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뜨개 가방 - 사는 것보다 예쁜 코바늘 손뜨개 니트백
김성미(아포코팡파레) 지음 / 책밥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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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바늘을 잘 하지 못해도, 내가 만든 가방 하나쯤은...이라는 로망으로 코바늘을 잡는 지인들이 늘고 있다. 뭐든 취미생활이 있다는 건 좋은 거! 형제가 많은 집에서 자라면서 엄마가 떠주신 뜨개 바지, 목도리, 모자 등등 다양한 니트 제품을 즐기며 자라서인지 자연스레 대바늘, 코바늘뜨기에 관심이 많았고 니트, 소품, 가방 등 짬짬이 만들어보기도 했었다.

최근 몇 년은 블랭킷에 꽂혀서 열심히 블랭킷만 떴는데, 네트백은 하나 갖고 싶더라. 이쁜 디자인도 많아서 어떤 걸 뜰까 고민이었는데.... 외서만 가득했던 코바늘 뜨개, 아포코팡파레 김성미 님의 첫 번째 뜨개가방 이 출간됐다!

개성 있고 예쁜, 나만의 가방이 가지고 싶다면 코바늘 손뜨개 니트 백! 어떨까?

감각적인 디자인의 22가지 손뜨개 가방과 소품

여름을 대표하는 패션 아이템 네트백, 숄더백과 크로스백,

토드백으로 들 수 있는 버킷백

모든 계절에 들 수 있는 손뜨개 가방

책표지에 있는 #비건네트백 이 예뻐 보여 손풀기용으로 떠봤는데, 상세 설명도 잘 되어있고 일하다가, 책 읽다가 짬짬이 떴는데도 몇 시간 만에 완성! 책에 소개된 실과는 다른 실이지만 까슬한 느낌이 좋아서 떠봤는데, 넘나 마음에 드는 것! 책에 있는 다른 가방들 중에도 떠보고 싶은 디자인이 꽤 많았던 김성미의 첫 번째 뜨개가방, 나만의 소품, 가방에 관심이 많은 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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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 - 탐서주의자 표정훈, 그림 속 책을 탐하다
표정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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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과 호기심으로 써 내려간,

그림 속 책에 담긴 삶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

책이 배경이 되거나 소품인, 또는 주인공인 그림의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 그림에 책이 있었어? 하는 그림들도 있는데.... 과연 그림 속 그들은 어떤 책을 읽고 있던 걸까? 그 책은 무엇이었을까? 화가와 그림 속 인물이 나누었을 대화,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 그림 등 국내외 잘 알려지지 않는 화가의 흥미로운 작품에서 38권의 책을 발견하고,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상상력으로 풀어낸 [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은 제목처럼 매일 밤 잠들기 전 한두 챕터씩 읽어갔던 글이다.

1부 독서의 위안

2부 그녀만의 방

3부 삶과 사랑 그리고 예술

4부 자유의 주체자들

5부 책, 삶이 되다

서점을 찾아가는 일보다,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는 비중이 90% 이상 늘었다. 동네 책방들이 찾아보기 어렵게 된 건 예전만큼 책을 많이 찾지 않기 때문일까? 서가 사이를 거닐며 책등을 보고 책을 골라내고 종이의 질감과 냄새를 맡으며 읽을 책을 골라가는 과정을 꽤 즐겼던 거 같은데.... 그런 아련한 향수도 불러일으키는 저자의 글은 그림, 책, 글을 좋아하는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았다.

8p.

책의 황혼, 책의 종언을 말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통적인 종이책 대신 전자매체가 득세한 지 이미 오래다. 디지털. 온라인. 모바일 시대다. 그래서일까? 책이 녹아든 풍경, 책 읽는 장면은 오늘날 빠르게 드물어져 간다. 책과 독서의 풍경은 급기야 추억의 풍경. 기억 속 장면이 되어버리지 않을까도 싶다. 이 책은 그러한 풍경과 장면의 작은 역사이자 그림에 대한 나의 '제멋대로 생각'이기도 하다.

25p.

"읽지도 않는 책을 왜 그리 많이 사고 또 사느냐?"

대답은 늘 같았다. "책 맛은 꼭 읽어야만 맛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제목만 읽어도 책 절반은 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책을 사는 순간, 책을 보는 순간, 반은 읽고, 아니 맛보고 들어가는 셈이다."

31p.

책 좋아하여 잔뜩 쌓아놓기는 해도 좀처럼 읽지는 않는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은 조롱 받아야 할까? 아니다. 그런 사람도 책 표지만은 읽지 않겠는가. 표지에 실린 제목과 저자, 출판사 정보만 접하더라도, 표지 디자인과 장정을 감상만 하더라도 그 사람은 충분히 독서인이다. 독서 가운데 뜻밖에 보람과 유익이 큰 독서는 바로 '표지 독서'다.

72~73p.

평론가 김현이 말했다. "책 읽기가 고통스러운 것은, 책 읽기처럼 세계를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말을 이렇게 바꾸고 싶다. "책 읽기가 행복한 것은, 책 읽기처럼 세계를 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책 읽기의 고통도 행복도 세계와 책 사이 결코 건널 수 없는 간격이 있다.

236~237p.

'책은 만인의 것'이라는 말이 있다. 책이 실제로 만인의 것, 모든 사람의 것이 되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필요했다. 만인이 문자를 해독할 수 있어야 하고, 만인이 책을 살 수 있어야 했으며, 지배 계층의 입맛에 맞는 책만 허락되는 현실을 무너뜨려야 했기 때문이다.

251p.

클릭 몇 번으로 책을 찾고 주문하여 받아보는 온라인 서점이 대세지만, 온라인 서점은 삶의 기억과 개인의 역사가 깃드는 '장소로서의 서점'은 아니다. 1968년 국제 출판협회(IPA)가 공표한 '도서 헌장'에 따르면 "도서는 단순히 종이와 잉크로 만들어진 상품만은 아니다. 도서는 인간 정신의 표현이며 사고의 매체이며 모든 진보와 문화발전의 바탕이다." 이를 다음과 같이 '서점 헌장'으로 바꿔 봐도 좋겠다.

"서점은 단순히 상품을 파는 매장만은 아니다. 서점은 인간 정신 교류의 장이며 생각의 발전소이며 모든 진보와 문화발전의 바탕이다."

272p.

그림 속 책이 어떤 책이든 그것은 한 인간이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탐색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타인을 아는 것과 자기 자신을 아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어려울까? 쉽게 답하기 힘들다. 독서는 세상과 타인을 좀 더 깊이 넓게 이해하도록 도와주지만, 그것의 가장 깊은 차원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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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만한 인간 - 개정증보판
박정민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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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만한 인간] 3년 만에 개정증보판으로 재출간되었다. 배우 박정민이 그린 일러스트와 새로운 글이 수록된 이 책은 매회의 에피소드 제목을 저자가 직접 손으로 쓰기도 했다. 2016년 이후, 3년의 시간 동안 박정민은 <타짜 : 원 아이드 잭> <동주> <변산>을 찍기도 했다. 대부분 자신과 지인들의 이야기다. 배우로서의 경력이 쌓인 만큼 이야기거리도 조금은 늘었고, 삶의 경험 속에서 묻어나는 글은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원하는 학교에 원서를 지원하고 면접에서 쓴 고배를 마시고, 그때부터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1년 후에 다시 원하는 학교에 합격했던 저자는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에서 몸소 체험하면서 책 읽기의 중요성을 은근히 강조하고 있다. 그가 출연했던 영화에 대한 이야기, 연극 활동을 했던 이야기 등에서 그도 참 많은 생각을 하고 연구를 했구나.

조금은 엉뚱한 것 같고, 그의 이십 대는 참 많은 방황을 하고 생각을 했으며, 여행길에도 올라봤구나 하는 글들을 읽으며 저자의 글처럼 모르는 세상은 참 많고, 당신들의 세상을 잘 알지 못하나, 그는 자신의 세상을 기록하여 책으로 엮어냈다. 어쩌면 더 많이 안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처럼 자신만이 아는 세상에서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걸 하며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것도 현재를 살아가는 제일 좋은 방법이 아닐까?

개정증보판이라고 해도 얼마나 바뀌었을까? 하는 생각했는데, 3년 전 읽었던 글 보다 더 재미있다! 유머감각이 업그레이드된 걸까? 삶을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그의 시선도 유연해진 느낌이다. 글을 쓰려면 생각을 해야 하고,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좀 다르긴 해야겠지. 이 사람... 글이 늘었네? 자신의 일상을 글로 옮겨 책으로 낸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을 일이었을 텐데.... 박정민 배우로서의 모습도 궁금하지만 앞으로 그가 쓰게 될, 아니면 쓰고 있을? 다른 글들이 궁금해진다.

59p.

서점으로 가서 그 어떤 책도 좋으니 잘 읽힐 만한 책을 한 권 사서 집으로 오길 권한다. 그리고 머리맡에 놔두시라. 그럼 언젠가는 읽게 될 테고 당신의 내일이 조금 더 영리한 하루가 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지도 모른다.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

63p.

살아있다는 건 경험 속에 있다는 거다. 나는 지금 노트북에 묻은 짜장면 국물을 한 달 동안 지우지 않으면 결국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했다. 난 맨날 경험해. 경험쟁이야. 아무튼 경험하다 보면 아프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렇다. 새롭게 배우기도 하고 적응이 되기도 한다.

144p.

덜 불합리한 시대에 사는 우리는 더 불합리한 시대에 살던 그들의 선택을 보며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70여 년 전 그들의 행동이 현재 우리를 살게 했고, 지금 이 순간 우리의 행동이 또 70년 후 누군가들의 삶에 영향을 줄 것이다.

218p.

가끔씩 이건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그저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집착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 상이 그 순간을 조금은 뒤로 미룰 수 있을 것도 같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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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셀프트래블 - 2019-2020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앨리스 리 외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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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어디까지 가봤니?

주변에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온 지인도 있었고, 종종 여행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알게 되었던 호주. 아! 정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딱히 해본 적은 없는데, 가이드북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새록새록 궁금해지는 나라였다. 가이드북을 선택하기 전 목차를 살펴보고 책의 편집이나 구성을 살펴보는 건 꼭 필요한 일. 책을 읽는 이들의 시선도 다르고 원하는 여행 방식이 다르기에 내가 원하는 여행과 맞는 책인가? 분위기를 먼저 살펴보기 바란다.

호주의 랜드마크 시드니 / 남반구의 유럽 멜버른 / 여유가 넘치는 도시 브리즈번

해변의 휴양도시 골드코스트 / 액티비티의 천국 케언스 / 호주 최고의 와인 산지 애들레이드

호주의 '톱앤드' 다윈 / 호주 원주민들의 신성한 땅 앨리스스프링스&울룰루

서호주의 매력적인 도시 퍼스 / 청정 자연과 호주의 역시를 동시에 만나는 태즈매니아

와, 목차만 봐도 어디부터 가야 할지 마음이 동동 뜨기 시작한다. 호주,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해봤지만 어디부터 계획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All about Austrailia 호주, 어디까지 가봤니?를 참고하자. 지도와 지역적인 특색을 읽어보고 여행지를 선택! 한다면 여행 계획이 훨씬!!! 여행 준비하기가 수월할 것이다. 호주 가기 전 가장 많이 묻는 7가지 질문과 여행일수 별로 저자들이 제안하는 여행 일정을 참고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호주의 베스트 10은 또 어떻고, 세련된 도시, 천혜의 자연 음식 등 호주에서 꼭 경험해야 할 것들을 추렸다. 귀엽고 특이한 동물, 다양한 액티비티, 호주의 맥주와 와이너리 그리고 호주에서 꼭! 구입해야 할 쇼핑 리스트도 체크하자. 호주를 가게 된다면 가장 먼저 가보고 싶은 #브리즈번 북적이는 다른 도시와 달리 시내를 도보로 다 둘러볼 수 있을 만큼 작고 산책하기 좋은 강변과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라 소개되고 있기 때문인듯하다. 조금 여유로운 일정이 가능하다면 다양한 여행의 모습을 보여줄 호주! 어떨까? 매달, 매년 여행을 계획하지만 호주도 그 리스트에 살짝 올려봐야겠다. 여행 준비는 셀프 트래블 시리즈로 준비해보자.

보기 편한 구성으로 지역 지도를 한눈에 #쉬워요

테마별 일정, 베스트 스폿 총망라 #알차요

SNS보다 정확하고 꼼꼼한 전문가의 꿀팁 #친절해요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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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끝
윌리엄 트레버 지음, 민은영 옮김 / 한겨레출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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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 라스모이. 조용하고 고요한 이 마을은 사건조차도 일어나지 않아 심심할 지경이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살아간다. 이웃 마을에서 사진을 찍으러 자전거를 타고 온 플로리언, 수녀원에서 고아로 자랐고 딜러핸의 집에 하녀로 일하다 그와 결혼해 함께 살게 된다. 작은 마을이지만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앨리가 키워가는 사랑에 대한 감정은 마을의 분위기만큼이나 고요하고 잔잔하지만 플로리언을 따라나서겠다는 마음을 먹을 만큼 강렬하기도 했다. 인물 저마다의 사연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아 더 집중하게 되고 평범한 일상을 강조하는 문체는 인물들의 감정선을 더 깊이 있게 느낄 수 있었던 글이었다.

사랑이란 감정을 처음 깨달은 여자, 사랑을 받을 줄 만 알았고 상대방의 감정이 사랑이란 걸 눈치챈 순간 부담스러워진 남자.... 요즘이라면 썸 타는 정도의 이야기였을 텐데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썸, 이랄까?

꼭, 여름이 끝나가는 시점에 읽자 했던 글이었는데, 글의 분위기와 제목이 이렇게 잘 맞아떨어질 수가....

딜러핸과의 감정이 사랑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그를 두고 떠날 수 있는가? 앨리는 오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삶이란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감정의 순간 앞에서도 ‘선택’을 하고 ‘살아가야’하는 것이라고 느끼게 된다. 짧지만 강렬했던 여름...의 끝.

77p.

엘리는 궁금했다. 그 물건들이 다시 예전과 똑같아 보일 수 있을까, 자신이 산 브라운 앤드 폴슨의 옥수수전분, 린소 등도 예전 같아질 수 있을까. 그녀는 자신 역시 예전과 같아질 수 있을지 궁금했다. 자신이 이제는, 그리고 앞으로도, 코널티 부인 장례식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 게 아닐까 궁금했다. 그날 남자가 누구 장례식이냐고 물었을 때, 그것이 시작이었지만 엘리는 알지 못했다.

134~135p.

더 많은 날들이 지날 것이고, 그때 정말 그런 일이 있었나 생각되는 날이 올 것이다. 자신의 실수와 자기 자신까지 속여 넘겼던 시간을 수치심과 함께 되새기며, 참회를 통해 평화를 찾고 용서받게 될 것이다. 흐르지 않는 시간이란 있을 수 없고 매 순간 치유가 될 것이다.

177p.

그가 클룬힐에서 보낸 유년기에 대해 더 많이 물을수록 엘리는 질문하는 사람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아직 가끔은 낯설어 보이기도 했지만 그녀는 플로리언이 평생 알고 지내온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가 말해준 과거의 이야기들은 그녀의 또 다른 일부가 되었다

196p.

여름이라는 계절로 인해 더욱 목가적으로 느껴졌던 우정을 되도록 길게 끌고 싶었다는 것이 정확한 진실이었다. 하지만 그 우정의 불가피한 종말이 얼마나 깊은 낙심을 안겨줄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단순한 것을 복잡하게 만들고 말았다. 그는 사랑받는 느낌을 사랑했고, 다정함만으로는 충분한 보답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아, 우리 플로, 넌 왜 이렇게 엉망진창인 거니?” 이사벨라가 즐겨 하던 말, 사촌 간의 애정을 담아 이탈리아어로도 영어로도 되풀이하던 말이었다. 그때는 그 말이 좋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232p.

주변에서는 모든 것이 시들어가고 있었다. 산울타리 속에 푸릇푸릇하던 쐐기풀도, 꽃이삭을 늘어뜨린 디기탈리스와 카우 파슬리도. 양들을 모아두는 자리에서는 단단하고 마른 흙이 드러났고 풀은 누렇게 변해갔다. 하지만 9월의 공기는 시원하고 신선해서 야단스러운 8월보다 훨씬 상쾌했다.

290p.

미안함이란 얼마나 쓸모없는 감정인가. 하지만 그가 느낀 것은 무엇보다 바로 그 감정, 마음속 어딘가에서 느껴지는 쓰라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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