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리뷰 - 당신이 생각하지 못한
김리뷰 지음, 김옥현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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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은 자기개발서도 아니고 인생에 아무 도움도 안 되는 책이지만 적어도 잔망스러운 재미는 있지 않은가

그냥 속편하게 만 몇천 원 정도만 쓰면 불우이웃(나)도 도울 수 있고,

개꿀잼까지는 아니더라도 피식잽 정도는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자기개발서나 인문학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내 책이다.  그러니까 내 책을 사라" 김리뷰 曰



단순했다.  이 책이 책과 관련된 리뷰를 이야기하는 책일거라 생각했다.  '잔망스러운 재치'라는 단어를 얼핏 보았지만 책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사람인가보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받아들고 살짝 당황했다.  어...? 어...?  이런것도 리뷰라 할 수 있는걸까?  흔하디 흔한 단어들을 김리뷰만의 시선으로, 글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OK툰이라는 웹툰 작가와 함께 때론 글로, 웹툰으로, 그리고 사진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어쨌든 이 둘은 함께하면 중간은 할 거라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책을 읽다보니 이 사람 자신의 주관이 확실한 사람인듯하다. 



그냥 이젠 이것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낫다고 느낀다.  감기란 세금과 같다.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봤자 벗어날 수 없는 것.  포기하고 원천 징수당하는 편이 속이 시원할 수 있는 것이다.  암세포와는 친구가 될 수 없어도 감기와는 잘하면 친구가 될 수 있을런지도 모르는 일이다.  평생 함께해왔는데 이제 와서 훌쩍 떠나버리면 좀 서운할 것 같기도 하고... 이왕 내 몸에 있는 거 봐줄 테니까 나 너무 괴롭히지만 마라.  나 숨 못 쉬면 너네도 죽어.... #감기



나는 영화는 각자 다르게 본다고 생각한다.  내가 매번 강조하는 건 '각자의 생각은 모두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보는 사람들은 어떻게 느껴졌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내 의견에 객관성을 부여하려고 하지 않았다.  내 리뷰가 전달하고자 하는 건 '이 영화는 재밌는 영화다.' '이 영화는 구린 영화다'라는 건방지거나 오만한 판단이 아니라 '이 영화, 나는 이렇게 봤는데 너넨 어떠냐' 정도의 의견이다.  내 의견은 내 의견이고, 니 의견은 니 의견이다.  둘 중 정답은 없다.  영화란 것은 이야기이고, 이야기는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이며 재생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복제인간이나 도플갱어도 아닌데 같은 영화를 봤다고 그걸 똑같이 본다는 건 애초부터 어불성설이다.  #영화



본격적으로 책을 읽고 '리뷰'라는걸 쓰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반성문으로 다져진 그의 '글빨'은 책을 읽는 이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 낸다.  그리고 막던지는 말들이 오히려 속이 시원하달까?  조심스러운 문장, 감성적이고 책엔 실리면 안될것 같은 단어들을 걸러내고 정제한 책들만 읽다가 이 책을 들고나니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으면서 떠오르는 단어들로 글을 맛깔나게 잘도 쓰는구나. 라는 생각도 문득 떠오르기도 했다.



사실 '리뷰'라는게 책 뿐만이 아니라 요즘은 다양한 마케팅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무료 '혜택'을 누리고 블로그나 sns에 글을 올리는 것으로 방문자를 늘리고 블로그 키우기에 열성적인 사람들도, 또는 파워블로거가 꿈이라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는게 아닐까?  사실 뻥튀기나 꾸미기도 적당히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무상으로 제공받은것에 대한 일종의 답례? 같은거라 생각하니까.. 하지만 정말 아닌건 아니라고 쓸 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리뷰가 꼬집어 이야기하고 싶은건 이런 것도 일부 있을테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끄적였는데, 어쩌다 보니 책으로 엮어져 나왔고 읽는 사람들도 읽다보니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것도 같고 후련한 기분이 들어 읽는게 아닐까?  휴가때 어떤 책을 읽어볼까? 고민중이라면 김리뷰 작가의 '소원'하나 들어주시길 <세상의 모든 리뷰> 한 권 사들고 읽어보는건 어떨까?  잔망스러운 재미는 확실히 보장하며, 깨알같은 감동도 숨어있으니 좋은 휴가길 친구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살면서 한 번도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잘못을 하지 않는 사람 역시 없다.  단지 그런 실수와 잘못들을 어떤 경험으로 엮어 발전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적어도 나는 반성하고 후회할 수 있는 과거를 가진 사람은 비로소 강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때 쓴 반성문으로 나는 얼마나 발전해왔나, 앞으로 좀 더 지켜볼 일이다. #반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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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0엔 보관가게
오야마 준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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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동네, 곤페이토 상점가 끄트머리에 있는 작은 보관가게가 있다.  예전엔 양과자를 팔던 상점이었는데 그곳을 지키던 사람들이 떠나가고 앞을 보지 못하는 아들이 시작하게 된 가게.  시대가 변하고 살면서 기억하고 싶은 순간보다 잊고 싶거나 버리고 싶어도 버려지지 않는 것들이 있는데 그것을 어찌 처분해야할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  쌓아두고 쌓아두다.. 결국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속에 묻혀버리거나, 누군가의 손에 의해 버려지기도 했다.  <하루 100엔 보관가게>의 가게는 이런 의미에서 사람들이 찾게 되는 곳 아닐까?  잠시 곁에 없어지면 내게 어떤 의미일지, 또는 믿음직스러운 주인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이 정리가 되기도 하는 곳.


집을 나간 어머님이 필사적으로 모은 돈입니다.  어떤 심정으로 그렇게 많은 돈을 모았겠어요?  죽을 만큼 고생했을 거예요.  그걸 남에게 주다니, 왜죠?

주인의 표정에 망설임은 없습니다.  상쾌해 보였어요.

늘 멋있는 주인이지만, 지금은 반짝반짝 빛납니다.

그 얼굴을 보고 있자 조금은, 아주 조금은 이해할 것 같았어요.  주인은 어머니의 마음을 받아서 충분히 만족한 거죠.  그 만족감은 남에게 나눠줄 수록 더 커지는 거예요.

저는 보고 있으면서 보지 못했습니다.

주인의 끝없는 어둠과 고독을.

아마 가방이 그것들을 떨쳐주었겠죠.

그러니까 이제 필요 없는 겁니다. /p052

​보관가게.

이곳에는 끈적끈적한 뜨거운 감정도 질척질척한 음울한 감정도 없다.  애초에 가게 주인은 자전거가게의 주인아저씨처럼 손님에게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늘어놓지 않았다.  보관하고 싶으시면 맡아드리지요.  이런 분위기다.  그렇다고 일을 아무렇게나 대충하는 타입은 아니고 잔잔한 성실함이 있었다.  그런 곳이다.

그래, 가게 주인의 손에서 느껴지던 것이 그거다.  성실함은 왠지 차갑고 납작한 느낌이다.  자전거가게의 주인아저씨에게 느꼈던 것은 좀 더 일그러지고 울퉁불퉁했다.  ​/p074


​가게의 주인은 앞이 보이지 않지만 물건을 맡기러 오는 사람의 목소리와 이름으로 물건을 맡아두고, 기한내에 찾으러 오면 정확히 돌려준다.  기일이 지나 찾으러 오지 않으면 그 물건은 주인의 것이 되며 그런 물건들은 구청직원에게 연락해서 상의하에 처리하게 된다.  이야기의 주체는 가게입구에 쳐진 포렴, 가게 안 양과자점일때 자리를 지키고 있던 쇼케이스. 그리고 이름이 '사장님'인 고양이가 들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인인 기리시마 도오루는 그 자리에 항상 있을것만 같은 사람으로 그려집니다.  언제나 같은 시간에 문을 열고, 자리를 지키고 앉아 점자책을 읽는다.  이야기는 포렴이나 장식장, 고양이가 이야기를 진행하지만 오히려 등장인물들이 이끄는 이야기보다 더 집중하게되고 가게안의 모습이나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생생하게 다가왔는지 모르겠다.  읽으면서 영화나 실생활의 드라마 같은 느낌보다 애니메이션의 기분을 느꼈던건 아마 주변사물들이 이야기하는 그런 느낌 때문이었던 것 같다.  


어둠을 견디고 흘러가는 시간을 견디고, 고독을 견디고, 제멋대로인 손님을 견디고, 지금은 이렇게 소음을 견딘다.  그는 무엇이든 받아들인다.  받아들임이 그의 인생 전부로 보인다.  아직 젊은 그가 그런 인생을 살려면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p120

중학생 시절엔 동아리를 마치고 정육점에 들르며 수도 없이 이 길을 지났는데, 신경도 안 썼다.  보관가게는 행복한 시기에는 보이지 않는 걸까. /p153

​"저는 눈이 보이지 않으니 물건과 거리를 둘 수 있습니다.  그 덕분에 이 일을 지금까지 계속할 수 있는지도 모르죠." /p182

때로는 내 손을 떠나 잠시 잊고 있는것만으로도 조금 나아지는 기분을 느낄때가 있다.  누군가가 맡아주었으면 좋겠지만, 안심하고 맡길만한 곳도 없고 내가 찾고 싶어지지 않으면 알아서 처분해주었으면 좋겠는데 그것도 여의치 않다.  그러면 내 손으로 정리를 할 수 밖에..... 조용한 동네어귀 하루 얼마의 보관료를 받고 물건을 맡아주는 곳이 있다면,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물건들을 맡기고 싶어할까?  누군가 맡긴 물건을 찾기위해 돌아올지도 모를 그곳을 위해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준다면 난, 그곳을 얼마나 찾게 될까?  몇 일을 들고만 다니다가 앉은 자리에서 후다닥 읽어버린 <하루 100엔 보관가게>.  읽으면서 조금은 편안해지고 마음 한 켠이 따뜻해졌다고 느낀건 나만이 아니었을것 같다.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해보면 좋을것 같은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이런 소재로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면 더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던 책이었다.  여름이 가기전 휴가지에서 읽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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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푸어 소담 한국 현대 소설 5
이혜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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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 넘게 흘렀지만 아직도 고3때가 떠오른다.  특히 이럴 때면.  이 세상은 단 한 번의 수능으로 우리의 인생이 바뀔 것이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수능 백 일 전부터 엄마는 전국의 절이라는 절은 다 다니며 기도를 해댔고, 수능 날 아침에는 행여 1분이라도 늦어 내 인생이 망할까 봐 경찰 오토바이가 아빠 차를 비호해주기도 했다.  그 하루가, 내 남은 인생의 계급을 결정지어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다.  그래서 나는 면도칼로 손톱 밑을 찔러가며 공부했다.  수능이 끝나고 어둑어둑해진 낯선 학교 정문을 나서면서, 나는 내 인생이 순조롭게 풀릴 것이라 확신했다.  /p016



수능을 기점으로, 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인생이 크게 바뀔거라는 생각,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십대가 지나고 삼십대가 되어서도 인생에 커다란 변화는 그닥 일어나지 않는다.  학창시절의 스펙대로 사회에서의 등급이 매겨지는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요즘은 결혼의 조건(?)중에 여자들도 경제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남자들도 많다고 하고, 실제로도 맞벌이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  정말 순수하게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만으로 하는 결혼?  있을까?  남녀가 만나는데 있어 결혼을 배제한 연애를 할 수 있는 나이는 언제까지 일까?  그리고 연애를 하는 그 순간에도 상대를 온전히 사랑 할 수 있는 시기는? 언제까지 일까? 



​하나의 세상이 끝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새 세상에 적응하는 데에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p155



내 모든 관심은 나에 대한 그의 감정이 어려운 순간을 함께 겪어온 사람에 대한 동지애인지, 손끝만 닿아도 가슴 떨리는 여자에 대한 사랑인지가 미치도록 궁금하다는 데에 있다.  30대가 되면서 남자들로부터 그런 말을 자주 들었다.  사랑이 밥 먹여 주냐, 집 가깝고 편한 여자가 최고다.  내 또래 남자들이 가슴 뛰고 인생을 바치는 사랑의 시대에 종언을 고하고는, 이제 돈 잘 벌어오고 애 잘 키울 부인감이나 찾겠다고 노래하는 걸 볼 때마다 나는 복잡한 심정이 되었다.  나는 남자를 쥐고 흔드는 치명적인 여자이고 싶었다.  나 때문에 남자가 희로애락 모든 감정의 끝을 맛보면서 롤러코스터를 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어딘가에 가슴 뛰는 사랑을 품어놓고는 내 옆에서 휴식을 찾는 남자 따위, 거둬주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의 쉼터가 되느니 가시밭길이 되는 게 나았다. /p171-172



32살의 은행원 다영은 직장후배에게도 승진의 기회를 뺏길 위기에 처해있고, 결혼에선 점점 더 멀어지는것 같다.  고교시절 날라리 친구를 vvip 고객으로 만났을 땐, 그동안 살아온 인생들이 그리고 자신이 앞으로 살아야할 삶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할지 흔들리기 시작한다.  은행의 거액 고객, 솔직히 직업이 뭔지도 모르지만 돈이 많고 미혼인건 확실 한 것 같다.  그런데 이 사람이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듯하다.  '이성욱'을 남자로서 호감을 가지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120평 아파트에서 안전하고 편하게 그 사람이 벌어다 주는 돈을 쓰며 살기엔 평안한 삶을 살 수 있을것 같아 두 눈을 딱! 감기로 했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가 그 곳에서 남자답지 않게 뽀얗고 예쁜(?) '우현'을 만나게 된다.  이야기는 서울 한복판에 정체모를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간좀비들이 사람들을 물고, 이런 사태가 점점 커지면서 강북이 폐쇠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와 현실과 이상사이에서 고민하는 다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침 메르스가 잠잠해진지 얼마 되지 않은 후에 읽은 터라, 이런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20대의 나였다면 당장 그에게 신호를 보냈을 것이다.  아니, 그를 확 끌어안아 먼저 키스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30대 여자의 연애는 다르다.  나는 그와 미래를 함께할 생각도 없고, 어설픈 애정 놀음으로 어색한 사이가 될 생각도 없다.  그의 마음을 확인하기엔, 거쳐야 할 계산기가 너무 많다.  /p173



​인류 역사상 결혼이 낭만의 영역에 존재한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결혼은 서로의 신분을 섞고 세탁하는 과정이며, 그 과정에서 재화 혹은 권력은 어느 한쪽에서 다른 한쪽으로 흐르게 마련이다.  숨만 쉬어도 갚아야 할 빚이 늘어가는 이 사회에서, 서로 나눌 게 전혀 없는 남녀간의 결합은 사회.경제적 자살이나 마찬가지다. /p206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땐 옆에 있어줄 사람이 중요하지만, 명확한 목표가 생기면 옆에 있는 사람이 거치적 거리는 법이다.  /p223



좀비를 소재로 한 작품들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 큰 재미를 느끼진 못했지만, 만약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라는 상상을 하며 읽는 재미도 있을것 같다.  생명의 위협을 당하고 있는 극한의 상황에서, 사랑에 대한 다영의 생각들은 현실적이고 냉철해지지 않았을까?  읽다보니 글의 흐름대로 사랑, 인생, 결혼관에 대한 내 생각들은 어떠한지 생각해보게 되는것 같았다.     벌써 시작된 뜨거운 폭염,  상상력을 동원해 읽으면 더 재미있을 <로맨스푸어>  여름이 가기전에 읽어보시길 추천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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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소리 태교동화 1 - 머리가 똑똑해졌어요 우리 소리 태교동화 1
노경실 지음, 백두리 그림, 남우선.대구 MBC 곡 / 예담Friend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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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알고 있던 전래동화에 꾸며진 창작적 이야기는 정겨운 구어체입니다.  태아에게 육성으로 직접 읽어 준다면 더없이 좋은 태교가 될 것입니다.  물론 아빠가 읽어 주는 중저음의 목소리를 태아들이 더 좋아한다는 것도 알려진 과학이지요.  '머리가 똑똑해졌어요' 와 '마음이 튼튼해졌어요.'라는 부제 아래의 탐스러운 태교동화는 부모와 아이의 마음을 모두 충만하게 해 줄 것입니다....(중략)....태아의 귀는 임신 육 개월만 되면 외부의 소리를 다 들을 수 있으므로 소음 환경을 만들지 말고 음악 태교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프롤로그



가끔 우리가락이 너무나 편안하게 다가올때가 있다.  심신이 지친상태에서 무심코 들여온 가야금 소리에 이건 뭐지? 하고 귀 기울이기 시작했는데 서양의 음악을 우리네 국악으로 편집,재해석한 곡이었다.  요즘은 아이를 많이 낳는 세대가 아니라 그런지 임신을 하게 되면 태교부터 많은 정성을 들이게 되는듯 하다.   동생들이 임신중이었을때도 그랬던가?  하고 생각해보니 클래식을 즐겨 듣지도 않던 아이가 하루 한 두시간씩 조용한 음악을 듣고, 혼자 독서를 하는걸 보곤...새로운 생명을 기다린다는게 참 신비로운 일이구나를 지켜봤던것 같다.  태교를 위해서 만들어진 두 권의 책.  동생이 힐끔 보더니 '나 빨리 둘째 가져야하는거야?' 하고 이야기 한다.  이야기를 몇 개 읽어보더니 요즘은 태교동화도 참 잘 만드는것 같다며 나란히 앉아서 폭, 빠져 읽었다.

 

 



각 권에 CD가 들어있어서 CD만 들어도 좋고, 이야기를 읽으며 들어도 좋을듯 하다.  <머리가 똑똑해졌어요>, <마음이 튼튼해졌어요> 라는 작은 부제로 각 18편의 이야기들이 담겨있는데 읽다보면 어린시절 읽었던 전래동화도 생각나고 부부가 함께 태교를 하기에도 참 좋을 듯했다. 

 

 

 

 


책을 읽기전에 꼼꼼히 읽어두고 시작하면 태교하는데 더 도움이 될 듯한 책.  태교하기에도 좋지만 어린 조카들이랑 함께 읽어도 좋을것 같고, 살짝 터울지는 동생을 보는 첫째들에게도 동생을 맞이하는 준비를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다보니 어릴적 생각도 나고, 주변에 임신준비하는 지인들에게 선물하면 참 좋을것 같아요.  잘 두었다가 봐야겠습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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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자꾸만 무뎌지는 나를 위해
강레오 지음 / 예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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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다는건 어떤 의미일까?  어릴땐 식구들이 옹기종기 모여 아침 저녁을 먹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어가고 하나둘 출가도 하고 부모님도 나도 자영업을 하다보니 먹는다는건, 그냥 끼니를 때운다는 의미가 더 컸던것 같다.  가끔은 어릴때 엄마가 정성들여 차려주셨던 밥상이 그립기도 하다.   사람들의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더 높아가는듯하다.  그러한 새로운 먹거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더불어 남자 요리사들의 인기가 대단하다.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마스터 셰프 코리아>를 통해서 날카로워 보이는 한 남자를 봤다.  요리산가? 평론가인가?  그가 심사하는 눈빛은 정말 날카롭기 그지 없어서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을것 같았다.  그런 그가 에세이를 발간 했단다.  여기저기서 가끔 보긴 했지만 그의 이야기가 자못 궁금하기도 했다.



음식을 잘 먹는다는 것은 삶의 가치에 관한 문제다.  무조건 비싸게 과하게 많이 차려 먹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반찬 하나를 놓고 먹더라도, 그리고 여럿이 아닌 혼자 먹더라도, 먹는 행위에 어떤 가치를 두고 먹느냐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음식 먹는 행위를 소홀히 할 때 인간은 공허해진다.  그리고 외로워진다. /p018



다른 요리사 위로 올라가고 싶은 게 아니라 나 자신을 뛰어넘으려고 했다.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려 한 게 아니라 나 자신과의 경쟁이었다.  내 삶의 여정은 늘 그랬다.  남이 기준이 아니라 내가 기준이고 남들이 뭐라고 하건 내 중심을 잃지 않는 것.  그래서 때로는 남들에게 오해를 사기도 하고 남들에게 위협이 되거나 시기심을 유발한 적도 있었지만 그건 그 사람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내가 싸울 사람은 다른 이가 아니라 나 자신이니까. /p068-069



그러고 보면 열일곱 살 때의 종로든 스물두 살 때의 런던이든 내겐 그리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믿을 수 있는 건 오로지 나 자신뿐이라는 것, 내가 나를 믿어줘야 한다는 것, 그것만 중요했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p093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있고 학교 밖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  정해진 답은 없다.  자기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될 뿐이다. 뭔가를 간절히 원한다면 길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p112



학교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고 어릴때부터 큰 살림을 하는 집에서 살다보니 일찍이 한식을 두루접했던 강레오.  그가 제대를 하자마자 요리를 하기 위해 런던으로 떠났던 건 자신을 믿고 결정하지 않으면,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과 좋아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동양인이 외국인들의 텃세가 심한 주방에서 버티기란 힘들었을 것이다.   요리를 평생하기 위한 일로 결정하고 끊임없이 자신만의 플레이팅을 만들고 찾기 위해 노력한 그의 자취들은, 사실 책읽기 전에 요리하는 사람이 할 이야기가 얼마나 있으려고 이런 에세이를 집필했을까?  하는 의구심을 조금씩 허물어주기 충분했다.  요리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자기 관리에도 열심히인 그를 보면서 참 배울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지금 하는 일에 안주하고, 운동도 언젠가는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그냥 흘려버렸던 날들이....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이 운동을 평생 하겠다고 마음먹고 매주 도장에 나가 수련을 하는 이유는 삶에 대한 내 가치관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살아남기 위해 매 순간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무도처럼, 요리도 한 접시만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이 위기이자 더 나아지기 위한 과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요리와 무도는 많이 닮았다.  스승을 모시고 존경하며 도제 방식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배우고 연마해야 한다는 점, 단시간에 승부가 나는 스포츠가 아니라는 점, 완벽해지기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 평생 꾸준히 가기 위해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점, 싸워 이기는데 목적이 있지 않다는 점.  그래서 나는 무도를 수련할 때는 요리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고, 요리를 할 때는 무도의 정신을 생각한다.  /p127




아픈데도 아무렇지 않게 일하고 상처가 나도 툭툭 털고 일어서서 꿋꿋하게 일하는 모습들이.  어떤 분야건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뭔가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면 방법은 하나, 내 일처럼 하는 것이다.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한 그건 영영 남의 것으로 남을 뿐 내 것이 되긴 어렵다.  정말 나의 일로 여기고 올인한다면 그 과정에서  받는 상처들조차도 언젠가는 온전한 내 것이 된다. /p142

 

 



누구나 자신의 앞날에 대해 고민한다.  확실하게 보장된 미래를 갖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심지어 도둑놈이나 사기꾼도 자기 앞날에 대한 고민은 한다.  계획을 세워야 도둑질도 할 수 있고 사기도 칠 수 있을 테니.  그러나 미래가 불안하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손 놓고 있으면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으리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서 되든 안 되는 뭔가를 시도해보고 스스로를 던져봐야 한다.  무엇을 시도해볼지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엔 나 자신에게 기대를 걸 수 있는 무엇인지를 늘 염두에 뒀다.  부모님이나 남들이 나에게 거는 기대가 아니라 내가 나에게 거는 기대에 대해.  /p179-180




요리를 요리로서 진심으로 좋아한다면 그 밖의 것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뭐든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면 언젠가 세상이 그를 필요로 하는 시기가 왔을 때 새로운 기회가 온다.  그것이 인기든, 돈이든, 운이든. /p260 



경력이란 한 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듯, 그도 밑바닥부터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해서 지금의 강레오를 만들었고 앞으로 몇 십년후의 자신을 위해서 오늘을 열심히 사는 사람이었다.   무엇이든 진심으로 좋아하면 다른것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말은 다른데서도 많이 들어봤을테지만 그의 글을 읽으며 참 열심히 살았구나, 노력했구나.  그리고 앞으로의 그가 어떻게 변화할지 참으로 궁금해졌다.  나 자신의 인생을 살기 위해선 그만큼 책임져야할 부담감도 많아지겠지만 벼르고 벼르다 보면 나만의 날도 만들어지지 않을까?  읽다보니 포스트잇이 다다닥 붙은 책을 보며 리뷰쓰느라 한 번 더 훑어보곤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20대, 또는 삶의 흔들림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추천해보고 싶은 책이었다.  매장에 두고 손님들과도 공유하며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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