독창적인 개성을 가진 소우주의 표현과 다름없다.


278p.

 인생을 처음 스퍼트가 중요한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장거리 마라톤이라고 생각해보자.  결승점에 도달하는 데는 지능보다 끈기가 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싫어하는 일을 끈질기게 할 수는 없으니 그 일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탁월한 능력으로 한순간 빛을 발하기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꾸준히 해나가는 장거리 주자 같은 자세가 더 좋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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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2019-04-29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술작품 속에는 화가의 마음이 담겨 있게 마련이지요, 그래서 작품에 대한 해설을 읽게되면 몰랐던 화가의 삶과 생각을 엿 볼 수 있습니다.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