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만한 인간
박정민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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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말로 옮기다가 말을 글로 옮기는 일을 하고 싶어져서 쓰게 된 책,  그가 끄적인 글들을 읽다 피식피식 웃기도 했고 박정민 이라는 사람에 대해 더 궁금해지기도 했던 책이었다.  사실 배우로 알려진 그를 잘 알지 못한다.  그가 출연했던 영화들을 보기도 했었지만 비중있는 역할을 했던건 최근들어서 였고 이전에 출연했던 영화들도 부러 찾아보는 영화의 장르는 아니었으니...모를 수 밖에.  책을 읽는중에 우연히 최근 방영중인 드라마 <안투라지>에서 를 처음으로 제대로 보게 되었다.  저 배우구나... 딱히 눈에 띄는 외모나 연기력은 아니지만 극 중 배우들과 잘 스며든달까?  그런 느낌이었다.  그런 그가 쓴 에세이는 어떤 글일지 더 궁금해 졌던차에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앉은자리에서 다 읽어버렸으니, 이 사람... 글 좀 쓰네?



59p/

요지는 책을 읽자는 거다.  LCD에서 반짝거리는 글자와 책 속에 진득하니 박힌 활자는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조금은 보수적인 성향 때문에 이런 진부한 이야기를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그 책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줄 수도 있다는 거다. 


 64p/

살아있다는 건 경험 속에 있다는 거다.  나는 지금 노트북에 묻은 짜장면 국물을 한 달 동안 지우지 않으면 결국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했다.  난 맨날 경험해.  경험쟁이야.  아무튼 경험하다 보면 아프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렇다.  새롭게 배우기도 하고 적응이 되기도 한다.  


박정민의 이야기는 대부분 자신과 지인들의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본인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 삶의 경험속에서 묻어나는 글은 꾸밈이 없어 더 친근하게 다가왔던것 같다.  원하는 학교에 원서를 지원하고 면접에서 쓴 고배를 마시고, 그때부터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1년후에 다시 원하는 학교에 합격했던 저자는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에서 몸소 체험하면서 책읽기의 중요성을 은근히 강조하고 있다.  그가 출연했던 영화에 대한 이야기, 연극활동을 했던 이야기등에서 그도 참 많은 생각을 하고 연구를 했구나. 



166p/

이 시대가 편집의 시대고 무관심의 시대다.  비단 영화나 TV프로그램뿐만이 아니다.  우리 삶 깊숙이 파고들어와 있다는 거다.  상대의 말을 편집해서 듣고 어떠한 상황을 오역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사실 관심도 없으면서 듣고 싶은 대로 들어버리고 금세 잊어비리는 일이 잦다.  후에 "어 그랬어? 난 이런줄 알았는데.  네가 그렇게 얘기했잖아. 잘못 들었나 보네.  미안해." 정도로 상황을 정리해버리고 다시 나의 판단에 집중한다.

205p/

사실 빨리 서른 살이 되어보고도 싶었다.  서른쯤이면 뭔가 되어 있을 줄 알았다.  열심히 산다고도 살았다.  소신도 있고 신념도 있고, 그것들을 크게 배신한 적도 없었다.  유혹이 있을 때마다 넘어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것도 같다.  그런 고집들이 나 자신을 점점 땅 속으로 꺼지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하지만, 아직까지 그것들을 굽힐 의사는 없다.  그렇게 서른이 되었고, 소신과 신념만 남은 다 큰 어른아이 하나가 덩그러니 서 있다.

누군가는 이야기 한다.  책을 많이 읽었으니 이제 글을 써볼 때도 되지 않았냐고.  하지만 글을 읽는것과 글을 쓴다는 건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고교시절엔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보다, 무작정 무언가를 끄적이기도 했었다.  그때 그 노트들은 다 어딜 갔을까?  지금 다시 읽어보면 참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한데.... 좋은 책들을 읽는것으로 그들의 생각을 생활을 읽어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233p/

모르는 세상이 많다.  이 글을 읽는 당신들의 세상을 나는 잘 알지 못한다.


235p/

모르는 것에 대한 태도가 중요한 시대다.  모르는게 약이라는 말은 뭘 모르고 하는 소리가 됐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기도 하고, 땐 굴뚝에 연기가 아니 나기도 하고, 그 연기들이 어디까지 피워나갈지 알 수 없는 시대다. (갑자기 막 속담 쓴다.  빈수레가 요란하다.)


조금은 엉뚱한것 같고, 그의 이십대는 참 많은 방황을 하고 생각을 했으며, 여행길에도 올라봤구나 하는 글들을 읽으며 저자의 글처럼 모르는 세상은 참 많고, 당신들의 세상을 잘 알지 못하나, 그는 자신의 세상을 기록하여 책으로 엮어냈다.  어쩌면 더 많이 안다고 해서 좋은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처럼 자신만이 아는 세상에서 자신이 잘 할 수 있는걸 하며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것도 현재를 살아가는 제일 좋은 방법이 아닐까?  자신의 일상을 글로 옮겨 책으로 낸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을 일이었을 텐데.... 박정민 배우로서의 모습도 궁금하지만 앞으로 그가 쓰게 될, 아니면 쓰고 있을? 다른 글 들이 궁금해진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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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광고다 - 연애, 그 인생최대혼란의 47가지 현실원칙
여성욱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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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사진이 등장하고 뒤에 하나씩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연애, 인생최대 혼란의 47가지 현실 원칙이라는 부제로 읽어보는 연애는 광고다 라는 책을 보곤, 너무나 궁금했다.   광고와 연애 이야기가 연관 지어질 수 있다고?  라는 호기심으로 읽게 된 이 책은 '바닐라 로맨스' 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연애상담 전문가 여성욱 작가가 집필한 책이기도 하다.  연애가 어렵다못해 이젠 노력도 안하게 된 지 오래이기도 한지라 솔직히 궁금하기도 했다.  연애에 관한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줄까? 하는 호기심이 앞서기도 했다.  <평범남, 사랑을 공부하다> 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많은 사람들의 연애상담을 하고 있기도 하다.



025p/

연애는, 꼭 자신이 미치도록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것이 아니다.  불타는 사랑을 쟁취하기 보다는 오히려 당신의 가치를 알아보는 따뜻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더 현실적인 연애이다.


029p/

연애를 선인장쯤으로 생각하면 어떨까?  당장 바쁘고 다른 일에 몰두해 있다면 당분간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괜찮다.  그렇지만 아예 관심을 꺼버리지는 말자.  때때로 물을 주지 않으면 선인장도 말라 죽는다.


1장 인생에는 연애가 있다. / 2장 문을 열 때는 친구, 문을 나올 때는 연인 / 3장 연애할 때 당신과 나 사이에 있는 것 / 4장 마음은 형태를 취한다. / 5장 우리는 같은 시간을 살고 있다 / 6장 연애는 달콤씁쓸하다.   저자가 6개 파트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는 연애 이야기는 살아오면서 한 번쯤 겪었을 상황들을 마주 할 수 있다.  연애는 글로 라도 배우고 익히자고 이야기 하는 저자는, 주변 지인들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휘둘리지 말고 차라리 연애서 몇 권을 독파하고 자신만의 연애 스타일을 찾아보라고 권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어플에서 훈남, 훈녀를 찾으려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고속도로에서 하치하이킹을 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그러지 말고 자신이 그럴만한 상황속으로 뛰어들어 직접 찾아나서고 남자라서, 여자라서라는 이유로 빼지말고 조금씩 호감을 표시하고 처음부터 연인이 아닌 친구로 시작해보라고 권하기도 한다.  소개팅이라는 자리에서 다시 만날 사람이 아니라고 딱 잘라 쳐내지 말고 대인관계를 위해서 적절히 관계를 조절해가며 대인관계도 넓혀보라고 하기도 하면서...  남자의 언어, 여자의 언어가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게다 연인으로 가까워 지고 있는 중이라면 서로에게 좋은 면만 보이고 싶고 보고 싶어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단점이 보이기 시작하며 서로를 내 맘에 들게 고쳐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될 것이다.   '연애'라는 감정을 평생 변함없이 지니고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때론 여우같이, 때론 곰같이 상황에 따라 적절하면서도 현명하게 대처 할 수 있어야하는데 그러한 방법들을 사례를 들어 이야기 해주는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나도 노력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내가 누군가에게 맞춰가기보단 누군가가 나에게 맞춰주었으면 좋겠다는 것도 욕심이었구나... 라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새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당신이 그렇듯 상대도 특별한 사람과 연애를 하고 싶어 한다. 는 저자의 말처럼 그 누군가를 위해 나도 그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특별한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광고와 함께 보는 글이 재미있었던 연애는 광고다.  점점 다가오는 연말, 한번쯤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104p/

사랑하는 사람과 더 가까워지고 싶은 것은 자연스러운 욕구이지만, 장기 연애를 목표로 한다면 그 욕구를 조금 조절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자신만의 생활방식이 있는데 아직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가까워지길 요구하면 서로 상처받고 힘들어질 수 있다.  "왜 연락 안 해?"  "왜 친구들만 만나?"  "뭐가 그렇게 바빠?" 라고 토로하기보다는 각자의 생활방식을 유지하며 천천히 가까워지려고 노력하자.

게다가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것은 위험하다.  남자친구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당신은 시간과, 우정, 자기계발의 기회등을 희생해야 하고, 자연스럽게 상대에게 자신의 희생에 상응하는 희생을 요구하면서 부담을 주게 된다.  뭐가 그렇게 급한가?  둘 사이의 사랑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자기계발에 힘쓰고 대인관계를 관리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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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크 2016-11-09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보다는 바탕에 깔린 니트 머시기가 눈에 확 들어오네요? ㅎㅎ..
흰 책하고 잘 어울려요..
 
시리얼 CEREAL Vol.12 - 영국 감성 매거진 시리얼 CEREAL 12
시리얼 매거진.임경선 지음, 최다인 옮김, 선우형준 사진 / 시공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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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읽는 책 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시리얼을 받아볼 때마다 책에 담긴 감성에 감동을 받는다.   소장하고 있는 몇 권의 시리얼도 가까이 두고 가끔 펼쳐보기도 하는데, 답답한 일상에 사이다 같은 책이라고 할까?  책에 실린 빼곡한 글을 천천히 사진과 음미하며 읽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지만, 사진만으로도 잠시나마 여행을 즐겨볼 수 있다.  국내 작가들과 콜라보레이션 하는 책들은 해외 감성뿐아니라 국내작가들의 글도 시리얼과 더불어 읽어볼 수 있어 더욱 애착이 가게 되는 책 시리얼.

이번 시리얼 12호에는 소설가겸 에세이스트인 임경선의 글이 실려있어 너무나 기다렸던 책이기도 했다.  여백에 담긴 위로, 그 안에 담긴 임경선 작가의 색채로 담은 '혼자 시간을 보낸다는 것' 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나 살아가며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되지만 딱히 정의 되지 않는 시간들이기도 하다.

 


누구나가 저마다의 사회적 역할 안에서 살아간다.  회사에서의 나, 부모로서의 나, 자식으로서의 나, 하지만 때로 그 누구와 연결된 존재가 아닌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이렇게 혼자가 되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자기 자신을 되찾으며 정신적으로 자유로워진다. /타인과 나를 위한 배려의 시간


나이를 먹으며 나는 점점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혼자 있고 싶어졌다.  사람은 어디까지나 '혼자'가 기본단위였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자아를 성찰함으로써 비로소 타인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그들을 포용할 힘을 기를 수 있었다.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었다고 해도, 사회적 조직에 소속되어있다 하더라도, 홀로 보내는 시간을 잃게 되면 정작 진정한 나 자신의 모습은 잃게 될지도 모른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서로의 사이에 바람이 잘 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중한 상대일수록 혼자만의 시간을 지켜주려고 애써야 한다.  각자가 완벽히 혼자인 시간을 충분히 누림으로써 우리는 기꺼이 서로를 아끼고 사랑할 힘을 가진다.  /타인과 나를 위한 배려의 시간


어찌보면 지독하게도 이기적인듯 하지만, 나만의 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건, 서로에게 그만큼 자신을 온전히 들여다 볼 시간을 줄 수 있고 그 시간들을 통해 현재의 삶을 더 애착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게 되는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  우리의 문화가 더불어 사는 문화라고는 하지만 그 안의 개개인의 성격은 피를 나눈 가족이라 하더라도 제각기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나'를 위한 온전한 시간은 꼭 필요한게 아닐까?  하지만 임경선이 이야기 하는 것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기도 한다.  어쩌면 지극히도 서구적인 사고방식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이내, 그런 시간들을 통해서 현재의 삶에 더 충실할 수 있다면 꼭 필요한 시간들이고 노력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시리얼을 넘기며 사진을 통해 여행을 즐기고, 예술, 디자인 / 스타일 / 탈출 이라는 파트로 나뉘어진 여행지의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내가 모르는 세계가 참 넓고도 많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해보게 된다.  특히나 로스앤젤레스로 이사하기의 사진 한 장은 십여년전 미국여행길에 달렸던 도로를 생각나게해서 한참이나 들여다 보았던 사진이기도 했다.  때론 화보 같기도 하고, 한 권의 사진첩 같기도한 시리얼, 앞으로 국내작가들과의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기대하게 되는 너무나 애정하는 책이 되었다.



『시리얼』 12호에는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이우환과의 인터뷰, 말이 인류의 대표 이동 수단 자리에서 물러난 현대에도 계속해서 마구를 제작하고 있는 에르메스(HERMES)의 이야기, 도시 전체를 파랗게 칠한 인도 조드푸르(Jodhpur)와 그와 반대로 도시 전체를 분홍빛으로 물들인 인도 자이푸르(Jaipur)의 사연, 인도 천문학의 마지막 전성기에 건설된 천문 관측소인 잔타르 만타르(Jantar Mantar)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자유를 상징하는 남 캘리포니아에서의 삶, 덴마크 자치령이면서도 자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페로 제도, 지구 태초의 모습을 온전히 보존하고 있는 남극대륙 등에 얽힌 이야기를 『시리얼』만의 시각으로 보여준다./yes24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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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
에두아르도 하우레기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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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한 나이 39살, 안정되었다고 생각했던 삶이었는데 한 순간에 그동안 살아왔던 삶이 송두리째 무너져 내린 사라.  회사에서 중요하게 진행중이던 프로젝트 자료가 담긴 가방을 출근길 지하철에서 놓고 내렸고,  10년째 동거중이었던 남자친구와 당연히 평생을 함께 할 줄 알았지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와 함께 살고 있던 남자친구였던 호아킨의 집안에서 투자목적으로 사주었던 집이라 헤어지게 되면 그녀는 독립해야할 상황.  믿고 있었던 그의 배신도 믿기지가 않지만, 당장 그와 헤어져 독립해야하는 그녀의 상황은 이별에 맞물려 더 없이 나빠질 수 없을것만 같다.  그 와중에 그녀의 앞에 나타난 시빌이란 고양이. (여기서 사라는 고양이 시빌을 그녀, 라고 부른다)   모든걸 잃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시빌을 만나면서 그녀의 삶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45p/

마흔이 다 되도록 난 뭘 한 걸까?  축하할 만한 거라도 있나? 아니 잘못한 게 있나?  왜 아침마다 진저리 치며 일어나야 하는 거지?  내 삶이 나를 역겨워하고 있는 건 아닐까?


180p/

"판단하지 마. 평가하지도 말고, 그저 관찰해봐.  어떤 느낌이 좋다거나 싫다는 생각이 들면, 그런 반응도 경험의 일부인 것처럼 살펴봐.  네가 본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면, 그 생각을 그냥 네 의식속을 떠다니는 구름이라고 생각하고 관찰해봐.


태초에 같은 동물이었다는 가정하에 원숭이가 조상인 너희와 고양이인 자신은 다를게 없다는 시빌.  그런 그녀가 사라에게 하는 충고들은 어쩌면 반려동물을을 키우며 오히려 그들에게 위안을 받은 우리의 이야기를 보는것 같다.  아무도 없는 집에 나만을 기다리고 있는 고양이, 또는 강아지... 말 못하는 동물들을 붙잡고 이런 저런 하소연을 하기도 하고 기쁨을 나누기도 한다.  아마도 이 작가는 그런점에서 이 작품을 생각해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정말 위기의 순간에 이런 고양이가 나타나 준다면 정말 좋을텐데... 하는 생각도 살짝 해보기도 했으니까....



185p/

상처 입고 무겁긴 하지만 아직 살아 있는 심장이 온몸에 보낸 피에 몸은 힘을 싣고 있었다.  그 전날 시빌이 한 말이 그땐 무슨 뜻인지 몰랐었다.  하지만 이젠 머릿속에 분명하게 울려 퍼졌다.  '인생은 매 순간 다시 태어나고 있어.  태초부터 그랬던 것처럼 항상 새롭게 말이야.  먹을 땐 먹는 데 집중하고, 걸을 땐 걷는 데 집중해.'


호아킨과 이별을 선언하고 독립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다시 시작하게 되는 사라는 '한 가지에만 몰두하라'라는 시빌의 말을 처음엔 이해하지 못한다.  먹을땐 먹는것에만, 일 할땐 일 에만, 운동 할 땐 운동에만... 한 가지에만 몰두해야 그 일들이 온전히 보이는것을 인간들은 한 꺼번에 여러가지를 하려고 하고 닥치지도 않은 이미 많은 고민들을 만들어서 걱정하기 시작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실제로 그렇지 않았던가?  뭔가를 시도해보기도 전에 될까? 되지 않을까?를 저울질 하다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결국은 실천하지 않았던 적이... 더 많지 않았던가?  오랜 연인과의 이별로 시작된 이야기는 사라가 치유되어가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과정이 결코 쉽다고 할 수 없었던 건, 자신과 함께 미래를 생각했고 노년을 함께 보내며 늙어갈 거라 생각했던 사람의 배신이었기에 그 충격이 더 했을거라 생각한다.  아마도 이 십대나, 삼 십대의 이별이 아닌 사 십대의 이별은 또 다른 무게로 다가오기 때문이 아닐까?  이 사랑이 지나가면 내가 또 다른 사랑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양이 시빌과 사라의 대화를 읽으며 문득 다가오는 문장들이 많았다.  문화는 다르지만 사람이 사는 모습들은 크게 다르지 않아서였을까?  책장을 덮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건, 꼭 있어야 하는 건 얼마나 되는걸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남자친구의 배신과, 가족의 파산소식, 사이가 좋지 않았던 남동생과의 관계 등등 이야기 요소 요소에 여행에 관한 이야기도 있어 지루할 틈이 없이 넘어갔던 책이었다.  고양이와 함께 하는 마법같은 시간, 깊어가는 가을 함께 해보면 어떨까?




255p/

"사랑은 잃어버리는 게 아니야.  그러니까 찾을 수도 없어.  그리고 사실 사랑은 찾아내야 하는 그 무엇도 아니야."

고양이는 다시 내게로 와서 태블릿 컴퓨터 냄새를 맡았다.

"이런 걸 들여다봐야 소용없어, 무엇보다도 이 냉랭하고 딱딱한 물건을 보는 게 제일 나빠, 사랑은 네가 연습해야 하는 거야.  사랑은 기술이니까."

"알았어.  하지만 상대를 두고 연습을 하고 싶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 말이야."

그러자 시빌은 포식자의 눈초리로 내 눈을 들여다보며 말을 받아쳤다.

"너는 어떤데?  너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어?"



"지금 필요한 건 이거다, 하는 생각은 버려,

꽃들이 향기를 주듯, 새들이 노래를 부르듯

네 자신의 가장 좋은 면을 세상에 줘.

그게 진짜 사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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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욱의 인문학 필사 수업 - 읽고, 따라 쓰면서 내 것으로 만든다 표현과 전달하기 2
고정욱 엮음, 신예희 그림 / 애플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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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전자기기를 사용할 일이 많아지면서 손으로 무언가를 쓴다는게 어색한 요즘이다.  일부러 글을 찾아서 몇 단락이라도 써보기도 하고, 책 한권을 선정해서 지인들과 필사를 하고 있어서 인지 필사에 관련한 책이 출간되면 관심이 가는게 사질이다.  책을 집필한 저자와 편집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새로운 필사책들을 펼쳐보는건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   <고정욱의 인문학 필사수업>

은 십대들이 읽고 써보면 좋을 문장들을 1장 성장 / 2장 독서와 배움 / 3장 만족과 행복 / 4장 자기관리 / 5장 노력 / 6장 본분 / 7장 깨달음 / 8장 정의 / 9장 꿈과 희망 으로 구분하여 담고 있다.  이 책을 활용하는 팁도 알려주고 있어 필사를 하기전 읽어보고 시작한다면 더없이 좋은 필사 입문서가 되어 줄 듯하다.  실제로 책장을 넘기며 몇 페이지를 랜덤으로 골라 필사해보기도 했는데, 눈으로 읽어서 아는것과 내 손으로 한 두번 써서 익히는건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노트에 필기를 하는 고등학교 과정까지는 필기라는 좋은 수단이 있지만 실제로 매장을 방문하는 대학생들을 보면 노트북을 사용하거나 프린트를 눈으로 보며 익히는 학습에 익숙해져서인지 노트에 무엇인가를 적는것에 대한 거부감? 같은걸 엿보기도 했다. 10대를 위한 책이지만 9살 조카에게도 살짝 같이 써보자고 권유해 볼 생각이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만 사용하다 오랫만에 펜을 잡으면 머릿속엔 오만 생각들이 떠돌지만 실제로 손끝으로 나오는 문장은 허접하기 그지 없어서 당황스러운 경험도 많이 해봤기에 책을 읽는것과 그것을 문장으로 옮겨 적는건 차이가 있다는걸 몇 번의 필사를 통해 경험해보기도 했기에 요즘들어 강조되는 필사, 의 중요성을 새삼 체험하고 있는 중이다.




머리말/

하지만 필사가 썩 좋은 방법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글을 쓰는 건 그것보다 더 방대한 경험과 노력이 백만 배쯤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굳이 필사를 권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의 글씨나 글의 내용을 보면 좋은 문장을 필사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애용하다 보니 글씨를 써 보라고 하면 악필이 난무하니 말이다.  게다가 몇 줄 쓰지도 않고 손목이 아프다든가 손가락이 아프다며 비명을 지르니 할 말이 없다. 

  글을 읽고 쓰며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은 지식 충전에 있어 가장 기본이다.  만일 컴퓨터와 스마트폰에만 의지한다면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머릿속에는 단편적인 지식과 검색어들로만 가득 찰 것이다.


필사에 관련한 책들이 출간되고, 필사에 관련한 모임들도 생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론 심신의 안정을 위해 시작했는데, 실제로 눈으로만 읽던 책을 손으로 쓰며 읽는다는건 그 속도가 몇 배는 느리지만 여운은 조금 더 길게 남고, 문장과 단어를 조금더 천천히 읽고 쓰게 되면서 문장 표현이 조금은 더 다양해 졌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발췌한 글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좋은 문장들을 읽어 볼 수 있고 눈으로 읽고, 손으로 옮겨 적어보면서 다시 한번 느리게 읽으며 써보는 효과,  처음 부터 한 권의 책을 필사하는게 부담이 된다면 출간되어 있는 필사에 관련한 책들로 시작해 보는것도 좋을듯 하다.  책 읽기도 버거운데 왜 손으로 글을 옮기면서까지 책을 읽냐는 사람들에게 필사에 관련한 입문서로 필사를 경험해보길 추천해보고 싶다.   이 책은 표현과 전달하기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라고 한다. 그럼 첫 번째 책은 뭘까? <고정욱의 글쓰기 수업> 이 되시겠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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