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형제가 불편할까? - 심리학으로 읽는 가족의 속마음
오카다 다카시 지음, 박재현 옮김 / 더난출판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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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자매는 태어나 처음 만나는 타인 이라는 소제목에 눈길이 갔다.   형제가 많은 집에서 크다보니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지금도 가끔 어린시절 이야기를 하며 박장대소하기도 하는데, 딸 셋 아들 하나.  아버지께서 특히나 아들은 꼭 있어야 한다는 옛날 사고방식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 "남동생 없었으면 너넨 동생 더 봤을테니 잘해라." 라는 소리를 농담처럼 들으며 컸지만 한켠 못내 섭섭한 마음이 들때가 많았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는 말이 과연 맞을까?



형제자매는 같은 환경에서 함께 자라났기에 서로 가장 잘 의지 할 수 있는 존재인 동시에 영원한 경쟁자이기도 하다.  성인이 되어 크고 작은 문제로 반목하기도 하고 심한 경우 복수극을 벌이기도 한다.  그래서 '형제는 타인의 시작'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 들어가는 말


형제자매 중 누군가가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면 서로 간의 관계는 변화하게 되어 있다.  이전까지의 관계가 좋았는지 나빴는지와는 별 관계가 없다.  아무리 사이가 좋았더라도 이제는 배우자나 아이에게 최선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형제는 타인의 시작'이라 말하는 것은 결혼을 하고 나면 각각 별개의 가정을 꾸려가기 때문이다.  한 지붕 아래서 생활하던 때와 달리 이야기 나누며 공감 할 수 있는 부분도 점점 없어진다. / p52 결혼은 가정을 변하게 한다. 

 

2년 터울의 동생들과 자라면서 재미있기도 했지만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던 것도 아마 조금더 사랑받고 싶고 주목받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동생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더 치열하게 노력했던 20대, 다행이도 노력에 운까지 따라줘서 공부도 취업도 수월하게 했던 시절이었다.  앞만보고 달리다보니 동생들과 조금씩 소원해진건 각자의 삶이 있으니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묶여있으니 괜찮겠지... 라는 생각을 해왔다.  여동생 둘이 결혼하고 남동생도 결혼을 앞두고 있는 지금 자신의 울타리를 만들어가고 있는 동생들과는 달리 홀로 떨어져 있는 기분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것 같다.




 성숙한 부모는 아이의 자기애를 채워주려 노력한다.  그러나 자기애가 미숙한 부모는 거꾸로 아이가 자신의 자기애를 충족하도록 만든다.  그런 부모에게는 자신의 만족감을 채워주는 아이만이 착한 아이이고 사랑할 가치가 있는 아이다.  반대로 자신의 자기애에 조금이라도 흠집을 내는 아이는 나쁜 아이로 낙인찍는다.

부모가 편애를 하는 이유는 자기애가 지나쳐서다.  /p60  너는 나의 분신


단지 '좋다' '나쁘다'는 기준만으로 아이를 평가하는 것은 가족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정작 아이를 나쁘게 만드는 것은 자신임에도 그것을 아이만의 문제인 양 비난하는 것은 아이 입장에서 터무니없는 일이다.

/p089  그들이 바라보는 '착한 아이'와 '나쁜 아이'


가족이 위태로운 시대다.  부모 자식뿐 아니라 형제자매 사이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중략.................이 책이 마음속에 남아 있을지 모를 과거의 상처를 마주하고 극복하며 가족과의 관계를 더욱 굳게 다지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p242 나가는 말


부모도 아이도 완벽한 관계일 수는 없다.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이내 수용하고 받아들이게 되는게 아닐까?  가족의 심리학, 으로 분류되지만 사례를 들어 쉽게 설명하고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요즘은 외동이 더 많은 시대라 아마도 형제간의 북적거림을 모르는 아이들이 더 많을 테지만, 형제자매간의 관계로만 끝나지 않고 사회에 나와서 그대로 영향을 받기에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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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서 밥 먹자 - 따끈따끈 집밥레시피 221
이미경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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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관한 책을, 참 많이도 구입했던 때가 있었더랬는데... 이 책을 앞에놓고 참 많은 생각들이 스쳤다.  사실 일상적으로 먹는 밥 반찬보단 뭔가 특별해 보이는 요리들을 선호하는 편이었고 제빵에도 관심이 많아서 한동안 파일을 만들어가며 빵을 만들기도 했었다.  결과물보다 재료비가 더 많이 들었던건 안비밀!!!   가끔 TV채널을 돌리다 보면 참으로 많은 요리프로그램들을 만난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 만으로 요리를 만들어내고 평범한 재료들로 뭔가 새로운 것들을 창조해낸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빼놓을 수 없는 먹는 즐거움!  그래서인지 세월이 흘러도 요리책의 인기는 시들지 않는듯하다.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친근한 식재료에 다섯가지 과정을 넘기지 않고 갖은 양념을 배제한 심플하고 건강한 음식 이 그녀의 요리철학이다.

사실 요리책을 들추다보면 필요한 것들이 너무도 많다.  계량컵, 계량스푼, 저울등은 기본, 그 외에도 요리하는데 무슨 도구들이 그리도 많이 필요한지.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식자재 말고도 아주 소량으로 필요한 식재료들도 있다.  그냥 무시하고 하자니 뭔가 부족 할 듯하고 구입하자니 한 번 만들어 먹으면 더는 만들어지지 않을것 같아서 망설여지게 되는 재료들.  시중의 요리책들을 보면 참 많은 타이틀을 달고 나와있다.  주로 신혼부부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책들이 대부분이고, 요즘은 혼자 밥먹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1인분 양의 요리를 조리하는 과정을 소개하는 책들도 있다.   책의 두께가 두껍지 않아서 뭐, 대충 몇가지 요리 정도가 있겠구나 했는데, 왠걸~

이 하루에 한가지씩만 만들어도 1년은 거뜬히 버틸 수 있을것 같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집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면 충분히 시작 할 수 있다.

 

계량스푼이 없어도 밥숫가락 계량으로 충분히 요리를 시작할 수 있고 책에 등장하는 해산물, 제철과일, 고기등을 손질하고 보관하는 방법등이 자세히 설명 되어있다.  거기다 제철에 나는 채소과일들까지 소개하고 있으니~~~~ 식재료를 활용하면 참 좋을것 같다.  요리하다보면 기본적으로 필요한 양념장들도 소개하고 있으니 만들어두고 사용하면 시간절약도 되겠지?  


 



채소요리 65 / 생선과 해물요리 53 / 육류와 알 요리 30 / 곡류와 콩 요리 31 / 김치. 장아찌. 피클 19 / 간식 23


집에서 매일 같이 먹는 찬의 종류가 거의 다 있다고 보면 될 듯하다.  조리 방법도 간결하게 사진과 함께 한 페이지 분량으로 수록되어 있어 간결해보인다.  사실 집에서 반찬 만들일이 거의 없는지라 먹어는 봤지만 만들어보지 않았던 찬들이 대부분... 지금 당장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뒤적여보고 뭔가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날이 더워지면서 입맛이 없다는 핑계로 군것질로 끼니를 때우고 있었는데, 따끈따끈 집밥레시피를 뒤적이다보니 금방 지은 따뜻한 밥에 밥을 먹고싶어지는 책이었다.  이런 요리책 한 권 구비해놓으면 유용하게 활용 할 수 있을것 같아 자주 찾아보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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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나트랑 셀프 트래블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33
한동철.이은영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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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여행지만 여행지다?  간혹 책을 통해 새로운 여행지를 만나기도 한다.  다낭&나트랑이 그런 여행지중 한곳!  어쩜 이런곳이 있었어? 신세계를 만난 기분으로 반짝이는 눈으로 책을 탐독하기 시작.  사실 떠나고 싶은 마음이 99.999999% 인건 안비밀!!! 

 



친절하게도 책을 구입하기 전에 참고할 내용을 프롤로그에 설명되어있다.  이렇게 친절한 가이드북 본 적 있나?  너무나 솔직해서, 이 책을 들고 직접 가보고싶다는 생각이 새록새록.   베트남 중에서도 다낭, 호이안, 후에, 나트랑 만을 집중 수록 했고 베트남 전체를 여행한다면 <베트남 셀프트래블>을 구입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원체 베트남을 여행지라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이 가이드북을 뒤적이다보니 나트랑 가보고 싶어 지더라는, 가 볼 수 있으려나?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여행할 나라에 대한 조금의 지식은 기본, 사실 기초중의 기초만 알고 가도 여행하는 재미가 배가 된다는 사실~  아 읽다보니 점점 더 가고 싶어진다!   바로 뒷 페이지엔 여행준비를 위한 상세페이지도 있으니 참고 참고!!

 



북쪽으로 후에 주와 남쪽으로 꽝남 주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 다낭은, 베트남에서 세 번째로 큰 항구인 다낭항이 있어 풍요로운 도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웅우옌왕조의 유적으로 유명한 후에와 고풍스러운 올드타운으로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호이안의 명성에 가려져 최근까지도 베낭여행자들에게는 비교적 소외받은 여행지로 취급되었다.  그러나 다낭과 호이안을 잇는 총길이 70km의 긴 해변에 펼쳐진 드넓은 백사장, 프라이빗해서 한적하게 놀기 좋은 저렴하고도 고급스러운 리조트와 맛있는 베트남 음식, 여유롭고 안전한 도시 분위기가 어우러져 다낭은 최근 가장 완벽한 휴양지로 부상하고 있다.

짧은 휴가기간을 활용해야 하는 직장인에게는 한국에서 5시간가량의 짧은 비행시간이면 바로 해변에서 10분 거리인 다낭 공항에 도착한다는 사실도 무척 매력적이다.  /Da Nang 다낭


해변이 있어야 휴양이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건, 언젠가 여행했던 보라카이 리조트의 프라이빗 비치에서 시간을 보낸 후였던것 같다.  사람이 북적임이 없는 조용한 해변에 함께했던 일행과 잠시 머물다 갔던 한 가족뿐이었던 조용했던 해변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건 때론 아무도 없는 조용한 해변에 머물고 싶었던 마음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루나 한나절 만에 둘러볼 수 있는 추천 여행코스도 안내하고 있다.  고대유적들도 남아있지만, 서울 못지 않은 다양한 시설들, 리조트만의 특색들도 있어서 골라가 볼 수 있을것 같고, 무엇보다 소개된 먹거리들이 풍성한 곳! 



한적한 아침에 동양의 베니스라 부를 만한 고즈넉한 거리를 걸어보아도, 색색이 화려한 등불과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로 북적이는 호이안의 저녁을 즐겨도 좋다.  전형적인 베트남 시골 풍경이 살아 있는 들과 바다를 누비며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체험하는 에코투어도 인기다.  해 질 무렵 투본 강가에 모여 드는 작은 노점에 앉아 빨갛게 물드는 호이안을 즐겨보자.  호이안은 미선 유적과 함께 1999년에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Hoi An 호이안


다낭을 지나 호이안에 이르니 매체에서 보아왔던 베트남을 마주한 기분이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기분이랄까?  그곳의 시간이 멈추어 있는 듯한 풍경들 영화속 세트장을 방불케하는 풍경들은 어느덧 그 사진속에 잠시나마 머물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대부분의 여행자는 후에 곳곳에 흩어져 있는 응우옌 왕조의 유적들을 하루 이틀 만에 빠르게 둘러보고 후에를 떠난다.  복잡한 여행자 거리나 삭막한 신시가지에 오랜 시간 머물기란 쉽지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 멀리 성채가 바라보이는 흐엉 강변을 산책하면서, 혹은 우에 외곽의 여유로운 리조트에 머물면서 느긋한 후에의 분위기에 푹 빠져보는 것도 좋다. /Hue 후에


왕궁, 사원, 왕릉이 있는 후에, 우리나라로 치면 경주쯤 되지 않을까?  딱히 관광지라 하기엔 뭔가 부족한듯도 하지만 그 나라의 역사를 짧게나마 마주 할 수 있는곳이 옛 유적지가 아닐까 싶다.  이 지역의 리조트나 호텔은 앞서 봐왔던 숙소들과 다르게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보여주는듯 하다.  다른 지역들보다는 조금 고즈넉한 느낌?



일 년에 300일 이상 햇살이 비치는 온화한 날씨의 해변에는 다양한 종류의 맛집이 있고, 수준급의 스파에서 저렴하게 마사지도 즐길 수 있으며 세계적인 수준의 로맨틱한 리조트도 있는 데다가 인천에서 출발하는 직항편까지 운행하니, 거의 완벽에 가까운 휴양지가 바로 이곳이 아닐까? /Nha Trang 나트랑(나짱)

원래는 배낭여행자들 사이에서 저렴하게 즐기기 좋은 여행지로 손꼽혔지만, 고급 호텔들과 근사한 레스토랑들이 속속들어서며 번화한 도심의 분위기를 뽑내고있다.  해양스포츠가 발달되지 않은 덕분에 해변에서 즐기는 여유로운 해수욕과 식사를 즐길수 있고, 저녁에는 시끌벅적한 클럽, 분위기 좋은 라이브바에서 분위기를 낼 수도 있다.  나트랑 시내에는 볼거리가 많지 않지만 빈펄 랜드 투어, 머드스파, 해양스포츠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으니 휴가의 기분을 제대로 낼 수 있지 않을까?   




워낙 북적임을 싫어하는 편이니...... 비시즌에 여행계획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생각지도 못했던 지역과의 만남, 여행을 생각하다보면 매번 가는 곳만 떠올렸는데 휴식을  위해 조용히 떠나보고 싶은 여행지로 킵!! 해보겠다.  책의 뒷편엔 2017년 5월까지 사용가능한 쿠폰들도 있으니, 본격 휴가를 준비하는 시즌 다낭, 나트랑 으로의 여행을 준비중이라면 이 책 한 권이면 모든 준비를 끝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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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유 - <미 비포 유> 두 번째 이야기 미 비포 유 (살림)
조조 모예스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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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을 만나 진짜 사랑을 알게 되었지만, 죽음으로 떠나보내야 했던 루이자.  죽음으로 영원한 실연을 당한 루이자는 고향을 떠나 새로운 출발을 위해 런던에 정착하지만 혼자 살아있다는 죄책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방황하는 삶을 살게 된다.  그녀가 좁은 곳을 떠나 넓은 곳에서 넓은 세상을 보며 살길 원했지만, 남아있는 사람이 감당해야하는건 그리운 사람과 함께 했던 시간과 더이상 함께 할 수 없음, 그리고 그를 위해서 더 할 수 있는건 없었는지에 대한 죄책감 같은게 아니었을까?  <미 비포유>에서 윌이 어쩌면 루이자로 인해 마음을 돌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하지만 윌은 끝내 자신의 선택대로 했고 남겨진 루이자는 그러한 시간을 버텨내고 있었다.



우리가 날마다 따르던 일과가 사라지니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몇 주가 지나서야 겨우 그의 몸을 날마다 만질 수 없어도 손이 쓸모 없이 느껴지지 않게 됐다.  단추를 채워주던 부드러운 셔츠, 가만히 씻어주던 따뜻한 손, 아직도 손끝에 감촉이 느껴질 것 같은 매끄러운 머리카락, 그의 목소리, 갑자기 터뜨리던 그의 드문 웃음, 내 손가락에 닿는 그의 입술, 잠들기 직전 그의 눈꺼풀이 내려앉던 모습이 그리웠다.  내가 한 일에 아직도 경악하고 있는 엄마는 나를 사랑하지만, 그런 일을 저지른 루이자를 자기가 키운 딸이라고 여길 수 없다고 했다.  나는 사랑한 남자와 가족을 동시에 잃어버리고 내 존재와 연결된 모든 것을 상실했다.  연결된 것 하나 없이 미지의 우주를 부유하는 기분이었다.  /p37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엄청난 사건이 벌어지면, 감당해야만 하는 것들이 있다.  그 사건이 자꾸만 떠오르고, 불면의 밤이 계속되며, 머릿속으로 그 사건을 끊임없이 되뇐다.  올바른 선택이었는지, 필요한 말을 한 것인지, 상황을 바꿀 수 있었는지, 조금이라도 다른 대처를 할 수 있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p52~53


공항의 바에서 일하며 매일 떠나고 도착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살아내던 루이자는 옥상 난간에서 술에 취해 떨어져 큰 사고를 당하게 된다.  어쩌면 살아난게 기적일 정도로 크게 다쳤던 루이자는 회복 되는동안 고향 부모님의 집에 몇 주간 머무르게 된다.  윌과 머물렀던 성을 바라보며 다시금 떠오르는 생각들과 고향사람들의 시선에 다시금 괴로워 지고...



"행복에 자격이 있을까요?"
"그럼 루이자는? 윌을 많이 좋아한 걸로 아는데..."
"그 사람은 이기기가 어려운 상대죠."
목이 메는 것 같았다. 침을 꿀꺽 삼키고 있는 나를
트레이너 씨가 빤히 쳐다보았다. .
"아들은 삶을 즐겼소, 루이자. 그건 잘 알지 않소."
"하지만 그게 바로 삶의 의미가 아닐까요?"
트레이너 씨는 가만히 기다렸다.
"그 사람은 우리보다 더 잘 살았어요."
"루이자도 그렇게 될 거요.
우리 모두 그렇게 될 거요. 각자의 방식으로."  /p163 


가끔은 우리 모두가 슬픔 속에서 헤엄치며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가 얼마나 헤엄치고 있는지, 아니면 빠지고 있는지 인정하기 싫어하는 것 같기도 하다.  /p228


런던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 한 소녀,  자신이 윌의 딸이라 이야기하는 릴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이 온다.  그가 이세상에 남긴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핏줄이 나타났다.  그가 대학시절 사귀었던 타니아 밀러와의 사이에 자녀,  윌은 릴리의 존재를 몰랐고 윌이 죽고나서야 16살, 그녀의 딸이 나타났다.  윌이 죽기전 릴리의 존재를 알았다면 그는 자신의 선택을 바꿨을까?  타니아가 재혼을 해서 이룬 가정에 적응하지 못했던 릴리는 자신이 속할 가정은 없다고 생각했던걸까?  세상을 떠나고 없는 아빠의 가족들의 흔적을 찾기 위해 루이자를 찾았지만, 아직 윌이 세상을 떠난 충격으로 힘든 가족들에겐 희망이지 않았을까?




릴리는 나와 극과 극으로 다른 사람이었다.  릴리는 상처를 혼자 다스리거나 참지 않았다.  그걸 잊으려고 달려나가 술에 취하고 무슨 짓이라도 했다.  릴리는 내 생각보다 더 제 아빠와 닮았다. /p170 <br />


"보고 싶었어요, 루이자 클라크."

그러자 그에게 말하고 싶다.  나는 어떤 감정인지 모르겠다고.  그를 원하지만 그를 원한다는 사실이 두렵다.  나의 행복을 전적으로 남에게 의존하는 것,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운에 기대는 것이 싫다.   /p314


가끔은 주위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을 보면 누구나 살면서 피해를 끼치게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라킨 씨, 당신의 부모만 망쳐 놓은 게 아니랍니다.' 갑자기 잘 닦은 안경을 쓴 사람처럼 주위를 둘러보면 거의 모두가 잃어버린 것이든 빼앗긴 것이든 그저 무덤으로 사라진 것이든, 사랑의 무자비한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윌이 우리 모두에게 그런 상처를 남겼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단순히 살기를 거부함으로써 상처를 남겼다.

내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지만, 그 세상에 남아줄 만큼 나를 사랑하지는 않았던 남자를 나는 사랑했다.  그리고 이제는 나를 사랑할지도 모르는 남자를 두려워서 사랑하지 못하고 있었다.  /p445


릴리가 루이자의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트레이너가의 가족들을 만나는 시간들이 생기면서, 루이자의 삶에도 변화가 찾아오게 된다.  그녀가 응급차에 실려가며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던 샘을 만나게 되면서 다시 누군가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기지만 그런 선택을 해도 되는지를 고민할 시간도 없이 릴리가 사라져버리고 만다.  배다른 동생들이 태어난 가정에선 내쳐진 기분이고 기숙사가 있는 학교에서도 적응하지 못한 릴리는 밖으로 돌며 어울리지 말아야할 친구들을 사귀고 자신의 힘으론 수습할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지만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다는 생각에 숨어버리고 만다.  릴리의 엄마는 늘 그랬듯 어딘가에 있다가 다시 나타날 거라며 방치하고, 그녀는 자신의 일상도 뒤로하고 네이선이 추천한 뉴욕에서의 중요한 일자리도 포기한채 릴리를 찾는다. 



나는 바깥에서 들여다보듯이 그들을 보았다.  그들의 농담에는 함께 웃었고 부적절한 눈물이나 판단 착오에서 나온 말에는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서 인스턴트커피를 마시는 동안 분명하게 느껴진 것은 어쩐지 내가 그들과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나는 다리를 건넜다.  그들의 고통은 더 이상 나의 고통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윌의 죽음을 슬퍼하거나 사랑하거나 그리워하는 것을 멈춘다는 뜻은 아니었지만, 내 삶이 다시 현재로 돌아온 것 같았다. /p497


루이자는 행복해졌을까?  <미 비포 유>를 읽으며 존엄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윌과 가족들, 그리고 그가 다시 의미를 갖게 되었던 삶,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선택대로 삶을 마감했던 그의 인생에 대해 무엇이라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애프터 유>를 읽으며 삶은 선택에 의한 여러 갈림길이 있지만 그것을 책임지는건 오롯이 자신의 몫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500여페이지가 넘는 꽤 많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가독성이 뛰어나 멈출수가 없어 늦은 새벽까지 읽기를 이틀 정도하니 다 읽은 게 아쉬울 정도로 금방 읽었던 <애프터 유>  어쩌면 열린결말의 맺음이라 그들의 뒷이야기가 조금은 더 궁금해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떠난 사람이 남은 뒤에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렇게도 진행될 수 있구나 하는 마음에 즐겁게 읽었던 것 같다.   아, 어쩌다보니 리뷰가 너무나 길어졌지만!!!

자칫 무거울수 있는 이야기 임에도 불구하고 요소에 있는 웃음 코드가 있어서 재미있고 행복했던 <애프터 유> , 이제 곧 개봉할 <미 비포 유>를 경건한 마음으로 기다려야겠다.



'보여요? 나 여기 이 끝에서도 살아 있어요.  당신이 말한 대로 살고 있어요!'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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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없는 완전한 삶
엘런 L. 워커 지음, 공보경 옮김 / 푸른숲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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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 없이 살기로 한 이들에겐 확신을,

망설이는 이들에겐 균형 잡힌 시각을 주는 책 / 책표지



이 책에는 아이 없이 사는 다양한 유형이 등장한다.  우선, 인생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면 자녀를 두었을지도 모른다는 유형이 대다수였다.  즉 어쩌다 보니 아이 없이 살게 된 사람들이다.  두 번째 유형은 애초에 아이를 원하지 않았고 이 점을 늘 명확히 인식하는 사람들이다.  세 번째 유형은 아이를 워하짐나 가질 수 없어서 가슴 아파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간단히 말해 '어쩌다 보니 아이 없이 살게 된 사람들', '아이 없이 사는 삶을 스스로 선택한 사람들', '마음과 달리 어쩔 수 없이 아이 없이 살게 된 사람들'로 나뉘지만, 가끔은 각 유형의 경계가 모호하기도 하다. /p20~21


아이 없는 삶을 결정한 사람들. 자의에 의해 그렇게 결정한 사람도 있을 테고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난 아마도 그 중간 어디 즈음 이겠지만.... 이십대가 지나 삼십대까지만 해도 막연하게 결혼을 하면 나도 아이를 낳겠지? 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가끔은 내게 모성애라는건 없을지도 모른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물론, 조카들을 보면 너무나도 예뻐서 어쩔줄 모르지만, 동생들이 아이를 키우는걸 곁에서 보면 한 생명을 책임지고 키워낸다는건 절대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오죽하면 '난 매일같이 쉬는날 없이 일 할 수는 있어도 아이는 못키울거 같아' 라는 말을 내 입으로 했을까.



"자기 결정에 확신이 있는 사람들이 부러워요.  난 늘 어정쩡했거든요.  내가 아이를 진심으로 원한 것 같진 않지만, 이로 인해 삶에서 중요한 무언가를 놓쳐버리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p36


러네이는 임신과 낙태를 거치고서야, 자신은 아이를 원하지만 상황에 떠밀려 아이 없이 사는 사람이 되었음을 안 것이다.  낙태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만약 아기를 낳고 살았다면 지금쯤 어떻게 살고 있을까를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러네이는 낙태 결정을 가슴을 치며 후회했다.  그때 아이를 낳았다면 아들이든 딸이든 지금쯤 어엿한 젊은이가 되었으리라.  그런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러네이는 상실감과 슬픔을 애써 억누르며 살아가고 있었다. /p56~57


특히, 여자들의 경우 자신의 생각이 확고하지 않다면 연인이나 결혼하게 되는 배우자에 따라 출산에 대한 생각에 영향을 받게 되는것 같다.  예전같으면 결혼=출산=가정 이었지만 요즘이야 어디 그런가? 10년 전 만해도, 결혼하면서 아이를 낳지 않고 둘만 살기로 했다고, 했던 친구가 종종 있었는데, 그땐 그들의 선택이 과연 얼마나 지속 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품기도 했다.  부부가 사랑으로 함께 사는건 몇 년 되지않고 나머지 긴 인생을 함께 하기 위해서 아이를 키우는게 아닌가? 라는 부모님 세대의 생각들.... 그러나 요즘 보면 부모님의 젊은 시절을 희생해서 키워낸 아이들이 늙은 부모를 공양하던가?   나를 위해 살던 삶이 아이를 낳는 순간 모든 목표가 아이로 바뀌는 삶.  그리고 그 아이가 커서 자신의 삶을 살겠다고 나가기까지의 20년 정도의 공백을 노후가 되어 견딜 수 있을 자신이 있을까?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건,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일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세 가지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다시 말해 자녀를 가질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고, 자녀 없이 사는 삶을 받아들이게 되었으며, 일부 부모들은 자녀를 낳은 일을 후회할 수도 있음을 인정하게 된 것이다. /p72


"나는 우리 몸 안에 생체 시계가 있다고 믿습니다.  아침에 자명종이 울리면 잠에서 깨는 것과 같은 원리겠지요.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나는 아이를 낳지 않을 테니 내 이름도 나와 함께 사라지겠구나.' 참담했습니다."

생체 시계의 째깍거림에 조바심을 느끼는 시기에는 부모가 되려는 순수한 갈망 이상의 요소들이 판단에 개입한다.  하나는 동년배 집단의 압박으로 친구들이 자녀를 낳는 모습을 보면서 집단에서 소외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된다.  또 하나는 우연이다.  누구와 사귀느냐, 사귀는 사람과 무슨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시간을 쓰는 방식과 감정 에너지를 표출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p87~88


아이가 없는 사람들은 미래를 계획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우선 노인 돌봄 서비스 비용을 비롯해 여생내내 쓸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마련해야 한다.  유산 상속에 관해 명확한 지침을 남겨둬야 하며, 사망 선택 유언도 미리 해두어야 한다. /p254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례자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제일 부러웠던건 자신의 삶을 확고하게 결정한 사람들이었다.  물론 후회할 순간이 올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순간들이 모여 인생이 되는게 아니겠냐며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니.... 분명 아이로 인해 얻는 인생의 반짝이는 순간들도 있겠지만 꼭 내 아이를 통해서 만이 아니어도 조카들이 있으니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도 많이 흔들렸던건 사실이다.  이제 노산을 넘어 출산이 위험한 나이이기도 하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누군가를 만난다는게 쉽지 않음을 알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계획하고 더 재미있게 살아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우리는 살면서 때로 힘든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마라톤 훈련을 하고, 일주일에 60시간씩 일하며 경력을 쌓고, 부모로서 아이를 전적으로 돌보고,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좋은 친구가 되는 일을 동시에 다 해낼 수는 없다.  자신이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를 잘 판단해서 선택해야 한다.

옳은 길도 틀린 길도 없다.  그저 여러 갈래의 다른 길이 있을 뿐이다.  아이가 없다면 택할 수도 있는 몇 가지 길을 부모가 됐다면 포기해야 한다.  아이를 간절히 원했지만 주변 상황 때문에 혹은 생물학적 조건으로 부모가 될 수 없었다면, 인생의 다른 목적을 찾아 즐겁게 살면 된다.  우리의 사명은 각자 내린 결정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풍요롭고 알차게 살아가는 것이다. /p270~271


저자의 말처럼 옮은 길도 틀린길도 없으며 그저 여러 갈래의 다른 길이 있을 뿐이다.  그 길을 선택함에 있어 따라오는 부수적인 요소들은 오롯이 본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지 않을까?  책의 제목만 보고 판단하지 마시길,  책을 읽으며 그동안 실타래 같이 복잡했던 생각들을 조금은 정리 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결혼적령기가 많이 늦어지고 있고, 주변에 비혼을 선언한 사람들도 꽤 되는 요즘, 그래도 아이는? 이라는 고민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중이라면 한 번쯤 일독하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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