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철학자 이야기
안광복 지음 / 신원문화사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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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이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본인은 요새 책에 파뭍혀 살고 있다. 특히 독서 클럽 활동을 하면서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 배우고 있는데 이번주는 지은이 <안광복>에 대한 책들만 모아서 읽고 읽는 중이다. 안광복은 서강 대학교 철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중동 고등학교 철학 교사로 재직중이다. 보통 고등학교 교사를 하면서 책을 집필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많은 연구물과 책을 쓰는 이른바 '공부하는 교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철학'이란 어려운 학문을 '교수'가 아닌 고작 고등학교 '교사'가 연구하여 책을 내 놓는다고 하면 별로 신뢰를 하지 않을 것임에 분명하다. 이런 선입견을 나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솔직히 고백하건데 <안광복>이란 사람에 대해 알기 전이였다면 다른 책을 고를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게다가 책 제목도 <청소년을 위한~>이란 제목이지 않은가? 스스로의 지적능력을 과대평가하고 남에게 자랑하기 좋아하는 사람들로서는 책표지도 '세련미'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고 책 제목 또한 남에게 자랑하기에는 좋지 않는 제목이다보니 많이 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바뀐 것이 글쓴이의 머릿말을 읽으면서이다. 특히 과거 고등학교 시절 <고교 독서 평설>(지학사)를 본 적이 있었는데 당시 모르던 많은 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 책은 바로 <고교 독서 평설>에 연재되었던 것을 하나로 묶은 책이다. 그리고 아직 철학이 뭔지도 모르는 본인에게 있어서 철학자들의 '사상'보다는 '삶'에 중점을 둔 책으로서 철학 초보자들에게는 굉장히 좋은 지침서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서양, 동양, 한국의 총 25명의 철학자들의 삶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특히 초보자들에게 어렵지 않도록 철학자들의 사상은 최소화하고 있는데 이런 작업을 통해 철학이 좀 더 쉽게 다가오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즉, 어떤 책을 읽기 전에 미리 그 글쓴이와 시대 배경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듯 이 책은 철학의 지침서로써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단순히 사실을 나열하는데에 그치지 않고 중간중간 글쓴이의 생각이 들어간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런 행간에 나타난 글쓴이의 생각을 살펴보면 '철학자'란 무엇인지, '철학'이란 무엇이고 '철학자가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한 생각 또한 읽을 수 있다.

 

 이제 칭찬을 했으니 잘못된 점도 지적해야겠다. 일단 오타가 눈에 보인다. 많은 오타는 발견할 수 없었으나 하나의 오타라도 책을 읽는 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님을 글쓴이와 편집자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비록 책 표지가 중요하지 않은 것임은 잘 알지만 이제 표지를 바꿀 때까 된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책 머릿말에 나타난대로 글쓴이에게 학자와 교사의 길은 서로 다르지 않음을 끊임없이 일깨워 주면서 학문함을 포기하지 않도록 늘 배려해 준 중동고등학교 교장 같은 분들이 있어서 이른바 '교수'가 아니더라도 이런 좋은 책을 써 놓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보통 고등학교 교사라면 더이상 학문적 성과를 내기보다는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많은데 이 책의 글쓴이를 보고 많은 고등학교 교사들이 반성을 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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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 - 제47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밀리언셀러 클럽 2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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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지 점점 더워지고 있고 아직 한여름도 아닌데 길거리의 여성들의 치마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 그리고 점점 심해지는 더위로 인해 밤에도 잠을 바로 이루기 쉽지 않다. 이럴때 필요한 것이 추리소설이 아닐까? 괜히 여름에 추리소설이 속된 말로 불티나게 팔리는 것은 아닐 듯 싶다. 자 그런데 추리소설을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는다. 이미 코난 도일과 애거서 크리시티 등을 통해 눈이 높아진데다가 추리소설은 그 특성상 다른 책처럼 미리 읽어 보고 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결국 추리소설은 다른 사람의 추천을 받아 보는 것이 그나마 가장 좋은 선택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의 경우 스타크래프트 홈페이지인 PGR21이라는 곳에서 <책 추천 이벤트>를 하였는데 그곳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추천한 책이 바로 이 <13계단>이었다. 일단 책의 표지와 제목을 보면 '사형수'에 대한 이야기임은 쉽게 눈치챌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일본의 가장 권위있는 47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책이다. 결국 기본적으로 사형수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한 이야기라는 것은 대충 표지만 보고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즉 이 책은 체포되어 사형을 언도받고 집행만을 남겨둔 '사카키바라 료'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익명의 독지자가 내건 거액의 현상금을 노리고 교도관 퇴임을 앞둔 난고와 상해 치사 전과자인 준이치가 기억상실증에 걸린 료의 유일한 기억인 <계단>을 찾으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그린 책이다. 좀 더 자세히 언급하면 스포가 될 것 같아서 이 정도에서 멈추지만 이 책의 트릭과 반전은 내가 2000년대에 들어서 본 추리소설 중에서는 최고라고 단언할 수 있다. 본인의 경우 책을 읽으면서 뭔가 '냄새'를 풍기는 곳은 포스트잇으로 표시해 놓았고 스스로 작가가 숨겨놓은 트릭은 전부 맞췄다고 생각하였으나 마지막에 뒷통수를 맞게 되었다. 이 책을 읽을 때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부디 지하철 내에서는 읽지 않기를 바란다. 이 책에 빠져서 내릴 정거장을 그냥 지나칠 수 있다.

 

 이 책의 뛰어난 점은 이런 트릭과 플롯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형수''교도관'을 등장시켜서 사형제도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특히 189페이지에서 교도관을 지낸 난고가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강도짓을 하여 사형 언도를 받고 종교에 귀의한 사형수의 마지막 모습을 회고함으로써 사형제도의 모순을 잘 나타나고 있다. 조금 길지만 그대로 옮겨보겠다.

 

"신부님 고백 성사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죄를 지었습니다."

신부가 고개를 끄덕이며 무릎 꿇은 사형수 앞으로 다가갔다.그리고 제단 위의 십자가를 등지고 엄숙한 어투로 말했다.

"당신의 평생에 걸친 죄, 전능하신 하느님을 거역한 것을 회개합니까?"

"네"

"나는 너의 죄를 사하노라"

그 신의 말씀을 듣고 난고는 머리를 맞은 기분이었다. 160번이 범한 죄를 신은 용서했으나 인간은 용서하지 않는다.

 

이외에도 누군가가 누명을 쓰고 사형수로 죽으면 진범이 밝혀지고 그 진범에게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어도 판결의 연속성을 위해 사형 판결을 고집할 것이라는 것 등 우리에게 사형제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를 이 책은 주고 있다.

 

 혹시 아직까지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바로 사던가 빌려보도록 하라. 다만 절대 밤에는 보지 말도록. 분명히 이 책에 빠져 잠을 자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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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인간학 - 어진 사람은 적이 없다
렁청진 지음, 김태성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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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춘추시대 중국의 사상에 대해 관심이 많았지만 유가를 대표하는 <논어>와 <맹자>는 솔직히 부담이 많이 되서 읽기에 저어하였다. 그러던 중에 <CEO 인간학>이란 시리즈 물로 춘추시대 중국 사상 중에서 경영의 지혜라는 엑기스만 쉽게 얻을 수 있는 책이 출판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이 책은 춘추시대 사상을 통해 사람과 시대를 움직이는 경영의 지혜를 찾을 목적으로 기획된 <CEO 인간학> 시리즈 중 첫번째 것으로 춘추전국시대의 <유가(儒家)>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한가지 궁금증이 든다. 과연 중국 춘추시대의 사상, 특히 <유가(儒家)>가 현대 사회, 특히 경영에 적용이 될까? 이 책에서는 글쓴이는 유가의 지혜가 구체적으로 발휘되는 형식은 인술(仁術)이고 인술의 구체적인 표현형식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인데 이를 통해 유가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에 대해 이론적 체계와 실천적 방법들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이로써 유가의 지혜는 여전히 중국인들의 사유체계를 지배하고 있으며 현대 사회, 특히 사람을 움직이는 경영에 대해 현재에도 그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결국 이 책은 유가를 대상으로 함으로써 <사람>을 중심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책은 총 5개의 큰마당과 24개의 작은마당으로 각각의 마당에 맞는 역사상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인상깊은 것이 첫번째 작은 마당에서 소개한 송나라 양공(襄公)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맹주가 되고 싶어했으나 인의로 무력을 무너뜨리겠다는 망상을 가지고 전쟁터에서 전열을 갖추지 못한 초나라 군대를 공격하지 않아서 패배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특히 실질에서 벗어나 공론만 일삼거나 현실적 힘이 뒷받침되지 않는 공허한 주장과 이론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양공이 주장했던 '인의의 군대'와
다름이 없을 것이라고 글쓴이는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어서 제나라 환공의 뒤를 이어 두번째 패자가 된 진의 문공 중이(重耳)의 에피소드를 통해 '물러남을 나아감으로 여긴다'는 이퇴위진(以退爲進)의 처세방식을 강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후퇴하여 진격하는'전략이 목적하는 바도 궁극적으로 '나아감(進)'에 있는 것이지 '물러섬'에 있는 것이 아니며 이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이는 도피주의나 패배주의라는 오명을 벗기 어려울 것이라는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제나라의 안영이란 인물은 굉장히 흥미롭다. 제나라에는 두 명의 명재상이 있었는데 그 중 첫번째가 그 유명한 관중이고 두번째가 안영이란 인물이다. 그동안 관중에 대한 이야기는 관중과 포숙아의 우정 등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으나 안영이란 인물은 지금 처음 알게 된 인물이었다. 그는 직언과 간언으로 유명하였는데 자세히 언급하기는 힘들지만 그의 간언 기교는 오늘날에도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솔직히 현재 우리나라를 보면 과연 높은 분들에게 간언을 하는 사람이 있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과연 우리나라에 안영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이렇게 간언을 하는 안영을 죽이지 않고 대체로 받아 들였던 경공같은 인물이 없는 것일까?

 

 이와 같이 유가를 통해 유가에서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생각했던 '군자(君者)'와 '성인(聖人)'의 리더쉽을 발휘하도록 이 책은 도와주고 있다. 참고로 이 책은 유가, 도가, 법가, 병가, 종횡가 이렇게 총 5개의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 유가를 통해 사람을 움직이는 경영에 배울 수 있었으며 앞으로 계속되는 책을 통해 나머지 사상이 현대에서 의미하는 바를 배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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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들의 섬 밀리언셀러 클럽 3
데니스 루헤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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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하흐로 5월 하순에 들어서면서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 이렇게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불쾌지수도 높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여름에는 흔히들 몸을 써늘하게 해주는 추리소설이나 스릴러가 제격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고민되는 것이 과연 어떤 추리소설이나 스릴러가 우리에게 '재미'를 줄 수 있을까 이다. 추리소설이나 스릴러는 순수문학 작품과는 달리 가장 먼저 고려해야 될 점은 첫째도 '재미'요, 둘째도 '재미'이다. 흔히 추리소설에서의 '재미'라 함은 글쓴이가 교묘하게 숨겨놓은 단서와 책을 덮을때까지 눈치를 못채게 만드는 트릭, 혹은 반전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미 이런 재미는 애거서 크리스티코난 도일 등을 통해 눈이 높아질 만큼 높아졌는데 과연 <빅 재미> 줄 수 있는 책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던 중에 PGR21이란 스타크래프트 사이트에서 <책 추천 이벤트>를 실시하였는데 이 책을 추천하시는분들이 굉장히 많았다. 대체 어떤 <빅 재미>를 주길래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추천한 것일까?

 

 먼저 이 책의 글쓴이에 대해 살펴보면 <미스틱 리버>, <살인자들의 섬>, <가라, 아이야, 가라>, <비를 바라는 기도>, <코로나도> 등 현대 스릴러 문학의 대표 작가로서 그 중 몇 몇 작품들은 영화화 되기도 한 나름 성공한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특이한 것이 1954년 외딴 섬에 있는 정신 병원을 배경으로 한다. 이렇게 다양한 스릴러 작품을 쓴 작가이자 특이한 배경을 바탕으로 한 책이라면 어느정도 수준은 보장해 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결국 대충 시간을 때울 기대를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미리 경고하건데 지금부터 약간 <스포>가 있으므로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이번 단락을 스킵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먼저 이 책의 시작부터 심상치가 않다. '레스터 시핸 박사의 일기'라는 프롤로그부터 이 책은 시작하는데 이 레스터 시핸 박사는 주인공인 테디가 섬에서 만나고자 하지만 끝까지 만날 수 없는 사람으로서 등장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미국 연방 보안관으로 이 섬에 있는 정신병원에서 불법적인 뇌 수술이 자행된다는 소문을 듣고 이를 조사하기 위해 처크라는 파트너와 함께 이 섬에 들어가게 된다. 일반적인 스릴러라면 정신병원에서 감추려고 하는 수술이나 환자 기록들을 찾아가는 것으로 플롯을 만들겠지만 이 책에서 주인공이 <67번째 환자>로서 불법적인 뇌수술을 받고 기록들이 사라진 것으로 추측하는 <앤드류 레이디스>를 찾아가면서 주인공 자신이 바로 <67번째 환자>로서 <앤드류 레이디스>라는 트릭을 써서 본인을 놀라게 하였다. 즉, 정신병원의 의사들은 주인공의 정신을 제대로 돌아오게 만들기 위하여 이런 <연극>을 한 것이었다.

 

 이렇게 놀라운 반전과 트릭 이외에도 이 책은 생각할 점들을 몇가지 독자에게 던져주고 있다. 특히 현대 정신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정신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비록 부작용이 클지라도 약물을 사용하거나 심지어는 뇌수술까지도 해야된다고 주장하는 학파와 삼당과 대화를 통해 정신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 학파와의 알력 다툼을 잘 드려내고 있다. 과거 읽었던 <스키너의 심리상자>에서는 정신병을 치료하기 위한 부분적인 전두엽절제술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영구적인 손상이나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는 약물치료나 뇌수술에는 반대하는 입장에 나는 서 있다.

 

 그리고 주인공이 이렇게 망상에 빠지는 계기는 아내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의사들의 권고를 무시하여 자식들이 아내의 손에 익사하게 되고 이런 아내를 자신의 손으로 죽인 주인공이 현실을 회피하기 위하여 스스로 환상을 만드는 것에서 부터 시작된다. 이를 보면 아무리 가족들을 사랑한다고 해도 의상의 권고를 무시하면 비극에 이를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배울 수 있었다.

 

 결국 이 책은 재미의 요소 중 반전이라는 점에서 <빅재미>를 주고 있는 책이다. 날씨가 점점 더워짐에 따라 밤에 잠이 안오고 있다면 이 책과 함께 밤을 보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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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삭제판 이다 플레이
이다 글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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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나는 그전까지 <이다>가 누군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던 중에 평소에 책하고 38선을 만들고 있던 나의 귀여운(?) 여동생이 어느날 갑자기 이 책을 구입해 오더니 재밌게 읽고 있는 것 아닌가? 게다가 평소 박이라면 사죽을 못 쓰던 동생이 밥 먹으라고 해도 바로 안 오고 책을 보다가 천천히 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과연 어떤 책을 보고 있길래 그런가해서 알아보니 바로 이 책을 보고 있었다. 과연 어떤 책이길래 20대 초반의 여성이 그렇게 빠져 있는 것일까?

 

 일단 제목부터 수상했다. <무삭제판 이다 플레이>라니? 특히 '무삭제판'이란 것이 마음에 걸렸다. 20대의 남자라면 누구나 '무삭제판'이란 제목을 보면은 이상하지만 어쩌면 당연한 생각(?)을 하기 마련이고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많은 기대를 열고 책을 열어서 얼핏 보았을 때 무슨 책 마당 마다 나오는 그림 삽화인 줄 알았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책이 전부 그림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솔직히 약간 실망했지만 차근차근 살펴보면서 진정한 이 책의 가치를 찾을 수 있었다.

 

 이 책은 글쓴이 <이다>가 자신의 다이어리에 쓴 일기를 모은 책이다. 그런만큼 솔직한 글쓴이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이어리를 그대로 묶었기 때문에 글쓴이의 글씨와 그림, 심지어 다이어리에 묻어서 글씨가 번진 것으로 알아볼 수 있는 '글쓴이의 눈물'까지도 모두 볼 수 있었다. 대체 어떤 책에서 눈물까지도 이렇게 실감나게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가? 진정한 글쓴이의 눈물이 보고 싶다면 259페이지를 펴보라. 그곳에 묻어있는 눈물을 보면서 한동안 많은 생각을 글쓴이와 나눌 수 있었다.

 

 이 책은 대부분 '그림쟁이'로 살아가고자 하는 자신이 현실과 부딪칠때 겪는 아픔과 자신보다 잘난 사람을 보았을 때의 질투, 그리고 사랑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이런 걱정들은 20대 모두가 한번쯤은 가지게 되는 생각들이다. 그런데 <이다>는 이런 속마음속에 있는 생각들을 솔직하게 다이어리를 통해 드러냄으로써 나의 여동생 뿐만 아니라 많은 20대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순수는 죽고 궁상은 살아있다'에서 그림을 그리는데 보수는 주지 않으려고 하는 메이저 신문사들에 대한 비판과 '다시 태어난 에곤실레, 한국에서 랩하는 시인'이 되다에서 UMC를 질투하는 모습들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것이 '편견이 나를 위로한다'이다. 우리가 흔히 예쁜여자를 보면 '저 여자는 얼굴은 예쁘지만 머리는 텅텅 비어있을거야'라고 생각하고는 한다. 이에 <이다>는 이 다이어리를 통해 솔직히 고백한다. '무슨 소리야? 너는 단지 예쁜여자를 질투하고 있을뿐이야. 다지 그녀가 머리가 나쁠 것이라는 편견을 통해서 자신의 못남을 자위하고 있는 것 뿐이라고!' 너무나 직설적이라서 기분이 살짝 나쁘기도 했지만 사실을 부정할 순 없었다. 때로는 자신보다 모든 면에서 잘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비극적인가?

 

 이렇게 이 책은 20대가 겪는 고민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다. 분명히 많은 20대의 동감과 추종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기>라고 함은 자신 혼자만 읽기 위해 적는 것이 아닌가? 잠시 생각해보면 이렇게 일기를 솔직히 대중에게 공개하여 오히려 자신을 보호막 안에 감추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공개한 내 일기를 봐. 이것이 나의 전부야.'이렇게 일기를 통해 말하면서 실제의 <이다>는 다른 곳에 숨겨 놓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분명히 20대 어린(?)어른들이 하는 생각을 잘 표현한 책으로서 10대와는 다른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다면 글쓴이가 이 책에서 하고 있는 고민과 생각을 봄으로써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20대여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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