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마, 죽지 마, 사랑할 거야 - 지상에서 보낸 딸과의 마지막 시간
김효선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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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Memento mori> '그대도 죽는다는 것을 잊지 마라' 라는 뜻의 라틴어 경구.  흔히 지나는 말로들 태어나는건 순서가 있지만 가는순서는 없다고 쉽게 얘기했었다.  평범하게 생활하던 꿈많은 고교 2학년이었던  서연이 갑자기 선고받은 백혈병. 골수이식 말고는 다른 치료방법이 없는 혈액암.  아마도 서연이의 병상일지를 책으로 내지 않았다면 백혈병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알지 못했을 것이다.    나의 고2시절은 어땠는가 생각해보았다.  사는게 가끔은 힘들었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고 책이나 영화속의 주인공들처럼 나도 저렇게 아파봤으면 하고 철없는 생각도 했었다. 그때 나의 생각들이 얼마나 철없는 것이었는지........책을 읽으며 부끄럽고 또 미안했다.
 

책을 읽으며 절절한 엄마의 병상일지에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그치질 않아 처음엔 오십페이지도 채 넘기지 못했다. 책을 다 읽고 덮을 즈음엔 목까지 메어 한동안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그저 투병하는동안 너무나 힘들었을 서연이가 보다 편한 곳에서 하고싶은 공부 마음껏하며 건강했던 그때의 모습으로 가족들의 마음에 남아있기를.. 부디 다음생이 있다면 건강하게 태어나서 아픔없이 건강하게 살 기를 바라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위로란 많은 말이 필요한 게 아니었다.  외로운 조각배에 돛대 하나 달아주는 일, 그것은 어떤 거창한 설교도 유난스런 행위도 아니다.  그저 내가 너를 지켜보고 있다는 관심. 네 두려움과 고통을 알고 있으며 잊지 않고 함께 기도해주겠다는 그 마음을 상대에게 알리는 일이면, 그것으로 충분하고 그것이면 족했다.   때때로 작은 위로를 받고 베푸는 일조차 우리는 얼마나 서투른지. -p119



몸소 고통을 겪고 울어보지 않은 사람은
연민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은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로할 수 없다.
울어보지 않고는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줄 수 없다.
어둠 속을 헤매지 않고는 방황하는 사람이 
길을 찾는데 도와줄 수 없다.
시시각각 엄습하는 죽음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고,
그 뜨거운 입김을 느껴보지 않고는
다른 사람이 죽음을 극복하고 살아 있다는
기쁨을 만끽하도록 도와줄 수 없다. - 폴 글린의 <나가사키의 노래> 중에서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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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의 구제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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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와 단죄, 그 사이에 놓인 ’허수해’의 진실은?
서서히 드러나는 사건의 실체..
경악의 결말!


앞부분의 전개가 너무 빨라서.. 읽으면서도 책이 두꺼운데 어떻게 진행되려는거지?
요시다카는 사랑해서 결혼했다기보다 자신의 아이를 갖기 위해 여자를 만난다.  아야네와 결혼할 당시도 1년내에 아이를 갖기로 하고 그 안에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면 헤어진다는 전제로 결혼하게 되는데... 결혼하고 1년이 다되어갈 즈음.. 요시다카는 아야네에게 기한이 다 되었다며 이혼을 요구해온다.  선선히 요구에 응하는 아야네..

남자가 그 말을 했을 때 여자는 마지막 결의를 굳혔다. 그 흰 가루의 힘을 빌릴 때가 왔다...
’난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해. 그런데 지금 당신이 한 말은 내 마음을 죽였어. 그러니까 당신도 죽어줘야겠어.’

아야네는 가까운 지인들과 홈파티를 연후 결혼후 처음으로 친정에 다녀오겠다고 한다.
그러나.. 아야네가 집을 비운사이 요시다카가 죽었다.  집에 출입한 사람이라곤 내연관계에 있던 아야네의 제자 히로미.  아비산에 의한 독극물 살인.
이혼을 요구한 아야네가 죽인것은 아닐까? 요시다카주변에 원한을 살만한 인물이 있었던건 아닐까? 하지만 아야네의 알리바이는 완벽하고 내연녀인 히로미도 그를 살해할만한 이유가 없다. 과연 독극물의 투입경로는.. 그리고 요시다카의 과거 여인들을 조사하던중 아야네와의 접점을 발견하게 되고!!  

구사나기형사와 가오루 형사의 약간으니 다른견해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과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는 이번 사건에서 물리적인 용어로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존재할 수 없는 일이라는 "허수해(虛數解)"를 찾으며 완전범죄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과연 히가시노 게이고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읽으면서 어쩌면 이라는 생각이 조금은 맞아갈수록 약간은 의문스러웠던... 과연 우리가 살아가며 다른이를 구하거나 벌할수 있는 걸까?
그건 우리의 몫이 아닌것 같은데.. 아야네가 자신의 인생까지 걸고 그렇게까지 했어야 하는가 조금은 안타까웠고 요시다카가 생각하는 결혼,가정,아이의 개념이 안타까웠다.  부족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랐지만 부모의 정이 그리웠고 자신도 자신의 핏줄을 원했던것 뿐이었는데...성녀의 구제.. 이 구제의 의미는 책을 읽으며 그 놀라운 과정을 직접 읽어봐야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셔야 할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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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사랑
시라이시 가즈후미 지음, 한희선 옮김 / 레드박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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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다섯... 사랑.. 이십대의 조심스러운 사랑을 했던 그때는 내가 다른사람을 상처준다는건 생각해보지 않았던것 같다.  나만 힘들지 않으면 되었고 나만 좋으면 된다는 이기적인 사랑이기도 했지만 한편 사랑에 빠졌을 때의 나는 상대에게 완전한 짝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것 같다.  시간이 흘러 생각해보니 "나" 의 자아는 없는 상태에서 "상대방"에게 맞는 사람이 되려 노력하다보니 시간이 갈수록 지쳤었던건 아닐까?

서른다섯...사랑.. 제목이 왜 서른 다섯의 사랑일까? 내 나이쯤의 제목인 책이라 그런지 읽는내내 많은 생각을 하며 읽고 또 읽어보았다.  어떤 모습일까 상상했던 시절이 있었다.  서른다섯쯤이면 사랑은 부모님 같이 가족같은 울타리의 안정적인 사랑일 거라고 막연히 생각해왔던것 같다.  얼마남지 않은 서른다섯.. 지금의 나는 아직도 사랑이 어렵기만하다.  사랑만을 쫒기에는 너무 퇴색되어버린걸까?  사랑이 두려운걸까?

책의 여주인공은 뛰어난 미모에 공부도 잘하고 직업도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연수입도 괜찮은 편이다.  부모님도 고향에선 잘 사는 편이지만.. 그녀는  양녀다.  다른이들에게 완벽해 보이기만한 그녀도 남모르는 아픔이 있고 그 아픔으로 인해 외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녀에게 친엄마의 죽음은 그녀를 과거로 잡아끄는 족쇄같은 것이었고 조지와 이별을 결심한 순간 그녀도 엄마..가 되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난 엄마가 될수 있는걸까?  나도 엄마같이 되는건 아닐까? 

여자에게 사랑은 단순히 남, 녀의 만남이 아니라 그 만남으로 인해 가족이 형성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사랑에 다치기도 하지만 또한 그 사랑을 통해서 치유되는 과정을 거치며 나를 찾는 과정...작가는 사랑의 중요한 의미를 찾으라고 격려해주는것 같다.  오늘의 나를 독려해주고,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같았던 책.  이 작가의 책을 더 찾아봐야겠다.

자기가 정말로 좋아하는 일이라면 언제부터라도 시작할 수 있어.  결혼과 출산, 육아가 족쇄라고 생각하는 여자들이 많은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야.  인간은 자신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존재니까.  말하자면, 자기 목숨과 바꿀 수 있는 건 자기 자신뿐인 거야.  아무리 남편을 위해, 자식을 위해 산다고 허세를 부려도 내 목숨과 바꿀 수는 없잖아.  그러니까 자신의 꿈과 희망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떨치고 뭐든 할 수 있어. 그걸 주의의 누군가나 환경 탓으로 돌리는 건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는 증거지. -p96

"나는 여태까지 당신을 사랑한다고 착각했지만, 정말은 한번도 사랑한 적이 없었어.  나는 당신한테 그저 상처 입었을 뿐이야.  그랬더니 여러 가지가 보이더라.  당신이랑 같이 있으면 마음이 조금씩 죽어가.  당신의 응석과 욕망에 내 마음 표면이 조금씩 다쳐가.  그래. 당신이랑 처음 만난 스무살 생일부터 15년간.  나는 그렇게 점점, 점점 나의 긍지나 자존감 같은 것을 빼앗겨왔다는 걸.... 그걸 가까스로 깨달았어" -p197-8

"연애도 자아를 찾는 여행의 일종이다." - 시라이시 가즈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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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일요일 - 촉촉한 감성과 자아를 찾아 떠나는 마음 여행
스가노 타이조 지음, 박진배 옮김 / 큰나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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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세 가지는

좋은 음악, 좋은 향기, 그리고 '마음의 일요일' 이다!

 

책 제목과 책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 설레임에 한두페이지 넘기면서... 점점 고개를 갸웃?

그러면 이 책은 어떤 책일까?  심리 카운슬러들이 일선에서 여러가지 고민을 가지고 찾아오는 사람들을 만나며 적은 기록들이었다.

보통은 2페이지 정도의 단편적인 내용들과 그에 따른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것부터 다르다'라는 짤막한 글로 포인트를 정리해주는 글들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약간 겉도는 듯한 기분은?  상담내용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책들이나 비유들은 아마도 내가 읽어보지 못한 책이어서 더 이질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여러명의 카운슬러들이 쓴 글을 정리해서 모은 글이라 그럴까? 어떤글은 잘 읽혀지는 반면 어떤글은 글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한 두번 더 읽었어야 했다.

 

마음의 일요일 이란...이 책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던것 같다.  위안을 받았다기 보다는 그냥 심리상담 자료집을 본듯한 기분이 들어서 책을 읽고 난뒤에도 약간의 허무함이 남았다고 할까?  표지,제목에 기대가 너무 커서였는지 약간의 실망도 감출수 없는 조금은 아쉬운 책이었다.

 

'발이 움직이지 않는다'도 '간발의 차야!'도 똑같은 것에 대한 표현이다.  하지만 '간발의 차'라는 말을 들으면 '내가 잘하고 있군.' 하고 생각하게 된다.  자신에게 싫은 일이 일어났을 때 스스로 '간발의 차야.' 하고 생각하면 상황을 다시 냉정하게 판단하고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p1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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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
로버트 해리스 지음, 박아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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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해리스와의 두번째 만남..

첫번째 읽었던 '당신들의 조국'과는 전혀 다른 시대의 이야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역시 로버트 해리스!! 라는 감탄사 부터 나온다.

 

대재앙의 순간을 다룬 폼페이의 화산폭팔 시점을 이틀전부터 시작해서 긴박하게 진행하면서 대지진이후 17년이 흐른 폼페이에서 급성장한 문명화된 도시 안에서 이루어지는 관료들의 타락과 급속도로 발전된 건축들과 문화양식으로 자연의 변화를 외면한 사람들.   읽다보면 짧은 이틀이라는 사건 안에서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많은것을 최대한 전하고자 했던것 같다. <폼페이>라는 책이 세상에 나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료 수집들과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했으며 그 자료들을 책 한권에 체계적으로 집필하기 위해 노력했을까... 확고한 직업의식을 가진 수도기사 아틸리우스,  부정한 수단으로 돈을 모아 잔인한 지배자가 되어가는 졸부 암플리아투스,  이런 아버지를 증오하며 정의를 위해 싸우는 딸 코렐리아, 비굴한 관리의 전형인 포피디우스, 해박한 지식과 탐구의지를 지닌 플리니우스 등 등장인물들의 절묘한 조화가 두꺼운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게 이어진다.  돈과 권력이 사회에 영향을 미쳐 폭팔의 징후들은 미리 나타났었지만 이런 징후들을 알고있던 엑솜니우스는 그것으로 암플리아투스와 거래를 하기도 했다.  돈과 권력으로 인해 생기는 부정부패와 비리들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그대로 전해져오고 있다. 돈과 권력, 부정부패는 뗄 수 없는 그 무엇일까? 아마도 인류가 계속 되는한 그 것들도 함께 할 듯 하다.  책을 처음 만났을때는 너무 거창하다.. 양장본인데다 부피가 상당해서 부담스러웠는데 꼭..이렇게 만들어져야 했을것 같다.  폼페이의 화산폭팔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그시대의 학문,경제,건축양식이나 사회상 까지 총망라하며 이렇게 자세하게 기술한 책이 또 나올수 있을까?  로버트 해리스의 <폼페이> 왜 열광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던 책이었다. 

 

 

아틸리우스는 가까이 있는 황소의 고삐를 잡아끌었다.  폼페이에서 출발할 때와 똑같은 장면이 재연되었다.  처음에는 아무도 움직이려 들지 않다가 모두들 마지못해서 아틸리우스를 따라나선 것이다.  아틸리우스는 생각했다.  누군가를 따르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며, 누구든 목적의식이 가장 강한 사람이 항상 다른사람들을 제압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지금껏 만난 사람들 가운데 암플리아투스만큼 이러한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p257

 

자연의 여신은 자신이 내어준 것을 순식간에 다시 빼앗아가는 법이다.  벽돌담은 빗물과 동파로 무너져 내리고 가도는 푸른 잡초에 파묻힌다.  그리고 물을 나르려고 만든 수로는 물에 의해 막혀버린다.  '문명화'라는 것은 결국 인간이 패배할 수 밖에 없는 냉혹한 전쟁이다. -p263

 

사람들의 머리카락과 옷가지들을 순식간에 태워버린 불길은 산소부족으로 인해 금세 사그라들었다.  돌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높이가 2미터 가까이 되는 고운 재가 소리없이 내려와 도시를 덮쳤고, 변을 당한 희생자들의 본이라도 떠놓은 듯 그들의 몸을 감쌌다.  이 잿더미는 그대로 굳어졌으며 그 위에 또 다시 경석이 떨어졌다.  본을 뜬 공간 안에서 시체들은 썩어갔고 수백 년이 지나면서 그곳에 도시가 존재했다는 기억도 함께 썩어갔다.  폼페이는 그렇게, 완벽하게 본이 떠진 '텅 빈' 시민들의 도시가 되었다. -p452

 

인간은 스스로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범했다.  그리고 인간은 언제나 스스로를 만물의 중심으로 생각한다.  바로 이것이 인간의 가장 잘못된 독단이다. -p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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